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판장 대법원장
2018다253444 상표권침해금지 등 사건입니다.
원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 씨
피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주식회사 데이터팩토리입니다.
이유의 요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원고는 이 사건 등록상표의 상표권자이고, 피고는 이 사건 등록상표와 유사한 표장들을 이 사건 등록상표의 지정상품과 유사한 서비스업에 사용한 회사입니다.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피고가 사용한 표장들의 사용 금지 및 폐기, 손해배상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피고는 이 사건 소송 계속 중에 위 사용표장들 중 하나에 관하여 상표등록출원을 하여 제1심 변론종결 후 상표등록을 받았습니다. 제1심은 피고의 이 사건 등록상표권 침해를 인정하여 원고의 사용 금지 및 폐기 청구와 손해배상청구의 일부를 인용하였는데, 원고와 피고는 항소하였습니다. 피고는 원심에서 피고가 상표등록을 받은 후 해당 상표를 사용한 것은 등록상표의 정당한 사용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등록상표권에 대한 침해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하였습니다. 원심은 이러한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고, 제1심과 같이 상표권 침해를 인정하여 금지 및 폐기 청구에 관한 제1심판결은 유지하고, 손해배상액만 일부 추가 인용하였습니다. 이러한 원심판결에 대하여 원고와 피고가 상고하였습니다.
상고심의 주요 쟁점은, 피고의 상표 등록 이후 피고의 상표 사용이 후출원 등록상표의 사용이라는 이유로 이 사건 등록상표권에 대한 침해가 부정되는지 여부입니다.
결론적으로, 상표권자가 상표등록출원일 전에 출원ㆍ등록된 타인의 선출원 등록상표와 동일ㆍ유사한 상표를 등록받아 선출원 등록상표권자의 동의 없이 이를 선출원 등록상표의 지정상품과 동일ㆍ유사한 상품에 사용하였다면, 후출원 등록상표의 적극적 효력이 제한되어 후출원 등록상표에 대한 등록무효 심결의 확정 여부와 관계없이 선출원 등록상표권에 대한 침해가 성립하고, 이러한 법리는 특허권ㆍ실용신안권ㆍ디자인권의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일치된 의견입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상표법은 선출원주의를 택하여 출원일을 기준으로 저촉되는 상표 사이의 우선 순위가 결정됨을 명확히 하고 있고, 이에 위반하여 등록된 상표는 등록무효 심판의 대상이 됩니다. 또한 상표법은 먼저 출원 등록된 타인의 특허권ㆍ실용신안권ㆍ디자인권 또는 먼저 발생한 타인의 저작권과 후출원 등록상표권이 저촉되는 경우에, 선특허권자 등은 후출원 상표권자의 동의가 없더라도 자신의 권리를 자유롭게 실시할 수 있지만, 후출원 상표권자가 선특허권자 등의 동의를 받지 않고 그 등록상표를 지정상품에 사용하면 선특허권에 대한 침해가 성립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선출원주의, 타인의 권리와의 관계에 관한 상표법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보면, 상표법은 저촉되는 지식재산권 상호간에 선출원 또는 선발생 권리가 우선함을 기본원리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고, 이는 상표권 사이의 저촉관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합니다. 나아가 특허권과 실용신안권, 디자인권도 모두 등록된 지식재산권으로서 상표권과 유사하게 취급ㆍ보호되고 있고, 각 법률의 규정, 체계, 취지로부터 상표법과 같이 저촉되는 지식재산권 상호간에 선출원 또는 선발생 권리가 우선한다는 기본원리가 도출된다는 점에서 같은 법리가 그대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와 달리 후출원 등록상표를 무효로 하는 심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후출원 등록상표권자가 자신의 상표권 실시행위로서 선출원 등록상표와 동일ㆍ유사한 상표를 그 지정상품과 동일ㆍ유사한 상표에 사용하는 것은 선출원 등록상표권에 대한 침해가 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시한 대법원 1986. 7. 8. 선고 86도277 판결 등을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에서 이를 변경하기로 합니다.
이상의 법리에 따라 이 사건의 결론에 관하여 봅니다.
피고는 이 사건 소송 계속 중 이 사건 등록상표와 유사한 피고 사용 표장에 대하여 상표등록을 받았지만, 이를 사용하는 것은 이 사건 등록상표권에 대한 침해가 성립하므로, 원고의 금지 및 폐기 청구에 대한 제1심의 인용 판결을 유지한 원심판결은 타당합니다. 다만, 원심판결 중 금원 지급 청구에 관한 부분에는 청구의 특정에 관한 법리오해, 석명권 불행사 등의 잘못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으므로, 이 부분은 직권으로 파기하기로 합니다.
이 판결에 대하여는 대법관 이기택, 대법관 노태악의 보충의견이 있습니다. 보충의견의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특허법과 실용신안법, 디자인보호법에 관하여 좀 더 구체적으로 보더라도, 저촉하는 지식재산권 상호간에 선출원 또는 선발생 권리가 우선한다는 기본원리가 도출되고, 이 판결의 법리와 모순되는 규정이 없습니다. 또한, 이 판결의 입장은 시간적 순서에 따라 선원이 우선함을 근간으로 구축되어 온 지식재산권법의 기본 원칙과 국제적 입법례에 부합할 뿐 아니라, 논리가 일관되고 명쾌하며 법적 안정성을 가져오는 장점이 있습니다.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에 따라 다음과 같이 판결합니다.
주문, 원심판결 중 금원 지급 청구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특허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21.03.18.(목) 아래 사건의 판결선고를 실시하였습니다. 본 동영상은 이 사건의 판결선고 과정을 녹화한 동영상입니다.
▶ 대법원 2018다253444 상표권침해금지 등 (재판장 대법원장 김명수, 주심 대법관 이기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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