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투게더] 음악으로 나를 표현하고 공연의 매력에 푹 빠지다 광주지방 가정법원 순천지원 뮤즈-로(MUSE-LAW)

테마법원

2023.11.06

힐링 투게더_11월_메인

(왼쪽부터) 송태종 행정관, 최미리 행정관, 조화주 행정관, 박선과 행정관

힐링 투게더 ㅣ 광주지방·가정법원 순천지원

글 정혜영 사진 조인기

음악으로 나를 표현하고 공연의 매력에 푹 빠지다

광주지방·가정법원 순천지원
뮤즈-로(MUSE-LAW)
광주지방·가정법원 순천지원 뮤즈-로는 음악을 사랑하고, 음악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2009년 만들어진 장수 음악 밴드다. 매년 법원 가족과 지역민을 위해 정기 공연을 열고 있다. 뮤즈로는 동호회의 개념을 넘어선 프로 음악 밴드이자 순천지원의 자랑이기도 하다.

단체사진

(왼쪽부터) 송태종 행정관, 박선과 행정관, 이지운 참여관, 조화주 행정관, 최미리 행정관

음악으로 조율하고 대화하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여기도 법원 건물인가 생각될 정도로 생소하다. 베이스기타 소리, 드럼 소리가 흥겹게 들린다. 이곳은 노란색 방음벽으로 둘러싸인 광주지방·가정법원 순천지원 뮤즈-로(이하 뮤즈로)의 연습실이다.
피아노는 ‘조율’을, 기타는 ‘튜닝’을 잘해야 소리가 조화롭다. 뮤즈로는 서로의 악기를 조율(튜닝)하며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한다. 뮤즈로 회원 송태종 행정관, 조화주 행정관, 박선과 행정관, 최미리 행정관은 악기 연주 대신 특별히 오늘은 화해의 기본인 대화를 위해 사용되는 ‘차 탁자’를 만들기 위해 나무 공방에 모였다.
차 탁자를 만들려면 나무를 재단하고 샌딩 작업을 우선해야 한다. 하지만 뮤즈로 회원 모두 목공의 초보자이기에 위험을 감안해 재단과 샌딩 공정이 마무리된 나무를 선택했다. 나무 표면을 조금 더 매끄럽게 하는 사포작업과 조립, 오일을 덧칠하는 순으로 차 탁자를 완성해 갔다. 먼저 차 탁자 뒷부분 4개 홈에 본드를 채워주고, 나무다리를 끼웠다. 다리가 잘 들어가지 않으면 망치로 수평을 맞췄다. 이후 자신만의 작품을 표시하기 위해 조화주 행정관, 박선과 행정관, 최미리 행정관은 이름을 새겼고, 송태종 행정관은 선물용으로 각인하지 않았다. 각자 차 탁자의 나무결에 맞춰 목공 오일을 여러 번 덧칠했고, 고급스러운 작품을 완성했다.
순천지원의 자랑인 음악 밴드 매년 시민과 함께하는 공연
뮤즈로는 음악을 사랑하고, 음악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2009년 만들어진 장수 음악 밴드다. 매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악기 연습을 하고 있다. 공연을 앞둔 경우에는 퇴근 후에도 휴일에도 모인다. 뮤즈로는 1기가 은퇴하면서 송태종 행정관과 조화주 행정관이 창립 멤버로서 2기 뮤즈로를 이끌어 가고 있다.
사실 뮤즈로는 취미로 하는 동아리의 개념을 넘어섰다. 법원 가족과 지역민을 위한 공연을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프로 연주자다. 또 순천지원의 자랑이기도 하다.
순천지원 지원장과 사무국장 이하 법원 사람들에게 든든한 후원과 응원을 받고 있다. 올해 2월에는 동호회 홍보를 위해, 6월에는 대법원장님 방문을 기념해 순천문화예술회관에서 축하공연을 진행하는 등 벌써 세 차례 공연을 마쳤다.

회원 모두가 순천이 고향 밴드 활동하며 고향에 머문다
뮤즈로가 장수 밴드가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은 회원들 간 음악 이외 공통점이 많아서다. 모두 순천이 고향이고, 다른 지원에 발령 받았다가 다시 순천지원으로 왔다는 점이다.
뮤즈로 회장이자 창립 멤버인 송태종 행정관은 2005년도 입사 후 2006년 순천지원으로 발령받아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다. 순천이 고향이기도 하고, 뮤즈로 활동이 좋아 순천지원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는 등기소에서 파견근무를 하고 있어 점심시간마다 연습은 어려운 상태이지만 공연이 있을 때면 저녁에도 주말에도 연습을 멈추지 않고 있다.조화주 행정관도 뮤즈로 창립 멤버다. 2011년 순천지원을 잠시 떠나 서울에서 근무하다 2015년 순천지원에 다시 왔다. 서울에서 근무할 때도 박선과 행정관과 산들바람에서 밴드 활동을 계속했다. 과거 조화주 행정관이 실무관 시절, 정은배 사무관과 가정민원실에서 함께 근무할 때 음악 이야기를 많이 했다. 서로 음악을 좋아하고 악기를 다룰 수 있어 밴드를 결성을 제안했다. 정은배 사무관은 대학 때 일렉 기타를 하며 밴드 활동을 했다. 조화주 행정관도 피아노를 조금 배운 적이 있지만 법원에 다니면서 기타를 배우고 있던 중이었다. “정은배 사무관은 강변가요제에 출전할 만큼 실력이 있었던 유병춘 소장님과 오랫동안 기타와 베이스를 치셨던 윤태식 사무관님, 교회에서 성가대를 하면서 드럼을 치시는 이항녕 소장님, 하드록밴드에서 보컬을 하셨던 김재영 계장님, 그리고 마지막 보컬의 최강자 송태종 계장님을 모아서 뮤즈로 밴드를 결성하게 됐습니다.”
뮤즈로의 막내 최미리 행정관은 2009년 순천지원으로 전입하고 합창부에서 반주를 맡았다. 하지만 합창부가 해체되고 출산과 육아를 하며 ‘나’를 버리고 약 10여 년
‘엄마’만 남았을 때, ‘나’를 찾고자 뮤즈로의 문을 두드렸고 현재까지 원년 멤버로서 함께 하고 있다.
박선과 행정관은 다른 멤버들과 조금은 다르다. 뮤즈로와 함께한 지 8개월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이전 2009년, 서울중앙지방법원 산들바람에서 베이스 주자로 4년 이상 법원 음악밴드 활동을 한 경력자다. 서울에서 밴드 활동을 하다 2013년 제주지방법원으로 근무지를 옮겼다. 하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아 서울-제주를 오가면서 2014년까지 산들바람에서 활동을 지속했다. 2015년 이후에는 거리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밴드 활동을 잠시 쉬게 됐다. 제주지방법원은 독자적인 밴드 동호회가 없다 보니 자연히 음악과 거리를 두게 됐다. 2021년 7월 순천지원으로 전입하면서 직원들이 “함께하자”는 권유가 있었으나, 음악에 대한 열정이 약간(?) 식어 참여를 주저했다. 하지만 올해 3월 송태종 행정관의 “부담 갖지 말고 즐겁게 해보자”는 권유로 뮤즈로에서 베이스를 맡고 있다.
악기를 연주를 하지 않지만 뮤즈로에서 없어서 안 될 회원도 있다. 이지운 참여관이다. 드럼 연주자로 회원에 가입했지만 음악에 소질이 없음(?)을 알고 연출자 겸 매니저로 전향했다. 악기 운반부터 무대 관리 및 연출, 총무까지 공연에 있어 전반적인 지원 업무를 맡고 있다. 이날도 차 탁자 만들기에는 참여하지 않고 회원 관리를 도왔다.

박선과 행정관 관객 호응이 가장 큰 원동력 동호회 활동으로 자신을 발견
회원들이 10년 이상 뮤즈로 활동을 꾸준히 할 수 있었던 것은 ‘공연의 매력’ 때문이라고 말한다. 또 법원 가족들과 음악으로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뮤즈로의 가장 큰 자랑이자 영광이라고 전한다. 송태종 행정관이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은 2012년 11월 공주에서 진행된 전국한마음체육대회 축하공연이다.
사실 송태종 행정관은 뮤즈로 회장으로서 활발한 성격의 소유자이지만 실무관 시절 소극적이고 위축되었던 적도 있었다. 밴드 활동을 하면서 적극적이고 활기찬 현재의 모습으로 바뀔 수 있었다.
조화주 행정관과 최미리 행정관은 환호하는 관객을 보는 것도 즐거움이지만 워킹맘으로서 나 자신에게 온전히 몰입하고 자아를 찾아갈 수 있는 것이 뮤즈로의 또 다른 매력이라고 말한다. 조화주 행정관은 공연하며 직원들과 정신적 교감을 하며 ‘쉼’과 ‘숨’ 모두를 얻었다. 최미리 행정관도 ‘엄마’가 아닌 ‘최미리’로 매일 마주하며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고 모든 걸 해내며 성취감을 맛보고 있다.
하지만 음악 밴드이다 보니 여러 가지 악기가 함께 연주되어야 한다는 것이 어려운 점이다. 법원 특성상 보직 이동으로 악기 결원이 생기면 연주가 어려워진다. 때문에 뮤즈로 회원들은 자신의 포지션 이외 2~3가지 악기를 언제든 연주할 수 있도록 공부하고 있다. 악기는 주로 독학으로 배운다. 독학이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서로가 서로의 선생님이 되어 가르쳐주고 있다. 현재도 결원으로 인해 박선과 행정관은 베이스에서 드럼으로, 조화주 행정관은 키보드에서 베이스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최미리 행정관 송태종 행정관은 음악을 좀 더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싶어 올해 사이버대학 실용음악과에 편입했다. 그동안 독학으로 힘들었던 부분을 보완하고 있다.
앞으로 자신이 작곡한 곡을 연주해 보는 것이 꿈이 됐다.

다양한 무대에서 활동할 계획 협소한 공간과 오래된 장비 교체는 숙제
순천지원의 자랑인 동호회이지만 열악한 환경은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동호회 초창기 연습실이 없던 시절, 법원 기계실 중간 빈 공간을 동호회 방으로 사용하는 것을 법원에 허락받았다. 2009년 실무관 시절, 송태종 행정관과 조화주 행정관은 연습실을 직접 만들었다. 자비로 노란색 계란판 방음벽을 구매해 벽에 붙였다. 생각만큼 잘 붙지 않아 아주 오랫동안 작업했던 기억이 있다. 비전문적인 기술로 만들어진 동호회 연습실은 방음이 완벽하게 되지 않는 아쉬움이 있다. 2013년 법원 이미지 제고를 위해 바닥공사를 해서 약간의 업그레이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도 협소한 공간과 오래된 장비 교체는 뮤즈로의 고민으로 남아 있다. 이처럼 다양한 고민거리가 있지만 뮤즈로는 오늘도 법원가족과 시민에게 아름다운 음악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송태종 행정관은 회장으로서 “앞으로 활동무대를 넓혀 전국의 법원 가족들과 음악으로 소통할 수 있는 공연 실력을 갖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각자 포지션 변경된 악기 연습에 매진해 할 예정이다. 조화주 행정관은 포지션 변경된 악기로 올해 연말 40분 정도의 미니 공연을 펼칠 계획이다. 박선과 행정관도 지난 6월 처음 연주에 나섰는데, 멋진 드럼 연주자가 될 것을 다짐했다. 최미리 행정관은 다른 회원들처럼 건반을 졸업(?)하고 다른 포지션에도 도전하며 청중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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