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일상 X 특별한 나들이] 바다서 스트레스 날리고 낚시 매력에 풍덩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법조낚시회

법원으로의 초대

2024.11.07

법조낚시회

(앞줄 왼쪽부터 시계반대방향) 정선미 실무관, 전지은 판사, 박창환 행정관, 홍선희 행정관, 최현호 주임

포항지원 법조낚시회는 바다낚시를 함께 즐기며 추억을 쌓아가고 있다. 현재 14명 회원이 연 2회 정기 출조와 번개 출조 등을 진행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기쁨을 찾아가고 있다.

글. 정혜영 사진. 조인기

법조낚시회

구름 낀 포항의 가을 바다가 잔잔하다. 당장이라도 비가 내릴 것 같지만 깊은 바다 속은 거센 바람이 부는 날에도 고요하다. 이런 점에서 청렴은 바다와 닮았다. 외부의 혼란과 유혹이 있더라도 항상 올곧은 마음을 유지해야 한다.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법조낚시회(이하 법조낚시회) 사람들은 함께 낚시하며 바다처럼 잔전하고 청렴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오늘은 청렴의 불을 밝힐 캔들을 만들기 위해 특별한 나들이에 나섰다.

법조낚시회 회원이 찾은 공방에는 다양한 디저트 캔들이 가득했다. 말하지 않으면 캔들인지 음식인지 헷갈릴 정도다. 회원들은 와플·아이스크림·까눌레·치즈·음료 모양의 디저트 캔들을 만들 계획이다. 디저트 캔들은 왁스에 염료를 섞어 실사에 가까운 모양을 만드는 것이 포인트다.

먼저 와플, 까눌레, 치즈 모양 캔들 틀에 염료가 섞인 왁스를 넣어 굳힌 후,와플에 올릴 아이스크림을 만든다. 아이스크림 같은 질감을 내기 위해 왁스에 염료를 넣고 뭉글해질 정도로 저어 굳힌 다음, 스쿱에 꽉 채워 떼어 낸다. 그리고 캔들이 굳기 전에 이쑤시개를 꽂아 초심지를 넣을 곳을 만든다.아이스크림 모양의 캔들이 굳으면 초심지를 이용해 와플을 이으면 ‘와플 아이스크림’ 캔들이 완성된다.

법조낚시회

음료 캔들은 두세 가지 색의 왁스를 시간차를 두고 굳히면 그라데이션 색을 가진 에이드 음료가 된다. 유리컵에 젤 왁스 얼음과 말린 과일을 1차로 넣고 왁스 색을 달리하여 두세 번에 걸쳐 추가해준다. 높은 곳에서 왁스를 부어주면 기포가 생겨 실제 음료 같은 모양이 된다.

최현호 주임과 박창환 행정관은 실사에 가까운 모양을 만들기 위해 더 높은 위치에서 왁스를 넣었다. 너무 열심히(?) 만들기에 집중했나, 봉숭아 물을 들인 듯 손끝이 빨갛게 물들었다. 회원 모두 처음엔 ‘과연 만들 수 있을까’라고 생각도 했지만 누구보다 맛있는 세상을 밝히는 디저트 캔들을 완성했다.

법조낚시회

법조낚시회는 포항 지역의 특색을 가장 잘 살린 동호회다. 바다와 생선회를 좋아하는 법원가족이라면 누구나 가입이 가능하다. 현재 14명 회원이 연 2회(매년 6월 6일, 10월 3일) 정기 출조와 소규모 번개 출조를 진행하고 있으며, 회원 가족도 함께 참여할 수 있어 자녀와 좋은 추억도 쌓을 수 있다. 지난 10월 9일에도 법조낚시회 회원들과 가족이 인근 바다로 정기 출조를 다녀왔다.

법조낚시회

법조낚시회의 시작은 삼삼오오 모여 낚시하던 포항지원 직원들이 ‘정기적으로 출조를 하는 게 어떠냐’는 의견이 모아져 2012년 결성했다. 부회장 홍선희 행정관과 박창환 행정관은 동호회 창립멤버다. 홍선희 부회장은 2011년, 고향인 포항지원에 발령받아 근무하면서 지인과 가끔 낚시를 했고, 바라보기만 하던 바다를 법원사람들과 함께 즐기고 싶어 동호회를 만들었다. 박창환 행정관도 2010년 포항지원으로 발령받고, 평소 자녀들과 방파제 낚시를 하다 선상낚시에서 다양한 물고기를 잡고 싶어 동호회에 가입했다. 전지은 판사는 올해 2월, 포항지원으로 발령받아 다른 법원에서 찾기 어려운 낚시를 ‘포항’에서 꼭 경험해 보고 싶어 가입했다. 현재 회장직을 맡고 있으며 아직은 낚시 초보이지만 홍선희 부회장과 최현호 총무의 도움을 받아 바다낚시에 푹 빠져 있다.

법조낚시회

회원들은 바다 바람에 스트레스를 날리며 승자도 패자도 없이 오직 낚시에만 집중하며 기쁨을 찾아가고 있다. 여기에 본인만 잘하면 싱싱한 먹거리까지 챙길 수 있어 더 큰 매력이다.

법조낚시회

홍선희 부회장 냉동실에는 항상 고등어, 삼치, 벵에돔, 오징어 등 해산물이 비상식량으로 가득 채워져 있어, 명절이면 주위 사람들과 나누기도 한다.

무엇보다 동호회의 가장 큰 장점은 초보자라도 선상낚시라는 어려운 분야도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모르는 사람과 한배를 타는 어색함 없이 편안하게 낚시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또 낚시하며 낚싯줄이 꼬이거나 바늘을 빼기 어려운 상황이 생길 때 서로 도와가며 낚시를 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선상낚시는 경력자가 항상 물고기를 많이 잡는 것이 아니기에 초보자도 누구나 강태공(?)이 되고 싱싱한 회를 바다 한가운데서 즐길 수 있다.

바다와 함께 한 삶이 10년이 훌쩍 넘은 만큼 회원들은 재미있고 힘들었던 추억이 많다. 특히 창립멤버인 홍선희 부회장은 2015년, 대마도에 해외 원정 출조를 갔을 때 회원 중 한명이 연락이 되지 않아 걱정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 있다. 이 외에도 날씨가 좋다고 출조를 했다가 갑자기 파도가 거세져 회항을 했던 기억, 물고기를 담아 놓았던 망태기를 통째로 빠트렸던 기억, 날씨가 좋지 않았지만 출조를 강행해 비가 많이 와서 어류 양식장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해 회를 사서 먹었던 기억 등이 스쳐 지나간다.

박창환 행정관은 고등어 낚시하러 갔다 한 마리도 잡히지 않아 홍선희 부회장이 삼치로 어종을 바꾸자(잡는 방법이 다르다) 제안했고, 감당되지 않을 만큼 삼치를 많이 잡아 집안 냉동고가 가득 찼던 기억도 있다. 전지은 회장은 “바다에 떠 있을 때, 복잡한 생각이 사라지고 머리가 시원해지고 아무 생각 없이 낚싯대를 들었다 놨다 하다가 물고기가 잡히면 성취감을 느낀다”며 “자의반 타의반으로 포항지원에 근무하게 된다면 법조낚시회 가입을 강력하게 추천한다”고 말했다.

법조낚시회

법조낚시회는 앞으로 해양쓰레기 청소 등 청정 해양환경 보존을 위한 바다 정화 활동과 동해안이 아닌 서남해안에 가서 교류전을 통해 갑오징어, 주꾸미, 갈치 낚시도 계획하고 있다. 또 포항지원 관할구역인 울릉도 1박2일 출조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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