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리! 정의! "나는 의리에 살고 정의에 산다!”

人사이드인터뷰

의리! 정의! "나는 의리에 살고 정의에 산다!”_배우 김보성

2017.06.30

김보성1

“의리! 정의!” TV 화면에 나올 때마다, 팬들과 ‘셀카’를 촬영할 때도 쉴 새 없이 ‘의리’를 외치는 배우가 있다. 전셋집에서 아이 둘을 키우면서도 수억 원을 기부하고, 소아암에 걸린 어린아이들을 위해 격투기에 도전했다 실명 위기에 놓이기도 한 배우 김보성이다.

Q. 가명이 ‘김정의’다(실제로 김보성은 자신의 SNS 등의 프로필에 ‘김정의’라는 가명을 사용한다). 의리와 정의를 신념으로 갖게 된 계기가 있나.
의리나 정의, 사실 한 맥락이다.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정의로운 의리’다. 나는 3단계의 의리를 실천하는 것이 곧 정의를 실천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첫 번째는 ‘우정의 의리’다. 밑바닥의 의리다. 하지만 잘못된 방향으로 변질될 수 있다. 따라서 두 번째 ‘공익을 위한 정의’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나보다 힘든 사람들을 바라보고 도움을 주는 의리. 곧 실천하는 행동이다. 이는 결국 나눔으로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강조하는 것이 ‘나눔의 의리’다. 목적의식을 갖고 실천하는 의리다. 공익을 위한 정의가 가슴에 있다면 나눔의 의리를 강조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마음에 생기는 의리다. 내 삶의 궁극적인 목표가 아닐까 생각한다.

Q. 이른바 ‘13대 1’의 격투로 한쪽 눈의 시력을 잃게 된 일화가 유명하다.
20대 초반, 김홍신 선생님의 ‘인간시장’을 읽었다. 주인공 장총찬은 불량배 3명과 격투를 벌이다 경찰서에 갔는데, 증인이 없어 결국 쌍방폭력으로 벌금을 물고 전과자가 된다. 하지만 신념이 있었기에 후회하지 않는다. 나도 장총찬이 되고 싶었다. 인과응보, 권선징악을 보여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이것이 내가 배우가 된 계기다. 불량배 13명과 싸우게 됐을 때도 꼭 이런 상황이었다. 친구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결국 한쪽 눈의 시력을 잃게 됐지만 이 또한 내가 가야 할 길로 인도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왼쪽 눈이 안 보이면서 장애인들의 힘든 삶과 고통을 알게 됐다. 이를 대변해주고 싶던 마음이 지금의 기부와 봉사활동으로 이어지게 됐다. 소아암 등 난치병 환자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아직 할 일이 많다.

김보성2

Q. 선배 배우 반열에 올랐다.
현재의 배우들은 예전과 달리 다양한 방식의 많은 미디어를 접하게 된다. 우리 시절의 이른바 ‘딴따라’와는 달라졌다. 어떻게 보면 신분상승이다. 그만큼 ‘공인’으로서 책임이 더욱 커졌다. 청소년들의 정서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따라서 그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사명감을 갖고 일해야만 한다. 물론 개인의 자유가 제한될 수 있다. 하지만 배우로서의 숙명이다. 화려하기만 한 연예인의 이미지보다는, 시대 흐름이 바뀌면서 일반인보다 더욱더 법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특히 기억에 남는 배역이 있다면.
바라는 삶과 역할은 거리가 있었던 것 같다. 맡았던 형사 역할 중에서도 준법정신이 그렇게 투철한 배역은 없었다(웃음). 2010년 러시아에서 ‘60억 분의 1의 사나이’ 표도르와 함께 촬영한 <영웅, 살라맨더의 비밀>이 그나마 가장 정의로운 역할인 것 같다. 국정원 직원으로서 악의 세력을 응징하는 역할이다. 나도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다짐할 때가 많다.

김보성3

Q. ‘정의 배우’로서 앞으로의 꿈이 있다면.
지난해 종합격투기 로드FC에 도전했다. 그나마 보이는 한쪽 눈을 강타당한 뒤 주저앉았다. 3분 동안 앞이 전혀 보이지 않던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물론 가족이었지만 한편으로는 그동안 내가 사회적 약자들과 해온 ‘의리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두려웠다. 하지만 곧 희미하게 앞이 보이기 시작했고, 그때는 하늘에도 맹세한 그 약속들을 지킬 수 있게 됐다는 생각에 가장 기뻤다. 내 남은 배우로서의 삶은 그 약속들을 지키는 삶이 될 것이다.

Q. 1966년생, 하늘의 뜻을 이해한다는 ‘지천명’이다.
내가 왜 태어났는지, 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늘 생각한다. 삶의 희망을 주는 특화된 연예인으로서 많은 역할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준법정신을 갖고 사회적 약자를 대변할 수 있는 ‘공인 중의 공인’으로 살고 싶다. 지난 격투기 대회 직전 대기실에 있는데 챔피언 권아솔 선수가 성경을 읽으며 간절히 기도하는 모습을 봤다. 나도 옆에 앉아 조용히 기도했다. 보는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그 사람들이 또 다른 사람을 돌아볼 수 있게 하는, 그런 경기를 하게 해달라는 기도였다. 결과적으로 실제로 그렇게 됐다. 눈 주위가 조금 함몰되는, 배우로서 아픈 상처가 남긴 했지만 정의의 큰 그림이 이 모든 것을 이끌었다고 생각한다.

Q. 독자들은 말 그대로 법을 수호하는 사람들이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의리와 정의는 결국 사랑이다. 사랑이 중심이 돼야 한다. 사랑은 곧 세계를 이끌어나가는 중심으로서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나가는 핵심 요소라고 생각한다. 나는 가족을 정말 사랑한다. 간혹 기사에 달리는 댓글을 읽어보면 ‘먼저 가족에게나 잘하라’는 글이 많이 보인다. 하지만 전혀 반대다. 나의 기부와 봉사는 가족에 대한 사랑에서 시작된다. 모두가 내 가족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힘들어도 다시 일어날 힘을 얻게 된다. 사랑이 있다면, 법을 지키라는 말은 굳이 따로 안 해도 되는 세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의리와 정의는 결국 사랑이다. 사랑이 중심이 돼야 한다. 사랑은 곧 세계를 이끌어나가는 중심으로서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나가는 핵심 요소라고 생각한다.

김보성4

글_이충진·사진_이충진, 연합뉴스

"人사이드인터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