사법부 최초의 웹드라마, 내부 직원 오디션 현장 - “법원 공무원? 오늘은 연기자입니다!”

현장 속으로

2017.09.01

사법부가 확, 달라졌다. 사법부 최초로 웹드라마를 제작해 사법부 업무를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국민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겠다는 획기적인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여기에 웹드라마에 출연할 배우 중 두 명을 사법부 내부 직원 중에서 뽑겠다는 사실을 공지하여 사법부 전체가 기대와 흥분으로 술렁거렸다. 지난 8월 19일 토요일, 치열했던 예선을 거쳐 본선 오디션에 진출한 사법부 직원들의 오디션 현장을 지상 중계한다.

새로운 도전, 신나는 하루
토요일 오후, 채널A 스튜디오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사법부 최초의 웹드라마 오디션에 참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뚫고 본선에 진출한 법원 직원 14명이 모여들었기 때문이었다. 그중 몇몇은 아빠 혹은 엄마를 응원하기 위해 따라온 가족들. 모두 긴장과 설렘, 기대를 감추지 못한 채 대기실과 분장실을 분주히 오갔다. 이번 웹드라마 오디션의 지원자들은, 법원보안관리대원부터 실무관, 참여관, 판사까지 다양한 직급의 직원들이 참여했으며, 또한 연령대도 20대부터 50대까지 폭이 넓었다.

모두의 뜨거운 관심 속에서 만들어질 사법부 웹드라마는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라 일방적인 정보 전달이 아닌 재미와 공감을 통해 관심을 유도하려는 목적으로 제작되는 새로운 도전이다. 인기 아이돌 가수 빅스 혁, 에이핑크 초롱 및 라이징 스타 배우 김민규가 출연하며 재판 과정, 주요 사법 정책, 법원 생활 에피소드 등을 보여준다. 사법 기관이 주는 딱딱한 이미지를 벗고 보다 친근한 법률서비스 기관으로 다가서겠다는 포부를 갖고 제작될 예정이다.

이번 웹드라마 제작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법원 직원들을 뽑아 직접 배우로 출연시키겠다는 계획이었다. 이는 실제 직원들을 출연시켜 법정 상황을 보다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자칫 무미건조할 수 있는 직장생활에 신선한 활력을 주기 위해 기획하였다.

사법부 최초의 웹드라마, 기대하겠습니다
드디어 본격적인 오디션이 시작됐다. 사법부와 채널A 등에서 나온 심사위원 앞에서 참가자들은 공통 연기와 지정 연기, 준비해온 자유 연기를 마음껏 보여주었다. 아마추어들이 모인 자리였지만 심사위원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역할에 빠져 눈물을 흘리는가 하면, 기타를 치며 노래를 하고 라임을 기막히게 맞춘 랩을 하는 등 감춰둔 끼를 마음껏 폭발시키면서 엄청난 볼거리를 제공했다.

오늘 오디션은 남자 1명, 여자 1명의 합격자 2명을 뽑는 자리지만, 전국 법원에서 모인 14명의 지원자 모두가 아낌없이 자신의 끼와 재능을 펼쳐보였다. 이중에서 이호수 실무관과 박세련 행정관이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오디션을 마친 참가자들은 “집과 직장만 오가던 단조로운 일상에 활력소가 되지 않을까 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망설였는데 딸의 응원을 받고 용기를 냈다” “중·고등학교 때 연극을 했었는데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간 거 같다” “이런 기회가 주어지리라 생각도 못했는데 사법부와 응원해준 동료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등 다양한 참가 소감을 밝혔다.
9월에 촬영을 시작해 10월에 채널A, 네이버TV, 카카오TV, 유튜브, 페이스북 등 방송과 온라인, 모바일 동영상 채널로 방송될 이번 웹드라마. 사법부의 새 도전인 이번 작품이 어떻게 나올지 한없이 기대가 치솟은 하루였다.

Successful Candidate Mini Interview

“응원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려요”
이호수 법원행정처 전산정보관리국 실무관
오디션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고 처음에는 제 귀를 의심했습니다. 주변 동료들의 축하 인사를 듣고 나서야 겨우 실감이 났죠. 사실 오디션을 보면서도 잘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정말 운이 좋아서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사법부의 첫 웹드라마에서 다른 연기자에 비해 너무 튀거나 못해서 작품에 누를 끼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예선을 거쳐 합격에 이르기까지 응원해준 아내와 세 아이에게 사랑을 전하고, 예선 때부터 저를 격려하고 파이팅을 외쳐준 우리 전산정보관리국 직원분들에게도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그동안 검사나 변호사가 등장하는 드라마는 많았지만 법원 직원이나 법원 자체를 주제로 하는 드라마는 거의 없었던 만큼 이 드라마를 통해 국민과 더 가까워지는 사법부를 기대하고 싶습니다. 열심히 연기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열심히 노력해 기대에 부응하겠습니다”
박세련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소액과 행정관
제가 처음 오디션에 지원한 이유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내 짧은 청춘에 가슴이 뛸 만한 일을 해보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뭘 하면 가장 즐겁고 가슴이 설레일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것은 바로 연기였습니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사법부 웹드라마 오디션에 도전했습니다.
오디션을 보러 갔을 땐 대기실부터 오디션 세트장까지 드라마 제작진의 세심한 배려와 안내로 편안한 마음으로 오디션을 치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진짜 배우가 된 듯한 착각이 들 만큼 좋았답니다. 이러한 기회를 마련해준 사법부의 배려에 깊이 감사를 드리며 법원 직원으로서 제 직업에 대한 자긍심이 생겼습니다. 또 열심히 일하는 한 명의 직원으로서 월급이라는 대가가 아닌 더 큰 대가를 받은 것 같아서 제 일에 대한 깊은 애정까지 생겼습니다. 앞으로의 일이 어떻게 펼쳐질지 너무 기대가 되고, 합격시켜주신 만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하고 연습해 작품에 딱 걸맞은 사람이 되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글_이경희·사진_장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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