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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고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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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법원 전원합의체 2025.7.24.자 판결선고 동영상
날짜 2025-08-04

○ 재판장 대법원장
지금부터 오늘의 전원합의체 판결 선고를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2023다240299 배당이의의 소.
원고 ○○○, 피고 ◇◇◇.
이유의 요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4차례에 걸쳐 총 2억 4,000만 원을 차용하였고, 그중 제1, 2차 차용금 이자채무의 소멸시효가 완성된 상태에서 피고에게 차용원리금 중 일부인 1,800만 원을 변제하였습니다. 이후 위 차용원리금 채무를 담보하는 원고 소유의 부동산에 대하여 실시된 임의경매에서 배당표가 작성되었는데, 원고는 그중 피고에 대한 배당액이 피고의 실제 대여원리금 채권액을 초과한다고 주장하면서 배당표를 경정을 청구하는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먼저 원고는 제4차 차용 당시 이 사건 차용증 작성을 통하여 기존 채무를 정리하고 이자를 새롭게 정하는 경개약정이 체결되었다고 주장하였으나 원심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다음으로 원고는 제1, 2 차용금 이자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원고가 제1, 2 차용금 이자채무의 소멸시효가 완성된 상태에서 차용금 일부를 변제함으로써 제1, 2 차용금 이자채무에 관한 소멸시효 완성의 이익을 포기하였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시효완성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원심판결에 대하여 원고가 상고하였습니다.
먼저 이 사건 차용증 작성으로 경개약정이 성립되었는지에 관하여 보겠습니다. 원심은 이 사건 차용증의 내용, 차용금 담보를 위하여 설정한 근저당권의 내용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차용증 작성으로 기존 차용 원금 및 그에 대한 이자를 소멸시키고 새로운 채무를 성립시키는 경개약정이 체결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러한 원심 판단에는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습니다.
다음으로 제1, 2 차용금 이자채무에 대한 시효이익 포기 여부에 관하여 보겠습니다. 대법원 1967. 2. 7. 선고 66다2173 판결 등에서 ‘채무자가 시효완성 후 채무를 승인한 경우 시효완성의 사실을 알고 그 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았습니다. 법리에 근거하여 원고가 시효완성 후 채무를 일부 변제함으로써 시효이익을 포기하였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러한 추정 법리에 관한 판례를 유지할 것인지가 쟁점입니다. 결론적으로 종전 판례의 추정 법리는 타당하지 않다는 것이 대법원의 다수의견입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추정 법리는 경험칙에 근거하여 시효완성 후 채무자가 채무를 승인하였다는 사실로부터 시효완성에 관한 채무자의 인식 및 시효이익 포기에 관한 채무자의 의사표시를 사실상 추정하는 법리입니다. 하지만 시효완성에 대한 인식의 추정은 경험칙에 근거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단지 소멸시효 기간이 지났다는 사정만으로 채무자가 시효완성 사실을 알았다고 일반적으로 말하기는 어렵고, 채무자가 시효완성 사실을 알았는지는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할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시효이익을 포기하는 의사표시의 추정도 경험칙에 근거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채무자가 시효완성으로 채무에서 해방되는 이익을 알면서도 그 이익을 포기하고 채무를 부담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하는 것은 이례적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경험칙에 비추어 보면 시효완성 후 채무승인은 채무자가 시효완성 사실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하였을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시효이익 포기는 단순한 채무에 관한 인식을 표시하는 것을 넘어, 소멸시효 완성으로 인한 법적 이익을 받지 않겠다는 효과의사의 표시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채무승인과 뚜렷하게 구별됩니다. 그런데 추정 법리는 이러한 채무승인과 시효이익 포기의 근본적인 차이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채무승인행위가 있으면 곧바로 시효이익 포기의 의사표시를 추정하는 구조를 취한다는 점에서도 타당하지 않습니다.
추정 법리는 시효완성 후 채무승인이라는 행위만을 근거로 채무자에게 중대한 불이익을 가져오는 시효이익 포기의 의사표시를 손쉽게 추정합니다. 이는 권리 또는 이익을 포기하는 의사표시에 대해 엄격하고 신중한 해석을 요구하는 대법원 판례의 일반적인 원칙과 부합하지 않습니다.
소멸시효는 권리자가 일정 기간 동안 권리를 행사하지 않은 경우 일정한 요건 아래 권리를 소멸시킴으로써 법적 안정성을 도모하는 제도입니다. 이 제도를 통해 채무자는 소멸시효가 완성되면 채무에서 벗어나는 법적 이익을 누리게 됩니다. 그런데 추정 법리는 시효완성 후 채무승인이라는 사정만 있으면 이로써 시효완성 사실에 대한 인식과 시효이익 포기의 의사표시를 추정하고, 채무자로 하여금 이러한 추정을 번복하게 할 부담을 부과합니다. 이는 채무자를 본래 법이 예정하지 않았던 불리한 지위에 놓이게 합니다. 따라서 추정 법리는 부당한 결과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와 달리 채무자가 시효완성 후 채무를 승인한 경우 시효완성 사실을 알고 그 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본 대법원 1967. 2. 7. 선고 66다2173 판결 등을 비롯하여 그와 같은 취지의 판결들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에서 변경하기로 합니다.
이상의 법리에 따라 제1, 2 차용금 이자채무에 대한 시효이익 포기 여부의 결론에 관하여 봅니다.
원고가 제1, 2차 차용금 이자채무의 소멸시효가 완성된 상태에서 피고에게 1,800만 원을 일부 변제한 사실은 인정됩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당시 원고가 제1, 2 차용금 이자채무의 시효완성 사실을 알면서도 그로 인한 법적인 이익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추정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원고가 피고에 대한 차용금 채무 중 일부를 변제할 당시 제1, 2 차용금 이자채무의 시효완성 사실을 알면서도 시효이익을 포기하는 의사표시를 하였는지 여러 사정을 구체적으로 심리하여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하였어야 합니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러한 심리를 하지 않은 채 원고가 제1, 2 차용금 이자채무의 소멸시효가 완성된 상태에서 차용금 중 일부를 변제하였다는 사실로부터 곧바로 제1, 2 차용금 이자채무의 시효완성사실을 알고도 그 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추정하여 원고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을 배척하였습니다. 이러한 원심 판단에는 시효이익 포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습니다.
한편 원심판결의 원고 패소 부분 중 제1, 2 차용금 이자채무에 관하여 원고가 시효이익을 포기하였다고 판단한 부분을 파기할 경우, 환송 후 원심이 파기취지에 따라 심리·판단하였을 때 원고의 피고에 대한 차용원리금 채무 액수와 변제충당의 범위가 달라질 수 있고, 이러한 경우 원고와 피고가 배당받을 정당한 금액을 새로 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전부 파기하여야 합니다.
시효이익 포기 여부에 관한 다수의견에 대하여는 대법관 노태악, 대법관 오석준, 대법관 엄상필, 대법관 이숙연, 대법관 마용주의 별개의견이 있고,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권영준의 보충의견, 별개의견에 대한 대법관 노태악의 보충의견이 있습니다.
그중 별개의견의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원심판결 중 제1, 2 차용금 이자채무에 관한 판단 부분에는 시효이익 포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는 다수의견의 결론에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이 사건의 결론을 이끌어내는 데에 추정 법리에 관한 판례의 변경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원심은 추정 법리를 적용함에 있어 그 추정의 전제가 되는 채무승인 사실의 인정 및 시효이익 포기의 효과의사 유무에 관한 의사해석에 관하여 종전 판례 법리에 어긋나는 판단을 한 것에 불과하고, 추정 법리 자체에 어떠한 잘못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추정 법리는 대법원이 오랜 시간에 걸쳐 타당성을 인정하고 적용해 온 것으로서 현재도 여전히 법리적으로나 실무적으로 타당하므로 그대로 유지되어야 합니다. 추정 법리의 근거인 경험칙이 처음부터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회일반의 상식에 반하게 되었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습니다. 추정 법리는 사실상 추정에 불과하므로 반증으로 번복될 수 있습니다. 이에 대법원은 추정 법리를 유지하면서도 채무승인 그리고 효과의사가 필요한 시효이익 포기를 엄격히 구별하고 있고, 의사해석을 통하여 시효이익 포기의 의사표시를 제한적으로 인정함으로써 구체적 타당성 있는 결론을 도출해 왔습니다. 따라서 다수의견이 말하는 것처럼 추정 법리가 채무자를 불리한 지위에 놓이게 한다거나 부당한 결과를 야기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수의견에 따라 다음과 같이 판결합니다.
주문.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인천지방법원에 환송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25.7.24.(목) 아래 사건의 판결선고를 실시하였습니다. 본 동영상은 이 사건의 판결선고 과정을 녹화한 동영상입니다.
▶ 대법원 2023다240299 배당이의의 소 (재판장 대법원장 조희대, 주심 대법관 권영준)
[재생시간 : 12분6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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