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네트워크] 천혜의 자연을 정원 삼아 국민 소통과 봉사에 앞장 광주지방 가정법원 순천지원

테마법원

2023.11.06

메인사진

(왼쪽부터) 이종익 실무관, 장선종 판사, 신영호 행정관, 정회헌 실무관, 이정원 실무관, 김초은 실무관

순천지원에서 내려다 본 순천시 전경

법원 네트워크 ㅣ 광주지방 · 가정법원 순천지원

글 정혜영 사진 조인기

순천시 순천만습지에는 희귀 철새들과 갯벌의 생명들이 평화롭게 공존한다. 드넓게 펼쳐진 형형색색의 순천만 국가정원은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광주지방·가정법원 순천지원(이하 순천지원)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생태수도, 전라남도 순천시에 위치하고 있다. 특히 순천시 영동에는 청렴을 상징하는 팔마비(八馬碑)가 있어 법원은 그 정기를 고스란히 이어받고 있다.
순천지원에 들어서면 다양한 조각상이 눈에 띈다. 청사앞에는 돌거북상이 수호신처럼 지키고 있고 청사 입구에는 조각상이 설치되어 있다. 청사 내부 곳곳에는 다양한 미술작품이 있다. 돌거북상은 순천지원의 ‘마스코트’다. 거북의 화(火) 기운을 누르기 위해 돌거북상 바로 옆에 작은 돌샘을 만들어 순천지원의 무사안녕을 기원하고 있다. 청사 전·후면에는 ‘대화’를 소재로 한 조각상이 2개가 있다. 청사 전면에 있는 조각상은 2011년에 설치해 ‘새로 만든 대화’라고 이름을 붙였다. 청사 후면에 있는 조각상은 2014년에 설치한 ‘되살린 대화’다. 후면의 조각상은 2004년 순천지원 신청사 준공 당시 ‘대화’라는 주제로 설치되었던 작품인데 안타깝게도 2011년 파손돼 오랫동안 청사 뒤뜰에 묻혀 있다가 2014년 복원하면서 ‘되살린 대화’라고 이름이 붙여졌다. 순천지원의 ‘되살린 대화’ 조각상은 법원을 찾기 힘들고 지친 이들의 마음을 원만하게 치유하고, 나아가 법원과 국민의 신뢰도 회복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소망이 담겨 있다.

돌거북상 광주지방 · 가정법원 순천지원 연혁
•1909. 10. 01. 광주지방재판소 순천구재판소 설치
•1948. 06. 01.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으로 명칭 변경
•1969. 12. 09. 매곡동 신청사로 준공 이전
•1992. 07. 01. 사무국 설치
•2004. 12. 24. 현재의 왕지동 신청사로 이전
•2012. 03. 01. ‌광주지방법원·광주가정법원 순천지원으로 명칭 변경

법원 네트워크_11월호1

전국 지원 중 가장 많은 5개 시·군법원 및 6개 등기소 관할
순천지원은 전국 지원 중 가장 많은 시·군 법원(보성군, 고흥군, 여수시, 구례군, 광양시 등 5개) 및 등기소(구례, 광양, 여수, 여천, 고흥, 보성 등 6개)를 관할하고 있다.
관할 인구는 83만 명으로 전라남도 인구 비율 대비 46.8%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법관 21명을 포함해 198명의 법원 구성원이 근무하고 있다. 많은 곳을 관할하고 있다 보니 행정사무직렬 및 속기직렬 직원들은 관내 시·군 법원 및 등기소에 6개월~1년 정도 짧은 주기의 순환근무로 경제적인 부담뿐만 아니라 가정생활에서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에 순천지원은 지난 2023년 9월 20일 ‘5급 이하 직원 직급별·직렬별 간담회’를 개최하며 소통의 자리를 마련해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 그 덕분일까? 순천지원에 올해 첫 발령을 받은 4명의 50기 신규 실무관들은 순천시에 연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선배, 동료들과 화합을 이뤄 질 높은 사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법원 네트워크_11월호

국내 굴지 산업단지 관할 대기측정기록부 조작 사건 및 여순사건 접수
순천지원 관할 지역은 산업화된 도시와 전통적인 농어촌이 함께 공존하고 있다. 인근에 있는 산업단지에는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입주하고 있다. 우선 광양산단에는 포스코 광양제철소, 율촌산단에는 현대하이스코, 여수산단에는 GS칼텍스를 비롯한 화학 관련 대기업 등이 입주하고 있다. 여수국가산업단지는 현재 총 283개의 업체가 입주해 있으며 총 2만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화학공장의 특성상 폭발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기도 하다. 2022년 2월 여천NCC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를 비롯해 1967년 여수국가산업단지 조성 이후 56년간 발생한 안전사고는 모두 386건으로 총사망자는 150명이며 총부상자는 270명 이상이었다.
위와 같은 산업단지가 있는 도시를 관할하고 있어 대기오염물질의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할 경우에 따르는 행정처분 등을 피하기 위해 대기측정기록부를 조작하는 사건도 종종 접수되고 있다. 또한 지역 특성상 여순사건 관련 재심사건도 접수가 되고 있다. 여순사건은 1948년 10월 19일 전남 여수에 주둔하던 국방경비대 제14연대 소속 군인들이 제주 4·3 사건을 진압하라는 출동 명령을 거부한 뒤 봉기와 진압 과정에서 경찰 및 민간인 포함 1만여 명이 희생된 사건이다.

순천지원 생일자 축하행사

미성년 자녀 부모 중심 후견복지사업 외부 전문가와 간담회로 적극적인 소통
특히 순천지원은 가정법원으로서 소송 및 청구사건 중 미성년 자녀가 있는 부모를 중심으로 후견복지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중 코로나19에도 민법상 입양교육, 재판상자녀양육안내 교육, 성년 및 미성년 후견인 교육은 대면교육을 원칙으로 하며 교육의 효과성을 높이고 있다.
또한 갈등 상황에서 비양육 부모와 그 자녀들이 소통하고 면접교섭 훈련을 위한 ‘부모-자녀 힐링캠프’와 부모의 건강한 이혼과 그 속의 부모 역할을 위한 ‘심화부모교육’ 등 연 2회 캠프를 실시하고 있다.
이밖에도 수탁기관 발굴 사업, 전문가 후견인 간담회, 가정·아동보호 간담회, 가사상담위원 간담회 등을 수시로 실시하며 외부 전문가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2023년 3월 17일에는 가정아동보호 치료수탁기관으로 근로복지공단 순천병원을 지정해 위촉함으로써 그동안 먼 거리인 국립나주병원까지 가야 했던 지역민들의 어려움을 해소했다.

아동복지시설에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공무직에게 위로금 및 명절 선물 지급
이와 더불어 지역민과 구성원들을 위한 순천지원이 자랑하는 봉사단체도 있다. 2009년 5월 출범한 ‘순천지원 사랑나눔회’는 법관 및 직원들 대부분이 가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매월 급여에서 일정액을 공제하여 모은 돈으로 유니세프 및 성신원(아동복지시설)에 매월 10만 원을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2022년에는 연말을 맞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관내 이웃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나눴다. 순천, 여수를 비롯한 관할 지역으로부터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18명을 추천받아 각 50만 원씩 총 900만 원을 지급하고, 지금까지 약 2,000만 원을 후원했다. 2023년 10월에는 장기간 질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원에게 운영위원회 결의를 통해 위로금을 지급하는 등 함께 만들어 가는 즐거운 사내 문화 형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 직원들이 2011년부터 현재까지 청사 내 도서관에 비치할 교양서적 구입을 위해 매월 기부금을 내서 구입한 도서만 무려 1,700권에 달한다. 또한 구성원 간에 유대감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도 제시하고 있다. 바쁜 일상에서 자칫 본인의 생일을 잊고 지내는 구성원들을 위해 매월 둘째 주 화요일에는 지원장실에서 해당 월 생일자를 축하하는 다과회를 갖고 있다.

순천지원 탁구회

직원 화합을 위해 10개 동호회 활동 관내 대회서 우수한 성적 차지
무엇보다 순천지원은 탁구회, 테니스회를 비롯해 총 10개의 동호회가 전국법원 대회서 수상을 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동호회 활동이 잠시 주춤했으나 다시 조금씩 활기를 되찾아가고 있다. 특히 탁구회의 경우 신규 실무관들의 가입으로 새로운 부흥기를 맞이했다. 젊은 실무관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월례대회를 풍성하게 준비해 회원들의 참여도를 높이고 있다.
다양한 대회서 수상경력을 자랑하는 축구동호회도 있다. 2023년 4월 29일 개최된 ‘제6회 COURT CUP 전국법원 축구대회’에 지원 단위에서는 유일하게 단일팀으로 참가해 챌린지조 준우승을 차지했다. 또 광주고등법원 관내 각종 대항전에서 다수의 우승을 차지한 최강 테니스회도 있다. 2023년 9월에는 인조잔디 테니스장 재개장을 기념해 종이비행기 오래 날리기 행사를 진행했다.

2023_09_25_실무연구 공모전 수상자들과 함께

전 직원이 참여하는 실무연구 공모전 도서지역 학교 ‘찾아가는 법원설명회’
순천지원은 코로나19 이전에 잠시 멈추었던 지역민, 직원과의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2023년 9월, 연구회별로 진행하던 기존의 형식에서 벗어나 전 직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의 ‘실무연구 공모전’을 개최했다. 이번 실무연구 공모전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주제에 제한을 두지 않고 공모하여 다양한 직급·직렬의 직원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대외적으로는 다문화가정 초청 간담회, 도서 지역 찾아가는 법원설명회 등 대국민 사법교육을 다시 이어가고 있다.
2023년 10월 13일에는 여수 남면 금오도에 있는 여남중학교를 지원장, 부장판사, 행정관이 직접 방문해 법에 대한 이야기와 청소년기의 진로 설계에 관한 강연을 진행해 호응을 얻었다.

순천지원 사진 콘테스트 최우수상 수상작 ‘함께 하면 더 커지는 행복’

민원인에게 더욱 친숙하고 열린 법원 우선지원창구 민원상담위원 위촉, 사진 콘테스트 진행
이밖에도 민원인에게 양질의 민원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2023년 2월 1일부터 우선지원창구 민원상담위원을 위촉해 민원상담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우선지원창구 민원상담위원제도」는 장애인·외국인·북한이탈주민 등 사회적 약자가 원활하게 사법절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사법지원제도 중 하나다.
우선지원창구 민원상담위원은 우선지원창구의 상담업무를 전담하면서, 우선지원 업무가 없는 때에는 일반 상담업무를 수행한다. 지난 7월 우선지원창구 민원상담위원 상담 이용자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상담을 받은 대부분의 민원인이 친절하고 알기 쉬운 설명에 만족한다는 응답을 하였다. 또한 보다 친숙하고 열린 법원이 되고자 3월부터 4월까지 진행했던 순천지원 사진 콘테스트도 민원인들에게 기억에 남는 행사로 남아 있다.

여수등기소·여천등기소 통합청사 착공 계획 면접교섭센터 설치 적극 검토
앞으로 순천지원은 두가지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첫 번째는 여수등기소·여천등기소 통합청사 착공이다. 종래 여수시와 여천시·군을 통합해 여수시로 행정구역이 개편되었으나 여수등기소와 여천등기소는 통합되지 않았다.
건물 노후화(여수등기소 1975년 건축, 여천등기소 1988년 건축)로 인한 안전·보안상의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청사 신축의 필요성으로 2021년 하반기 부지매입을 시작으로 2023년 상반기에는 각종 인·허가 절차 및 청사 설계가 마무리되어 2024년에는 실제 착공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두 번째는 면접교섭센터 설치다. 면접교섭센터는 비양육자와 미성년 자녀 간 면접교섭이 원활이 이루어질 수 있는 안전하고 중립적인 공간이다. 순천지원은 2023년 9월부터 별도의 운영준비팀(TF팀)을 구성해서 안전하고 편안한 면접교섭센터를 위해 필요한 사항을 논의하고 있다.

광주지방 · 가정법원 순천지원장 박남천 interview
모두가 오래 머물고 싶은
열린 법원, 따뜻한 법원

광주지방 · 가정법원 순천지원장 박남천
우리 지원은 그 기원이 되는 순천구재판소가 1909년 10월 1일 개소한 이래 올해 114년째가 되는 역사 깊은 법원으로서 총인구가 약 83만 명인 순천, 여수, 광양 3개 시와 구례, 고흥, 보성 3개 군을 관할하고 있습니다. 순천은 지리적으로 뒤로는 지리산, 앞으로는 남해 바다를 두고 있는 이른바 배산임수 터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도시와 농어촌, 전라남도와 경상남도를 연결하는 중요한 지역이기도 합니다. 순천시민은 정원에 산다고 할 정도로 가까운 곳에 좋은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지원은 2004년 매곡동에서 현재의 왕지동으로 이전하면서 청사 바로 앞에 총 261면인 공영주차장 2개소를 확보하게 되었고, 5분 정도만 걸어가면 이 도시의 가장 핫플레이스인 조례호수공원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청사 부지에는 은목서, 금목서, 후피향나무, 반송, 백철쭉, 영산홍, 산사나무, 태산목, 배롱나무 등을 비롯해 수백 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신령한 돌거북과 각종 조각상이 설치되어 있고, 지상 6층인 청사 내부 곳곳에서는 수준 높은 미술, 서예, 사진 작품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좋은 점이 많아서 우리 지원은 누구라도 한번 근무하면 안 가고 싶고, 떠나면 금방 다시 오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제가 이보다 더 좋게 생각하는 것은 전통적으로 우리 지원에 성격 좋고 우수한 인재들이 많이 근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적용할 법령이나 판례까지 포함하여 웬만한 결정문 초안의 이유를 작성할 수 있을 정도로 실력 있는 실무관들도 많이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이유 때문에 지금까지 우리 법원이 이 지역 주민들에게 좋은 사법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열린 법원과 따뜻한 법원의 역할을 잘 감당해 왔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들은 여전히 더 좋은 재판을 기대하고 앞으로도 그 요구가 끊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기대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재판을 담당하는 직원과 법관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좋은 상태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들이 만나는 당사자는 모두 여러 가지 문제로 싸우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아무리 공감하려고 해도 문제를 가지고 있는 그들을 대하는 것 자체가 너무나 힘들 수밖에 없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래서 저는 올해 2월 부임 후 직원들에게 이러한 업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 주려고 했습니다. 부족하나마 음악, 요가, 탁구, 테니스 등 각 동호회 활동에 필요한 전용 공간을 마련하였습니다. 우리 지원의 자랑거리인 음악동호회 ‘뮤즈로’는 올해 6월 19일 순천문화예술회관 소극장에서 그동안 갈고 닦은 멋진 연주 실력을 공개하여 뜨거운 박수를 받기도 하였습니다. 또 여수 관내 복합아트센터와 업무협약을 체결하여 공연과 전시 관람, 근린공원 체험을 희망하는 직원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인문학에 대한 소양을 쌓고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문학 강연회를 주최하였고, 건강 관련 강의도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좋은 재판의 기본은 역시 담당자의 실력입니다. 이를 위하여 우리 지원은 실무연구 공모전을 개최하여 직무역량을 강화하고, 업무에 관한 경험과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곳에 있는 자연유산을 보면서 느낀 것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자연스럽다는 것입니다. 구름, 바람, 하늘, 게, 짱뚱어, 갯벌, 물길, 갈대, 석양, 동천, 섬진강, 남해바다, 섬들은 그 자체로 편안하고, 시원하고, 열려있고, 고요하고, 생기 있고, 부담스럽지 않고, 깨끗하고, 잘 어울려서 아름답습니다. 저는 우리 지원도 바로 이처럼 자연스럽기를 바랍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성실하게 자신의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우리 지원 구성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각자의 자리를 잘 감당하면서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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