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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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법원 전원합의체 2017. 7. 20.자 판결선고 동영상
날짜	2017-07-31
○ 재판장 대법원장 2017년 7월 20일 대법원 전원합의부의 판결을 선고하겠습니다. 2014도1104호,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피고인 ○○○, 상고인은 피고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의 요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사건의 주된 쟁점은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대표권을 남용하여 회사 명의의 약속어음을 발행한 경우에 그 행위가 회사에 대하여 효력이 없는 때에도 회사의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아서 배임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에 관한 것입니다.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따라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배임의 범위를 가지고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를 개시하면 비로소 배임죄의 실행에 착수한 것이고, 이러한 행위로 인하여 자기 또는 제3자가 이익을 취득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 기수에 이르게 되며, 일단 임무에 위배한 행위를 하여 실행에 착수하였다면 그 후 본인에게 손해를 가하는 단계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배임의 미수죄에 해당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우리 판례는 배임죄에서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라고 함은 재산적 가치의 감소를 뜻하는 것으로서 이는 재산적 실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하는 경우도 포함되는 것이고, 또한 재산상의 손해의 유무는 법률적 판단에 의하지 않고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여야 한다고 해석하여 왔습니다. 다만 배임죄의 성립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진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경제적 관점에서 보아서 실제로 재산상 손해가 발생한 것과 같다고 평가될 정도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위험이 야기되어야 하고, 단지 막연한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봅니다. 따라서 배임행위가 법률상 무효여서 본인의 재산상태가 사실상으로도 악화된 바가 없다면 실해가 발생할 위험도 없으므로 본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견해입니다. 그러나 손해의 판단에서 이와 같은 민사법적 평가가 수반되는 결과 실무의 다양한 사안에서 과연 손해발생의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위험이 야기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를 가리기는 쉽지 아니하고, 종래의 대법원의 판결 중에서도 시각이 다소 엇갈리는 부분이 없지 아니하여 오늘의 대법원 판결로써 이를 보다 명백하게 하고자 합니다.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대표권을 남용하는 등 그 임무에 위배하여 회사 명의로 의무를 부담하는 행위를 하더라도 일단 회사의 행위로써 유효하고, 다만 그 상대방이 대표이사의 진정한 의사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는 회사에 대하여 무효가 됩니다. 따라서 상대방이 대표권남용 사실을 알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에 그 의무부담행위는 원칙으로 회사에 대해서 효력이 없어서 경제적 관점에서 보아도 이러한 사실만으로는 회사의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하거나 손해발생의 위험이 초래되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이 경우에는 회사가 무효임에도 불구하고 그 의무를 현실적으로 이행하였다거나 그 행위로 인해서 회사가 민법상의 불법행위 책임을 부담하게 되었다는 등의 다른 사정이 없는 이상 대표이사가 그러한 의무부담행위를 했다는 것만으로 배임죄의 기수에 이르렀다고 할 수는 없고, 다만 미수에 그칠 뿐입니다. 그러나 만일 상대방이 대표권남용 사실을 알지 못하여 그 의무부담행위가 회사에 대해 유효한 경우에는 회사는 그 채무를 이행할 법적의무를 부담하므로 이런 채무 발생은 그 자체로써 현실의 재산 손해이거나 현실적·구체적인 실해발생의 위험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회사가 그 채무를 이행하기 전이라도 배임죄의 기수에 이르렀다고 보아야 합니다.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대표권을 남용하여 약속어음을 발행한 행위도 같은 견지에서 판단해야 합니다. 다만 약속어음의 발행인은 헌법상 종전 소지인에 대한 인적 항변으로써 현 소지인에게 대항하지 못하므로 어음의 발행이 무효라 하더라도 그 어음이 실제로 제3자에게 유통되었다면 회사로서는 어음채무를 부담할 위험이 구체적·현실적으로 발생하였다고 보아야 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때에는 그 어음채무가 실제로 이행되기 전이라도 배임죄의 기수에 이르렀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무효인 약속어음이 아직 제3자에게 유통되지도 않았다면 회사는 상대방에게 어음채무를 부담하지 않기 때문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회사의 현실적으로 손해가 발생하였다거나 실해 발생의 위험이 초래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때는 배임죄의 기수가 아니라 그 미수죄로 처벌할 수 있을 뿐입니다. 이와 달리 대표이사가 대표권을 남용하여 발행한 회사 명의의 약속어음이 무효인 경우에도 그 약속어음이 제3자에게 유통되지 아니한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은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 초래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의 대법원 2012. 12. 27. 선고, 2012도10822호 판결 등은 배임죄의 기수 시기 시점에 관하여 이 판결과 배치되는 범위에서 이를 변경하기로 합니다. 이 사건의 내용은 피해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이 자기가 대표이사로 있던 다른 회사의 대출금채무를 담보하기 위해서 그 채권자에게 액면금 29억여 원의 피해회사 명의 약속어음을 발행, 교부하여 준 사안입니다. 원심은 그 약속어음의 발행행위가 대표권남용에 해당하여 피해회사와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무효라고 하더라도 발행 당시에 제3자에게 유통되지 아니할 것이라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다는 이유로 그 약속어음 발행으로 이미 회사에게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 초래되었다고 인정하였습니다. 그러나 앞에서 본 법례의 의하면 피고인이 대표권을 남용하여 발행한 약속어음이 피해회사에 대해서 효력이 없다면 피해회사가 실제로 약속어음금을 지급하였거나 그 약속어음이 제3자에게 유통되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은 피해회사에게 현실적인 손해와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 초래되었다고 볼 수 없어서 배임의 미수죄에 해당될 뿐입니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에 대한 심리 없이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을 들어서 이 사건 약속어음 발행행위만으로 배임죄의 기수에 이르렀다고 보아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배임죄의 재산상 손해 여건 및 기수 시기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습니다. 이상의 다수의견에 대해서는 대법관 박보영, 대법관 고영한, 대법관 김창석, 대법관 김신의 별개의견이 있고,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조희대, 대법관 김재형의 보충의견과 대법관 박상옥의 보충의견이 있으며, 별개의견에 대한 대법관 김창석, 대법관 김신의 보충의견이 있습니다. 그중 별개의견의 요지는 배임죄는 위험범이 아니고 침해범으로 보아야 하고, 의무부담행위로 해서 채무가 발생하더라도 이는 현실적인 손해가 아니라 손해발생의 위험에 불과하므로 그 채무가 현실적으로 이행되지 않는 한은 배임죄의 기수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별개의견에 의하면 피해회사가 이 사건 약속어음 발행 행위로 인한 어음채무나 민법상 불법행위 책임을 실제로 이행하였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음에도 배임죄의 기소가 성립함을 전제로 이 사건 공소사실 유죄를 판단한 원심판결은 파기되어야 한다는 취지로써 다수의견과 결론을 같이 하나 논리를 달리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수의견에 따라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해서 주문과 같이 판결합니다. 이상으로 오늘 판결선고를 모두 마치겠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7. 7. 20. 아래와 같은 사건의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본 동영상은 이 사건의 판결선고 과정을 녹화한 동영상입니다. ▶ 대법원 2014도1104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재판장 대법원장 양승태, 주심 대법관 김신) [판결문] [재생시간 : 9분 9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