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보석상자] 법정의 새로운 옵션, 영상재판을 이끄는 사람들

단체사진 

 

(왼쪽부터) 박성종 참여관, 설신 실무관, 정선경 실무관, 경정원 판사, 임효량 부장판사, 장지용 고법판사

내 마음의 보석상자

글과 진행 이재영  사진 안테나스튜디오

법정의 새로운 옵션, 영상재판을 이끄는 사람들
영상재판 참여 판사·참여관·실무관과의 대담

코로나19 상황에서 많은 것들이 변했다. 기존의 질서는 불친절한 현실이 됐다. 법원의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지난해 영상 재판 적용 범위 확대 등 내용을 담은 민·형사소송법이 개정됐다. 민사사건에만 적용하던 영상재판을 일부 형사사건까지 확대한 것이다. 임효량, 장지용, 경정원 판사와 박성종 참여관, 설신, 정선경 실무관은 영상재판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아직 논의되어야 할 것들이 남아 있지만 일단 먼저 걷고 있다. 영상재판이 상용되면서 코로나19 시대에 좀 더 편리하게 법원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국민들에겐 좋은 일이고, 법원 구성원들에겐 새로운 도전 아니 새로운 발견이었다.

 

전원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경정원 - 다들 어디에서 오셨나요? 저는 이곳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박성종 -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경 판사님과 함께 근무하니까요.
설신 - 저와 임효량 판사님은 부산 서부지원이라 부산에서 왔습니다.
장지용 - 멀리서 오셨네요. 저는 수원고법에 있습니다.
정선경 - 저는 인천지법 형사재판부 실무관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재판부 소속은 아니고 서무 담당자인데요. 타관에서 증인이나 촉탁받은 분들이 법원에 오시면 그분들 안내해서 영상재판을 보조합니다. 법령이 개정되면서 새로 생긴 업무지요. 법령 개정 전에는 무조건 해당 법원으로 가야 했죠.
임효량 - 그렇군요. 법 개정되면서 새로운 일이 생겼네요. 저는 시작하게 된 경위가 조금 다릅니다.

경정원 - 임 부장님께서 영상재판을 일찍부터 시작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이제 막 시작한 것이어서 오늘 배우겠다는 생각으로 왔어요.
임효량 - 저는 영상재판을 2020년 3월에 준비해서 4월부터 조금씩 해나갔습니다. 그때 부산 서부지원에 발령받았는데, 부산 서부가 외진 곳에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복대리가 많았어요. 로펌에서도 제일 막내 변호사들을 들여보내는 편이고요. 변호사님들이 법정에 들어오면 사건을 잘 모른다는 이야기도 있었고요. 개선 방법이 없을까 하다가 줌으로 변론 준비절차를 하면 어떨까 싶었어요. IT에 관심이 많기도 했고, 당시 코로나19로 인해 아이들 학원이며 학교까지 줌(ZOOM)으로 수업하는 걸 보니 괜찮겠더라고요. 아마 그전에도 가끔 하셨겠지만 줌을 이용해 본격적으로 한 건 제가 처음이었던 거 같아요.
박성종 - 그럼 설신 실무관님은 그때부터 함께 하신 건가요?
설신 - 민사 합의부에서 인사이동이 돼서 임효량 부장님을 뵀는데요, 이미 줌 방식에 의한 변론 준비를 진행하고 계셨어요. 당시에 제가 딱히 참여할 건 없었어요. 안내문을 보내는 정도만 하다가 법이 개정되고 비디오커넥트 프로그램을 이용하면서 본격적으로 영상재판을 진행하게 됐죠.
임효량 - 그때 저는 새로운 시도가 다른 사람을 힘들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법 개정 전이니까 저만 하는 건데 그것 때문에 업무를 늘리면 안되니까요. 신건 분류할 때 영상재판할 사건을 따로 추려서 안내문 보내 달라는 정도만 부탁했죠. 나머지 일정은 제가 알아서 했어요. 법 개정 이후부터는 조금 방식이 달라졌고요.
경정원 - 저도 법 개정 이후 영상재판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작년 가을에 개정 소식을 듣고 관심을 갖고 있다가 영상재판 설명회에 참석했는데 한번 해봐야겠다 싶더라고요. 연말에 기일지정을 해서 그때부터 하게 되었어요. 처음엔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있었어요.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걱정도 됐고요. 
정선경 - 그런 걱정이 있으신데도 시작할 용기를 내신 이유가 있나요?
경정원 - 2010년도에 전자소송이 도입될 때 초임 배석판사였는데 제가 근무하던 재판부가 전자소송 시범재판부였어요. 모두 하고 싶지 않다고 걱정할 때 처음 전자소송을 했고, 해보니까 편리하더라고요. 단점도 있었지만 점점 보완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봤고요. 지금은 판사님들께서 전자소송이 없던 시절을 상상할 수도 없다고 하시거든요. 그 때의 경험 덕분에 걱정되는 부분이 있더라도 일단 시도해보자고 생각했어요.
박성종 - 경정원 판사님께서 걱정 많이 하시지만, 워낙 꼼꼼하게 잘하셔서 지금까지 별문제가 없었습니다. 경 판사님과 같이 일을 하는데, 저도 처음엔 걱정이 좀 많았습니다. 새로운 일이라는 생각에 두려움이 앞선 던 것 같아요. 막상 해보니까 다른 점이 거의 없더라고요. 자연스럽게 업무에 익숙해졌습니다.

장지용 - 저는 영상재판을 해외에서 처음 접했는데요. 2016년에 제가 헤이그에 있는 국제기구에 파견을 갔습니다. 그때 국제증거조사에서 영상전송을 이용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유럽에서는 난민 사건 재판을 영상으로 많이 한다고 들었어요. 우리나라도 2016년 민소법 개정으로 원격 증인신문이 가능해졌고 2018년 초에는 LA 총영사관과 연결해서 증인신문을 하기도 했고요. 그해에 사법정책연구원에서 근무하면서 영상재판 심포지엄 등을 통해서 좀 더 깊이 알게 됐지만 직접 할 기회는 없었죠. 그러다가 2020년 통영에서 근무했는데 항의가 많더라고요. 예를 들어 증인 출석하러 통영까지 오기 너무 멀다는 거죠.
설신 - 그럼 통영에서부터 하신 건가요?
장지용 - 아니요. 형사재판부였고 법 개정 전이어서 그땐 못했고요, 작년에 수원에 민사항소부로 와서 변론 준비기일부터 시작했습니다. 제가 재판장은 아니지만, 저 외에 김태호, 이봉락 두 분 부장님도 영상재판에 관심이 있으셔서 변론 기일에 영상으로 셋이 법정을 열곤 합니다. 합의부 같은 경우는 판사 셋이 하니까 한 분이라도 불편하면 아무래도 어려워요. 도와주지 않으면 혼자만 할 수 없는 상황인데, 저희는 김태호 부장님 역할이 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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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도, 기억에 남는 영상재판
정선경 - 제 첫 영상재판이 통영지원 촉탁이었습니다. 법 개정이 되고 영상재판 담당자로 지정됐을 때 처음 하는 일이라 감이 없었어요. 과연 신청이 들어올까? 임기 동안 한 건도 없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했는데요. 일을 시작하자마자 통영지원에서 증인 심문을 인천에서 해달라는 요청이었어요.

박성종 - 그렇게 증인 심문을 해달라는 요청이 오면 어떤 일을 하시는 건가요?
정선경 - 증인이나 통역사분들이 저희 법원으로 오셔서 영상재판을 하는 것을 돕는 겁니다. 신분 확인을 하고 장소를 섭외해서 기술적 문제가 없는지 상대와 합도 맞춰보고요.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전체적인 진행을 하는 게 제 업무입니다. 아무래도 형사 재판이다 보니까 확인 절차가 더 까다롭기도 해요.

박성종 -진행이 무리 없이 잘 됐나요?
정선경 -  그동안 큰 문제는 없었어요. 다만 저희 법원에 따로 영상재판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서 영상조정실이나 세미나실 등을 대신 써야 했는데 외부 차단되고 송수신이 완벽하게 되는 곳을 찾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다른 분들은 영상재판 하실 때 어려움이 없으셨나요?
임효량 - 어려움이라기보다, 새로운 시각으로 생각하게 된 사건이 있었어요. 제가 처음 영상재판을 한 게 2020년 4월 25일이었는데요. 연세 있는 변호사님이셨는데 딱 끝나고 나서 ‘이거 되게 좋네!’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때 ‘아, 이거 해도 괜찮겠다’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연세 있는 분들이 아무래도 기술적인 부분을 어려워하시니까 걱정했는데 너무 좋아하시더라고요.
장지용 - 그땐 줌으로 하신 거죠?
임효량 - 네, 줌이었어요. 전부터 영상재판을 해보고 싶었는데 이거면 되겠다 하면서도 변호사님들이 조금 걱정이었어요. 그런데 선뜻 동의하시고 너무 좋다고 하시니까 잘했다 싶더라고요.
설신 - 임 판사님과 함께 영상재판 진행을 50건, 횟수로는 100회 정도 했는데요. 영상재판이 참 좋다고 느꼈던 사건 중 하나는 이해관계가 첨예했던 폐기물처리장 사건이었어요. 선고를 영상 방식으로 진행했거든요. 오미크론이 막 퍼졌을 때라 법정에는 대리인만 참석하고 당사자들은 영상으로 참석해서 판결, 선고를 들었는데 무리 없이 잘 진행됐어요. 선고 기일에 당자사들이 만나면 불평불만이 나오고 법정이 좀 시끄러워지잖아요. 그런 것 없이 조용히 잘 진행되더라고요. 또 인천에 사는 증인인데 증인 심문에 참여하려고 부산까지 오는 게 물리적으로 부담이 돼서 영상으로 하겠다고 신청해서 휴대폰으로 증인 심문에 참석한 경우가 있었어요. 스마트폰은 누구나 가지고 있으니까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아도 되는 것이 영상재판의 큰 장점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경정원 - 스마트폰으로 참석했다면 본인 집에서 한 건가요? 제가 진행한 영상재판 사건들은 대부분 사무실에서 노트북이나 PC로 참석했거든요. 
설신 - 예, 개인적으로 노트북이나 PC로 하면 따로 마이크나 스피커에서 하울링이 심하잖습니까? 오히려 휴대폰으로 하면 그런 문제가 덜 하더라고요. 그래서 영상재판 문의를 하면 가급적 스마트폰으로 하라고 안내를 해줍니다. 코로나19 걸린 분들은 본인 댁에서 많이 하시고, 혹은 차 안에서도 하시더라고요. 스마트폰이 있으니까요.
임효량 - 차 안이 제일 황당했어요. 잠깐 생각했죠. 그래도 재판인데 차 안에서 변론하는 게 맞나? 그런데 진짜 효율적이잖아요. 이동하다가 잠시 멈추고 재판을 한다는 게. 재판을 엄숙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은 재판이 너무 가벼워지는 게 아니냐고 걱정도 하시는데요. 그 말씀도 공감합니다. 아직은 초기라 영상 에티켓 등 정해진 게 없어서 발생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정선경 - 통영까지 갈 수 없다고 해서 인천 법원에서 증인 심문을 하신 분이 아이 엄마였는데. 돌이 안된 아이를 데려오셨어요. 영상실에서 증인은 카메라 보이는 곳에 앉게 하고, 사각지대에 유모차를 두고 제가 아이를 봤어요. 중간에 아이가 울어서 부장님께서 아이 달래고 하자고 잠시 시간을 주셨죠. 그런 거 보면서 영상재판이 활성화되면 부득이 아이를 데려와야 하는 분들을 위한 공간도 마련하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심문실이라는 곳이 다 삭막하니까, 아기상어나 뽀로로 영상을 틀어줄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이요.
경정원 - 그런 것도 마련되면 좋겠네요. 저는 처음 해보고 대면재판과 크게 다를 게 없다고 생각했어요. 참여관님, 실무관님도 걱정하셨는데 원활하게 진행되는 것을 보고 안심하셨고요. 비디오 커넥트 방식이 낯설 수 있는데 대리인들이 재판부에서 미리 안내한 대로 시스템을 능숙하게 사용하시더라고요. 코로나19로 인해 화상회의 경험들이 많아져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 
박성종 - 저희 법원의 경우 구치소에서 영상재판을 신청한 당사자분이 계셨어요. 그때는 예측불허의 상황이 벌어지는 건 아닌가 걱정했습니다.
경정원 - 저도 그 사건이 기억에 남아요. 영상재판 첫날 했던 사건 중 하나였죠. 대면재판으로 진행한 변론기일 이후에 별건으로 법정구속이 된 당사자였는데 몸이 아프다며 구치소에서 영상재판을 신청했어요. 고령이고 건강상태도 좋지 않은데 마침 영상재판이 시행돼서 다행이다 싶었죠. 당사자가 변론 도중 흥분해서 지나치게 큰 소리로 발언하는 바람에 하울링이 있었지만, 구치소 측에서 대응을 잘 해주셔서 진행은 원만하게 마무리됐어요.
박성종 - 만약 그런 분들이 혼자 하시게 될 경우도 생각해야겠더라고요. 그날 하울링 때문에 잠시 귀를 막고 있기도 했거든요. 또 말씀을 너무 많이 하셔서 제지하기도 했고요. 그런 상황에 대한 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장지용 - 과도할 때는 중재자 모드에서 마이크를  끌 수 있지 않나요? 하울링이 생기면 상대방 스피커를 통해 다시 들어가기도 하니까 끄는 게 좋을 텐데요.
경정원 - 변론을 하는 중이어서 소리를 끄는 것은 고민이 되더라고요. 영상재판 첫날 사건이어서 아직 시스템에 익숙치 않기도 했고요. 꼭 큰소리로 발언하지 않더라도 간혹 하울링이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 말씀하신 기능을 이용해봐야겠네요. 
임효량 - 저는 그래서 영상재판 대상을 처음부터 변호사로 한정했어요. 물론 당사자가 했던 것도 2건 정도 있는데요. 어쩔 수 없는 경우였어요. 재판이라는 것 자체가 전문성이 있잖아요. 절차에 대해 설명을 해야하기 때문에 의사소통이 잘 되어야 해요. 영상은 대면하는 것보다 소통 기능이 좀 떨어지니까 변호사들과 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생각했어요. 처음부터 실무관님들에게 변호사에게만 안내를 보내라고 말씀드렸어요. 당사자가 영상재판을 신청한 경우에는 처음에는 불허해요. 차별이 아니라 당사자는 확인도 필요하고요. 처음에 직접 얘기를 해보고 의사소통이 될까 확인을 하는 거죠. 확신이 서지 않으면 사정상 법정에 오시는 게 낫겠다고 안내합니다. 당사자는 법정에서 별도 제재를 할 수 있지만, 돌발상황 대처가 어렵고요. 영상재판은 의사소통의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진행이 원활하게 가능하다고 확신이 서는 사람과 먼저 익숙하게 해 놓는 게 좋다고 봐요. 물론 형식적인 절차 하나 때문에 법원에 와야 하는 경우는 당사자도 받아주긴 하죠.

 

임효량 부장님 영상재판으로 달라진 것
장지용
- 대리인이 있는 사건의 당사자는 괜찮은 편이죠. 법정에 못 나오는 분들도 영상재판을 하면 따로 접속하거나 옆에 앉아서 보기도 하시고요. 중국에 나가 있는 당사자가 재판을 보고 싶다고 해서 영상으로 참여한 적이 있어요. 따로 접속해서 말은 거의 안 하지만 자기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경정원 - 저도 앞서 말씀드린 당사자가 구치소에서 영상재판을 한 사건 외에는 대리인이 있는 사건에 대해서만 영상재판을 해왔는데요, 당사자의 경우에 말씀하신 대로 1회 기일을 대면으로 진행한 뒤에 영상재판 여부를 정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네요.
임효량 - 다른 사람인 척하면서 허위로 소송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한 번쯤은 신분증 등으로 확인을 할 필요도 있어요. 현재는 주로 변론 위주로 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도 장점이 많습니다. 우선 기일 잡는 게 훨씬 편해요.
장지용 - 못 나오던 증인이 나오고 복대리인을 쓰지 않는 것도 좋고, 기일 지정으로 다툴 일도 줄고요.
임효량 - 법 개정된 이후에는 사실상 변론 준비기일이나 변론 기일에 대한 시간제한이 없으니까요. 일의 효율이 높아졌어요.

장지용 - 참여관님이나 실무관님들은 부담으로 작용하는 게 있지 않나요? 저는 이 자리를 빌려 전산실에 계신 분들께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긴장되고 번거로운 일들이 많잖아요. 할 때마다 음향, 접속 등 요구가 있는데 전산 쪽 직원들이 많이 도와주고 계셔요.
설신 -참여관, 실무관들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숙명이라고 생각합니다. 하하. 10년 전 전자소송 도입하고 처음 법원에 들어왔을 때인데, 마침 시범재판부에서 근무했거든요. 그때 다들 힘들었지만 금방 체득하고 잘 이용하고 있듯 영상재판도 자연스럽게 익숙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장지용 부장님박성종 - 하기 전에 1회기일 때 리허설을 해요. 전산실 직원, 실무관이 가서 미리 가서 재판 전에 잘 되는지 확인을 하거든요 가끔 로그인을 안 하는 분도 계시는데 미리 전화해서 변호사님들과 일정을 맞추기도 하고요.
장지용 - 저희 재판부도 저 때문에 다들 고생이 많으십니다.

임효량 - 항상 죄송한 마음이죠. 보고서에도 썼는데 영상재판 핵심은 실무관인 거 같아요. 재판장은 재판 진행해야 하고 참여관은 조서를 쓰고 결국 실무관이 하나부터 열까지 확인을 해야 하니까요. 예전 실무관 역할이 기록을 나르고, 올리는 거였다면 지금은 재판 진행할 때 채팅창으로 안내를 하고, 미리 연락을 하기도 하고, 마이크 켜고 시끄럽게 하거나 장애를 해결하는 등 모더레이터 역할을 하게 됐어요. 어떻게 보면 기술적 측면에서 제일 중요한 역할인 거죠.

장지용 - 실무관님들 일도 늘어나고, 여러 문제점도 안고 있지만, 영상재판이 어떻게 보면 법률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있다고 봅니다.
임효량 - 사실 법정에서 진행할 때와는 다르게 영상으로 기일을 잡으면 시간을 더 잘 맞춰야겠다는 생각에 조급해지더라고요. 지금 우리 상황이 어떤지 모르는데 당황할 수도 있겠다 싶어서요. 재판도 서비스 개념으로 가는구나 그런 생각도 했어요. 조금 더 유연하고 덜 권위적으로 시대의 흐름에 맞게 가는 거겠죠.
경정원 - 사건의 내용을 모르는 복대리인이 법정에 와서 전달받은 내용만 얘기하면 난감할 때가 있는데, 실질적인 변론이 이뤄지는 것도 영상재판의 좋은 점이에요.
장지용 - 법정 분위기에 눌리지 않아서인지 좀 더 편안하게 변론을 길게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변론의 질도 높아졌고요.

 

경정원 판사님  

 경정원 참여관님

 

뜻밖의 문제점
임효량 - 제가 2020년 2월에 부임해서 부산 서부지원에 가 보니 사건이 정말 많더라고요. 그걸 보고 지원장님께 말씀을 드렸었어요. 사건도 많고, 변호사 사무실이 다 멀리 있어서 복대리도 많은데 영상으로 하면 어떻겠느냐고요. 지원장님 첫마디가 “부산 변협에서 싫어할 텐데요?” 하세요. 무슨 얘기냐니까 영상이 활성화되면 결국 서울 변호사들에게 다 뺏길 거 아니냐는 거죠.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어요. 지원장님은 주로 지방에 계셔서 그곳의 사정을 잘 알고 계셨던 거죠. 저는 서부지원까지 오느라 고생하는 다른 부산 지역 변호사들이 편리만 봤는데, 영상이 가능해지면 서울에 있는 변호사도 부산 사건을 맡는 게 편리해지잖아요. 저는 거기까지 생각을 못했던 거죠. 처음에 영상재판 준비하면서 정말 그렇게 되면 어쩌나 고민도 했었어요. 그때 말씀 들으면서 영상재판은 전자소송과는 또 다른 문제점을 안고 있겠다 싶더군요.
장지용 - 그런 부분들도 생각해봐야 할 문제겠네요. 그 외에 또 문제점들은 없으세요?
정선경 - 아직까지 저희 내부에서도 합이 잘 안 맞는다고 해야 할까요? 최근에 행정처에서 바뀐 링크 주소를 전달했는데, 촉탁법원에서 구 주소를 보내줘서 시작 전에 부랴부랴 다시 접속하는 일이 있었어요. 담당자가 바뀌었는데 전달되지 않아서 기일을 미루기도 했고요. 좀 더 시스템적으로 잘 정리되었으면 합니다. 또 개인적으로는 장소가 절실해요.
경정원 - 장소요?
정선경 - 모니터가 있고 송수신이 가능한 장소요. 인천 법원이 큰데 영상재판만 할 수 있는 장소가 없어서 일정에 맞춰 여기저기 대여를 해야 하거든요.
경정원 - 중앙지방법원은 영상재판 전용 법정을 만들고 있어요. 3인용 법정 2개, 1인용 부스 4개, 방청실 1개가 올 가을에 완공될 예정이에요. 1인용 부스는 촉탁 영상법정이 필요한 경우 증인을 위한 공간도 되고 변론기일을 진행할 때도 쓰일 수 있어요. 당사자 본인이 영상재판을 원하는 경우에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한 공간이기도 합니다. 
정선경 - 영상재판이 활성화되면 인천에도 생길 수 있겠네요.
임효량 - 중계 이야기가 나와서 말씀 드리면, 영상재판 중계는 좀 부담스러운 것도 있죠.
장지용 - 주의는 주지만 녹음하거나 녹화해서 재판한 영상이 떠돌 수도 있으니까요.
경정원 - 재판장 허가 없이 녹화, 촬영하거나 중계방송을 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받을 수 있다고 고지하지만 현실적으로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모르겠어요. 영상재판이 활성화되려면 제도적인 보호장치가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설신실무관님정선경실무관님 

 

더 깊은 논의가 필요한 시기
임효량 -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서비스라는 관점에서 보면 획기적이라고 생각해요. 재판을 해보면 대면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오히려 밀도 있게 얘기하게 되고요.
설신 -시간과 공간 물리적 제약을 벗어날 수 있어서 당사자 대리 입장에서는 편의성을 극대화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좋은 점이죠. 디지털 시대에 대세라고 생각해요.
임효량 - 저는 전자소송과 영상재판은 조금 다르다고 봐요. 전자소송이 기록을 종이로 하느냐 전자로 하냐의 문제였다면 영상재판은 재판 자체가 달라지는 거잖아요. 법정이란 어떤 곳이냐, 재판은 무엇이냐, 재판이 공개된다는 건 어떤 의미냐에 대해 계속 고민해야 하죠. 영상재판은 재판을 새롭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는 거 같아요. 국가가 가지고 있는 사법권을 행사하기보다 서비스를 하는 쪽으로 방향이 바뀌는 거라고 할까요? 수요자의 편리를 위해 질 높은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쪽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죠. 영상재판을 하다 보면 아무래도 재판이 국민에게 쉽게 노출될 텐데, 그렇게 되면 단순한 편리성의 문제 이상을 고민해야 하겠죠. 여러 가지 논의가 분명히 필요하고, 물론 설 실무관 말처럼 디지털 시대의 대세고 그 방향으로 갈 텐데 기술적인 관점보다 조금 더 본질적으로 재판 작용이나 사법서비스에 대해서 구성원 전부가 깊이 고민해야 할 문제인 거 같아요.
경정원 - 영상재판에 대해서 막연하게 고민하던 부분들이 있었는데 오늘 다른 분들 말씀을 들으면서 생각이 정리가 되었어요.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어떻게 발전시켜 나가야 할지 논의가 필요할 것 같아요.
박성종 - 영상재판이 활성화되면 일반 국민이 법원을 조금 더 가깝게 느낄 것 같아요. 국민이나 사법부 구성원 모두에게 이로운 일이 되었으면 해요.
정선경 - 전에는 미성년자 피해자의 진술을 보호자가 대신하곤 했는데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판결이 나서 불가능해졌잖아요. 피해자 진술이 꼭 필요한데 피해 아동이 나올 수 없는 경우에 해바라기 센터에서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서 영상재판을 할 수 있도록 했거든요. 저도 시범대상 병원에 가서 영상재판 관련 설치를 하고 왔는데요.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통역 서비스나, 이렇게 피해 아동들을 위한 서비스로의 영상재판은 큰 장점이라고 봅니다. 영상재판 활성화로 단점보다 이런 장점이 더 많아졌으면 합니다.
장지용 - 전자소송과는 다르게 영상재판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하나 더 생긴 거라고 보면 될 거 같아요. 전의 것을 포기하고 전면적으로 교체하는 게 아니라, 같이 가는 거죠. 재판부마다 사건별로 적절한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고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유연하게 바라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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