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어때요] 아름다운 정원도시 양천구 탐방

테마법원

2022.08.10

양천구

여기 어때요
글 이연서 자료제공 한국관광공사

산과 공원, 길을 연결해 도시 전체를 하나의 숲이자 공원이자 둘레길로 만드는 ‘정원도시’를 구현하고 있는 양천구. 서울 안에서도 둘레길 코스를 포함해 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고스란히 잘 보존돼 있는 편이며 공원 등이 잘 조성돼 있다. 양천구 곳곳에 조성된 아름다운 공원과 둘레길을 비롯해 그곳에 깃든 사연 가득한 장소들에 귀 기울여보자.

아름다운 정원도시 양천구 탐방

정수장이 공원으로 재탄생 ‘서서울호수공원’

양천구에서 대표적인 명소로 손꼽히는 ‘서서울호수공원’은 옛 신월정수장을 공원으로 재조성해 2009년 개장했다. ‘물’과 ‘재생’을 테마로 서남권 최대 규모로 조성되었으며 기존 시설을 최대한 활용한 친환경 공원이다. 특히 다시 태어난 자연을 둘러보는 코스기 때문에 의미가 깊다. 부천시와 경계를 이루는 능골산 또한 건강한 숲으로 복원하고 등산로를 정비하여 함께 공원으로 조성하여 여의도공원, 양재 시민의 숲에 버금가는 규모를 자랑한다.
공원 내 열린 풀밭은 넓은 잔디와 큰키나무가 식재돼 있으며 파이프와 억새가 어우러진 재생정원은 옛 정수시설인 수도관 등을 활용해 자연 친화적인 정원으로 만들어지면서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공원 중심부에 있는 중앙호수에는 비행기 소리를 감지(80db)하면 하늘 높이 물을 뿜는 소리분수가 있다.
그 외 추상화가 몬드리안의 구성기법을 도입한 수직, 수평의 선이 조화를 이루는 몬드리안 정원은 옛 정수장의 침전조를 부분적으로 남겨 과거와 현재를 자연스럽게 융화한 장소로 공원의 아름다움을 더해준다.

프랑스의 낭만을 옮겨온 ‘파리공원’

파리의 낭만과 여유를 느껴보고 싶다면 목동의 ‘파리공원’으로 향해 보자. 양천구민을 비롯한 서울시민들에게 힐링 장소가 되고 있는 파리공원은 한국과 프랑스의 수교 100주년을 기념하여 1987년 7월 1일 문을 열었다.
1886년 한국과 프랑스 수교 이후, 1986년 파리에 서울 광장을 세우고 서울에는 파리광장을 세우기로 함에 따라 목동 신시가지 제2 근린공원을 개조하여 ‘파리공원’이 조성됐다. 서울 광장은 삼태극무늬로 꾸미고 파리 광장에는 프랑스식 화단을 조성하는 등 양국의 전통 양식을 조화롭게 반영했다.
자그마한 에펠탑과 개선문이 자리 잡은 ‘파리공원’은 서울의 광장(520㎡) 파리광장(800㎡), 한·불광장(3,900㎡), 연못, 벽천시설 등으로 낭만과 휴식, 녹지공간이 함께 조성돼 있다. 약 540㎡ 공원에는 양국의 특성을 살린 소나무, 마로니에, 느티나무 등 30여 종 15,800그루의 나무를 심고 공간에는 잔디를 깔아 양천구민들의 휴식처로도 이용되고 있는 곳이다. 야외 무대 광장에서는 인근 주민들을 위한 공연이 펼쳐지며 야외 결혼식도 열린다.

야간 산책 즐겨보세요 ‘계남공원’

특별한 테마를 가진 공원은 아니지만 여의도공원 2개를 합친 것만큼의 넓은 규모로 조성된 계남공원은 구민들의 가장 대표적인 휴식처다.
1971년 근린공원으로 개원한 계남공원은 1㎞가 넘는 ‘무장애숲길’을 포함해 4㎞의 둘레길이 조성돼 있어 건강을 위해 찾는 인근 구민들의 모습을 가장 쉽사리 볼 수 있는 곳이다. 계남공원을 걷다 보면 양천구의 전설을 고스란히 접할 수 있는데 특히 우렁바위나 정령고개는 범상치 않았던 양천구의 흥미로운 과거를 유추해볼 수 있다. 공원 내 조성된 유아숲체험장은 생태교육 전문가의 설명과 함께 숲속 나들이의 즐거움을 더해주니 활용하면 좋을 듯 하다. 특히 경사가 낮고 친환경 발광 다이오드 조명이 공원 곳곳이 배치돼 있어 무더운 여름날 더위를 피한 야간 산책을 추천한다.

느림의 미학이 있는 곳 ‘양천구 둘레길’

양천구를 감싸기도 하고 가로지르는 양천구 둘레길은 조금 특별하다. 산과 도심과 하천이 어우러진 곳으로 문화, 역사를 탐방할 수 있고, 천천히 걸으면서 보고 느끼고 즐길 수 있는 느림의 미학을 실현하는 사람 중심 안심둘레길이기 때문이다.
양천구 둘레길은 산악구간인 산림형, 도심을 통과하는 도시형, 안양천 중심의 하천형으로 구성되어 있다.
산림형 코스는 용왕산 구간(1.0㎞), 지양산 구간(4.5㎞), 신정산 구간(2.7㎞), 갈산 구간(1.8㎞)으로 총 10㎞이다.
용왕산 구간은 용왕산근린공원에 위치한 용왕산둘레길로 정상에는 팔각형의 정자 용왕정이 있다. 지양산은 등산로 주변에 약수터와 배드민턴장, 운동시설 등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신정산은 계남공원에 위치한 산으로 등산로를 따라가면 정랑고개를 거쳐 신정산 정상에 오를 수 있다.
도심형 코스는 5구간으로 되어 있으며 용왕산~오목공원 2.0㎞, 오목공원~양천구청 1.8㎞, 양천구청~신정네거리 1.5㎞, 신정네거리~강서초교 1.4㎞, 강서초교~지양산 2.7㎞이다.
하천형 코스는 안양천 구간으로 오금교~신정교 1.0㎞, 신정교~오목교 0.8㎞, 오목교~목동교 1.2㎞, 목동교~양평교 1.0㎞, 양평교~양화교 1.1㎞로 이뤄져 있다.

양천구의 전설과 사연 많은 이야기들

무엇이든 이루어지는 ‘150년 느티나무’
사람과 건물들 틈에서 무심히 서 있는 느티나무 한 그루. 자칫 지나치기 쉬운 평범한 가로수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이 느티나무는 150살이나 된 고목으로 양천구를 지키는 수호신과도 같다. 전해 내려오는 말에 의하면 누구든 건강을 빌기만 하면 무엇이든지 이루어졌다고 하며 함부로 훼손하면 저주를 받고 큰 재앙이 뒤따라서 오래 전부터 잘 보호하여 현재까지 살아있는 마을 지킴이다. 높이 10m 둘레 278㎝의 체격을 가진 이 느티나무는 6.25 당시 폭격을 받아 고사상태였으나 새순이 움트는 등 각종 재해를 극복하고 잘 자라고 있으며, 목4동 사무소에서 동민과 함께 영원토록 아끼고 가꾸기 위해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서울에서 유일하게 남은 ‘열녀문’
양천구 장수공원의 걷고 싶은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열녀문이 나온다. 열녀문은 충과 효를 지킨 여인의 절개를 큰 미덕으로 여기던 시절에 절개를 지킨 여성을 칭하기 위해 임금이 하사하는 문이다. 서울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양천구의 열녀문 이야기 속 주인공인 부인 이씨는 전의 이씨(全義李氏) 명문의 귀한 딸로 태어났으나 일찍 남편과 사별하였고 그 애통함 때문에 밥을 먹지 않고 단식하여 20대 후반에 사망하였다. 이러한 전의 이씨의 높은 뜻을 기리기 위하여 조정(1729년(영조5년))에서는 ‘열녀학생 원정익 처 전의 이씨의 문’이라 기록된 현판의 열녀문을 하사하였다. 부인 이씨의 열녀문은 조선시대 양반가문의 여성들이 어떤 가치관으로 살았고, 무엇을 소중히 여겼는지를 보여주는 역사적 상징물이라 할 수 있다.

바위가 울었다? ‘우렁바위’
양천구 신정동 산103-1번지에 있는 야산 봉우리에는 ‘우렁바위’라는 커다란 바위들이 있다. 이 바위들이 ‘우렁바위’라 불리는 까닭은 바위가 ‘울었다’하여 불리워졌는데, 길마(안장)처럼 생겨 ‘길마바위’라 부르기도 했다.
마치 둘러앉아 이야기하는 듯 모여있는 커다란 바위들이 ‘우렁바위’인데 강서, 양천지역의 어느 곳을 살펴봐도 이처럼 커다란 바위는 찾기 어렵다. 한글학회에서 출판된 한국지명총람에도 명시되어 있는 ‘우렁바위’는 양천구의 자랑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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