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이유 없는 거부는 부당 해고

최신판례

2016.11.24

[대법원 2014두45765]

▣ 사안의 내용 및 소송 경과

■ 사안의 내용

● 원고(재단법인 A재단)는 실업자의 사회적 일자리 지원사업 등을 운영하는 재단법인임

●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은 2010. 10. 26. 원고와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원고의 일반직 기간제근로자로 입사한 근로자임(계약기간 2010. 10. 26. ~ 2012. 10. 25.)

● 원고 재단의 ‘일반직 기간제근로자’는 계약기간 만료 무렵 인사평가 등을 거쳐 기간의 정함이 없는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하기 위해 마련된 고용형태였음

● 원고의 일반직 기간제근로자들은 정규직 근로자와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였고, 원고 측에서도 참가인을 비롯한 일반직 기간제근로자들에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규직으로 채용될 것이라고 지속적으로 말해 왔음

● 원고는 계약기간이 만료될 무렵 정규직 전환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하여 참가인에 대한 인사평가를 실시하였으나, 참가인을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기로 하고 계약기간 만료로 근로계약이 종료된다고 통보하였음

● 참가인은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지방노동위원회는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정하였음. 이에 원고가 위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였음

■ 소송 경과

● 제1심 : 원고 승소

● 원 심 : 원고 패소

● 원고가 상고 제기

▣ 대법원의 판단

■ 사건의 쟁점

●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 시행 후에도 갱신기대권 법리가 적용될 수 있는지

● 정규직 전환에 대한 기대권을 인정할 수 있는지

■ 판결의 결과

● 상고 기각

■ 판단의 근거

● 기간제 근로계약은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것이 원칙임. 그런데 그동안 대법원은 기간제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기간제 근로계약의 경우에도 근로관계를 둘러싼 제반 사정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합리적 이유 없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더라도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다고 보아 왔음(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등) ➠ 갱신기대권 법리

● 한편 2007. 7. 1.부터 시행된 기간제법은 사용자는 원칙적으로 2년의 기간 내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고, 기간제근로자의 총 사용기간이 2년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간주된다는 규정을 두고 있는데, 위 규정들의 입법 취지는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근로자의 지위를 보장하려는 데에 있음

● 따라서 기간제법의 시행만으로 그 시행 전에 이미 형성된 기간제근로자의 갱신기대권이 배제 또는 제한된다고 볼 수 없고(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두12528 판결 참조), 나아가 위 규정들에 의하여 기간제근로자의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 형성이 제한되는 것도 아니라고 보아야 함

● 이러한 갱신기대권 법리와 기간제법의 규정 내용, 입법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하기로 하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근로자에게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정규직으로의 전환을 거절하면서 근로계약의 종료를 통보하더라도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고, 그 이후의 근로관계는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된 것과 동일하다고 보아야 함

▣ 판결의 의의

■ ‘정규직 전환에 대한 기대권’을 명시적으로 인정한 최초의 대법원판결임

● 정규직/비정규직은 법률상의 용어가 아니므로 그 의미가 명확하게 구분되는 것은 아님. 다만 일반적으로 비정규직은 한시적근로자, 시간제근로자, 비전형근로자 등을 포함하는 비조직화된 고용형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음 ➠ 기간제근로자, 파트타임근로자, 파견근로자, 용역근로자, 특수형태 근로종사자 등

●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보호와 그 처우개선이 중요한 사회경제적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데, 비정규직 근로자의 근로조건 보호를 위해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불합리한 차별을 금지하면서 가급적 정규직의 범위를 확대해 나가는 것이 필요함 ➠ 기간제법이 기간제근로자 및 단시간근로자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금지하면서(제8조) 사용자에게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을 위해 노력할 의무를 부과(제5조)하고 있는 것도 같은 취지라 할 수 있음

● 종래 판례가 인정하여 오던 기간제근로자의 갱신기대권 법리는 기간제근로자의 근로계약이 한 번 더 ‘갱신’된 것으로 보는 이론이므로, 기간제근로자의 지위 자체가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것은 아니었음

● 이 판결은 기간제법의 입법 취지와 규정 내용, 갱신기대권 법리 등을 토대로, 일정한 경우 비정규직 근로자에게 정규직(이 사건의 경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 전환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형성될 수 있고, 그러한 경우 사용자가 합리적 이유 없이 정규직 전환을 거절하며 근로계약의 종료를 통보하더라도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판시한 최초의 대법원판결이라는 점에 의의가 있음

● 이 판결에 의하면, 정규직 전환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형성되었는지 여부는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와 경위,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에 관한 기준 등 그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함. 또한 정규직 전환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사용자는 ‘합리적 이유’가 있으면 정규직 전환을 거절할 수 있으므로 이 판결이 제시한 법리에 의하더라도 사용자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결과를 초래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임

■ 기간제법 시행 후 신규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갱신기대권 법리가 적용될 수 있음

● 2007. 7. 1.부터 시행된 기간제법은 사용자는 원칙적으로 2년의 기간 내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고, 기간제근로자의 총 사용기간이 2년을 초과할 경우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간주된다는 규정을 두고 있어, 기간제법 시행 이후에도 갱신기대권 법리가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지에 관하여 실무상 혼선이 있어 왔음

●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기간제법 시행만으로 기간제법 시행 전에 이미 형성된 갱신기대권이 배제 또는 제한되지 않는다고 명시적으로 판시한 바 있고(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두12528 판결 등), 기간제법 시행 이후에 신규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갱신기대권이 형성될 수 있음을 전제로 결론을 내린 원심판결을 수긍한 바는 있으나, 후자에 관하여 명시적으로 판시한 바는 없었음

● 이 판결은 기간제법의 입법 취지 등을 근거로 “기간제법의 규정들에 의하여 기간제근로자의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 형성이 제한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명시적으로 판시함으로써, 기간제법 시행 전은 물론 시행 후에 신규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갱신기대권이 형성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최초의 대법원판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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