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7월, 그녀는 처음으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발을 디뎠다. 이후 그녀는 10년 차 직장인이 되었고, 동시에 독서 동호회와 음악방송 동호회를 하면서 자신을 만들어왔다. 자신의 10년에 바친 곡 ‘브라보 마이 라이프’의 가사처럼 ‘지금껏 달려온 너의 용기를 위해, 찬란한 우리의 미래를 위해’ ‘브라보’를 외쳐주고 싶은 그녀의 이야기를 귀담아들어 봤다.
내 인생에 외치고 싶은 말, ‘브라보’
2017년 7월 사내 방송에서 봄여름가을겨울의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흘러나왔다. 사실 이날은 박세은 실무관의 입사 10주년이었다. 5년간 사내방송을 해온 그녀가 특별히 자신을 위해 선택한 노래가 이 곡이었던 것. 그녀를 잘 아는 이들은 방송을 듣고 그녀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녀로서는 잊지 못할 10주년을 보낸 셈이다.
평소에도 그녀는 사내방송을 하면서 추억에 잠길 만한 1990년대 음악을 자주 선곡한다. 이렇게 약간은 오래되고 정감 가는 아날로그 감성을 즐기는 그녀는 오늘 스타일링에서도 1960년대에 유행했던 ‘트위기’ 스타일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우연히 인터넷에서 영국의 1960년대, 1970년대 스타일을 봤어요. 미니스커트, 작위적인 속눈썹, 어린아이 같은 표정이 굉장히 매력적이더라고요. 유행은 돌고 돈다더니, 지금 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고 오히려 패셔너블했어요.”
물론 그녀의 평소 스타일은 색감이 화려한 트위기 스타일과는 상반된다. 출근 복장으로는 블랙과 화이트 등 무채색 톤의 정장 스타일을 입고, 휴일 복장으로는 차분하고 여성스러운 스타일을 즐겨 입는다. 하지만 스타일링 Q에서 새로운 도전을 해보기로 했다. 게다가 최근 색조 메이크업에 관심이 많아 부쩍 화장품을 사 모으기도 하고 혼자서 색조화장에 도전해보기도 한다니 오늘의 스타일링 Q는 그녀에게는 더욱 좋은 기회였다.
그녀는 현재 7월부터 민사소액과로 발령받아 근무 중이다.
“담당하는 건수도 많고, 민사소액과 특성상 변호사 대신 본인이 직접 소송을 처리하고 싶어 한다는 점에서 근무하기 전까지는 걱정스러웠어요. 그런데 막상 와보니 일상적인 사건들이라서 더 좋은 점도 많더라고요.”
다른 소송에 비해 민사소액과는 금액도 적고, 그 내용도 생활밀착형이다. 대부분 소송이 몇천만 원을 훌쩍 넘어가는 경우인데, 민사소액과에서는 500만 원의 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한 소송들도 있다.
“민사소액과에 있다 보니 ‘법원이 대다수 국민에게 이렇게 가깝게 느껴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자주 들어요. 비록 일을 서서히 배워가는 중이고, 새로 생겨난 재판부라서 기반을 잡아가는 단계지만 재미있게 일하고 있어요.”
내가 가는 것이 길이다
업무적인 측면 외에도 그녀는 법원 내에서 새로운 즐거움을 찾아가고 있다. 요즘은 사내 독서 동호회를 통해 새로운 책을 접하고 회원들과 의견을 나누는 재미에 푹 빠졌다. 이 모임은 소설이나 인문학, 고전 등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어보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그런 만큼 다양한 책을 읽고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최근 그녀가 추천해서 선정된 소설은 박민규 작가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이다. 그녀는 이 소설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며 다양한 시각을 느낄 수 있었다.
“대화를 나눠보면 모든 회원이 책을 한 장도 대충 넘기지 않고 깊이 읽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똑같은 책을 보더라도 감상이 다양하다 보니 배울 점이 많죠.”
다른 사람이 추천한 생소한 소설을 읽게 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 중 하나다.
“저에게 중국 소설은 삼국지에서 멈춰 있었는데, 독서 동호회를 통해서 중국 현대 작가 ‘위화’의 ‘제7일’을 읽게 됐어요. 그 책을 보고 ‘중국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하고, 이런 사랑을 하고, 이런 사회에서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죠. 아마 혼자서 책을 찾아 읽었다면 위화의 소설을 읽어볼 생각은 하지 못했을 거예요.”
그녀는 색다른 책을 만나는 것만큼이나 오늘 색다른 스타일을 만나서 즐거웠다며 말을 이었다.
“평소에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고 손이 많이 가는 화장과 헤어스타일은 할 수가 없잖아요. 이런 새로운 스타일을 해보니 기분이 좋네요. 특히 속눈썹이 여성스러운 느낌을 내는 데 한몫하는 것 같아요. 혼자서 속눈썹은 못 붙여도 마스카라는 열심히 하고 다녀야겠어요.”
‘일어나 앞으로 나가. 네가 가는 것이 길이다’라고 했던 ‘브라보 마이 라이프’의 가사처럼, 오늘의 경험이 그녀의 삶에 펼쳐진 길 하나를 만들었길 바란다.
박세은님을 위한 스타일링 TIP
F a s h i o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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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초가을에 잘 어울리는 복고풍 플라워 셔츠 원피스입니다. 만약 날씨가 약간 더 쌀쌀할 경우 입을 수 있는 겉옷으로 오버핏 베이지 그레이톤 재킷을 매치했는데요. 분위기 있는 가을 느낌이 물씬 나죠? 액세서리는 생략해 플라워 원피스의 패턴과 원피스와 재킷의 조화를 강조했답니다.
두 번째, 베이비핑크 플라워 패턴의 셔츠와 미디어 기장의 플레어 치마를 코디했습니다. 구두는 스킨 컬러로 편안하게 마무리했습니다. 헤어는 고급스럽고 우아한 옷에 맞춰 레트로 느낌을 주는 반머리 번 스타일로 연출했습니다. 액세서리는 베이지색에 핑크빛이 도는 플라워 모양 귀걸이로 마무리했습니다.
세 번째, 버건디 원피스에 헤어는 하나로 묶어 전체적으로 깔끔한 스타일을 연출했습니다. 원피스 하나만 입으면 자칫 심심한 느낌을 줄 수 있어서 샹들리에가 떠오르는 화려한 귀걸이로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Hair & Make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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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톤은 기존의 피부색과 비슷한 색으로 맞추어 정돈하는 느낌만 주었고, 속눈썹으로 눈매를 또렷해 보이게 연출했습니다. 앞머리는 넘기지 않고 대신 전체적으로 웨이브를 넣어 우아함을 더했습니다.
t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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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피스나 투피스 상관없이 스커트가 워낙 잘 어울리는데요. 다만 스커트를 고를 때, 빳빳한 원단보다는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소재를 선택하면 더 슬림해 보일 수 있습니다. 앞머리는 조금 더 길러서 옆으로 자연스럽게 넘기면 기존의 여성스러움이 더 돋보이겠네요!
- 장빛나 스타일리스트 -
글_강나은·사진_이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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