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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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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장애인 접근권 관련 국가배상 사건 공개변론 동영상
날짜 2024-11-05

○ 재판장 대법원장
지금부터 장애인 접근권 국가배상에 관한 대법원 2022다289051사건의 공개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되는 오늘 변론이 국민 여러분께서 공정하고 합리적인 분쟁해결을 위한 대법원의 재판과정을 깊이 이해하실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당사자의 출석관계를 확인하겠습니다.
상고인 원고 측에서는 어느 분이 나오셨습니까?

○ 원고 소송대리인 임성택
당사자와 대리인이 많이 나와서 제가 일괄적으로 출석 당사자와 원고 대리인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원고 당사자 김명학, 고예지 출석했습니다.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지평의 담당변호사 임성택, 전상용, 이온달, 신문경, 안재민, 염주민, 노선우 변호사가 출석하였고, 법무법인 디엘지의 담당변호사 김용혁 그리고 이재근, 이주언, 정다혜, 최초록, 한상원 변호사가 출석했습니다.

○ 재판장 대법원장
피상고인 피고 측은 어느 분이 나오셨습니까?

○ 피고 소송대리인 이산해
피고 소송대리인 정부법무공단의 이산해, 유일한, 김소현 변호사 출석했습니다.
피고 소송수행자 이춘희, 김지혜, 안효철 출석했습니다.

○ 재판장 대법원장
오늘 변론을 진행하는 사건은 국가가 행정입법을 통해 장애인의 편의점 등 소규모 소매점에 대한 접근권을 보장할 의무를 다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장애인인 원고들이 피고 대한민국을 상대로 국가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에 관한 사건입니다.
사건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사건의 개요를 잠시 말씀드리겠습니다.
장애인의 공공이용시설물에 대한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해 제정된 장애인등편의법은 장애인 편의시설을 설치할 의무가 있는 건물이나 시설의 구체적 범위를 대통령령에 위임하였습니다. 그 위임에 따라 제정된 대통령령인 장애인등편의법 시행령은 편의점과 같은 소규모 소매점에 대하여 바닥면적이 300㎡ 이상인 경우에 한하여 장애인 편의시설을 설치할 의무를 부과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형태의 장애인등편의법과 그 시행령은 1998. 4.경에 처음 시행되었습니다.
그 결과 2019년 기준으로 전국 편의점 중 약 98% 정도의 편의점이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의무에서 면제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대부분의 소규모 소매점에 대하여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의무를 면제하던 (구)장애인등편의법 시행령 규정은 2022. 4. 27.에 개정되기 전까지 약 24년간 유지되었습니다.
원고 김명학, 이태곤은 지체장애인입니다. 이들은 (구)장애인등편의법 시행령이 대부분의 편의점에 대하여 편의시설 설치의무를 면제함으로써 장애인의 접근권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하였음에도 국가가 이를 개정하지 않고 24년 넘게 위법하게 방치하였음을 이유로 피고 대한민국을 상대로 위자료의 지급을 청구하고 있습니다.
원심은 설령 피고 대한민국이 위 시행령을 장기간 개정하지 않은 것이 위법하다고 하더라도 그 위법에 피고 대한민국의 고의 또는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원고들은 이에 불복하여 대법원에 상고하였습니다.
이 사건은 장애인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해 법률이 요구하는 최소한의 기준이 무엇인지, 국가의 불법행위를 통제하기 위한 국가배상책임의 역할과 그 한계는 무엇인지에 관한 중요한 쟁점들을 다루고 있고, 그 결과에 따라 사회·경제적으로 미치는 파급효과가 큽니다.
이에 대법원은 이 사건의 쟁점에 관련되는 각계의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고 보아 이를 변론에 회부하고, 대한변호사협회, 한국지체장애인협회,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기획재정부 등에 의견 제출을 요청하였습니다. 제출된 의견들은 잠시 뒤 변론 과정에서 정리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늘 변론은 쟁점을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하여 진행하겠습니다.
첫 번째 쟁점은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의무를 부담하는 소매점의 범위를 바닥면적 300㎡ 이상인 시설로만 한정한 (구)장애인등편의법 시행령을 24년간 개정하지 않은 부작위가 장애인의 접근권 등을 침해하여 위법하다고 볼 수 있는지에 관한 것입니다.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일상생활에서 각종 시설과 설비에 접근할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당위의 이면에는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의무를 부담하게 될 소상공인의 경제적 부담과 이를 지원하기 위한 사회경제적 비용이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피고 대한민국이 2022년까지 대부분의 편의점에 대하여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의무를 부과하지 않았다고 하여 이를 위법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두 번째 쟁점은 (구)장애인등편의법 시행령을 24년간 개정하지 않은 행정입법부작위가 위법하다고 평가되더라도 공무원의 고의·과실이 존재하지 않거나 장애인의 정신적 손해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국가배상책임의 성립을 부정할 수 있는지에 관한 문제입니다.
종래 판례에 의하면 국가의 위법한 행위가 있는 경우에도 공무원의 고의·과실이 없는 경우에는 국가배상책임이 부정되는데, 국민의 권리구제와 법치행정의 확립을 도모하기 위해 그 고의·과실을 엄격하게 요구하는 것이 타당한지가 문제됩니다. 또한 이 사건과 같이 제도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소송에서 위자료 지급의 원인이 되는 정신적 손해가 인정될 수 있는지, 그렇다면 그 범위는 어떠한지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재판부에서는 위 두 쟁점과 관련하여 보다 폭넓고 깊이 있는 변론을 진행하고자 각계의 전문가를 참고인으로 모셔서 의견을 듣기로 하였습니다. 첫 번째 쟁점과 관련하여서는 장애인 접근권과 건축에 관한 전문가이신 사단법인 한국환경건축연구원의 배융호 이사님, 한국장애인개발원의 안성준 팀장님을 참고인으로 선정하였습니다. 두 번째 쟁점과 관련하여서는 국가배상법과 손해배상책임의 전문가이신 중앙대학교 김중권 교수님, 강원대학교 안병하 교수님을 참고인으로 선정하였습니다.
지금까지 진행된 다른 공개변론과 마찬가지로 오늘 변론은 먼저 각 쟁점에 관한 쌍방 대리인과 참고인의 간략한 진술을 듣고 재판부와 질의응답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겠습니다. 효율적인 진행을 위해 질의응답은 질문과 답변이 오가는 시간을 합하여 질의별로 5분을 넘지 않도록 해 주시고, 가급적 짧고 명확한 문장으로 진행을 부탁드립니다.
변론이 진행되는 동안 방청인 여러분들께서는 조용히 경청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허가된 방송중계를 제외한 일반 촬영과 녹음은 여기까지 허용하겠습니다. 변론에 앞서 장내를 정리해 주시기 바랍니다.
(장내 정리)
이에 본격적인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첫 번째 쟁점인 (구)장애인등편의법 시행령에 관한 개선입법부작위의 위법성에 대하여 변론해 주실 쌍방 소송대리인께서는 발언대 앞으로 나와 주십시오.
먼저 상고인 원고 측에서 이 점에 관해서 변론해 주시기 바랍니다.

○ 원고 소송대리인 이주언
안녕하십니까? 공익법단체 두루의 이주언 변호사입니다. 존경하는 대법원장님, 대법관님 그리고 대법원 관계자 여러분. 귀한 공개변론의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원고들, 장애단체 그리고 원고 소송대리인단의 마음을 모두 모아서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
첫 번째 쟁점은 행정입법부작위의 위법성입니다. 변론에 앞서 수치를 보여드리겠습니다. 1심 피고였던 편의점은 전국의 편의시설 설치율이 0.35%였습니다. 서울의 전체 편의점 중 바닥면적 300㎡ 이상인 곳은 1.4%입니다. 지금까지 실시된 편의시설 실태조사는 26번인데, 그중 소규모 공중이용시설이 포함되어 조사가 진행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시행령이 개정되는 데에는 통상 5개월에서 7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사건의 쟁점 규정이 개정되는 데는 24년이 걸렸습니다. 편의증진에 관한 국가종합계획이 5년마다 수립되고 있는데, 소규모 공중이용시설은 지난 2020년 제5차 계획에서야 처음으로 언급됩니다. 그리고 인터넷으로 점포용 경사로는 3만 5,000원에서 37만 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수치가 가진 의미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 나눠보고자 합니다.
행정입법부작위의 위법성 판단기준은 법원과 헌법재판소에서 세 가지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첫째 행정청에게 시행령을 개정할 법적 의무가 발생하고, 상당 기간 시행령을 개정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으며, 이에 관한 정당한 이유가 없는 경우입니다. 각각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이 사건에 적용되는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에서는 장애인 등이 일상생활에서 안전하고 편리하게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경사로와 같은 편의시설의 설치 기본원칙을 정하고, 접근권과 이에 따른 국가의 의무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법이 적용되는 대상시설은 시행령에 위임하고 있는데, 시행령에서는 소매점의 경우 바닥면적 합계가 300㎡ 이상인 경우에 편의시설 설치의무가 있는 것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전국에 바닥면적 300㎡ 이상, 약 90평에 이르는 소매점은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이 시행령이 만들어진 98년부터 20여 년간 통계를 보면 0.1% ~ 5% 남짓입니다. 실제로 원고 김명학은 살고 있는 오피스텔 1층에 편의점이 있지만 턱이 있어 이용할 수 없습니다. 참고인 배융호는 집 인근에 편의점이 3개가 있지만 모두 이용할 수 없습니다. 결국 쟁점규정은 입법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헌법상 기본권에 해당하는 접근권을 오히려 가로막고 있습니다. 이러한 쟁점규정은 모법의 위임범위를 일탈한 것이고 행정입법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입니다. 이러한 위헌·위법적인 쟁점규정은 제정 즉시 개선이 되었어야 하고, 설령 달리 보더라도 정비기한이나 단계적 적용범위를 정하는 다른 사례를 참고했을 때 늦어도 3년이 지나서는 개선을 하였어야 합니다. 이에 대해서 피고는 다른 노력들을 하였다고 주장합니다. 법에서는 지도·감독, 실태조사, 설치의 지원제도, 편의시설 기준의 적용 완화와 같은 규정을 두고 있고, 과거에는 편의시설설치촉진기금의 규정을 두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피고가 소규모 공중이용시설에 대해서는 이러한 규정을 적용하지 않았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상당 기간 계속 되었습니다. 그 기간 동안 장애단체는 계속해서 문제제기를 했습니다. 1998년에 발간된 ‘편의시설 다시보기’라는 책에서는 그 당시에 장애단체의 문제의식이 잘 드러납니다. 그 외에도 주요 장애단체들이 끊임없이 다양한 방식으로 이 쟁점규정에 대한 문제제기를 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이 사건 쟁점규정은 1998. 2.에 만들어지고 24년이 지나서야 바닥면적 기준을 50㎡로 낮추는 개정을 하였습니다.
그 사이에 개정의 계기가 여러 번 있었습니다. 법이 만들어지고 10년이 지나 장애인차별금지법이 만들어질 때 장애인등편의법을 준용하는 과정에서 개선할 기회가 있었지만 개선하지 않았습니다. 2009. 1.에는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이 국내에 발효되었고, 이에 따라 국내법을 정비할 의무가 생겼지만 역시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2014년에는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가 대한민국 정부에게 건물의 크기와 관계없이 접근성 기준을 적용할 것을 권고하였지만 역시 이행되지 않았습니다. 2017년 말에는 국가인권위원회가 바닥면적 기준을 낮출 것을 권고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2019년까지 개정을 약속하였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다가 2022년 이 사건 소송에서 1심 재판부가 쟁점규정이 무효라는 판결을 내린 직후에야 시행령이 개정되었습니다.
그 사이에 피고 내부에서도 개정의 필요성이 언급되고 이를 인식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1998년에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정기간행물에 이러한 문제의식이 드러나고, 2008년에는 보건복지부 담당 과장이 시행령 개정을 약속하였으며, 2011년에는 장애인개발원에서 면적 제한을 낮추어야 한다는 제언을 하였고, 2017년에는 보건복지부 과장이 장애단체를 만난 자리에서 개선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현장의 목소리 수렴해 고쳐나가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치된 시간 동안 정당한 이유를 찾기 어렵습니다. 피고는 계속해서 시설주의 부담, 소상공인의 부담을 이야기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인 실태조사나 인식조사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국가차원의 설치지원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인터넷에서 점포용 경사로는 3만 5,000원에서 37만 원이면 구입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장애인개발원에서는 투입되는 비용보다 그로 인한 편익이 더 크다라는 의견을 밝힌 바 있고, 소상공인 측에서도 신축시설에 대한 소규모 시설의 임차인 부담은 미미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열흘 전에 광주에서 인권도시포럼이 열렸습니다. 그 포럼에 참석한 장애인활동가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장애인에게 도시는 여전히 불친절하고, 접근이 어렵고, 배제되는 비장애중심의 사회다. 휠체어는 잘못이 없다.’ 그렇다면 과연 누구의 잘못일까요? 앞서 보여드린 납득하기 어려운 수치를 만들어낸 피고의 잘못이라는 것을 이 소송을 통해서 확인하여 주시기를 요청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재판장 대법원장
수고하셨습니다. 이어서 피상고인인 피고 측 주장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피고 소송대리인 이산해
피고 대리인 이산해 변호사 말씀드리겠습니다.
순서는 먼저 원고의 주장에 대해서 말씀드린 후에 피고에게 작위의 의무가 있는지, 그리고 행정입법부작위가 위법한지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원고 주장의 요지입니다. 원고는 피고의 위법한 행정입법부작위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그 근거들을 보면 1998년 위헌·위법한 이 사건 쟁점규정을 시행했고 2022년에서야 개정하였다는 것이고,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 그 근거로 2008년 장애인차별법을 시행했다, 2014년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 권고가 있었다, 2017년 국가인원위원회 개정 권고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하 자세하게 살펴보겠지만 먼저 장애인차별법은 원심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차별행위가 될 수 없다, 2014년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 권고는 이 사건 쟁점규정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 않다,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 개정 권고는 이후 법령 개정 절차를 진행하였다는 점에서 근거가 되기 부족하다는 것이 피고의 주장입니다.
피고의 작위의무 인정 여부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위법한 행정입법부작위에 해당하기 위한 요건으로는 법령 등에 의한 작위의무가 인정되어야 되겠고, 그 부작위가 객관적인 정당성을 상실하여 현저히 불합리하여야 합니다.
먼저 법령 등에 의한 작위의무 인정 여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헌법이나 법률 문언에서 피고의 구체적인 작위의무를 도출하기 어렵습니다. 쟁점규정은 장애인등편의법 제7조에서 대통령령으로 편의시설 설치대상 시설을 정하도록 하고 있고, 제8조에서 편의시설 종류는 대상, 시설, 규모, 용도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즉 상당한 재량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법령 문언상 작위의무는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다음으로 해석상으로 작위의무가 인정되는지 여부에 대해서 말씀드리기 전에 우선 원고들이 주장하는 소매점 접근권, 이용권의 의의와 한계에 대해서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소매점 경사로 설치는 소매점 접근권의 가장 주요한 주장내용입니다. 수혜 대상은 지체장애인 중 휠체어 이용자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장애유형은 지체, 시각, 청각, 언어, 지적, 뇌병변, 자폐성, 정신, 신장, 심장, 호흡기, 간, 안면, 장루·요루, 뇌전증 등 다양한 장애유형이 있습니다. 이 장애유형 중에서 휠체어 이용자 그리고 지체장애인 중에서도 독립보행이 불가능하고, 그런데 그중에서 휠체어 이용은 가능하신 분들을 대상으로 하게 됩니다. 그 목적에 대해서 보더라도 접근권은 원칙적으로 모든 권리에 대한 보장, 접근에 대한 권리입니다. 접근권 중에서 소매점에 대한 접근권을 보더라도 이것은 접근권만이 아니라 이용권 그리고 이동권 등이 함께 개선·보장되어야 하는 내용입니다. 또한 소매점 접근권만 보더라도 다른 권리에 비해서 대체수단이 많다는 특성, 대상이 소상인이나 영세업자가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비용을 부담한다는 그런 특성이 있습니다. 대체수단에 대해서 잠깐 말씀드리면 직접적으로는 소매점을 이용하는 대신에 현재 일반인들도 50% 가까이 이용하고 있는 온라인 구매, 그리고 장애인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상당히 갖추어진 대형 마트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간접적으로는 장애인들이 직접 소매점을 방문하되, 활동보조사를 통해서 대신 구매하거나 혹은 이동을 같이 하여서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처럼 소매점 접근권에 대해서는 대체수단이 많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 효과를 볼 때 소매점에 대한 접근권은 단적으로 출입구에 대한 접근입니다. 그리고 이 접근마저도 대부분 타인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비용도 공사가 필요하고, 또 간이 경사로 장치가 침하되거나 이격되거나 미끄러지거나 불편하거나 전복되는 등의 안전사고가 발생하기 쉽고, 그 경사로를 위한 공간 확보가 필요하고 보행자 안전사고 등이 생길 수 있는 위험성이 있습니다.
한편 작위의무의 근거로 원고들이 주장하고 있는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의 2014년 권고 내용은 그 성격이 권고일 뿐만 아니라 권고의 내용을 보더라도 ‘공공시설 및 작업장에 대한 접근성을 강화한다’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는 2017년 이후 그 시행령 개정절차를 진행하였다는 점에서 둘 다 근거가 되지 못한다는 주장입니다.
다음으로 행정입법부작위의 위법성 인정 여부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국가는 장애의 다양성 그리고 장애인 선택권을 중요하게 고려하여 장애인복지정책을 수립하고 지원·확대하고 있습니다. 즉 성별, 연령별, 장애유형별로 다양한 특성이 있는 장애, 2021년 국제표준이나 EU표준을 보더라도 다양한 장애유형을 고려하여 기준을 개정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거기에 맞추어 1998년부터 장애인정책종합계획을 수립·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3년마다 있는 장애인 실태조사를 통해서 장애인등의 주요 요구사항을 파악하여 반영하고 있습니다. 그 주요 요구사항을 보면 소득, 의료, 고용, 주거보장, 건강관리 등이 있고, 최근에는 급증하는 요구로 활동지원에 대한 요구가 있습니다. 이 사건 쟁점규정은 중요규제로 판단되어서 부처 규제심사, 총리실 규제심사, 규제 영향분석 등을 거쳐서 코로나19 시기를 지나 2022년에 강화된 형태가 개정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원고들이 지적하는 기간에 장애인 접근권 확보를 위한 여러 정책을 실행한 내용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2024년까지 장애인등편의법이 87차례나 개정되었습니다. 거의 대부분이 장애인의 권리를 강화하는 내용으로 개정되었습니다. 그리고 장애물없는생활환경인증제도가 시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장애인 접근권 강화와 관련하여 여러 법률 등이 시행되었는데, 주요한 것이 장애인활동지원법이 있습니다.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활동지원에 대한 법으로써 혼자 일상생활을 하기 어렵거나 사회생활이 어려운 지체, 정신 장애인들에게 활동보조 등을 지원하는 법입니다. 예를 들어서 단순히 소매점을 이용하는데 구매를 요청하거나 아니면 직접 이동하는데 보조를 받을 수 있는 법입니다. 복지부 장애인국의 총 예산이 1년에 5조 원인데, 그중 거의 50%에 달하는 예산을 이 활동보조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대상자와 시간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접근권, 이동권, 이용권 같이 보장되어야 하는 이런 권리들을 위해서 교통약자법, 발달장애인권리보장지원법, 주거약자지원법 등등 여러 법률들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상 말씀드린 바와 같이 부족하나마 정부는 장애인 접근권을 포함한 지원을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사건 쟁점규정과 관련해서는 말씀드린 바와 같이 헌법 및 법령에 따른 피고의 작위의무를 인정하기 어렵다, 피고의 부작위가 인정되더라도 부작위 위법성이 인정되기는 어렵다는 것이 피고의 말씀입니다.
이상입니다.

○ 재판장 대법원장
수고하셨습니다. 쌍방 소송대리인께서는 자리로 돌아가셔도 되겠습니다.
다음으로 장애인 접근권과 건축에 관한 전문가인 참고인들의 의견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변론 참여를 위해서 참고인으로 오신 원고 측 배융호 이사님, 피고 측 안성준 팀장님은 앞으로 나오셔서 각 참고인석에 앉아주시기 바랍니다.
배융호 이사님, 안성준 팀장님. 바쁘신 와중에 공개변론 참고인으로 참석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먼저 원고 측 배융호 이사님 의견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말씀해 주시지요.

○ 원고 측 참고인 배융호
안녕하십니까? 저는 한국환경건축연구원의 배융호입니다. 대법관님, 저는 26년 전인 1997년에 (사)장애물없는생활환경시민연대에서 일을 시작하면서부터 지금까지 장애인의 접근권을 위해서 일을 해 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26년 전인 그때도 저는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식당을 찾아다녀야 했습니다. 제가 먹고 싶은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니라 들어갈 수 있는 식당에서 판매하는 음식만을 먹어야 했습니다. 제가 김치찌개를 먹고 싶더라도 만약 들어갈 수 있는 데가 분식점밖에 없다면 저는 김밥과 라면을 먹어야 했습니다. 저에게는 음식점에 대한 선택권도, 메뉴에 대한 선택권도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그다음 해인 1998년에 장애인등편의법이 시행되었습니다. 저는 이제야말로 저를 포함한 휠체어 사용자들의 삶이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잘 아시다시피 장애인등편의법 시행령에서 면적기준을 제한하면서 장애인등편의법의 입법취지인 장애인의 접근권 보장은 축소되었습니다. 특히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늘 가야 되는 음식점, 카페, 약국, 슈퍼마켓, 이·미용원 등 대부분의 소매점들은 장애인 등 실제 사용자가 이용할 수 없는 시설들이 되고 말았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서부터입니다. 제18조 시설물의 이용과 접근에 있어서의 차별금지에서 정당한 편의제공의 내용과 범위를 장애인등편의법 시행령에 위임하면서 장애인의 접근권을 광범위하게 보장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정당한 편의제공의 내용은 장애인등편의법의 편의시설로 축소되고 말았습니다. 그 결과 장애인등편의법에서 편의시설 의무대상에서 제외되었던 소매점들은 이제는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정당한 편의제공도 제공하지 않아도 되는, 면제를 받게 되었고 장애인을 차별하는 시설이 되었습니다.
당시 이러한 시행령의 내용에 대해서 저를 포함한 많은 장애인들과 장추련을 비롯한 많은 장애인단체들은 시행령의 내용에 대해 반대하였습니다. 그러나 당시 정부관계자는 조속히 장애인등편의법을 개정하겠다고 약속을 하면서 저희들을 무마시켰습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아는 것처럼 아직까지도 장애인등편의법은 완전하게 개정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26년이 지난 지금도, 올해도 저는 아직도 음식점을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도 회의에 갔다가 점심 먹으려고 주변을 돌아다녔는데 정말 30분을 헤매다가 단 한 곳도 발견하지 못해서 그날 점심을 굶고 회의에 들어가야 했습니다. 며칠 전에는 지인을 만나서 카페에 들어가려고 했지만 들어갈 수 있는 카페를 한 시간 동안 찾지 못해서 결국은 길에서 이야기를 하다가 인사하고 헤어졌습니다. 이런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물을 사려고 편의점에 갈 수 없고, 머리를 깎으려고 해도 이용원에 갈 수가 없습니다. 또 최근에는 제가 여권사진을 찍으려고 사진관에 가려고 했지만 갈 수 없어서 결국은 포기하고 제 스마트폰으로 제가 찍어서 만들었습니다. 이처럼 휠체어 사용자들은 일상생활에서 이용할 수 있는 소매점을 이용할 수 없어서 일상생활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아야 합니다.
장애인등편의법은 접근권을 보장하고 장애인들의 편의를 증진하기 위해서 제정되었지만, 제정취지와 맞지 않는 쟁점규정으로 인해서 수많은 소매점들이 편의시설 설치 의무대상에서 제외되었고, 그 결과 장애인들은 일상생활이 어렵습니다. 더 문제는 기존에는 경사로를 설치했던 소매점이라고 하더라도 용도변경이 되면 그 시설주나 소유주의 의지에 따라서 경사로 설치가 재고되고, 그래서 어제까지 이용했던 시설이 이제는 이용할 수 없게 되는 경우도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모두 장애인등편의법에서 면적제한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법관님, 이제는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장애인등편의법의 제정취지를 살려서 면적제한 규정을 폐지하고 장애인의 접근권을 온전하게 보장해야 하지 않을까요? 저는 가끔 뉴욕이나 도쿄에 출장을 갈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한 번도 소매점 출입을 걱정해 본 적이 없습니다. 이제는 우리도 뉴욕이나 도쿄처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법관님께서 행정입법부작위의 위법성을 확인해 주시고, 다시는 우리 휠체어 사용자들이 허기진 배를 움켜잡고 식당을 찾아 헤매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책임을 물어주시기를 요청드립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재판장 대법원장
잘 들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다음으로 피고 측 안성준 팀장님의 의견을 듣겠습니다. 말씀해 주세요.

○ 피고 측 참고인 안성준
안녕하십니까? 참고인으로 지정된 한국장애인개발원 유니버셜디자인환경부 안성준 팀장입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은 보건복지부 산하 기타공공기관으로 복지부와 함께 장애인 정책개발과 자립지원을 통해 자유롭고 평등한 통합사회를 실현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2007년도에 한국장애인개발원에 입사하여 현재 18년 정도 재직하고 있으며, 관련 분야 학업 및 경력 등을 포함한다면 20년 이상 편의시설과 관련된 분야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1997년 장애인 등의 편의증진을 위해 장애인등편의법을 제정하여 현재까지 운영해 오고 있습니다. 공공시설 중심으로 편의시설 설치 관련 규정을 1995년 장애인복지법 제33조에 따라 ‘장애인 편의시설 및 설비의 설치기준에 관한 규칙’이 시행된 이후 1997년 장애인등편의법 제정을 통해 민간영역까지 편의시설 설치 의무화한 과정은 상당히 빠르고 신속하게 이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규제는 다양한 사회적 합의를 통해 만들어지고 합리화와 효율화되지만, 그 당시 정부는 당면하고 긴급히 제도화되어야 하는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의무화가 필요했습니다. 따라서 정부는 법률 제정 초기 과정에서 민간, 소규모 사업자 등에 대한 규제 부담 완화를 고민했을 것입니다. 그 당시 건축법 제1종과 제2종 근린생활시설을 구분하는 바닥면적 300㎡를 기준으로, 규제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판단되는 제1종 근린생활시설의 구분면적인 300㎡ 미만을 기준으로 규제 대상을 구분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정부는 장애인등편의법 제11조에 따라 5년마다 편의시설 실태 현황 조사를 실시해 오고 있습니다. 1차와 3차의 경우 해당 지자체 담당 공무원이 직접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으며, 이후 3차부터 2023년 6차까지 지자체가 아닌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전문기관을 통해 수행하였습니다. 3차 이후부터는 조사원의 객관적인 판단을 위해 편의시설조사표를 개발하여 조사를 수행하였습니다. 공공시설, 규모가 큰 시설 중심의 규제에도 불구하고 저조했던 편의시설 설치를 위해 정부는 10년간 온 힘을 쏟았고, 이러한 양적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정부는 ‘편의증진 국가종합 5개년 계획’을 지속적으로 수립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그간의 성과로는 98년도 1차 조사 결과 편의시설 설치율 47.4%, 2003년도 2차 75.8%로 향상되었으며, 2008년 3차 조사에서는 77.5%로 1차 때보다 무려 30% 이상 향상되었습니다. 또한 행정기관, 청사, 장애인 복지시설 등 정비대상 시설에 대한 편의시설 설치율은 2000년도 74.7%에서 2001년 말 98.6%까지 확대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편의시설 설치대상 시설의 범위를 의원, 치과의원, 한의원, 이·미용실 등의 시설까지 편의시설이 설치될 수 있도록 노력하였습니다.
이처럼 시행 초기 장애인등편의법이 안착될 수 있는 기틀을 다졌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러한 양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편의시설을 이용하는 장애인 당사자의 경우 실제 편의시설이 설치되어 있어도 이용이 불편하거나 이용이 불가능한 경우를 지적하였습니다. 이에 정부는 장애 당사자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여 그간 편의시설의 양적 팽창에서 실제 당사자가 이용할 수 있는 질적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현재까지도 지속적으로 노력해 오고 있습니다. 질적 향상을 위한 정부의 사례로는 건축허가·승인 단계에서 편의시설 설치·점검을 강화하기 위해 건축법시행규칙 개정을 국토부와 협의하여 추진하였으며, 건축사 및 건축기사 출제범위에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와 관련된 문항이 포함되도록 노력하였습니다. 장애인등편의법을 담당하는 공무원을 대상으로 올바른 편의시설이 설치될 수 있도록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장애인 편의시설 상세표준도 및 공공시설 및 교육시설, 근생시설, 문화시설 등 다양한 편의시설의 설치매뉴얼 등을 개발·보급하여 설계자, 시공자, 시설관리자 등이 올바른 편의시설을 설치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장애인 편의시설 통계자료를 구축하여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편의시설에 대한 개선방안을 추진할 수 있도록 기초자료를 제공하였으며, 2008년도 장애물없는생활환경인증제도 도입을 통해 면적규정이 없는, 편의시설 설치가 적용된 대상시설이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하였습니다. 이러한 노력과 함께 사회 전반에 걸쳐 편의시설에 대한 선입견 및 반감 등을 해소하고자 정부는 지속적으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 공모전, 세미나, 언론홍보 등을 통해 대국민 인식 개선을 지금까지도 병행하며 수행하고 있습니다. 편의시설에 대한 양적 성과, 질적 향상, 사회적 인식의 성숙 그리고 장애인의 권리증진 등을 위해 우리 사회는 다양한 분야에서 노력하였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도 분명히 적용되었다고 생각합니다. 2006년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제정되고 그간 건축물 중심의 편의제공에서 물리적, 경제적, 사회인식 등 전 분야에 장애인 등의 권리향상을 위한 제도화와 움직임이 있었고, 그 결과 정부는 교통약자법이라든가 장애물없는생활환경인증제도 등을 강화하는 노력도 함께 기여했다고 생각됩니다. 장애인등편의법 역시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맞춰 편의시설 설치대상을 확대하고 기준을 강화하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은 규제나 신설 또는 강화과정에 부딪히고 혹은 좌절되어 철회되는 다수의 검토와 심사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생각됩니다. 제도와 정책이 한쪽 의견만으로 개선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누군가에게는 느리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그간 접근성 확대를 위해 정부가 제도와 정책을 방치했다고 감히 말할 수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이상입니다.

○ 재판장 대법원장
수고하셨습니다. 의견 잘 들었습니다.
(구)장애인등편의법 시행령에 대한 개선입법부작위의 위법성과 관련하여 두 분에 대한 질의응답시간을 갖기 전에 오늘 공개변론을 앞두고 민사소송규칙에 근거하여 각계에서 여러 의견을 제출받았습니다. 그 내용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쟁점과 관련하여 의견을 제출한 단체는 대한변호사협회, 한국사회보장법학회, 장애물없는생활환경시민연대, 한국지체장애인협회,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입니다. 그 외에도 정부출연연구기관인 건축공간연구원은 우리나라에서 장애인 접근권 개선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제도와 그 미비점을 소개하는 내용을, 기획재정부는 소상공인의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와 관련하여 마련된 세제상 혜택에 관한 내용을 회신하였습니다.
기획재정부와 건축공간연구원을 제외한 나머지 단체들은 모두 소규모 소매점 대부분에 대하여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의무를 면제하고 있는 시행령 규정을 24년간 개정하지 않은 피고의 부작위가 위법하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 하였습니다.
특히 장애인 접근권이 헌법상 기본권의 지위를 갖는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지적하여 주셨습니다. 그리고 편의점과 같은 소규모 소매점의 경우 장애인이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시설 중 하나인데, 이에 대한 접근이 제한됨으로써 장애인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차별이 극심하므로 이를 장기간 개정하지 않은 부작위는 상위법인 장애인등편의법이나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위임취지는 물론, 우리나라가 가입한 국제협약인 유엔장애인권리협약에 위반된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하여 주셨습니다.
건축공간연구원에서는 최근에 우리나라 건축물 규제와 관련하여 장애인 접근권을 보장하는 조치가 상당 부분 이루어졌다는 점을 지적하여 주시면서도 아직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건물이나 시설에 대하여 장애인의 접근성을 보장할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점이 문제라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면 쟁점과 관련하여 재판부와의 질의응답 시간을 갖겠습니다. 참여하실 쌍방 소송대리인들은 발언대 앞으로 나와 주십시오.
어느 대법관님께서 먼저 질문하시겠습니까? 주심이신 이숙연 대법관님, 질문하시겠습니까?

○ 대법관 이숙연
먼저 원고 대리인께 질문하겠습니다. 이 사건 쟁점규정이 안 또는 개정입법부작위가 평가될 경우에 장애인의 권리를 규율하는 다른 여러 행정입법 또한 위법하다고 평가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이 사건처럼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영역에서는 사법부가 행정청의 재량판단을 위법하다고 평가하기 위해서 더 엄격한 요건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닌지 여기에 대한 답변을 듣고 싶습니다.

○ 원고 소송대리인 임성택
행정청의 행정입법은 우선 국회의 입법보다는 재량권에 대해서 엄격한 기준을 더 적용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 이유는 행정입법은 국회의 입법에서 위임한 범위를 일탈하지 아니하여야 하고, 그와 같은 요건을 준수하여야 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행정입법부작위가 위법성을 인정받을 경우 다양한 문제제기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기존에 위법성에 관한 여러 법리, 재량권이 일탈되었거나 남용된 경우, 위임범위를 현저히 초과한 경우에 위법성을 인정하고 있고, 그 밖에 고의·과실이나 손해배상의 요건을 통해서 엄격한 심사를 하고 있는 이상, 예컨대 행정입법의 부당한 정도에 그치는 그러한 모든 사안이 국가배상의 대상이 될 염려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본건처럼 24년간 부작위를 지속한, 극단적으로 위법성이 인정되는 그러한 사안에서는 마땅히 위법성이 인정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대법관 이숙연
잘 들었습니다. 이번에는 피고 대리인께 여쭈어보겠습니다.
피고 측 주장과 같이 피고 측에 편의시설 설치의무 대상시설 범위를 정할 광범위한 재량권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재량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럴 경우 어느 정도의 한계를 인정한다면 행정입법의 규율이 어느 정도가 되어야 한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 범위 내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인지 그 판단기준에 대한 의견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피고 소송대리인 이산해
추상적으로 말씀드리면 원고들이 주장하고 있는 그런 기준이 되겠습니다.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심각한 침해, 삶의 주요 활동영역 중에서 대체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한 권리에 대한 침해일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접근권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이 사건 쟁점규정과 관련된 소매점 접근권, 이런 권리보다는 직접 경험을 해야만 하는 문화, 공연, 공원 산책, 공공기관에서의 이용, 이런 것들에 대한 침해라면 이 사건 쟁점규정보다는 훨씬 더 심각한 침해이고 대체할 수 없는 수준이므로 위법하다고 판단되어야 할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대법관 이숙연
소매점의 경우에는 일상생활의 영위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되는데, 그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피고 소송대리인 이산해
물론 소매점 이용권, 접근권이 중요한 부분이고 인정되어야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점점 권리가 강화되는 방향으로 개정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좀 전에 말씀드린 바와 같이 소매점 접근·이용권 자체는 다른 권리에 비해서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이 상당히 많은 권리이고, 다양한 장애인들을 위한 보조서비스 수단으로서는 좀 한계가 있는. 중요하지만 넓게 보았을 때 다양성, 선택권의 관점에서 한계가 있는 권리다,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 대법관 이숙연
이상입니다.

○ 재판장 대법원장
다음 노태악 대법관님 질문하시지요.

○ 대법관 노태악
변론 잘 들었습니다. 피고 측 대리인께 하나만 여쭈어보겠습니다.
처음에 98년도 소매점 바닥면적을 300㎡로 정할 때 2019년도만 해도 기록에 나타난 증거에 따르면 1.8%밖에 안 되거든요, 300㎡ 이상이. 그렇다면 거의 대부분이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누가 봐도 예상할 수 있고, 행정입법을 정할 때 혹시 그런 것이 있는지 모르겠는데 가령 우리가 처음에 어떤 것을 정할 때 충격의 여파를 줄이기 위해서 단계적으로 ‘언제부터 언제까지는 몇 명 이하로 하자, 그다음부터는 몇 명.’ 어떻게 보면 점점 더 국민의 편의에 가까운 쪽. 그러니까 당시 업계의 충격을 점점 완화시켜가면서 그 지원 범위를 확대해가는 그런 입법에 대한 계획 같은 것은 혹시 처음에 행정입법을 정할 때 없었던가요?

○ 피고 소송수행자 이춘희
소송수행자 보건복지부 장애인권익지원과장 이춘희입니다. 저도 장애인 당사자로서 50여 년간 목발과 보조기구를 이용해서 사회활동과 일상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98년도 법제정 당시 300㎡로 정한 이유에 대해서 말씀 주셨는데요. 정확한 사실관계는 제가 알지는 못하지만 저희가 입법을 할 때에 규제영향분석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아마 장애인 당사자들의 요구와 시대적 상황에 맞추어서 편의증진법이 제정되었을 텐데요. 아마 300㎡보다는 면적이 훨씬 낮은 수준으로 저희가 제시했을 것이고요. 규제개혁위원회나 이런 행정절차상의 강한 규제로 인식되고, 규제완화 측면에서 면적기준이 확대되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피고 소송대리인 이산해
피고 대리인이 한 가지만 추가해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1.8%라는 비율은 법령규정이 소매점 자체는 300㎡ 이하지만 소매점의 용도 그러니까 의류, 건축, 서적들이 있으면 같은 용도의 소매점들이 있는 경우에는 한 건물이거나 그 안에 같은 게 있을 때는 합산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1.8% 비율이라는 것은 그 소매점에 직접적으로 연결된 경사로나 출입문이 없다는 것이지, 아마 건물 전체로 봤을 때는 그런 수치는 아닐 것이라고 저희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 피고 소송수행자 이춘희
바닥면적을 합계해서 편의시설 대상을 정하고 있습니다.

○ 대법관 노태악
예, 알겠습니다.

○ 재판장 대법원장
오경미 대법관님, 질문하시지요.

○ 대법관 오경미
제가 애초에는 피고 대리인께 질문을 준비했는데요. 오늘 말씀하시는 것을 들어보니까 연구원님께서 답변하셔도 되고 대리인께서 말씀하셔도 되고, 적절히 해 주십시오. 제가 피고 측에서 그동안 낸 자료 중에서 일부를 뽑아서 띄워 달라고 부탁을 드렸었는데, 띄워주시겠습니까?
피고 측에서는 본인들께서 그동안 국가가 오랜 기간 장애인 시설 확충을 위해서 노력해 온 많은 자료들을 제출하셨고, 아까 연구원님께서도 충분히 말씀을 하셨습니다. 많은 노력을 해 온 것이 사실이고 성과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저희 법원만 해도 10년 전부터 장애인 설비를 갖추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해 온 것으로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이 표는 2021년 기준으로 교통수단의 이동편의시설 기준적합 설치율(전국)을 보여주는 것인데요. 피고가 낸 이 자료에 따르면, 피고가 그간 교통약자법을 제정하고 그에 따른 이동편의 부분을 많이 확충한 것이 분명 사실이고 연구원님께서 말씀하신 바가 옳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다음은 활동지원에 관한 부분입니다. 대표적으로 이동편의와 활동지원 부분을 말씀하셔서 제가 이 부분을 다시 한 번 지적해 보는 것입니다. 여기에서도 2조원 단위의 돈이 투입될 정도로, 매년 거액의 돈이 장애인들의 활동지원에 국가가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처럼 피고들 말대로 그동안 많은 노력을 해 온 것은 저희가 보기에도 충분히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 말씀을 들으면서 이것이 과연 위법성이 없는 것이냐. 장애인차별금지법 제1조 목적에서 말하고 있는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참여와 평등권 실현’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여기에서 말하는 교통시설에서의 이동편의와 활동지원은 가장 기초적인 수단이다. 일단은 목적지에 이동을 해야 뭘 할 수 있으니까요. 사람이 목적지에 가야 사회활동을 할 수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1차적인 이동수단에 있어서는 대중교통에 관한 관계를 통해서 많이 확보한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시설에서의 접근권, 피고가 그동안에 노력해서 확보한 교통수단 이동권과 이 사건에서 논의되는 시설접근권과의 관계는 무엇인가에 관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둘 사이에는 수단과 목적의 관계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1차적으로는 교통수단을 통해서 장소를 이동하면, 그다음으로 할 일이 편의점에 들어가고 공연장에 들어가고 도서관에 들어가고. 장애인 본인이 목적한 해당 장소에서의 사회활동을 하기 위해서 장소에 들어가야 될 것 아닙니까. 은행에도 들어가고 이발소에도 들어가고. 아까 배 이사님이 말씀하셨듯이 어디 못 들어가신다는 것 아니에요, 카페에도 못 들어가고 음식점에도 못 들어가고. 들어가기 위해서 이동하는 것이지, 이동만 시켜주면 뭐합니까. 장소에 들어가지 못하는데, 시설접근권이 확보되지 않는데 말이지요. 이런 측면에서 더 나아가서 접근권 다음, 시설조차도 수단이고 그 안에 들어가서 사람을 대면하고, 직접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금융계약을 체결하고 그런 행동에서의 차별을 금지하자는 것이 궁극적인 차별금지법의 목적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그 궁극적인, 완벽한, 비장애인과 동일한 사회활동의 실현이라는 차별금지법의 궁극적인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1단계 교통이동, 2단계 시설접근, 이거에 있어서의 불균형이 너무 심한 것을 말씀드리고 싶은 것입니다. 1단계 교통 부분이나 활동지원 부분은 완벽하게까지 아니지만 우리나라 수준에서 이 정도면 굉장한 것인데, 왜 시설접근권 부분에서는 이렇게 미약한가. 결국 시설이라는 것은 개개인의, 건물 소유주의 혹은 임차인의 영업권, 건물소유권에 영향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마지막 표 한번 주십시오. 다들 아시는 쟁점규정에 있는 제곱미터 표 아니겠습니까. 22년 개정된 이 표를 보면 소매점뿐만 아니라 배 이사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머리 깎으러도 못 가신다잖아요. 병원도 심지어 500㎡였어요. 제과점, 카페, 이런 것들을 보면서 이게 이십 몇 년간 이런 상태로 유지되었다는 것은 아무리 그 장소에 이동할 수 있어도 들어갈 수 없었다는 것 아닙니까. 이 많은 곳에서 아무런 이동을 할 수 없었다는 것 아닙니까. 그것을 쉽게 ‘대체되는 권리’라고 말씀하시는 것에 저는 오늘 좀 놀랐습니다. 활동지원인을 붙여서 마트에 가는 것으로 대체 가능하고, 집에서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것으로 대체 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은 장애인에게 집에만 있으면서 온라인으로 하라는 것이고. 그때그때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것이 계획적으로 발생합니까? 그때그때 필요한, 카페나 편의점이든 뭐든 그런 일상생활에서의 즉자성을 전혀 구현하지 못하고 미리미리 계획해서 활동지원인 불러서 마트나 가라고 하는 것은 대체적인 권리라는 것으로 쉽게 치환되는 이야기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중언부언한 말씀인데요. 위법성이 없다, 그동안 많은 노력해 온 것이 사실이지만 그 많은 노력이 위법성이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 제가 한 번 더 의문을 제기해 드리고 싶습니다.
예산투입이라는 것이 좀 더 민간영역의 부담은 있겠지만 민간영역과 협의하거나 예산지원을 통해서 그쪽에서도 좀 할 가능성은 없었습니까? 여기까지가 제 질문입니다.

○ 피고 측 참고인 안성준
제가 간략히 답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지금 말씀하신 내용들과 관련되어서는 전적으로 동의하는 부분입니다. 일단 이동을 하고 목적지에 도착해서 그 목적지에서 필요한 것들을 하는 것은 저희도 추구하는 바입니다. 단지 정부에서는 그러한 부분들을 ‘공공의 영역’이라든가 ‘규모가 큰 시설’부터 순차적으로 내려오는 방안으로 진행했다고 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그래서 면적과 관련된 부분들을 삭제하고 추진하고 있는 제도가 ‘장애물없는생활환경인증제도’라고 하는 것을 통해서 지금 문제되고 있는 그런 면적 구분 없이 공공의 영역들에서는 장애인·노인·임산부 등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보건복지부와 국토부가 2008년부터 지금까지 시행해 오고 있습니다. 단지 소규모와 관련된 용도의 시설은 복지부에서도 점진적으로 강화해 나가는, 제5차 5개년 계획부터 해서 지금 5차가 마무리되는 해입니다. 2000년 초부터 해서 점진적으로 강화해 나가는 부분으로 1차가 22년도에 개정이 이루어진 부분이고, 올해 9월에 일부 21개 세부용도들에 대해서는 면적을 1차적으로 삭제해서 개정된 상태입니다. 그래서 향후 제6차 5개년 계획을 추진할 때는 지금 소제기가 되어서 문제가 되고 있는 소매점들이라든가 소규모 생활밀착형 시설들에 대해서 강화하는 방안으로 추진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대법관 오경미
예. 이번에 또다시 개정되어서 좀 더 나아졌더라고요, 앞으로 시행 예정된. 더 많이 노력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다음 질문은 원고 측에 한번 여쭙겠습니다. 이것도 역시 원고 대리인이나 원고 참고인께서 적절히 대답해 주시면 되겠는데요. 다시 한 번 표를 제시해 주십시오.
제가 등기국에 2005년 이후 건물의 보존등기를 한번 뽑아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랬더니 일반건물과 집합건물로 표시해 주고, 왼쪽은 건물의 숫자이고 오른쪽은 건물 안에는 아파트가 여러 호수가 있고 상가도 호수가 있으니까 그런 구체적인 개수로 나옵니다. 건물을 기준으로 볼 때 1년에 대략 13만 건 정도, 한 달에 대략 1만 건 정도의 일반건물이 등기되는 것을 알 수가 있더라고요. 집합건물까지 포함하면 1만 1,000건이나 1만 2,000건 정도가 될 것 같은데요. 그중에는 주택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가 우리 사건에서 문제되는 근린생활시설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대략 1/4를 잡는다고 치면 대략 1년에 2만 5,000개의 건물이 들어선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지 않습니까? 적은 숫자가 아니거든요. 제가 여쭙고자 하는 것은, 사실 이것은 원고 측에서 1심과 2심에서는 이야기를 했는데 항소심에서는 상고이유로 삼고 있지는 않은 이번에 개정된 면적 축소 부분이 여전히 장래효만 규정하고 있고 소급효는 없기 때문에 기존 건물은 여전히 적용받지 않고 있다는 말씀을 여쭈려고 하는 것입니다. 현재 규정은 여전히 장래효만 가지고 있기 때문에, 2005년 이전에는 제가 통계가 없어서 못 뽑았어요. 2005년부터 2022년까지 이렇게 많이 만들어진, 매년 10만 건이 넘게 만들어지는 건물 중에 1/4만 쳐도 그 건물들은 적용되지 않거든요. 건물들의 내구성을 30년, 50년만 잡아도 앞으로도 계속, 그러니까 건물이라는 것의 특수성 플러스 장래효라는 것이 주는 굉장한 제약이 있거든요. 그래서 원고 측에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앞으로 제도의 개혁 부분이나 이런 부분과 관련해서 말씀을 들어보고 싶어서 한번 여쭸습니다.
여전히 가지고 있는 이 조항의 위헌성. 그리고 다음 차트 한번 보여주십시오.
이것도 역시 저희가 한번 알아본 서울시의 체인화 편의점 개수 현황입니다. 서울시에서 급격히 늘어나다가 최근에는 주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었거든요. 현재는 이게 포화상태라는 분석도 있고, 편의점이라는 것이 이제 서울에서는 더 이상 급격히 늘어날 상황은 아닌 것 같은 상황에서 이것도 역시 장래효의 문제입니다. 우리 사건에서 문제 삼고 있는 편의점의 경우에 2022년에 개정된 그 조항이 여전히 장래효만 있기 때문에, 이렇게 2013년부터 2022년까지 개설된 점포들은 여전히 구법에 따라서 규율되는 것이지 않습니까. 이런 부분에 따른 장애인 접근권이 여전히 상당한 제약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쟁점과는 관계없습니다만 이와 관련해서 원고 측의 의견을 한번 들어보고 싶습니다.

○ 원고 소송대리인 임성택
면적 기준 외에 시기 기준을 말씀하셨는데요. 장래효라고 하기에는 정확하지가 않습니다. 무엇이냐면 개정시행령도 개정 이후에 건축법상 신축·증축·개축 행위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1998년 시행령 제정 시 그리고 2008년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령 제정 시에도 동일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무슨 이야기냐면 많은 공중이용시설들이, 편의점과 카페와 약국들이 기존 건물의 건축법상 건축 행위가 개입되지 않고 이른바 인테리어공사, 실내건축공사로 건축법상 개념하고 있습니다마는 실내건축공사는 건축법상 인·허가 절차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신축, 증축, 개축, 용도변경, 대수선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22년 개정된 시행령 이후에 편의점을 새로 50㎡ 이상으로 설치하더라도 피고가 의무대상이 아니라고 보고 있고, 이것은 법의 수권이 아니고요. 피고가 만든 시행령과, 피고 행정에서. 법에서는 대상시설을 설치할 때 이 법 시행 후 대상시설을 설치할 때 의무를 부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이 설치의 개념을 건축법상 행위로 좁게 보고 있기 때문에 실은 많은 공중이용시설들이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편의점 기준으로 저희가 98.2%라고 말씀드렸습니다마는 기존 건물에 기존에 있었던 시설에 대해서는 전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실은 거의 이 법의 적용대상은 적다. 사실 저희가 이것을 통계적으로 분석해 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국토부나 이런 자료가 없이 분석이 안 됐고요. 다만 저희가 확인한 것은 22년 기준 서울시에서 신축, 증축, 개축이 되는 건물의 비율은 5.68%입니다. 나머지는 다 기존 건물이라는 거죠. 그러면 이 건물의 5.68%만이 결국 시기기준에 따라서 적용되는 것이고요.
아까 말씀 나온 것 중에서 편의시설 설치율을 이야기했는데, 1998년에 47.4%로 조사되었고요. 최근에 발표된, 2023년 기준 89.2%로 조사되었습니다. 이게 이른바 숫자의 함정인데요. ‘89.2%나 편의시설을 설치하고 있네’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은 이 조사의 대상은 대상시설, 아까 말씀드린 면적기준을 충족하고 하고 시기기준을 충족하는 시설만 조사한 것입니다. 최근 국회의원실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렇게 대상시설에서 제외되고 시기기준에 따라서 결국 편의시설 설치율 89.2%라는 숫자의 대상은 전국 건축물의 2.6%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나머지 97.4%의 건물은 조사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89.2%라는 숫자는 그야말로 허상이다. 사실 대부분의 모든 시설이 적용에서 제외되고 있다.
그렇다면 해외에서도 그러는가.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법령을 보면 처음에 공공건물은 2년에서 7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소급해서 적용하도록 했습니다. 대부분의 해외 입법례는 과거의 건물도 소급해서 적용하기도 하고요. 그리고 조정유예를 둬서 설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 시기기준을 적용하지 않을 때 아주 과도한 부담이 될 때만 예외를 인정하고 있는 것이지요. 따라서 우리의 피고가 면적기준을 통해서 허들을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시기기준을 통해 더 허들을 만들었기 때문에 개정시행령뿐 아니라 이후의 여러 행위들에 대해서도 사실 저희가 희망을 갖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대법관 오경미
감사합니다.

○ 재판장 대법원장
다음 서경환 대법관님 질문하시지요.

○ 대법관 서경환
저는 원고 측 대리인께 질문드리겠습니다. 아까 기조 변론하신 공익법단체 두루 그리고 법무법인에서 오랜 기간 동안 공익소송을 담당해 주시는 것에 대해서 법원 입장에서는 경의를 표합니다. 감사드리고요.
제가 드리고 싶은 질문은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적극적 구제조치 청구가 가능하기 때문에 장애인 입장에서는 사업주 등을 상대로 적극적 구제조치를 청구하는 것이 보다 실효적으로 보이고, 이 사건에서도 1심에서 큰 편의점 상대로 조정 등을 통해 원고들의 실질적 소정의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 소송 덕분에 늦었지만 2022년에 시행령도 개정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를 상대로 국가배상소송을 계속 유지하고 계신데, 그 이유 또는 목적이 무엇인지 편하게 말씀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원고 소송대리인 임성택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라서 ‘적극적 구제조치’라는 제도가 2008년부터 도입되었습니다. 그동안 법원이 적극적 구제조치를 명한 사건은 제가 알기로 20건이 되지 않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에 적극적 구제를 권고한 건수가 수천 건인 반면에, 법원에 의한 적극적 구제조치 건수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우선은 그만큼 법원의 소송제도를 이용하는 것이 장애인들에게 어렵다는 것이고요.
이 사건의 시작은 굉장히 오래되었습니다. 고민을 많이 했고요. 장애인법을 공부하는 변호사나 학자들조차도 고민을 많이 했는데, 저만 해도 장애인단체들이 이 문제를 처음 제기했을 때 소송으로 하기에는 너무 어렵다. 심지어 사업자를 상대로 한 적극적 구체조치 청구도 이기기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 소송을 굉장히 망설였습니다. 왜냐하면 행정입법에 따라서 의무에서 면제된 사업자들에게 행정입법이 위헌·위법으로 무효하다고 판단받을 것을 예상하고 적극적 구체조치를 청구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당시 저희는 이 사건 1심 소송을 제기하면서, 솔직히 말씀드리면 법원에서는 이기기 어렵고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하거나 위헌법률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받거나 아니면 결국 입법의 계기로 만들겠다고 소송을 제기했는데, 사실은 선고 날 저희가 무척 놀랐습니다.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사업자에 대한 청구 부분을 행정입법이 위헌·위법으로 무효라고 판시하면서 판결이 났고, 그 덕에 시행령이 개정되기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그 시행령 개정도 여전히 50㎡라는 면적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현재 22% ~ 25%의 편의점이 50㎡ 미만입니다. 약국의 대부분이 50㎡ 미만입니다. 결국은 면적기준을 두는 서구의 나라는 아무 데도 없습니다. 일본밖에 없는데요. 거기에다가 더 문제인 것은 시기기준입니다. 결국 이 법의 적용은 형해화되고 있습니다. 2022년 시행령 개정 당시에도 장애인단체들은 면적 기준을 폐지하라고 계속 요구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면적기준은 두어졌고, 시기기준에 대해서는 심지어 입법 운동을 해서 당시 최보윤 의원 안에서는 아예 법률 자체를 바꿔버리는 개정도 했습니다마는 피고 보건복지부는 이를 반대하였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이러한 총체적 피고의 부작위에 대해서 법원의 판단이 있어야만 이것이 변화의 실마리를 찾지 않을까 생각하고,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고 대법원까지 올라오게 된 것입니다.

○ 원고 소송대리인 이주언
덧붙여서 장애인차별금지법 역시 대상에 대해서 시기와 면적의 제한을 두고 있기 때문에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른 적극적 구제조치의 대상이 되지 않는 부분들도 있다는 점도 같이 고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 원고 소송대리인 임성택
법에서는 장애인차별금지법도 그렇게 제한하지는 않았는데 시행령을 위임했고, 시행령에 시설의 단계적 범위와 정당한 편의의 내용을 위임했는데 그것을 피고가 장애인편의법으로 치환해버렸습니다. 거기에서 더 말씀을 드리면, 장애인등편의법은 대상시설을 위임할 때 제한을 두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포괄입법금지에 반하는지가 논란이 되고 있는데, 장애인차별금지법은 다릅니다. 시설물에 단계적 범위를 대통령령에 위임했습니다. 아까 노태악 대법관님인가요. 말씀하신 것처럼 ‘단계적으로 시설물을 정하라’라고 했는데 피고가 시행령을 만들면서 그냥 300㎡로 되어 있는, 단계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장애인등편의법의 시행령을 그대로 규정한 것입니다.

○ 재판장 대법원장
다음으로는 어느 대법관님께서 질문하시겠습니까? 권영준 대법관님, 질문하시지요.

○ 대법관 권영준
피고 대리인께 질문 드리겠습니다. 피고 측은 재정상황이나 소상공인의 수용가능성 등을 행정입법부작위의 위법성 판단에 고려해야 된다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한편 2022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이 사건 쟁점규정을 위헌·무효라고 선언하였고요. 결과적으로 그로부터 약 2개월 후에 신속하게 해당 규정이 개정되었습니다. 피고 측 주장을 일관성 있게 이해하자면, 이러한 개정도 역시 재정상황이나 소상공인의 수용가능성 등을 고려해서 이루어졌을 것으로 짐작합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시행령이 개정된 2022년의 상황 그리고 그 이전의 상황, 예컨대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된 2008년, UN의 권고가 있었던 2014년 또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가 있었던 2017년 당시의 상황을 비교해 봤을 때 과연 재정상황이나 소상공인의 수용가능성 측면에서 얼마나 달랐던 것인지 궁금합니다. 그냥 소박하게 생각해 보면 2022년에 시행령 개정이 올바른 선택지였다면 2008년, 2014년, 2017년에 올바른 선택지가 아니었을 이유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그 사이에 어떤 사정의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이 점을 설명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피고 소송수행자 이춘희
소송수행자 이춘희입니다. 상황의 변화라기보다는 장애인 관련된 다양한 요구들과 장애계의 입법과 정부정책에 대한 요구들은 봇물처럼 쏟아졌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국가와 저희 18개 정부부처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서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수준이 아마 이렇게 축적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2022년도 판결을 계기로 2022. 5. 1.에 입법을 하셨다고 말씀 주셨는데요. 2018. 1. 국가인권위원회가 권고를 하고 저희는 바로 입법을 위한 준비작업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2018년 하반기에 저희가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기준 정합성 제고방안’이라는 연구용역을 실시했고요. 2019. 6. ~ 11.까지는 저희 TF팀을 구성했습니다. 입법을 위한 TF팀, 장애인편의증진법 개정을 위한 TF팀을 구성해서 2019년도에도 지속적으로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2020. 1.에 코로나라는 국가적 재난을 맞으면서, 세계적인 재난을 맞으면서 저희 보건복지부는 1년 동안 코로나에 대응하느라 굉장히 바빴고 모든 역량을 집중했습니다. 특히 편의증진법을 다루고 있는 저희 과 입장에서는 1,229개나 되는 장애인 거주시설에 코로나를 대응하고, 생활지원센터에 파견을 나가고, 또 전반적인 코로나 상황들을 점검하면서 2020년도에는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지 못했다가 2021년도가 되어서 비로소 저희는 연구를 바탕으로 한 규제영향분석서를 제출하고 행정절차를 진행했습니다.
이런 여러 가지 일련의 과정을 생각해 주신다면 어떤 시대적 상황보다도 복지부는, 저희 정부는 장애인 편의증진과 관련해서 가장 중요한 방향이 안전과 편리입니다. 편리성도 중요하고 접근권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접근을 위한 장애인들의 안전을 담보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장애인편의증진법의 목적중 하나가 장애인 등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시설과 설비, 정보에 접근하도록 하는 것이 주된 목적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안전성과 편리성을 함께 갖추어가는 기술적인 부분 그리고 비용 부분, 사회적 합의, 정부 전 부처의 동의·공감 이런 것들이 필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저희가 부작위를 하지 않고 장애인 등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시설물에 접근할 수 있도록, 평등하고 포용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노력했다는 말씀을 드리고요.
그런데 ‘왜 2022년도에 되어서 제정되었느냐’라고 말씀을 주시면 저희가 2021. 5.에 규제영향분석서를 제출했었습니다. 그런데 워낙 편의증진법은 강한 규제로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있고요. 특히 국민과 영세한 자영업자들의 비용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있어서 비용에 대한 분석이 필요했고, 이것들에 대한 보완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규제영향분석을 저희가 규제를 승인받는 데 8개월 정도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래서 2022년도까지 제정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이상입니다.

○ 대법관 권영준
말씀해 주신 내용을 조금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제가 간단한 후속질문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제가 이 사건 기록을 봤더니 1심 법원 최초 답변서에 ‘피고 대한민국은 우리가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 권고를 수용했다. 그리고 2019년까지 개정을 완료할 계획이다’라고 이미 주장하신 바 있습니다.
그럼 이렇게 이해하면 될까요? 원래는 2019년까지 개정하기로 했는데 하다 보니까 좀 늦어졌고 그 사이 코로나도 생겼고 그래서 결과적으로 2022년까지 늦어진 것이지 국가가 뭘 게을리 해서 지연된 것은 아니다, 이런 취지로 제가 이해하면 될까요?

○ 피고 소송수행자 이춘희
예. 저희 보건복지부는 특히 면적기준과 관련해서는 전면 삭제가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그것들을 위해서 지금도 노력하고 있지만, 그 이전에도 면적기준의 삭제를 위해서 굉장한 에너지를 쏟아서 전 부처를 설득하고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는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사자들의 만족에는 다소 미치지 못했다는 반성의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면적기준을 삭제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겠습니다.

○ 대법관 권영준
감사합니다. 이상입니다.

○ 원고 소송대리인 임성택
혹시 규제비용과 관련해서 제가 짧게 한말씀 드려도 될까요?

○ 재판장 대법원장
다음 대법관님께서 질문하시면 그때, 마지막에 변론하실 시간이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신숙희 대법관님, 질문하시지요.

○ 대법관 신숙희
저는 먼저 원고 참고인인 배융호 이사님께 의견을 여쭙겠습니다. 아까 피고 대리인께서 처음에 변론하실 때 소매점에 경사로를 설치하는 방안과 관련해서 몇 가지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 대체 수단으로 활동보조서비스나 온라인 마트 이용이 있을 수 있다. 왜냐하면 효과는 출입구 접근인데, 비용으로 공사가 필요하고 간이 경사로 장치는 위험할 수 있다라는 의견을 개진하셨는데요. 이것에 대해서 아까 뉴욕이나 도쿄에 여러 차례 출장을 가셨는데 어려움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고 말씀을 주셨잖아요. 본인이 이용하셨던 경험담을 한번 들려주시면 좋겠습니다.

○ 원고 측 참고인 배융호
뉴욕이나 도쿄 같은 경우에는 법적으로 또는 인식적으로 많은 부분이 개선되어서, 물론 경사로를 설치한 곳들도 있지만 아예 단차를 없애는 곳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식당이든 소매점이든 무단차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이 많았고요.
또 하나는 그렇게 들어가는 곳들은 다 장애인에 굉장히 우호적으로 대해 줬다는 것이지요. 이제 우리가 한 가지 고민해야 될 것은 무엇이냐면, 들어가기만 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 어차피 매대도 못 가고, 계단 때문에 못 들어가는데. 그런데 들어가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들어가야 종업원을 만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종업원한테 어떤 물건을 가져다 달라고 이야기를 할 수도 있거나 아니면 거기에서 살 수도 있는데, 아예 들어가지도 못하면 종업원 자체를 만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저 같은 경우에는 길에서 지나가는 행인들을 붙잡고 요구하지만 요즘에 너무 바쁘다 보니까 80%의 행인들은 그냥 지나쳐 갑니다. 나머지 20%의 행인들을 붙잡아서 이야기를 하면, 그때는 매장이 너무 바빠서 종업원이 못 나옵니다. 이런 경우들이 있어서 저는 들어가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래서 가서 종업원을 만나고 내가 원하는 물건을 이야기하고 계산하고 나올 수 있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보고요. 그런 점에서 미국 뉴욕이나 일본이 편했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대법관 신숙희
참고인께서는 특히 일본에 여러 차례 출장을 다니면서 ‘장애인 접근권 관련해서 차이가 크다’라는 것을 체감하셨다고 진술하신 것으로 읽었습니다. 보장 수준의 차이가 얼마나 난다고 체감하신 것인가요? 입법적으로도 차이가 있고, 실제로도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 원고 측 참고인 배융호
일단, 입법적으로는 우리랑 비슷합니다. 그런데 우리랑 다른 것은 도도부현, 그러니까 일본의 지방자치조직위 조직별로 ‘마을만들기’라고 하는 조례를 만들고 있습니다. 법에서는 규정하지 않지만, 이 조례에 의해서 턱을 없애거나 경사를 만들거나. 예를 들면 일본에 ‘구라시키 미관지구’라고 해서 우리로 말하면 전통문화마을인데, 거기를 다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런 것들은 국가(중앙정부)의 입법도 있지만, 지방자치단체에서 조례로도 만들어 가는 것들이 저는 제도적인 측면에서 많이 나았다고 보고요. 일본이라고 해서 다 잘되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하철은 사실 우리나라가 더 좋습니다. 그러나 도로라든가 건물로 들어가는 출입구는 저는 아직도 일본이 훨씬 더 앞서가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 대법관 신숙희
아까 피고 대리인이 언급하신 평등·포용사회를 만들려는 노력이 더 잘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하시는 것입니까?

○ 원고 측 참고인 배융호
일본 같은 경우에는 이런 게 있습니다.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운동’이라고 해서 우리는 시설의 운동만 하고 있는데, 일본은 그 배리어 프리 운동이 마음의 배리어 프리도 없앤다는 운동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 대법관 신숙희
배리어 프리가 그냥 길에 있는 건물에 장애가 없는 것이 아니고,

○ 원고 측 참고인 배융호
그것도 포함해서 마음의 배리어 프리라고 해서 장애인을 환영하는 의미. 또 일본이 고령화 사회가 되고 있기 때문에 장애인등편의법도 장애인만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마찬가지로 우리가 요구하는 편의시설도 장애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유아·노인 등. 그런 사회에서 장애인 등에 대한 어떤 배리어 프리의 마음에서 적극적으로 소상공인들도 협조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 대법관 신숙희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원고 소송대리인 임성택
일본의 법령과 실태에 대해서 다른 대법관님들 질문이 없으시면 제가 짧게 말씀드려도 될까요?

○ 대법관 신숙희
이 정도로 하고 필요하시면 추가 자료를 제출해 주셔도 좋겠습니다.
피고 대리인께 여쭙겠습니다. 아까 언급하시고 내신 준비서면을 보면 ‘5차 5개년 계획을 수행하고 있다, 곧 6차 5개년 계획을 할 예정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희가 이해하기로는 ‘계획에 의해서 장기간에 걸쳐 예산과 법령을 개정해가면서 사회분위기를 바꾸어왔다’라고 주장하고 계신 것으로 이해됩니다. 그런데 죄송한 말씀인데 저희 사회 분위기가 바뀌어왔는지에 대해서 좀 의문이 있고요. 300㎡ 부분도 법원 판결이 난 이후에 바로 시행령이 개정된 것 아니겠습니까? 2011년에 한국장애인개발원에서 연구용역이 나온 이후에 결과가 나왔잖아요. 그 이후에 어떠한 노력이 있었는지, 그 이후에 5개년 계획에 어떤 식으로 반영되어 왔는지, 예산과 법령과 사회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 어떤 식으로 노력해 왔는지에 대해서 설명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2011년도 보건복지부에서 발주하여 연구용역 결과가 나왔지요?

○ 피고 소송수행자 이춘희
2018년도에 저희가 연구용역을 실시했고요. 연구용역을 바탕으로 2018년 이후의 저희의 노력을 말씀드리면 실질적으로 접근권과 관련해서,

○ 대법관 신숙희
그럼 2018년 이전에는 5개년 계획에 어떤 식으로 반영해 왔다고 말씀하실 수 있습니까?

○ 피고 소송수행자 이춘희
1차 국가종합 5개년 계획에서는 장애인편의증진심의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차관님을 위원장으로 하는 심의위원회고요. 각 기재부와 행안부와 여성부가 함께하는 18개 부처의 중앙 고위공무원단을 기본으로 해서,

○ 대법관 신숙희
중요한 것은 지금 5개의 항목을 주장하고 계시잖아요. ‘장애인이 우선적으로 요구하는 사항은 소득보장, 의료보장, 고용보장, 주거보장이었고 그후에 이동권 보장이었음’이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그렇지만 소득과 의료와 고용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이동권이 필수이지 않습니까. 이동권이 다섯 번째가 될 수 없고요. 이동권은 소득과 의료와 고용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따라다니는 개념 아니겠습니까? 5개년씩 계획을 세우실 때 이 다섯 가지 개념들을 보장하기 위해서 어떤 식으로 반영해 오셨는지 여쭈어보는 거예요.

○ 피고 소송수행자 이춘희
저희가 말씀드렸던 장애인의 다양한 욕구, 장애인의 욕구에 대해서 먼저 장애인연금과 같은 소득보장, 의료비 지원, 고용, 평등 이런 순위는 장애인 실태조사를 했을 때 국가로부터 가장 필요한 장애인들의 욕구 순위입니다. 저희가 ‘그 순위가 먼저이고, 접근권은 다섯 번째 순위이다’ 그렇게 설명드리지는 않았고요. 장애인들의 욕구 우선순위를 말씀드렸고요. 저희 부에서는 장애인들의 다양한 욕구가 서열이 있지 않고 포괄적이고 종합적으로 동시에 이루어져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러한 다양한 장애인들의 욕구를 포괄적이고 종합적으로 준비하고 지원하기 위해서는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라고 했을 때 저희가 1998년부터 국무총리 산하의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를 통해서 장애인정책종합계획을, 지금 제5차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저희는 12개의 부처, 9개의 과제, 74개의 세부과제를 가지고 고용, 교육, 이동편의, 장애인 학대, 인식개선, 특별한 돌봄 외에 종합적인 대책을 수립하여 운영 중에 있습니다.

○ 피고 소송대리인 이산해
한 말씀만 덧붙이자면, 장애인 실태조사를 통해서 요구사항들을 말씀드린 것은 각 권리별로 순위를 정한 것이 절대 아니고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권리들을 열거한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5개년 계획은 전체 정리자료를 통해서 참고자료로 제출하도록 하겠습니다.

○ 피고 소송수행자 이춘희
아까 예산 상황을 말씀해 주셨는데요. 저희 같은 경우에는 장애인국 예산만 보면, 2021년도부터 2024년도까지 장애인국의 장애인 직접 지원을 위한, 특히나 편의증진과 사회참여를 위한 예산 부분에 있어서는 2021년도에는 1조 5,000억 원이었습니다.

○ 대법관 신숙희
죄송하지만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것은 1998년에 300㎡로 규정한 이후에 2022년까지 개정이 안 되었다는 데에 있습니다. 그래서 2021년부터 말씀하시는 것은 크게 의미 있지는 않습니다. 지금 저희가 전반적인 긴 기간을 두고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최근의 기간만을 말씀하시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다는 점을 피고 측에서 염두에 두고 변론에 임해 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이상입니다.

○ 재판장 대법원장
다음으로는 어느 대법관님이 질문하시겠습니까? 박영재 대법관님, 질문해 주시지요.

○ 대법관 박영재
저는 배융호 참고인께 하나의 질문을 드릴 것이고요. 그 질문에 대한 답변과 관련해서 피고 대리인께 또 하나의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해서 제 질문은 마무리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배융호 참고인께 드리는 질문은, 참고인은 좀 전에 참고인 의견진술 과정에서 2008년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령 제정 과정에서 장애인에 대한 편의제공에 관해 장애인등편의법에 따른 쟁점, 이 사건 쟁점규정의 범위로 한정된 것과 관련해서 장애인 단체가 강력하게 반발했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당시 정부 관계자가 조속한 기일 내에 개선하겠다는 취지로 답변을 했다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그때 장애인 단체의 반발에 대해서 정부 관계자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답변을 하였는지 기억나시는 대로 말씀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 원고 측 참고인 배융호
제가 기억하기로는 그때 장애인 단체들이 모인 장추련하고 정부 각 부처 담당자들이 함께 모여서 시행령이나 이런 내용들을 조율하는 과정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희가 ‘시행령에 위임된 내용이 우리가 원하는 입법취지와 맞지 않는다’라고 반대하니까 그때 뭐라고 말씀하셨냐면, 제가 정확한 워딩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최대한 조속하게 장애인등편의법을 개정해서 입법취지에 맞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씀하셨던 것으로 기억이 납니다.

○ 대법관 박영재
잘 알겠습니다. 제가 그것 관련해서 피고 대리인께 질문을 드릴 텐데요. 좀 전에 원고 대리인이 모두에 진술하실 때도 그런 내용이 나왔었는데, 보건복지부의 모 과장님이 2008년 당시에 장애인등편의법을 개정해서 혜택이 되는 시설의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취지로 답변을 했었다는 내용이 있었고, 방금 참고인도 비슷한 취지로 말씀해 주셨습니다. 혹시 그 내용에 대해서 확인한 적이 있는지,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왜 그 직후에는 개선 작업을 시행하지 못했는지 그 부분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 피고 소송수행자 이춘희
당시에 저희 과장님께서 주신 말씀에 대해서는 확인을 못 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통상적으로 업무를 하다 보면 굉장히 많은 민원인과 단체들이 항상 찾아와서 대화를 하고, 물론 당시에 요구는 아마 많은 단체들과 장추련이라는 차별과 편의증진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장애인 시민단체에서 많은 단체와 사람들이 찾아왔기 때문에 좀 더 무게감 있고 책임감 있게 답변하셨으면 참 좋았겠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과장이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사안의 것이 아닐 정도로 이 편의증진법은 굉장히 많은 범위와, 전 국가적인 범위를 다루는 법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아쉽다는 말씀과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확인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 대법관 박영재
기록에도 2008년 당시 그런 정부관계자의 답변이 있었다는 내용이 나오기 때문에 확인하셔서 그 내용에 대해서 서면으로라도 답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 원고 측 참고인 배융호
그 이후 2008. 7. 30. 박은수 의원이 주최한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령 실효성을 위한 토론회가 있었습니다. 그때 보건복지가족부의 장애인권익증진과 김흥중 과장님이 참석하셔서 편의시설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발제하셨습니다.

○ 대법관 박영재
잘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재판장 대법원장
추가로 질문하실 대법관님, 있으신가요?
이숙연 대법관님 질문하시지요.

○ 대법관 이숙연
앞의 두 분 대법관님들께서도 지적하셨습니다만 저희가 궁금한 것은 피고 측에서 2008년부터 2018년까지 장애인의 소규모 소매점에 대한 접근권 향상을 위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셨는지 참고자료로 제출해 주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상입니다.

○ 재판장 대법원장
저도 하나만 물어보겠습니다. 원고 대리인께서는 2007년경 전체 소매점 가운데 장애인이 접근할 수 있는 시설이 몇 퍼센트 정도 된다고 했습니까?

○ 원고 소송대리인 임성택
발표자료 통계에 체인화 편의점 국가통계를 잡은 것이 2006년이 시작이었고요. 그때 300㎡ 이상이 0.19%였습니다. 그전에는 그냥 소매점으로만 통계를 잡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 재판장 대법원장
그러니까 전체 시설 중에서 장애인이 접근할 수 있는 시설을 비율로 하면 어느 정도 되나요?

○ 원고 소송대리인 임성택
300㎡ 이상이 2006년도에 0.19%, 2014년도에 0.3%, 이렇게 변화추이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 재판장 대법원장
기존 건축물은 설치할 의무가 없잖아요. 전국적인 것은 3%를 넘습니까?

○ 원고 소송대리인 임성택
그렇지 않습니다. 제과점, 식료품 소매점 0.1%, 약국 0.5%.

○ 재판장 대법원장
지금 주장은 전체 3%도 넘지 않는다는 말 아닙니까?

○ 원고 소송대리인 임성택
그것은 정확하게 합산해서 평균할 수는 없습니다마는 법령상 의무가 있는 비율은 3%, 시기기준까지 고려하면 3%도 안 될 것으로 저희는 추정하고 있습니다.

○ 재판장 대법원장
어쨌거나 잠시 말씀하셨듯이 법에서 제한을 두지 않고 포괄적으로 그냥 위임했지 않습니까? 시행령에서는 그 범위 안에서 규정하였고. 그 뒤에 아까 이야기했던 여러 가지 상황변동이 있는데도 국회에서는 여전히 기존의 법을 전혀 손대지 않고 고수하고 있는데, 법은 그대로 있는데 시행령만 개정할 의무가 생기나요?

○ 원고 소송대리인 임성택
법에서 우선은 대상시설의 범위를 시행령에 위임해 두었고, 위임의 취지에 반한다는 국회의 인식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것은 여러 차례 국회의원들의 국감질의나,

○ 재판장 대법원장
이 사건에서 국회가 개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국가가 배상책임을 진다, 이렇게 주장할 수도 있습니까?

○ 원고 소송대리인 임성택
저희 주장의 취지는 그런 것은 아닙니다. 물론 국가가 대상시설의 기준을 예시하면서 위임했더라면 이런 일이 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마는 예를 들어서 국회에서 여러 차례 행정입법의 문제에 대해 통지할 수 있는 방안으로 행정입법에 관한 통제권을 입법화하는 시도들도 있지 않았습니까? 결국 국회로써는 대상시설의 범위를 명시적으로 못박는 논의를 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아마 이것은 시행령으로 할 문제다라고 판단했던 것 같습니다. 따라서 국회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위임의 취지에 반해서 축소했던 피고 대한민국의 잘못이 더 크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 재판장 대법원장
수고하셨습니다. 피고 대리인께도 하나 물어보겠습니다.
지금 원고 측은 3%도 안 된다고 하는데, 피고 측 주장에 의하면 몇 퍼센트 정도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 피고 소송수행자 이춘희
아까 시행령 개정 이후에 신축·증축·개축,

○ 재판장 대법원장
시행령 개정 전에 몇 퍼센트 정도 된다고 생각합니까?

○ 피고 소송수행자 이춘희
편의시설 설치가 되어 있는,

○ 재판장 대법원장
저기에서는 3%도 안 된다고 하는데, 예를 들면 5%가 넘습니까?

○ 피고 소송수행자 이춘희
예, 용도변경 실내건축을 통해서 편의시설 설치 대상이 충분히 확대가 되거든요. 그러면 저희는 원고 측 주장보다는 2배 이상은 해당된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 재판장 대법원장
한 5% 정도 된다고 칩시다. 그렇다면 아까 그 법에 따르면, 접근권 해서 동등하게 이용하고 접근할 수 있는 권리라고 규정하고 있지 않습니까. 아까 배융호 참고인에 의하면 미국이나 일본에 가보면 일반인과 똑같이 하는 것이, 말하자면 동등하게 이용하고 접근하는 것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아까 오경미 대법관님이 보여주셨다시피 이동권의 경우에 90%도 있고, 예를 들면 70% 이상 된다면 ‘우리가 여러 가지 사정상 다는 못 했지만’ 그러면서 ‘우리가 시행령 만든 것으로 동등하게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충분히 보장해 줬다’고 할 수 있겠지만, 지금 3%, 5%는 그 숫자 자체로도 동등하게 이용하고 접근할 수 있는 권리가 아예 없었던 것이나 마찬가지 아닌가요?

○ 피고 소송대리인 이산해
건물들 중에서 소매점에 국한된 비율입니다. 저희는 전체 장애인 분들이 일상생활을 하고 사회생활, 공적인 생활 등 여러 생활에서 필요한 건물들을 전체를 기준으로 해서 정책을 수립하다 보니 그런 것으로 보입니다. 소매점에 국한된 비율에 해당되겠고,

○ 원고 소송대리인 임성택
소매점은 아닙니다. 소매점은 비율이 더 낮을 것입니다. 3%도 안 될 것으로 보이고요.

○ 재판장 대법원장
법에서 요구하는 시설물에 대해서 50% 이상이라도 해 놓고 ‘우리는 할 만큼 했다’라고 해야 되는데, 지금 양쪽 주장에 의하더라도 5%도 안 해 놓고는 시행령에 의해서 우리가 할 바를 다 했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도저히 이치에 안 맞는 것 아닌가요. 아까 이야기했듯이 법에서 위임하면서 비록 구체적인 범위는 안 정했지만, 접근권이라는 규정 자체에서 ‘동등하게 하라’라는 취지에는 구체적인 수치는 안 나오지만 예를 들면 50%, 70% 정도 했다면 모르겠는데 3%, 5%를 가지고 서로 주장하는 정도라면 그것은 입법의 의무를 너무나 게을리 한 게 아닌가, 숫자 자체로 명백한 게 아닌가 이렇게 한번 물어보겠습니다.

○ 피고 소송대리인 이산해
저희는 아까 말씀드린 바와 같이 바닥면적 철폐를 목표로 두고 거기에 맞추어서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시행령으로, 법령이다 보니 여러 가지 사회적 제반 환경, 또 직접 부담하게 되는 영세소상인들 여러 가지 의견들을 취합하고 제반 사정들을 고려해 본 결과가 이런 결과이지 않을까. 저희는 정말 바닥면제 철폐를 위해서 노력하고, 전 정부에서 어느 부처, 어느 부서보다도 장애인들을 위해서 어떻게 하면 지원을 하고, 가장 많은 예산을 관리하고 조정하는 그런 부서입니다.

○ 피고 소송수행자 이춘희
제가 한 말씀드리면, 동등하게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말씀해 주셨는데요. ‘동등하게’라는 방법론에 있어서 정부에서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시설물에의 편리한 접근도 중요하겠지만 이 ‘편리성’이 모든 사람의 편리성은 아닙니다. 특히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해서는 어떤 시각장애인에게는 편리한 시설물이 지체장애인에게는 불편한 부분들도 있고요. 이런 여러 가지 것들이 상충되는 부분들도 있습니다. 동등하게 접근하는 데 어떤 방식으로 접근할 것인가에 있어서 공공기관에 의무를 부과하는 것뿐만 아니라 정부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인적서비스를 통해서 시설에 접근할 수 있는 그런 동등한, 보완적인 방법으로서의 동등한 권리도 저희가 보장한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재판장 대법원장
긴 시간 양측 대리인과 참고인 두 분 수고하셨습니다.
1쟁점을 마쳤습니다. 오늘 오신 분들 가운데 불편하신 분들도 계시고 해서 20분 휴정했다가 2쟁점을 진행하겠습니다. 휴정하겠습니다.

-휴정-

다음으로 두 번째 쟁점인 국가배상책임의 성립 여부에 대하여 변론해 주실 쌍방 소송대리인께서는 발언대 앞으로 나와 주십시오.
상고인 원고 측에서 이 점에 관해 변론해 주시기 바랍니다.

○ 원고 소송대리인 전상용
위법한 행정입법부작위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의 성립에 관하여 변론하겠습니다. 법무법인 지평의 정상용 변호사, 이온달 변호사입니다.
먼저 고의·과실 및 객관적 정당성 상실에 관해서 변론하겠습니다. 현행 국가배상책임제도는 국가의 배상책임을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인정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주식회사에 적용되는 형법상 ‘양벌규정’, 민법상 ‘사용자책임’은 사실상 무과실책임에 가까이 운영됩니다. 그러나 국가배상책임은 오히려 헌법상 기본권 보호의무를 부담하는 국가와 공무원을 더 쉽게 면책하고 있어 균형이 맞지 않습니다. 결국 국가작용이 위법했고 법익을 침해받은 국민이 있는데도 국가는 아무런 배상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오고 있는데 우리 국민이 쉽게 납득하기는 어려운 결론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원심은 이 같은 소극적인 기조 아래 이 사건에서 담당 공무원들의 고의·과실, 객관적 정당성 상실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아 국가가 배상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 같은 판단은 결과에 있어서 뿐만 아니라 법리적으로도 부당합니다.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국가배상책임 해석·적용의 대전제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가장 중요하게는 국가배상책임은 공법적 책임이지, 일반적인 사법상의 책임이 아닙니다. 국가배상청구권은 헌법상 기본권이고, 국가의 행위(처분 등)에 대한 적법성 통제기능을 가집니다. 사회적 공평을 확보할 수 있는 책임윤리에 입각한 해석이 필요합니다. 국가배상책임의 공법적 책임성은 현행 법리 하에서도 충분하게 고려될 수 있고 또 반드시 고려되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국가 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는 자기책임이고, 공무원 개개인의 불법행위책임을 국가가 대신해서 져주는 대위책임이 아니라는 점도 반영되어야 합니다.
원심은 고의·과실을 부정했습니다. 이는 앞서 본 국가배상책임의 공법적 성격을 감안하지 않은 것일 뿐만 아니라 현행의 민사법리에도 맞지 않습니다. 민사법도 개인의 과실과 조직의 과실을 달리 취급하고 있습니다. 관여되는 사람의 숫자가 많아질수록 인사이동, 전보를 거쳐 인수인계를 받아가면서 한 명 한 명의 관여도는 희석되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민사법에서도 큰 조직에 관해서는 조직과실의 개념을 인정해 왔습니다.
그렇다면 관여되는 공무원의 수가 매우 많은 국가배상책임에 관하여도 과실관념 객관화, 조직과실 인정, 과실 추정이 필요합니다. 모두 국가가 잘못했음에도 공무원 개개인의 고의·과실이 없었다는 이유로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부당한 결론을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진 개념입니다. 민사법리에도 근원을 두고 있고, 최근 대법원의 긴급조치 제9호 판결에서도 확인한 법리입니다.
원심은 객관적 정당성이 상실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처럼 고의·과실 요건 외에도 객관적 정당성 상실요건이 국가배상책임 성립을 대폭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는 2000년도부터 등장한 요건인데, 사안의 특수성을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었으나 뒤이어 여러 비판이 제기되어 왔습니다. 헌법과 국가배상법상의 근거가 없고, 불확정 개념으로서 법적안정성을 훼손하며, 고의·과실·위법성·인과관계·책임제한 등 각각의 개념요소가 가지는 고유의 통제기능을 상실시켜 체계상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는 등이었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 객관적 정당성 상실 요건의 존치 여부에 대해서 재고해 주시기를 앙망합니다.
원심은 대상시설 범위를 정함에 있어 담당 공무원들에게 재량이 있다는 점을 고의·과실이나 객관적 정당성 상실을 부정하는 논거로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행정청의 입법재량이 국회보다 좁다는 점을 간과한 것입니다. 행정입법은 내용적으로는 헌법과 법률에 귀속된다는 한계를, 시기적으로는 불합리하게 오랜 기간의 지체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한계를 가집니다.
이 사건의 핵심은 장애인들이 99%의 편의점에 출입할 수 없게 해서 접근권을 형해화한 쟁점규정이 1998년부터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라도 개정되지 않은 채 무려 24년 동안이나 그대로 유지되었다는 것입니다. 현행 법리를 그대로 따르더라도 고의·과실, 객관적 정당성 상실, 재량권 일탈·남용이 인정됩니다.
국가배상책임을 부정한 원심 판결은 잘못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사건에서는 위법성의 구체적 인식가능성이 있었습니다. 특히 2014년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의 권고는 결정적이고도 부정할 수 없는 인식 계기가 되었습니다. 피고도 ‘쟁점규정이 위법한 줄은 전혀 몰랐다’라고 하고 있지는 못하는 점에도 주목해 주시기 바랍니다.
일단은 이렇게 위법성을 인식했다면 시행령 개정에 나서면 됩니다. 어떤 장애물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법제처에 따르면 반년이면 시행령을 개정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구체적 회피가능성도 인정됩니다.
부작위의 경우 위법성이 인정된다면 과실도 인정된다는 것이 대법원 ‘미니컵 젤리’ 판결의 입장이기도 합니다. 인식가능성과 회피가능성은 위법성과 과실의 공통된 토대입니다. 작위의무와 부작위의 위법성이 인정되면 그 토대에는 인식 및 회피가능성이 있었다는 뜻이고, 이는 곧 과실도 존재한다는 의미입니다.

○ 원고 소송대리인 이온달
이어서 상당인과관계 그리고 정신적 손해 발생 및 그 범위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손해 발생 요건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국가배상제도는 국민 개개인에게 발생한 손해를 구제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따라서 행정입법부작위로 인해 국민 개개인에게 사적 법익 침해가 발생하였다면 손해 발생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공공 일반의 이익이 침해된 경우나 공법적 권리가 침해된 경우와는 구별됩니다. 특히 행정입법부작위에 있어서는 상위 법령의 목적이 고려되어야 합니다. 상위 법령의 목적이 국민 개개인의 사적 법익을 보호하려는 것이라면, 하위 법령의 행정입법부작위는 바로 그 사적 법익을 침해한 것이 됩니다. 손해 발생을 인정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이 사건에서는 상위 법령이 보장하려는 접근권이 하위 법령의 행정입법부작위로 인해 침해되었으므로 손해 발생이 인정됩니다. 쟁점규정의 상위 법령인 장애인등편의법, 장애인차별금지법의 목적은 국민 개개인의 접근권 보장입니다. 장애인등편의법은 제4조에서 접근권을 개개인의 법률상 권리로써 규정하고 있습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제46조에서 국민 개개인이 접근권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국민 개개인에게 보장되는 권리임이 명백합니다. 쟁점규정의 행정입법부작위는 접근권을 침해하였습니다. 수차례 개정 권고에도 불구하고 제정 시로부터 24년, 유엔장애인권리협약 발효로부터는 13년,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 권고로부터는 8년이라는 장기간 위헌적인 규정을 방치하였습니다. 그로 인해 99%의 편의점에 경사로 설치의무를 면제하여 원고들의 접근권이 상당한 정도로 침해되었습니다.
행정입법부작위가 원고들 접근권 침해에 근본적 원인이므로 상당인과관계도 인정할 수 있습니다. 소규모 소매점의 편의시설 미설치는 쟁점규정에서 설치의무를 면제했을 때부터 이미 발생이 예정된 결과였습니다. 그로 인해 인과관계가 단절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상위 법령의 규범 목적을 고려하면, 이 사건에서는 더더욱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습니다. 쟁점규정의 상위 법령인 장애인등편의법의 목적인 접근권이 하위 법령으로 인해 정면으로 침해된 경우이기 때문입니다.
최소한 불법 확인을 위한 상징적 금액의 배상이 필요합니다. 규범적으로 국가가 행한 불법에 상응하는 위자료가 산정되어야 합니다. 이미 판례도 평등원칙위반등 위법행위와 권리침해는 확인하지만 손해를 확정하기 어려운 사건에서 불법을 진지하게 확인할 수 있는 상징적 금액, 예컨대 1인당 100~200만 원의 배상을 명해 왔습니다. 원고들의 권리침해를 확인받기 위해서라도 최소한의 금액으로라도 손해배상이 필요합니다. 시행령이 위헌·무효임이 확인되더라도 손해배상청구가 인용되지 않는다면 국가가 위법행위를 하였다는 사실, 그로 인해 원고들이 접근권을 침해받고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는 사실은 확인받지 못합니다. 최소한의 금액으로라도 손해배상이 인정되어야 이를 확인받을 수 있습니다. 영국, 미국, 프랑스, 일본 등 외국에서는 명목적 금액으로라도 손해배상을 명하여서 위법성과 권리침해를 확인해 주고 있습니다.
후속청구로 인한 국가재정 부담의 우려도 크지 않습니다. 피해자가 다수이더라도 모두가 손해배상청구에 나서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2016년 인터넷 쇼핑몰 I사의 개인정보유출사건에서는 1,030만 명의 피해자 중 2,400명, 0.02%만이 손해배상청구에 나섰습니다. 그만큼 소제기는 어려운 일이고 이 사건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계산해 본 총 배상액도 크지 않습니다. 이 사건의 대표적 피해자인 전국 휠체어 이용자 수는 21만 명입니다. 여기에 I사 개인정보유출사건의 소제기 비율인 0.02%를 적용하여 계산하면 각 피해자에게 100만 원을 배상해 준다고 가정하더라도 총 배상액이 4,200만 원에 불과합니다. 2014년 카드 3사 개인정보유출사건에서는 0.85%로 피해자 중 소제기 비율이 조금 더 높았는데, 그 비율을 적용하더라도 총 배상액이 17억 8,500만 원 가량에 불과합니다. 2019년 법무부 국가배상금 지급예산 3,000억 원에 비교하면 매우 작은 금액입니다. 위법행위를 하였다면 당연히 배상해야 할 금액, 법치국가로서 당연히 감당해야 할 비용이라고 생각합니다.
국가배상이 인정되어야 행정입법부작위와 지연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행정입법부작위에 대하여는 국가배상청구가 사실상 유일한 사법적 통제수단입니다. 취소소송, 무효확인소송, 부작위위법확인소송 모두 허용되지 않습니다. 헌법소원은 가능하지만 시행령 시행 후 1년 내로 청구기간이 극히 제한됩니다. 국가배상청구가 부정되면 통제수단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고, 이 사건처럼 장기간에 걸친 행정입법부작위가 반복될 것입니다.
부작용도 크지 않습니다. 문제되는 사례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국민 개개인의 사적 법익을 보호하는 시행령, 그중에서도 장기간 개정되지 않고 위헌·위법 상태로 방치되고 있는 시행령만이 국가배상의 대상이 됩니다. 대규모 국가배상청구로 이어질 우려는 크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국가배상의 부작용으로는 적극행정 축소도 주로 언급됩니다만 이 사건에서는 그러한 우려도 없습니다. 장애인권 향상을 위한 입법은 국회의 몫이고, 행정입법부작위에 대해서 국가배상을 인정한다고 해서 국회의 입법이 축소될 우려는 없습니다. 부진정행정입법부작위에 대하여는 그동안 한 번도 국가배상이 인정된 사례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법리적으로, 필요성 면에서도 국가배상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바뀔 수 있기는 기대합니다.
이상입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재판장 대법원장
수고하셨습니다. 이어서 피고 측 주장 들어보겠습니다.

○ 피고 소송대리인 유일한
안녕하십니까. 피고 대리인 정부법무공단 변호사 유일한입니다.
두 번째 쟁점인 국가배상책임 성립 여부와 관련하여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변론하겠습니다. 목차는 아까 원고 측이 주장한 진행방향에 따라서 저희도 변론하겠습니다.
첫 번째 부분입니다.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은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을 국가배상책임의 요건으로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위법한 공무집행이라는 요건이 인정된다면 당연히 공무원의 과실을 추정한다거나 그대로 인정된다고 평가할 수는 없고, 행정입법부작위의 위법성 판단과 별도로 공무원의 과실에 대한 판단이 필요할 것입니다. 공무원의 과실 판단과 관련해서 판례는 공무원이 당해 직무를 담당하는 평균인이 보통 갖추어야 할 주의의무를 게을리 한 것인지 여부를 기준으로 공무원의 과실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한바 있습니다. 또한 판례는 객관적인 주의의무를 결여하여 처분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다고 볼 수 있을 정도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과실 유무를 판단할 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본 사안의 경우 공무원이 쟁점규정을 개정하지 않은 것이 객관적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인지가 문제되는 사안입니다. 그런데 쟁점규정의 개정은 궁극적으로 장애인의 접근권 강화를 위한 목적이 있는지 없는지를 고려해서 공무원이 쟁점규정을 개정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장애인들의 접근권 강화를 위한 상당한 노력을 수행한 것이 맞다면 객관적 주의의무를 결여하여 해당 직무의 과실을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입니다.
본 사안의 경우에 피고는 2014년 유엔 권고 내용을 고려해서 모든 공공시설이 장애물 없는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인증을 의무화하였고, 장애인편의법 등 하위 법령을 최근까지 약 87회에 걸쳐서 개정하면서 장애인의 접근권 강화를 위한 조치를 계속적으로 진행하였습니다. 또한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제도를 통해서 장애인 등에 대한 인적서비스를 제공해서 접근권 강화를 위한 충분한 노력을 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습니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피고 소속 공무원이 당해 직무를 담당하는 평균인이 갖추어야 할 주의의무를 게을리 해서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 소속 공무원의 과실을 섣불리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피고의 입장입니다.
다음으로 손해 발생 및 상당인과관계 인정 여부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원고들의 준비서면을 보면 원고들이 주장하는 손해는 첫 번째로 행정입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사실 자체만으로 발생하는 정신적 고통, 두 번째로 행정입법부작위로 인해 원고들에게 비재산적인 사적 법익이 침해됨으로써 발생하는 정신적 손해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행정입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사실 자체와 관련된 손해에 대해서는 피고가 이 사건 쟁점규정을 이 사건 소송 진행과정에서 개정함으로써 회복되었다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존 판례도 행정절차 참여권 침해를 이유로 곧바로 정신적 손해의 발생을 단정할 수 없고,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는 경우에만 정신적 손해배상이 가능한 것으로 판시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행정입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 자체로 인하여 발생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는 규정의 개정 등을 통해서 이미 회복되었다고 볼 여지가 있고, 원고들의 손해를 배상할 특별한 사정이 존재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원고들이 주장하는 행정입법부작위로 인해 원고들에게 비재산적 사적 법익이 침해되어 발생하는 정신적 손해가 인정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원고들은 이 부분 손해와 관련하여 이 사건 쟁점규정에 대한 행정입법부작위로 인해 접근권 침해가 존재하게 되고, 이에 따라 정신적 손해가 발생하고 있으므로 피고의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되어야 된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습니다. 결국 원고들의 주장하는 손해는 접근권이라는 개인의 일정한 권리이익이 침해되었음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손해와 관련해서는 권리이익이 침해되어 구체적으로 손해가 발생하였음을 요구되고, 특히 정신적 손해배상과 관련해서는 원고들의 개인적 법익 침해로 인해 정신적 고통이 발생하였다는 점에 대해서 원고들의 일정 부분 주장 책임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원고들이 장애인편의법에 의미하는 ‘장애인 등에 해당하는 자’로서 이 사건 쟁점규정을 개정하지 아니하여 접근권에 어떠한 손해를 입게 되었다는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주장을 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원고들이 주장하는 손해가 행정입법부작위로 인해 접근권에 대한 침해·제한으로 발생하는 손해를 의미한다면, 그러한 손해가 실제 구체적인 상황에서 발생하였다는 점에 대한 검토도 없이 원고들의 주장만을 근거로 국가배상법의 손해를 인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 피고의 입장입니다. 만약 원고들의 주장에 근거하여 손해배상이 인정된다면 피고는 장애인·노인·임산부 등 이동에 불편을 겪는 자로서 장애인등편의법 제2조에서 의미하는 ‘장애인 등’에 해당되는 자들에게 이 사건 쟁점규정에 대한 개정을 하지 아니하여 어떠한 정신적 고통을 입었는지에 대한 판단 없이 손해를 배상해야 된다는 결론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입니다. 따라서 이 사건 쟁점규정에 대한 행정입법부작위로 인한 원고들의 손해를 섣불리 인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 피고의 입장입니다.
상당인과관계에 대해서도 말씀드리겠습니다. 설령 원고들의 손해가 입증되었다고 하더라도 장애인등편의법 제1조는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이 일상생활에서 안전하고 편리하게 시설과 설비를 이용하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이들의 사회활동 참여와 복지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하여 장애인 개개인의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된 것이라기보다는 집단 전체의 사회활동 참여와 복지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장애인등편의법의 사익보호성이 인정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또한 종전 이 사건의 쟁점규정은 건물 전체에 소매점이 차지하는 면적의 합계가 300㎡ 이상인 경우에 건물의 주 출입문 복도에 장애인 등의 접근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편의시설을 설치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규정입니다. 이 사건 쟁점규정에 대한 행정입법부작위로 인하여 원고들에게 편의점과 같은 소매점 이용이라는 개인적 권리의 침해로 인한 손해가 직접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기에는 곤란한 측면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해서 피고의 행정입법부작위와 원고들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도 인정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결론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결론적으로 피고 소속 공무원이 당해 직무를 담당하는 평균인이 갖추어야 할 주의의무를 게을리하여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 소속 공무원의 과실이 인정된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 피고의 입장입니다. 또한 원고들이 주장하는 손해가 행정입법부작위로 인해 접근권에 대한 구체적인 침해·제한으로 발생하는 것이라면 그러한 손해발생에 대한 구체적인 주장, 입증도 없이 원고들의 주장만으로 국가배상법의 손해를 인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고, 피고의 행정입법부작위와 원고들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도 섣불리 인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입니다.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했을 때 피고의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원고들의 상고는 기각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상입니다.

○ 재판장 대법원장
수고하셨습니다. 쌍방 소송대리인께서는 자리로 돌아가셔도 되겠습니다.
이어서 두 번째 쟁점(국가배상책임의 성립 여부) 관련 참고인으로 오신 원고 측 김중권 교수님, 피고 측 안병하 교수님 참고인석으로 나와주시기 바랍니다.
두 분 교수님 바쁘신 가운데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원고 상고인 측 김중권 교수님 의견부터 듣겠습니다.

○ 원고 측 참고인 김중권
안녕하십니까? 저는 김중권 교수입니다. 중앙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현재 법 공부하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조희대 대법원장님 그리고 대법관님 앞에서 장애인분들의 소망이 실현되게 변변치 않은 제 생각을 개진할 수 있어 기쁨과 부담을 함께 느낍니다.
본 사안의 본질은 제도개혁소송입니다. 원고들의 개인적 만족을 넘어 현실에 맞지 않는 제도를 바르게 전환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또한 제도불법에 대응해서 시대와 호흡하는 공법과 행정법을 혁신하는 원동력이 마련되리라 기대합니다.
사실 독일처럼 행정입법에 대해서 국회가 동의하는 제도를 두고 있으면 이런 문제의 시행령이 제정될 리가 만무합니다. 제정되더라도 즉각적으로 행정소송을 통해서 개정을 구할 수 있다면 지난 24년 동안 문제의 시행령이 과연 유지되었을지 의문입니다. 이런 이례적 상황에 대한 문제인식을 갖고 출발하고자 합니다.
법의 타당성은 현재에 있지 과거에 있지 않습니다. 행정법 및 공법은 과거 관존민비를 특징으로 하는 관용국가적 바탕에서 만들어졌기에 대부분 규정들이 국가중심적입니다. 민주화로부터 멀면 멀수록 법은 민주성이 떨어지고 법치국가의 원리에도 맞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최후 사법기관은 비록 과거사를 다루지만 현재와 미래의 법질서를 선도하는 잠재적 입법자입니다. 따라서 판례를 통한 법의 현재화와 지속적 갱신이 강구되어야 합니다.
제 생각에는 법해석은 어느 경우에나 법률가 의견에만 좌우되지는 않습니다. 적합하게 공정하게 사고하는 시민들, 건전한 상식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의 견해와 기대감도 법질서 전체에 심각한 파열음을 유발하지 않는 한도에서 고려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애인등편의법 제4조가 과거 장애인복지법과는 달리 접근권을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는 이상, 국민은 국가에 대해서 그 집행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집니다. 접근권이 사회권인 이상 자유권에 필적할 수 있는 최대보호를 강구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사회국가 원리에 부합하는, 수긍할 수 있는 최소보호는 강구되어야 합니다.
편의시설을 갖추어야 할 점포현황이 전국은 1.8%이고 서울은 1.4%에 불과한 상황은 입법자의 의사를 정면으로 무시한 것이고, 아무리 행정입법재량을 인정하더라도 결코 수긍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특히 2008년에 국회가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을 비준하였습니다. 이 협약이 그 비준을 통해서 법률적 효력을 지니므로 시행령 자체가 법령우위원칙에도 반합니다. 또한 2014년에 선택의정서 도입 및 개선권고 이후에는 위법한 행정입법부작위의 상황이 조성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국가배상법은 결코 민법 제750조의2가 아닙니다. 또한 특별민법도 아닙니다. 2차 구제인 국가배상제도는 행정소송이 제대로 강구될 수 없을 때 법치국가의 원리에서 마지막 보루입니다. 우리의 경우에는 군주제 하에서 애초부터 국가배상제도가 없었던 일본과 다른 역사적 전통, 즉 우리는 헌법에서 규정을 만들고 국가배상법이 만들어졌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처음부터 국가배상제도가 공법제도로 출발하였습니다. 여기에서 민사법적 논의는 충분히 참고할 수 있지만, 반내림효과의 차원에서 그것에 전적으로 사로잡혀서는 곤란합니다.
특히 1984년 행정소송법 전면 개정, 1988년 헌법재판소가 출범한 이후에 이 땅에 비로소 공법이 실존적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 이전에 형성된 인식에서 우리는 벗어나야 합니다. 그 차원에서 보자면 배상책임 성립요건에서 권리보호친화적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과거 권위주의 시대에 국가 잘못을 드러내는 데 주저한 태도에서 벗어나 그것을 엄히 혼내야 하고, 공무원의 고의·과실이 결코 국가배상책임을 부정하는 구실이 되어서는 곤란합니다. 행정소송에서 규범 재개정 소송 자체가 이제껏 인정된 적이 없습니다. 국가배상책임 역시 진정입법부작위 상황에서만 그저 인정되었을 뿐입니다. 사안과 같은 후진적인 행정입법부작위 상황은 사실상 권리부재의 공백의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의심스러우면 피해자에게 유리하게’라는 명제를 과감하게 채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에서 위법은 법률상의 접근권 실현이 심대하게 저지된 데에 있습니다. 구체적 법집행행위가 없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주관적 책임요소를 강조하면 본말이 전도됩니다. 그리고 2014년 유엔장애인권리 개선권고 이후에는 분명 입법개선의 차원에서 주요의무를 다하지 못하였습니다. 우리 판례는 이제껏 입법상 불법 그리고 위법한 부작위에 대해서 과실을 따로 문제 삼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직무행위가 수반하는 손해는 법익침해이고 법적불이익입니다. 접근권이 시행령에 의해 유명무실하게 된 이상 법적 불이익이 구체적으로 발생한 것입니다. 이 상황은 결코 사실적 불편이 아니고 법적 불편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접근권은 절차적 권리와는 달리 실체적 권리이고, 또한 장애인 편의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점에서 보면 분명 사적 성격도 지닙니다.
민사불법행위로는 법률에 규율하지 않은 개인적 일탈을 중심으로 자기책임의 원칙에서 고의·과실을 전면에 내세우지만, 국가배상은 법률에 의해 명시·묵시적으로 요구되는 직무행위를 그 공무원이 법대로 하지 않은 것입니다. 메커니즘이 다르기에 인사적 잣대로 직무행위의 위법성을 판단하는 것은 곤란합니다. 특히 판례가 위법성의 잣대로 객관적 정당성을 드는데, 이는 이익형량에 기초한 민사법의 상관관계설에서 연유한 것입니다. 사실 오늘날 비례의 원칙, 신뢰보호의 원칙 등 법의 일반원칙이 매우 광범위하게 매우 적극적으로 작동하고 있기에 과연 객관적 정당성과 같은 가늠 잣대가 더 이상 필요할지 제 개인적으로는 의문입니다.
자유·평등·정의가 실천되는 이곳에서 대한민국 전체의 기쁨을 크게 하는 결과가 실현되고, 더불어 국가 중심 공법·행정법에서 국민 그리고 시민 중심 공법·행정법으로의 패러다임 대전환의 계기가 마련되기를 소망하면서 진술을 마치고자 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재판장 대법원장
의견 잘 들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다음 피고 측 안병하 교수님 의견 말씀해 주시지요.

○ 피고 측 참고인 안병하
안녕하십니까? 강원대학교에서 민법을 공부하고 있는 안병하입니다. 저에게 주어진 시간이 5분이라고 들었습니다. 얼마 되지 않으므로 거두절미하고 대법원이 저에게 문의한 쟁점들 중에서도 두 가지 중요한 것만 오늘 여기에서 발췌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다음 전제사항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즉 이하의 제 견해는 대상사건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행정입법부작위의 위법성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 개인적으로는 과실도 인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오로지 민법학자의 입장을 전제로 한다는 점입니다. 저는 대한민국 국민이고 국립대학교 교수라는 점을 제외한다면 피고와는 아무런 특별관계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하 말씀드리는 것은 전부 제 개인적인 의견임을 다시 한 번 강조드립니다.
첫 번째로 살펴볼 중요한 문제는 구성요건과 관련하여 인과관계 문제입니다. 과연 행정입법부작위와 원고들의 편의점 등에 대한 접근권이 침해된 것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하는지 여부입니다. 저는 이 문제의 판단이 그리 쉬운 판단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원고들의 접근권 확보를 위해 편의점주라는 제3자의 적극적 행위가 개입되어야 한다는 점도 고려될 필요가 있겠습니다마는 오히려 이 문제는 인과관계를 인정하는 데에 큰 장애가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행정입법부작위를 근거 짓는 작위의무가 바로 그러한 제3자의 적극적 행위를 강제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진정한 문제점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로 이른바 적법한 대체행위의 항변으로 칭해지는 논의입니다. 우리 민법 제392조 그리고 제756조에 채용되어 있습니다. 모법의 취지에 맞는 행정입법이 행해졌고, 또 이에 따라 편의점이 경사로를 설치했다고 하더라도 현재 통용되고 있는 편의점에 집중적이고 효율적인 진열방식과 진열대 사이의 좁은 간격을 생각한다면 장애인들의 상품에 대한 접근권은 실제로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접근권이라는 것이 단순히 편의점 내로 들어가는 것만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와 같은 사정은 인과관계 판단 시 충분히 고려되어야 할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해당 시행령으로 상품진열의 방식이나 진열대의 간격까지 함께 규율했어야 했다는 결론에 이르지 않는 한 시행령이 적법한 내용으로 개정되더라도 장애인의 접근권 침해는 종료되지 않을 것입니다.
둘째로 우리 판례가 상당인과관계의 상당성 판단 시 규범목적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대상사건에서 위반된 법률로 등장하는 두 개의 법률 중 먼저 소위 ‘장애인등편의법’은 원고와 같은 장애인 개개인의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장애인 집단 전체의 복리 증진과 이로 인한 공익의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것입니다. 즉 이 법률과 관련해서는 장애인 개인의 개별적 접근권 침해로 인한 불이익은 규범의 보호범위, 즉 인적범위 내에 포함되기 어렵다는 것이 저의 소견입니다. 그러므로 동법에 규정된 장애인 전체의 권리가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경우에는 환경소송의 예와 마찬가지로, 예컨대 ‘단체소송을 통한 여러 구제수단’에 의해 해결함이 타당할 것입니다. 요지에 ‘단체행동소송을 통한 손해배상’이라고 적었는데, 이것은 오기 같습니다. 정정하겠습니다.
다음으로 이른바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양자 간의 관계에서 장애인에 대한 직접적인 차별행위를 금지하면서 동시에 이에 대한 구제수단을 마련해 주고 있는 것으로서 행정입법의 부진정부작위는 그러한 직접적인 차별행위에 포함되기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원고의 공격대상인 피고의 행위는 규범의 보호범위라는 관점에서 볼 때 이른바 방법적 범위에 포함되기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두 번째이자 마지막으로 검토할 것은 현실적·구체적 손해의 발생이 있었는가의 문제입니다. 편의점에 대한 원고의 접근권 침해로 인해 원고에게 어떠한 현실적 손해가 발생했는지 주장과 증명이 없습니다. 권리침해라는 1차적 손해와 그 결과로 발생하는 결과손해는 구별되는 것이며, 이중 후자만이 실제 배상의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대법원이 계약명의신탁과 관련하여 수탁자의 처분으로 악의매도인의 소유권이 침해되었다고 하더라도 매도인에게 손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판시한 것은 이 점을 잘 드러낸다고 하겠습니다. 근래의 유럽사법재판소 또한 유럽개인정보보호규정이 위반되었다는 사실, 즉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이 침해되었다는 사실로부터 곧바로 해당 정보 주체에게 비재산적 손해가 발생했다는 것이 인정되며 않으며, 그러한 침해로 인해 위자료를 받기 위해서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비재산적 손해가 발생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거주 장소나 직장 근처의 상점 현황, 보다 편리하게 이용가능한 슈퍼마켓이나 대형마트와의 거리, 그리고 평소 인터넷쇼핑이나 홈쇼핑 등의 활용빈도 등과 같은 장애인 개개인의 생활환경과 행동양식이 각기 다른 상황에서 원고의 상황은 어떠했고, 무엇 때문에 어떠한 손해가 발생했는지 등의 사정이 전혀 주장·증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손해배상부터 운위하는 것은 법원칙이 아닌 감정에만 호소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상 저의 소견을 간략하게 말씀드렸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재판장 대법원장
수고하셨습니다. 우선은 두 번째 쟁점인 국가배상책임의 성립 여부와 관련하여 재판부와의 질의응답 시간을 갖기 전에, 오늘 공개변론을 앞두고 민사소송규칙에 근거하여 각계에서 제출한 의견 내용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이 쟁점과 관련하여 의견을 제출한 단체는 대한변호사협회와 한국사회보장법학회입니다.
위 두 단체는 모두 국가의 행위가 위법하다고 인정되는 이상 공무원의 직무집행의 객관적 정당성이 상실되었다고 보아야 하고, 고의·과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국가배상책임이 부정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에 그 견해를 같이하였습니다. 행정입법의 영역에서 행정청의 재량권이 폭넓게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 행정입법이 위법하다고 인정되는 이상 그 재량을 이유로 공무원의 고의·과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는 의견이었습니다.
또한 두 단체는 장애인의 접근권의 기본권적 성질, 과거 하급심 판결례 등에 비추어 장애인 접근권이 침해되었음을 이유로 위자료가 인정된다는 데에도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다만 위자료의 인정으로 국가배상액의 규모가 지나치게 확대되는 것이 우려된다면, 위자료의 금액을 적절히 제한하는 것으로 그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혀 왔습니다.
그러면 쟁점과 관련하여 재판부와의 질의응답 시간을 갖겠습니다. 참여하실 쌍방 소송대리인들은 발언대 앞으로 나와 주시기 바랍니다.
어느 대법관님께서 먼저 질문하시겠습니까? 먼저 주심이신 이숙연 대법관님, 질문하시겠습니까?

○ 대법관 이숙연
예, 질문하겠습니다. 원고 참고인인 김중권 교수님께 여쭤보겠습니다. 진술 잘 들었고요.
지금 국가배상책임에서 객관적 정당성 상실요건에 대해서는 원고 측에서는 폐기를 주장하고 계시고, 그 체계적 지위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는 것 같습니다. 참고인께서는 위법성의 잣대로 객관적 정당성을 두는 것에 대해서 비판적인 견해를 밝혀주셨는데, 그렇다면 특히 행정입법부작위의 경우에서는 어떻게 위법성 판단의 잣대를 삼을 것인지에 대해서 한번 의견을 듣고 싶고요.
또 하나는 국가 행위의 위법성이 인정되면 공무원의 고의·과실을 책임을 부정하는 구실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을 하셨습니다만 그렇게 볼 경우에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고의·과실을 독립적 요건으로 규정한 것과는 어떻게 우리가 조화롭게 해석·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원고 측 참고인 김중권
말씀 올리겠습니다. 객관적 정당성의 경우에는, 본래에 이 객관적 정당성의 출처 자체는 이렇게 말씀드리면 굉장히 조심스러운데 일본 문헌에서 출처가 나옵니다. 일본 행정법의 대가죠. 다나카 지로 교수의 1954년 책에 일본 같은 경우에는 민법의 권리침해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국가배상법은 행위가 위법으로, 어떻게 보면 권리침해에서 행위위법으로 가면서 위법의 의미를 다나카 지로가 단순히 법령 위반이 아니라 객관적 정당성이 없는 것이라고 교과서에 서술되어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그것이 우리나라를 거쳐 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실상 객관적 정당성 없이 과연 공무원의 직무행위 위법을 판단하는 데 어려울까 생각하지요. 어떻게 보면 직무행위 자체는 개별법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규정위반을 판단하는 데 사실 객관적 정당성이라고 하는 기준 잣대가 저는 그다지 유용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개별법을 중심으로 해서 그것에서 나름의 법적용을 잘못했다, 해석을 잘못했다고 하면 될 것이지, 굳이 객관적 정당성이라고 하는 것을 여기서의 ‘위법’은 객관적 정당성이 결여된 것, 지금 대법원이 판시하는 부분은 저는 오히려 객관적 정당성이라는 자체가, 객관적이라는 그 의미 자체가 객관적 주의의무와 결합해서 상당히 처음부터 국가배상책임에 있어서 고의·과실을 기점으로 사고하게 만드는 거죠.
사실 유럽 같은 경우 대부분의 국가들이, 유럽연합 자체가 책임에서 유책성을 포기하였고, 대표적으로 스위스 국가배상책임법은 제3조 제1항에서 유책성 구체성 관계없이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제가 보았을 때는 피해국민에게 중요한 것은 위법한 행위이지, 결코 공무원의 고의·과실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위법한데 공무원의 고의·과실이 없으니까 국가가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했을 때 과연 국가배상법 제2조를 알고 있는 법률전문가들은 이해하지만 일반 국민이 과연 그것을 이해할지. 저는 그 점에서 보면 객관적 정당성 자체가 오히려 앞으로 그런 문제를 야기하는, 조금 전에 제가 고의·과실까지 연관지었는데요. 행정소송법이 84년에 만들어지고 난 뒤에 거의 40년이 지났기 때문에 행정통제에 대해서 여기 계시는 여러 재판관님들 포함한 그간 사법부의 경과에 비추어보면 굳이 객관적 정당성이라는 하는 지표가 더 이상 저는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점에서 말씀드렸고요.
그리고 두 번째로 대법관님께서 국가배상법 제2조의 고의·과실을 어떻게 할 것이냐. 독일의 경우에 민법의 개인책임에서 시작하였기 때문에 국가책임을 인정하기 위해서 조직과실이라든지 과실의 객관화, 과실의 추정, 이와 같은 논리를 적용한 것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지금도 동독지역에서 통용되는 과거 (구)동독의 국가책임법은 고의·과실이 없습니다. 그런데 81년에 서독이 국가배상법을 개혁하는 차원에서 롤모델이 동독법입니다, 고의·과실을 필요로 하지 않는. 어떻게 보면 피해를 입은 국민에게 중요한 것은 위법한 행위이지, 결코 고의·과실이 핑계가 되어서 국가가 책임을 면한다라고 하는 것이 일반적인 감정에서 허용될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 국가배상법에 고의·과실이 있기 때문에 이 존재를 어떻게 할까. 저는 제가 말씀드린 대로, 특히 대법원은 잠재적 입법자라고 하는 시대에 맞지 않는 법을, 저는 누차 국가배상법 제2조의 불법성·위헌성을 주장하였는데 안타깝게도 헌법재판소에서 헌법에 불합치한 것은 아니라고 판시하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국가배상법을 개정해서 이것을 제거하지 않는 한 사실상 우리 판례를 통해서, 지금 대법원판례에서도 위법성은 굉장히 심도 있게 논의하지만 고의·과실은 그냥 스킵하는 경우도 곧잘 있더라고요. 오히려 저는 지금의 고의·과실을 유명무실하게 하는 좀 과한 표현을 하자면, 이런 말씀을 드리면 죄송하지만 사실상 존재감이 없게 만드는 그것이 우리가 헌법에 합치된, 우리가 헌법에서 논의 출발을 해야 하는 까닭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국민에게 이로운 상황에 대해서 그다지 그렇게 반론이 제기되지 않기 때문에 저는 판례를 통해서 고의·과실의 요소를 점차 점차 내려가면서 그것을 페이드 아웃(fade out)시키는 것이 더 좋지 않나 생각합니다.

○ 대법관 이숙연
예, 잘 들었습니다. 이상입니다.

○ 재판장 대법원장
다음으로는 어느 대법관님께서 질문하시겠습니까? 노태악 대법관님, 질문하시지요.

○ 대법관 노태악
김중권 교수님, 좋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 말씀을 들어 보니까 우리 교수님께서는 결국 국가배상책임이 자기책임이라는 전제에서 국가배상법을 그렇게 이해해야 되고, 또 그렇게 가야 된다. 그게 아마 공법 학회, 특히 행정법 학회 교수님들의 다수의견이신 것 같아요. 그렇지요?
그러면 가령 이와 같은 사안에서 과연 전통적인 민법 이론에 따른다고 한다면,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고의·과실을 요하게 되면 책임이 인정되기 어렵겠습니까?

○ 원고 측 참고인 김중권
어떻게 보면 지금 우리 대법관님께서 말씀하시는 것 중에 제가 학교 수업에서, 또 개인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판결이 행정소송을 통해서 위법하다고 판결을 받았는데 국가배상에서 국가배상청구를 한들 국가배상법의 위법은 행정소송의 위법과 다르다라고 하는, 어떻게 보면 그 다름의 핵심적인 것이 고의·과실이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데 일반 국민이 보았을 때 같은 법원인데, 독일처럼 행정법원과 민사법원이 완전히 따로 있는 것도 아닌 시스템에서 양재동에 가서는 위법하다고 인용판결을 받았는데 다시 교대역에 와서는 위법하지만 국가배상은 되지 않는다라고 했을 때 과연 일반 국민들이 이해할까요? 제가 봤을 때는 오히려 그런 부분에 대해서 일치를 기하려면 고의·과실은 과감하게 안락사 시켜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 대법관 노태악
예,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또 하나만 더 여쭤보겠습니다.
가령 국가배상이 자기책임이라는 전제에서 손해배상이 인정된다고 하면 일반적으로 생기는 재산상 손해라면 인정하기 어렵겠지요?

○ 원고 측 참고인 김중권
예.

○ 대법관 노태악
그러면 정신적 손해밖에, 위자료로 인정해야 될 텐데. 교수님께서 제출하신 의견서에 보면, 물론 공법상 국가배상책임으로 인한 위자료 산정기준에 관해 과연 어떤 기준으로 할 것인가.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제도개혁소송으로서의 성질을 갖기 때문에 위자료는 제도개혁을 짐작할 수 있는 적당한 수준이면 충분하고, 이게 일반적으로 위자료 산정의 기준이 되기는 어렵지 않겠습니까?

○ 원고 측 참고인 김중권
제가 민사의 불법행위와 관련해서는, 위자료건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데 이와 비슷한 예가 2005년에 일본 최고재판소 판결에서 재외국민 선거권 입법부작위 국가배상사건에서 5만 엔을 청구했는데 5,000엔을 인정한 건, 그리고 제가 알기로는 후속적인 소송은 없었던 것 같아요. 오히려 저는 이 건에서 제가 모두에 제도개혁소송이라고 강조한 까닭은 나름의 일반적인 민사 불법행위의 어떤 생각에서 접근하기보다는 적어도 향후에 제가 생각했을 때 우리의 경우에 안타깝게도 규범통제소송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는 나름 국가배상이라도, 제도 불법에 대해서 나름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우리가 위자료소송에서 적극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더 낫지 않나 생각합니다.

○ 대법관 노태악
규범통제 말씀하셔서 좀 더 이어서 여쭙고 싶은 것이, 가령 ‘위법성은 인정된다 그러나 그로 인한 손해배상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가능한 것인지 아니면 그로 인해서 말씀하신 대로 사법의 기능 자체가 추상적 규범통제가 불가능한데 과연 좀 더 나아가면 그렇게까지 인정되어야 되는 것인지, 그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원고 측 참고인 김중권
이 점과 관련해서는 ‘손해’라고 하는 그 개념 자체가 우리가 일상적으로 생명, 신체, 재산에 대한 피해에 익숙한데, 권리침해에 대한 그 자체가 손해가 된다는 인식은 상대적으로 약한 듯싶습니다. 그런데 과거에 잘못 각하결정한 건에 대해서 대법원이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을 인정한 것처럼 그 권리 자체가 제대로 실현되지 않은 상황을 우리가 법적 불이익으로 파악한다면, 특히 이것은 개개인의 민간의 어떤 분쟁이 아니고 적어도 국가를 상대로 해서 제도를 다툰다고 했을 때는 그것이 좀 다른 콘셉트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집행행위가 있다면 좀 다릅니다. 그러나 이 사안 자체는 집행행위가 있을 수 없는 제도적 불법인데 우리가 집행행위를 전제로 해서 구체적인 손해를 생각한다면 오히려 제가 보았을 때는 위법한데 책임은 인정되지 않는, 그런 좀 어울리지 않는, 조화되지 않는 결론이 되는데 저는 오히려 손해에 대해서 법익 침해, 법적 불이익으로 콘셉트를 잡는다면 저는 오히려 크게 어렵지 않게, 기존 민사 불법행위나 국가배상의 손해 개념에 대해서 마찰 없이도 충분히 소프트하게 이 사안을 접근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대법관 노태악
고맙습니다. 이상입니다.

○ 대법원장
오경미 대법관님, 질문해 주시지요.

○ 대법관 오경미
쌍방 대리인이나 참고인께서 말씀하신 것 중에 본건 규정, 장애인등편의법 제4조의 접근권이 집단의 이익이냐, 개인의 사적인 이익이냐에 관해서 결론만 각각 말씀하시고 그것이 왜 그러한지에 관해서는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하지는 않으셨거든요. 굉장히 어려운 이야기인 것 같고, 금방 원고 측 김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예를 들면 2005년 일본의 최고재판소에서 재외국민의 투표권에 관해서 인정한 것. 재외국민의 투표권. 그럼 그것은 사적 이익이냐, 집단의 이익이냐.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도 군법무관의 봉급에 관해서 어떤 사례가 있는데 그것은 그럼 사적 이익이냐, 공적 이익이냐. 두 사례에서는 각각 권리구제가 이루어졌는데, 그러면 그것은 사적 이익으로 본 것으로 볼 여지가 있는데요. 그런 권리와 장애인의 접근권은 어떤 차이가 있느냐 혹은 어떤 공통점이 있느냐. 그런 측면에서 제4조에 의해서 접근권이 개인의 이익인지 아니면 집단의 이익인지 부분에 관해서 각각 두 교수님께서 의견을 간단히 이야기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원고 측 참고인께서 먼저 말씀하시겠습니까?

○ 원고 측 참고인 김중권
대법관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겸해서 말씀드리면 공법이라고 하는 행정법은 본래부터 국가의 이익을 위해서 만든 법이죠, 어떻게 보면 거기에 공익이라고 하는 것은 내세우지만. 따라서 국민이 법위반을 따지려면 사익보호성, 관련 규정이 나에게 권리를 주고 있다는 그 논리가 그렇게 해서 만들어지는데, 사실 그 논리는 시대에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오늘날 행정법이라고 하는 것은 민주적 법치국가원리를 구체화하는데 과거에 전제군주가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 또 국민이 자신이 법을 위반한 것을 탓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공익을 내세웠는데 저는 가령 우리가 접근권이라고 하는 것을 규정했다고 하는 것은 국민이 국가에 대해서 왜 법대로 되지 않느냐고 할 때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되는 것이지요. 그 점에서 보면 개인에게 인정되는 사적권리라고 하는 것입니다. 헌법상의 기본권이 주관적 공권이라고 하는 것은 소송을 통해서 다툴 수 있다는 의미거든요. 그렇다고 보면 여기에서 접근권이 제대로 실현되지 않는다면 법원에 가서 따질 수 있는, 어떻게 보면 민사적으로도 따질 수 있지만 국가에 대해서 ‘왜 제대로 접근권이 실현되지 않도록 제도를 마련하지 않느냐’라고 따질 수 있는 의미에서 권리가 부여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일본의 경우에도 그것이 선거권이라고 하는 개인적, 주관적 공권이기 때문에 결국에는 배상책임으로 인정되는 것이지요.
우리가 과거에 절차위반의 위자료건에 대해서 의견제출이나 이런 절차적 권리가 사적권리가 아니라고 대법원판례가 판시한 것이 있습니다. 저는 그것에 굉장히 부정적인데, 어떻게 보면 국민에게 권리를 줬는데 국민이 그것을 법적으로 주장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니라고 한다면 그것은 이상하지 않겠습니까? 오히려 저는 이제까지 국가위주적인 권리가 아니라 국민에게 법원을 통해서 다툴 수 있는 의미에서 사적인 의미, 그러니까 개인에게 주어지는 권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대법관 오경미
예, 답변 감사합니다.
피고 측 안 교수님 말씀 듣겠습니다.

○ 피고 측 참고인 안병하
답변드리겠습니다.
제가 말씀드린 장애인등편의법이라는 것이 장애인 집단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국가 전체의 공익적인·문화적인 어떤 국가 전체의 차원을 한 단계 올리려고 하는 의도를 가진 법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장애인의 접근권이라는 것 자체의 권리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일부 헌법학자는 기본권에도 속한다고 이야기하고 있고, 또 사법으로 내려온다면 인격권 안에 포함된다고 생각됩니다. 그렇지만 장애인등편의증진보장에 관한 법률 자체가 과연 개개인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법인가라는 점에서 저는 의문을 표시했던 것입니다. 이 법을 위반했다고 하면서 위법성이 인정된다고 한다면, 과연 이 법이 개인의 이익을 위한 것인가. 저는 행정법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국고행정 쪽에 가까운 것 같고요. 이 법 전체의 내용을 보시면, 거의 다 선언적인 문구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개별권리침해에 대한 구제수단이 전혀 없고요. 그것을 이행하지 않을 때 과태료라든지, 행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국가의 정책적인 방향을 나타내는 법이지, 이게 개인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법은 아닌 것 아닌가 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 대법관 오경미
말씀 고맙습니다. 이상입니다.

○ 원고 측 참고인 김중권
대법관님, 제가 외람되지만 한 말씀만 드리겠습니다.

○ 대법관 오경미
간단히 해 주십시오.

○ 원고 측 참고인 김중권
안 교수님이 말씀하시는 것은 저와 살아온 배경이 공법과 사법이 달라서 그러한데, 저는 오히려 국가가 권리라고 하는 개념을 쓴다는 것은 엄청난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권리’라고 썼을 때는 나중에 문제되었을 때 법원에 가서 따질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였다고 봅니다. 그런데 이 법률에서 접근권이라고 하는 의미는, 어떻게 보면 저는 사회국가권리라고 하는 것은 최대보호를 지향하지 않습니다. 적어도 이런 접근권을 규정한 이상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웬만한 수준에서 그 접근권이 실현된다면 사법적으로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판단하기는 힘들겠죠. 그러나 누구나 수긍할 수 없는, 어떻게 보면 법의 생명은 합리성에 있는데 우리가 통상적인, 합리적인 판단에서 본다면 1.8%, 앞서 대법원장님께서 3%도 되지 않는 것에 대한 상당히 질타의 말씀을 하셨는데 그 기준에 보면 과연 어느 누구도 수긍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거죠. 사회권에 대해서 매우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분도 있지만 사회권 자체가 기본적으로 자유권과 다른 맥락에서 읽혀져야 한다는 입장에서 보더라도 지금 접근권이 사실상 형해화된 이 상황은 달리 국민들로 하여금 다툴 수 없고, 그리고 저는 오히려 이 소송이 향후에 행정입법에 대한 아주 효과적인 어떤 계기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 점을 제가 앞서 제도개혁소송으로서, 사실 최근 헌법재판소가 기후협약 관련해서 최소보호금지원칙에 반한다는 지적을 하였습니다. 그 역시 환경권도 사회권과 마찬가지로 목표규정입니다. 그렇다고 보면 오히려 그처럼 향후에 관련 제도 개혁의 수순으로 삼는다면 저는 오히려 더 좋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외람된 말씀 드려서 죄송합니다.

○ 원고 소송대리인 이온달
원고 대리인이 보충해서 말씀드려도 될까요.

○ 대법관 오경미
나중에 변론으로 하시면 어떻겠습니까. 오히려 피고 측에 기회를 드려야 하는데 더 이상 드리기는 좀 곤란할 것 같습니다.

○ 재판장 대법원장
서경환 대법관님, 질문하시겠습니다.

○ 대법관 서경환
저는 좀 현실적인 질문을 드려보겠습니다. 원고 대리인께 묻겠습니다.
원고 측에서 소장에는 손해배상 등으로 원고들이 각 500만 원 청구한 것으로 보이는데, 아마 조금 전에 변론에서 말씀하신 것도 참고서면 내신 것도 보면 액수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상징적인 최소한 금액이라도 인정되는 것이 중요하다, 참고인으로 김중권 교수님 말씀하신 것처럼 행정입법이 지연되는 것에 대해서 어떠한 통제성도 없는데 이러한 손해배상으로라도 속된 말로 하면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로 받아들였습니다. 아주 인상적으로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금액이나 그런 것에 따른 파급효과가 문제인데 아까 말씀하신 것으로는 지체장애인이 한 21만 명 정도로 아까 표에서 말씀하셨는데요. 저희 내부 검토에서는 26만 명이다, 이런 자료도 있고요. 이분들에게 가령 상징적인 금액으로 100만 원씩 위자료로 하면 2,600억 원 또는 2,100억 원이 되면 법무부에서 국가배상예산으로 가지고 있는 3,000억 원에 거의 필적한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개인정보가 유출된 I사 이야기를 하시면서 극소수만 청구할 것이라고 했는데 최근 보도를 보면 포항지진이 났을 때 지진 피해를 직접적으로 입증하지 않더라도 포항지진 당시에 포항 시민이었다고만 하면 다 청구할 수 있다고 했더니 굉장히 많은 수의 원고들이 모였습니다. 요즘 변호사 업계도 녹록치 않고 그러면 약간 기획소송이나, 물론 공익소송을 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다른 생각을 하시는 변호사님도 있을 수 있고요. 그분들은 여러 분들을 모집해서 하면 문제는 또 뭐가 있냐면 그 금액이 휠체어 장애인들에게 가면 좋은데 모집하는 데도 돈이 들고, 처음에 인지대나 그런 것을 변호사가 먼저 선불로 지불하고 나중에 후불로 한다 이러고 하면 변호사 수수료나 이렇게 다른 거래비용으로 누출될 수도 있고요. 선뜻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금액이 적당한지 고민스러운 부분인데요. 물론 피고 측은 그런 것을 염려해서 아예 손해배상은 인정 안 된다 그런 말씀하시는 거고요. 그거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금액을 특정해서 말씀하실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현실적으로 이 정도는 필요하다, 혹시 염두에 두신 것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 원고 소송대리인 이온달
말씀주신 대로 저희가 소장에서 청구한 500만 원이 전부 다 인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배상책임 자체가 인정되어야 한다는 것이고요. 배상책임이 인정되어야 원고들의 권리침해가 인정될 수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손해액이 얼마 인정되어야 하느냐는 말씀드리기 어렵겠지만 1인당 100만 원 혹은 그보다 더 적은 10만 원의 금액도 저희는 손해배상으로 충분히 인정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국가재정 문제를 이유로 배상책임 자체가 부정되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일 것이고, 또 피해자가 매우 다수이고 재정 부담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만큼 배상책임을 부정할 수 없고, 그런 사정은 오히려 국가의 행위가 위법하고 많은 국민에게 손해를 끼쳤다는 의미이고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해야 되는 근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손해는 법치국가로서 당연히 감당하여야 할 비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구체적인 손해액을 논하기에 앞서 먼저 포항지진 소송이나 다른 소송들과의 차이점을 조금만 말씀드리자면, 포항지진 소송 같은 경우에는 감각을 통해 직접 인지할 수 있는 큰 피해가 발생한 사건들이었습니다. 저희 사건처럼 위법행위임을 인지하기도 어렵고, 일반인들이 행정입법부작위 그리고 그로 인한 접근권의 침해라는 손해를 제대로 인지하기가 어렵고, 손해배상을 제기하기도 어렵습니다. 포항지진 소송보다는 저희가 변론에서 언급한 개인정보유출사건에 더 가까울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 재판장 대법원장
다음으로는 어느 대법관님께서 질문하시겠습니까? 권영준 대법관님, 질문하시지요.

○ 대법관 권영준
원고 소송대리인, 피고 소송대리인, 또 김중권 교수님, 안병하 교수님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우선 저는 김중권 교수님께 한 가지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아까 여러 좋은 말씀을 해 주셨고요. 행정소송에서 위법하다고 판단했는데 국가배상은 인정 안 하는 것이 이상하다는 말씀도 해 주셨고, 고의·과실요건은 사실상 안락사를 시켜야 한다는 말씀도 해 주셨고요. 그리고 객관적 정당성 요건에 대해서 비판적인 말씀도 주셨습니다. 그런 교수님의 말씀에 따르면 행정소송에서 어떤 처분이 위법하다고 해서 취소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말씀이신지 여쭙고 싶습니다.

○ 원고 측 참고인 김중권
예, 그렇습니다. 저는 손해와 관련해서는 인과관계 차원에서 참작할 수 있지만 위법하다고 했는데 국가가 배상책임이 없다라는 전제는 상당히 수긍하기 힘든, 오히려 책임을 지우되 납득할 수준에서 배상액을 정하면 피해 국민도 좀 더 달리 생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대법관 권영준
그 말씀의 전제는 일단 위법하다는 선언을 받아서 승소한 원고들은 모두 정신적 손해를 일정정도 입었다는 전제가 깔려있는 것이지요?

○ 원고 측 참고인 김중권
그럴 수 있지요. 제가 봤을 때는 같은 법원에서 판결이 내려졌는데, 제가 학교 현장에서 행정소송위법과 국가소송위법이 다르다라고 하는 이야기를 할 때 그것을 설명하기가 상당히 곤혹스럽습니다.

○ 대법관 권영준
잘 알겠습니다. 그다음에 원고 대리인께 법률적인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서 질문을 몇 가지 드리겠습니다.
아까 피고 참고인 안병하 교수님께서 권리침해와 손해의 관계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제가 이해하기로는 원고 대리인들도 결국 접근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 하고 있는 것이고요. 논리적으로 분해해 보자면 일단은 접근권이 침해되어야 되고, 손해가 발생해야 되고, 양자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그 문맥만 놓고 보면 세 가지 요소의 독립성을 인정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와 결부시켜서 아까 안병하 교수님의 말씀을 옮겨보자면 개인정보유출사건과 유사하게 처리해야 된다는 말씀도 주셨는데, 개인정보처리유출사건의 경우에는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이 침해되었다는 문제와 그로 인해 정신적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문제는 서로 다르게 취급할 수 있다는 것이 기본적인 판례의 입장입니다. 그래서 이와 같이 권리침해와 손해를 구별해야 된다는 피고 대리인 또는 피고 참고인의 입장에 대한 원고 대리인의 법률적 입장을 듣고 싶습니다.

○ 원고 소송대리인 이온달
접근권 침해가 인정되었다면 손해 발생이 바로 인정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의 입장은 ‘모든 장애인 등’이라고 해서 이 사건 행정입법부작위로 인해 곧바로 접근권을 침해당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고요. 편의점을 이용하지 못해서 혹은 다른 소규모 소매점을 이용하지 못해서 구체적으로 접근권 침해가 인정된다면, 그로 인해 이동의 불편함 혹은 소규모 소매점을 이용하지 못하는 불편함이 발생하였다면 그것이 곧바로 정신적 손해로 인정된다고 생각합니다.

○ 대법관 권영준
확인차 다시 질문드립니다. 아까 피고 대리인께서 구체적인 사정에 대한 검토를 거쳐서 개별 손해가 발생했는지를 주장 입증해야 된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그럼 거기에는 동의하시는 것인가요?

○ 원고 소송대리인 이온달
예. 거기에는 동의하고 저희도 제1심과 제2심에서 원고 김명학과 이태곤은 휠체어를 타는 지체장애인이어서 접근권을 침해당했고, 원고 고예지는 유아차를 끄는 분이셔서 접근권을 구체적으로 침해당했다는 주장을 했습니다. 상고심에서는 법률심이라서 관련 주장을 하지 않았고, 제1심에서도 고의·과실만을 이유로 손해배상책임이 부정되다 보니 손해가 구체적으로 심리되지 못했는데 만약 이 사건에서 파기환송이 이루어진다면 사실심에서 더 구체적인 심리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대법관 권영준
아까 하신 말씀에 따르면 휠체어 이용자라고 해서 언제나 정신적 손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고, 실제로 그 휠체어 이용자가 소매점에 접근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는지를 개별적·구체적으로 따져서 정신적 손해 발생 여부를 판단해야 된다는 입장이신 것입니까?

○ 원고 소송대리인 이온달
예, 맞습니다. 구체적인·개별적인 접근권 침해가 인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대법관 권영준
그럼 똑같은 휠체어 이용자인데 그럼 어떤 경우에 인정되고, 어떤 경우에 인정이 안 되나요? 예를 들어 집 근처의 편의점에 경사로가 설치되어 있으면 정신적 손해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고, 설치되어 있지 않다면 정신적 손해가 발생하는 것인가요?

○ 원고 소송대리인 임성택
그렇게 보기는 어려울 것 같고, 예컨대 교도소에 수감 중이거나 장애인 거주시설에 수용되어 있어서 외부 출입이나 이런 상점 이용을 하지 못하는 그런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일상생활에서 소매점 이용에 당연히 차별과 접근권 침해가 있겠지요.

○ 대법관 권영준
그럼 이렇게 이해하면 될까요? 원칙적으로 모든 휠체어 이용자들에게는 정신적 손해가 발생한다. 다만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거나, 외국에 거주 중이거나, 아예 외출 자체가 불가능한 장애인의 경우에는 정신적 손해가 발생하지 않는다. 이렇게 이해하면 될까요?

○ 원고 소송대리인 임성택
이 논리는 예를 들어서 장애인이면 당연히 손해가 발생한다기보다 현재 전국적으로, 모든 지역에서, 모든 소규모 공중이용시설에 관해서는 접근권이 침해되고 있기 때문에 손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씀드리는 것이지, 장애인 등이기 때문에 당연히 손해가 발생하고 있다라고 말씀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 원고 소송대리인 전상용
한말씀만 더 드리겠습니다. 이 사건 같은 경우는 행정절차권이 침해된 사건과는 다르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행정절차권 사건에서 대법원은 ‘개정입법을 통해서 손해가 원칙적으로 회복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렇게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은 접근권이 문제된 사건입니다. 접근권 침해로 인해서 일상적인 생활조차 24년 동안 매우 어려웠고, 사실 이러한 법익침해 상황이 현재도 계속 중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접근권이 문제되는 이 사건에서는 웬만하면 원칙적으로 장애인들의 손해가 있을 것이라고 추단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 대법관 권영준
감사합니다. 이상입니다.

○ 재판장 대법원장
박영재 대법관님, 질문해 주십시오.

○ 대법관 박영재
저도 피고 측 참고인 안병하 교수님이 말씀하신 의견들과 관련해서 원고들 대리인께 질문드리겠습니다. 입장을 그냥 말씀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도 권영준 대법관님 말씀하신 부분도 궁금했는데 답이 나온 것 같고요. 그 외에 아까 인과관계 관련한 문제로 그런 이야기를 안 교수님이 하셨는데요. 편의시설이 확보·설치되어서 장애인이 편의점에 출입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통상의 편의점에 밀접된 진열방식 관련해서 보면 어차피 상품에 대한 접근성은 보장되지 않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접근권 침해가 안 되는 그런 인과관계, 인과관계의 문제가 성립이 안 되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라는 이야기를 하신 바 있는데요. 거기에 대한 원고들 대리인 입장은 어떠신가요?

○ 원고 소송대리인 임성택
저희가 주장해 왔듯이 접근권은 다른 여러 기본권을 실현하기 위한 전제가 되는 권리입니다. 아까 배융호 참고인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편의점 앞에서 지나가는 행인을 붙들고 편의점 관련해서 도움을 청하는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일단은 안에 들어가야 거래할 수 있습니다. 장애인용 복도나 장애인용 화장실이 없는 것도 문제이기는 하지만 그전에 예컨대 편의점에 들어가서 우유를 먹고 싶다고 하면 점원이 우유를 가져다줄 수 있지만 편의점 밖에서 편의점에 들어가지 못한다면, 도움을 주는 누군가가 없다면 아예 이용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일단 저희가 구하는 것은 접근권입니다. 더 나아가서 안에서 물건을 살 권리, 더 나아가서 안에서 음식을 먹을 권리, 더 나아가서 안에서 약을 먹고 질병에서 치료될 권리까지를 저희가 주장하는 것은 아니고요. 이미 들어가지 못하는 것 자체로 권리침해와 법적불이익이 발생했다고 저희는 주장하는 것입니다.

○ 원고 소송대리인 이온달
보충해서 말씀드리면 저희가 가장 쉬운 예시로 편의점을 주장하고 있지만 쟁점규정에서 정한 소규모 소매점은 편의점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약국, 카페, 식당 등 다양하고요. 밀접한 진열 방식으로 인해서 들어가도 물건을 고르기 어렵다는 사정은 편의점에 한정된 내용이어서 손해 자체를 부정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이상입니다.

○ 대법관 박영재
혹시 안 교수님, 원고들의 입장에 대한 의견이라도 있으면 한번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 피고 측 참고인 안병하
소매점이라는 것은 공중이용시설이니까 반드시 편의점에 한정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다만 약국 같은 경우도 그렇고, 제가 경험한 여러 소매점들의 경우에는 카페도 마찬가지이고요. 탁자나 이런 것들이 밀집되어 있고, 또 그렇지 않은 곳이라고 하는 미용실 이런 곳에는 저는 미리 전화해서 그 주인한테 내가 출입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을 하고 들어간다면 그 미용실 의자가 놓여있지 않은 곳에 휠체어를 놔두고 충분히 머리를 깎을 수 있지 않았을까. 저는 직접 경험을 안 해 봐서 그 어려움을 마음 깊이까지 이해한다고는 못하겠습니다마는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는 원고들이 주장하는 접근권 침해는 비단 가게 안으로만 들어가는 것에 의미를 두는 권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실상 상품에 대한 권리, 구매의 권리, 내가 외향을 꾸밀 수 있는 권리, 이런 것들을 다 포함하는 권리라고 보기 때문에 인과관계 문제에서는 한번 여러 대법관님들께서 고려해 주셨으면 하는 게 저의 바람입니다.
이상입니다.

○ 대법관 박영재
원고들 대리인과 참고인의 의견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재판장 대법원장
더 질문하실 분 계신가요?
아까 원고 대리인 상호 간에도 어떤 것이 청구원인인지 헷갈리는 것 같은데, 피고 측에서 손해배상이 부정되는 경우를 나누어서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차후에라도 그 점은 분명하게 정리해서 밝히는 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이것으로 질의응답은 모두 마치겠습니다. 쌍방 소송대리인들과 참고인들께서는 모두 자리로 돌아가셔도 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두 번째 쟁점에 관하여도 아주 깊이 열띤 토론이 이루어졌습니다.
이제 마무리 변론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마무리 변론을 하실 변호사님께서는 발언대 앞으로 나와 주시기 바랍니다.
먼저 상고인인 원고 소송대리인께서 마무리 변론해 주시지요.

○ 원고 소송대리인 임성택
마무리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 준비된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서 아까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하나 있어서 이 이야기를 꼭 드리고 싶습니다.
이것은 2022년에 피고가 본건 시행령을 개정할 때 제출한 규제영향분석서입니다. 내용을 쭉 읽어보면, 굉장히 중요한 내용이 들어가 있는데요. 규제비용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50㎡의 시설의 표준건축비가 1억 240만 원인데, 편의시설 설치비는 7만 2,000원이어서 편의시설 설치 시 비율이 0.0001%에 불과하다, 따라서 규제비용은 별로 없다라는 취지로 50㎡로 개정하였습니다. 이러한 점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마무리변론 시작하겠습니다. 1984. 9. 22. 교통사고로 중도장애인이 된 김순석 씨가 서울시장 앞으로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습니다. 당시 조선일보의 기사는 ‘들어갈 수 없는 식당, 화장실. 우리가 살 땅은 어디입니까?’라는 부제를 붙이고 있습니다. 유서에서 김순석 씨는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왜 저희는 골목골목마다 박힌 식당 문턱에서 허기를 참고 돌아서야 합니까. 왜 저희는 목을 축여줄 한 모금의 물을 마시려고 그놈의 문턱과 싸워야 합니까. 도대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지 않는 서울의 거리는 저의 마지막 발버둥조차 꺾어놓았습니다’. 40년이 지났습니다. 오늘 상황은 달라졌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가 ‘1층이 있는 삶’이라는 제목으로 이 소송을 시작한 계기입니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동료와 함께 식사하거나 맥주를 한잔 하려면 온 거리를 방황해야 합니다. 10cm의 작은 단차가 누군가에게는 거대한 장벽이 됩니다. 엘리베이터는 고사하고 1층 가게에 들어갈 수 있는 1층이 있는 삶은 언제나 가능할까요. ‘사라지지 않는 턱, 사라지는 삶’이라는 제목의 글은 우리를 먹먹하게 합니다.
다행히 1심 법원은 피고가 만든 시행령이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그후 피고는 시행령을 개정하였지요. 면적기준 300㎡를 50㎡로 낮추었습니다. 이로써 문제는 해결되었을까요? 아닙니다. 아까 변론에서 자세히 이야기한 것처럼 여전히 시기기준에 따라 높은 문턱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실내건축공사로 여전히 매일 새로운 시설이 생겨나고 있지만 이 시설에 대해서는 법을 적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사건 법률은 장애인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 않습니다. 오늘 저희는 주로 장애인의 이야기를 했는데요. 법률의 대상인 장애인·노약자·유아차 동반자·임산부 등은 전체 인구의 30%를 넘습니다. 저희는 ‘모두의 1층’이라는 제목으로 프로젝트를 새롭게 시작하고 있습니다. 접근성 보장은 비단 휠체어뿐만 아니라 유아차·고령자·임산부 등 모두의 문제입니다. 캐리어를 끌고 이동하는 여행자와 외국인들, 무거운 짐을 옮겨야 하는 직원과 택배기사들에게도 경사로는 필요합니다.
국민도 문제해결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장애인개발원에서 한 조사에 의하면 우리 국민의 92.4%가 ‘장애인등편의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이미 시행령이 개정된 이후의 조사입니다. ‘편의시설이 더 잘 갖추어진 장소에 더 자주 방문할 의사가 있다’고 82.3%가 답했습니다. 심지어 ‘편의시설 설치를 위해서 소득세를 추가로 낼 용의가 있다’고 답한 사람도 30%나 됩니다. 접근권은 인간다운 생활을 하기 위한 출발이 되는 권리입니다. 모든 기본권의 전제가 되는 기본권입니다. 시설에 접근할 수 있어야 물건을 고를 수 있고 음식을 먹거나 친구와 커피를 마실 수 있습니다. 아플 때 약을 살 수 있습니다.
이 칼럼의 제목은 ‘모두의 1층에서 오줌권을 외치다’입니다. 생리현상을 해결하는 것도 건물에 들어갈 수 있어야 가능합니다. 일본의 패밀리마트 홈페이지에서 오려온 것인데요. 1,700여 개의 점포에 장애인용 화장실이 있습니다. 전국 1만 6,000여 개의 점포에 중 무려 4,700여 개입니다. 장애인용 화장실이 있습니다. 단차가 없는 출입구는 거의 대부분 갖추고 있습니다. 이렇게 된 데에는 일본 정부의 다양한 조치가 있었습니다. 이 자료는 일본 국토교통성이 만든 ‘소규모 점포의 배리어 프리화’라는 자료인데요. 무려 64페이지로 그림과 아주 촘촘히 다양한 장애유형에 따른 조치를 열거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제도에 의한 차별, 행정입법에 의한 인권침해 사건입니다. 그리고 아직도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지 못하고 있습니다. 행정부가 무려 24년 동안 접근권을 형해화시킨 일에 대하여 책임을 물어주시기 바랍니다. 법원은 사회적 약자의 최후 보루입니다.
이상으로 변론을 마치겠습니다.

○ 대법원장
수고하셨습니다. 피고 대리인께서 마지막 변론해 주십시오.

○ 피고 소송대리인 이산해
피고 측 말씀드리겠습니다.
1쟁점 관련해서 원고들 참고인께서 ‘소매점을 이용하는데 종업원 도움을 받아야 되는데 부르기가 어려웠다. 기다리다가 이용을 못 했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이러한 상황에 장애인활동지원법이 그대로 적용되는 사안인 것 같습니다. 활동지원사의 도움을 통해서 그런 소매점들을 이용할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이 사건의 소매점 접근권에 대해서 말씀드리면, 그 특성에 대해서는 다른 이동·이용권과 같이 함께 개선되어야 된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잘 아시다시피 영세소상인에게 직접적인 부담을 주는 행위입니다. 그리고 국제적인 기준을 보더라도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는 2014년에 모든 공공시설에 대한 접근을 권고했고, 2022년에야 모든 건축물에 대한 접근을 보장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세계적인 기준에 비추어 보더라도 지금 정부의 노력이 크게 미치지 못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국가의 행위를 보더라도 국가는 장애의 다양성, 장애인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기준에 따라서 여러 가지 제도들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접근권만 보더라도 직·간접적으로 관련해서 장애인활동지원법, 발달장애인권리보장법, 장애인건강법, 교통약자법, 장애인보조기기지원법 등 여러 법률을 원고들이 지적하고 있는 기간 동안 시행하고 있습니다.
배상의 문제도 있습니다. 이런 정부의 여러 노력에 비추어 봤을 때 과연 우리 현행 법령이 정하고 있는 공무원들의 고의·과실이 인정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그리고 위법성의 기준이 되는 객관적 주의의무 위반이 될 수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손해와 인과관계의 부분도 그렇습니다. 원고 대리인들께서 말씀하시는 것만 봐도 이 사건이 다른 여러 권리의 전제가 되는 사건입니다. 이 접근권만으로 이를테면 소매점 이용권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손해인과관계에 대한 중대한 장애로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손해 자체로 보더라도, 예를 들어서 원고들만 하더라도 각자의 집에서 소매점과의 거리나 소매점의 상황들이 각각 다르고, 또 근처에 소매점이 있는 경우는 어떻게 하느냐. 그 손해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의문점들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소매점 접근권, 나아가 이용권이 필요하고 중요하다는 것은 그리고 부족하다는 것은 정부가 잘 인식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사건 쟁점규정과 관련한 구체적인 행정입법부작위의 위법성과 고의·과실이 인정되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손해인과관계는 입증되지 못했다는 것이 피고의 의견입니다. 이상입니다.

○ 재판장 대법원장
수고하셨습니다. 양측 대리인께서는 자리로 돌아가 주십시오.
양측의 마무리 변론까지 잘 들었습니다. 이상으로 오늘 공개변론을 모두 마치겠습니다. 그동안 충실하게 변론을 준비해 주신 양측 소송대리인과 직접 참석하셔서 귀중한 의견을 개진해 주신 네 분 참고인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의견서를 제출해 주신 여러 단체와 소속 회원 분들, 언론 등을 통해서 의견을 개진해 주신 많은 분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이 변론을 방청하신 여러분과 시청하신 국민 여러분께서도 오늘 나온 쟁점들은 장애인 접근권을 비롯해서 사회전반에 미칠 영향이 커서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잘 아시게 되셨으리라고 믿습니다. 많은 관심을 가지고 대법원의 공개변론을 지켜봐 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대법원은 오늘 변론에서 심리된 내용과 그동안 제출된 자료들을 모두 참작하여 신중하게 결론을 내리도록 하겠습니다. 판결 선고 기일은 나중에 따로 결정하여 통지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상으로 오늘 공개변론을 모두 마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24.10.23.(수) 아래 사건의 공개변론을 실시하였습니다. 본 동영상은 이 사건의 공개변론 과정을 녹화한 동영상입니다.
▶ 대법원 2022다289051 차별구제청구등 (재판장 대법원장 조희대, 주심 대법관 이숙연)
[재생시간 : 3시간 22분 3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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