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그곳] 지난 3월 개원, 고등법원의 새 역사 쓸 수원고등법원

테마법원

2019.10.07

지난 3월 개원, 고등법원의 새 역사 쓸

수원고등법원

글. 최덕철 _ 사진. 김인규

수원고등법원에 대한 기대가 높다. 고등법원 중 서울고등법원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인구를 관할하게 된 수원고등법원은 지난 3월에 개원하며 경기 남부 842만 인구의 사법 서비스를 책임지는 중책을 맡게 됐다. 수원고등법원 가족들을 만나 이들의 오늘과 내일을 들어본다.

842만 인구의 사법 서비스를 책임지다

수원이 시로 승격된 건 1949년 8월의 일이다. 수원읍이었던 수원시는 승격될 당시 행정구역 면적 23.04㎢, 인구 5만여 명의 농촌도시였지만,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70년 동안 인구 125만 명이 거주하는 전국 최대 기초지방자치단체로 성장했다.

올해 3월 수원고등법원이 개원한 주요 원인 역시 주변 지역의 인구 수와 관계가 있다. 그 전까지 서울과 수원을 포함한 경기, 강원도의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이 담당했으나 관할 내 인구가 늘어나면서 사건 적체와 재판 지연 등이 발생하게 됐다. 이에 보다 쾌적하고 편리한 사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경기도 19개 시·군을 관할하는 수원고등법원이 새롭게 문을 연 것이다. 수원 광교에 자리한 수원법원종합청사에 수원지방법원과 함께 둥지를 튼 수원고등법원은 법관 16명을 포함해 총 107명의 법원 가족이 근무하고 있다. 기초자치단체에 처음 설립된 고등법원이기도 한 수원고등법원은 수원지방법원 및 수원가정법원(관내 성남지원, 여주지원, 평택지원, 안산지원, 안양지원 포함) 항소심 사건을 관할하고 있으며, 관할 내 인구만 842만 명이다. 전국 6개 고등법원 중 서울고등법원 다음으로 관할 내 인구가 많다. 수원고등법원이 개원하면서 다양한 경제적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원고등법원 개원을 통해 단기 1,302억 원, 장기 1조 1,203억 원에 이르는 생산효과와 단기 1,454명, 장기 5,064명의 고용 창출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은 법원

수원고등법원과 수원지방법원이 함께 자리한 수원법원종합청사는 1만여 평 대지 위에 지은 지하 3층, 지상 19층 규모로, 최신식 건물답게 쾌적한 시설을 자랑한다. 민원실은 법원을 방문한 주민들을 배려해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업무를 볼 수 있는 구조로 설계했으며, 청사 곳곳에서 다양한 미술작품을 만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이 중에는 법원과 어울리는 스토리를 담은 작품도 다수 있는데, 법원 측은 이들 작품의 스토리를 모은 안내문을 별도로 제작해 방문 주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법원 구내식당은 지하에 마련돼 있지만, 수원법원종합청사의 구내식당은 조금 특별하다. 지상 3층에 자리해 수원고등법원 가족들은 광교 호수공원이 내려다보이는 창가에서 점심식사를 즐기며 여유를 즐기고 업무 스트레스도 날릴 수 있다. 또한 같은 층에 마련된 최신식 체력단련장으로 이동하면 개인 체력관리는 물론 요가동호회나 줌바댄스동호회 같은 다양한 운동 동호회 활동을 즐기는 법원 가족들을 만날 수 있다. 이 밖에 평상시에는 배드민턴동호회 전용 체육관으로 쓰이다가 행사장으로도 활용되는 다목적홀(가인홀), 침대와 안마의자 등을 구비한 최신식 직원휴게실, 카페테리아 등도 수원고등법원이 자랑하는 최신 시설로 꼽힌다.

수원고등법원은 법원 가족들이 업무 스트레스를 풀고 교양을 쌓을 수 있는 시간도 마련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새로 개원한 법원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힘쓴 직원들의 노고를 서로 격려하고 화합의 시간을 갖기 위해 수원KT위즈파크 야구장을 방문, 야구 경기를 관람하는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지난 6월에는 법원 가족들에게 인기가 많은 유명 강사들을 초빙해 인문학 강의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서울대학교 유성호 법의학 교수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가르친다>라는 주제로, 김창옥 휴먼컴퍼니 대표와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 이수정 교수가 각각 <통하였느냐? 유쾌한 소통의 법칙>과 <인간에 대한 기본적 이해, 형사정책적 활용도 있는가?>라는 흥미로운 주제의 강의를 펼쳐 박수갈채를 받았다.

음악회, 주차장 무료 개방… 주민과 함께하는 법원

수원고등법원은 개원 역사는 짧지만,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통해 주민 곁에 빠르게 다가서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점심시간에 1층 로비에서 열리는 런치콘서트다. 런치콘서트는 수원대, 단국대, 수원시립 교향악단, 수원시립 합창단 등이 마련한 수준 높은 음악회로 법원 가족은 물론 지역주민들도 점심시간에 법원 로비에 들러 매번 색다른 음악을 만날 수 있다.

지난 5월에는 가정의 달을 맞아 소외되기 쉬운 취약계층을 위한 활동도 다수 이어갔다. 먼저 5월 8일에는 법원 인근의 독거 어르신 30명을 법원으로 초청해 재판 방청·청사 견학과 오찬 행사를 진행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같은 달 있었던 장애인의 날에는 관내 장애인 단체 대표를 초빙, 이들과 법원 청사를 견학하고 이용 시 불편사항 등의 의견을 경청해 누구나 편리하게 찾을 수 있는 법원이 되기 위한 초석을 다졌다.

수원고등법원은 청사 주차장을 무료로 개방하며 지역 주차난 해결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 7월 수원시와 주차공유화사업 업무협약식을 갖고 740여 대를 수용할 수 있는 수원법원종합청사 주차면의 일부를 지역주민과 무료로 공유한다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는 주차공간 부족으로 고민하던 지역주민들에게는 단비 같은 소식으로, 제도 시행 후 지역 주차난 해결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수원법원종합청사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나갈 수원고등법원. 수원고등법원은 지역주민과 상생하는 사법기관으로 발전하기 위해 재판부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법원 측은 현재 5개인 재판부를 2020년에는 10개, 2021년에는 12개까지 늘려 지역주민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법원 개원을 맞아 기념백서도 발간한다. 부지선정 시점부터 개원 준비단계에서 발생한 문제점, 개원식 행사 관련 내용, 개원 후 발생한 애로사항 등을 수록해 향후 타 법원 개원 혹은 이전 시 참고할 수 있는 자료로 삼을 계획이다.

희망찬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출발선에 선 수원고등법원. 행복 넘치는 수원고등법원 가족들의 얼굴과 미소 가득한 지역주민들의 환한 표정을 미리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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