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세상 X 낭만필객] 신혼여행으로 떠난 미서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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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8

이우재 실무관(부산가정법원)

신혼여행을 떠나기로 마음먹으면서 제일 먼저 생각난 곳이 화려한 도시 야경으로 유명한 라스베이거스와 숨이 멎을 만큼 아름답고 장엄한 자연환경을 느낄 수 있는 그랜드 캐니언(Grand Canyon)이 있는 미서부와 신혼여행지의 대명사인 하와이로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2주 동안 신혼여행 중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그중에서 미서부 여행의 인상 깊은 장소 위주로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라스베이거스의 화려함
라스베이거스는 낮과 밤이 모두 화려한 카지노의 도시입니다. 왠지 카지노의 도시라고 하니 범죄도시같은 느낌이 들지만, 실제로 경험한 라스베이거스는 가족 단위의 관광객이 가득하고 화려한 쇼와 볼거리, 먹거리가 가득한 도시였습니다. 라스베이거스의 맛집은 고든 램지 레스토랑에서 시작해서 세계적인 수준의 호텔들이 선보이는 뷔페로 끝나는 거 같습니다. 어딜 가나 고든 램지 아저씨의 얼굴과 이름을 볼 수 있습니다. 고든 램지의 이름을 걸고 하는 많은 식당 중에 ‘플래닛할리우드 호텔’에 있는 ‘고든램지버거’를 방문했습니다. 헬스키친버거와 직원이 추천하는 ‘24아워버거’를 먹었는데 그중에서 ‘헬스키친버거’를 추천드립니다. 두툼한 패티와 매콤 소스가 중간에 들어있고, 이를 중화시켜 주는 아보카도가 듬뿍 들어있어 과연 고든램지버거의 시그니처 메뉴다웠습니다. 스베이거스 여행 코스 시작과 끝이 메인 스트림 거리에서 이루어집니다. 라스베이거스의 메인 스트림은 총 6.8km 정도이고 ‘만델레이 베이 호텔’부터 ‘스트라토스피어 호텔’까지를 라스베이거스 메인 스트림이라고 부릅니다. 스트림 거리를 걷다 보면 어디에서라도 발견할 수 있는 ‘팰리스 호텔’의 에펠탑을 중심으로 다니면 좋습니다. 에펠탑의 규모도 크지만, 더 놀라운 건 그런 에펠탑을 초라하게 만드는 호텔들이 즐비하다는 겁니다.
메인스트림에서 가장 유명한 ‘벨라지오 호텔’은 로비가 화려한 유리 공예로 장식되어 있고 그 뒤로는 시즌에 맞춰서 꾸며지는 정원이 있습니다. 그리고 외부로 나가면 그 유명한 분수 쇼를 관람할 수 있습니다. 매 공연이 똑같지 않아서 시간 맞추어서 공연을 관람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특히나 맞은 편 ‘몬 아미 가비’ 레스토랑 외부에서 식사하면서 바라보면 아주 좋은 추억이 됩니다. 그 외에 곤돌라와 운하로 유명한 베네치아 호텔, 화산 쇼를 볼 수 있는 ‘미라지 호텔’, 실제 플라밍고가 있는 ‘플라밍고 호텔’ 등 특색 있는 호텔 투어도 재미있는 여행 코스입니다. 스베이거스의 쇼는 157m 규모의 돔 형태 IMAX 영화관에서 압도적 화질을 볼 수 있는 스피어 관람과 화려한 퍼포먼스와 불로 눈을 사로잡는 KA쇼를 추천합니다.

그랜드 서클 여행
미국 서부의 자이언 캐니언, 브라이스 캐니언, 호스슈 벤드, 엔델로프 캐니언, 그랜드 캐니언을 묶으면 서클(Circle) 형태처럼 돌 수 있는데, 이걸 그랜드 서클이라고 합니다. 렌트카 이 동시 총 최소 이동 시간만 17시간 이상 걸리는 장거리 운전 여행이라서 계획하기 전에 참고 사항이 있습니다. 첫째 그랜드 서클은 장장 3개 주(네바다, 유타, 애리조나)에 걸친 넓은 지역이라서 시차가 발생합니다. 이동하면서 1시간이 늘었다 줄었다 하기 때문에 시간 확인은 필수입니다. 특히 숙소, 투어 예약을 하게 되면 이동하면서 예약 시간을 잘 생각해야 합니다. 째 이동 구간에 차가 없어서 과속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디선가 나타난 경찰에게 속도위반 과태료를 부과받을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인터넷에 이에 관한 후기도 많고 실제로 제가 속도위반 과태료를 납부했습니다. 무려 210달러(한화로 30만 원 정도)가 부과되었습니다.) 셋째 일몰 일출 시간을 알아야 합니다. 해가 지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서 별 보기밖에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일몰, 일출이 멋진 장소가 있기 때문에 그 장소를 방문하기 위해 시간 확인하고 움직이시는 것이 좋습니다. 리고 마지막으로 1박 2일 이상 그랜드 서클을 여행할 생각이 있으시면 미국 국립공원 연간 패스를 구입하시면 좋습니다.(공원 입구에서 구입이 가능합니다.) 이제 제가 움직인 루트를 따라가 보겠습니다.

#1 그랜드 서클 드라이브
새벽 3시에 일어나서 월켐 투 패뷸러스 라스베이거스(Wel come to Febulous Las Vegas)에서 인증샷을 찍고 첫 목적지인 자이언 캐니언 비지터 센터로 항했습니다.
하루에 400Km 넘는 거리를 운전해야 했는데 캐니언으로 가는 길은 하나 같이 대단한 장관을 만들어내는 풍경이라서 피곤하거나 지루함이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렌트해서 운전하는 것에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실제로는 한국에서 운전하는 것보다 편했습니다. 도로는 매끈하게 잘 관리 되어 있고 차량이 적었습니다. 무엇보다 한국에서는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계속 비슷한 고속도로 풍경을 볼 수밖에 없는데, 미국은 시시각각 변하는 대자연의 풍경을 온전히 즐길 수 있었습니다.

#2 자이언 캐니언(Zion Canyon)
그랜드 서클의 시작이었던 자이언 캐니언은 노스림의 대표적인 캐니언이고, 강을 건너는 하이킹 코스로도 유명합니다. 짧은 일정이라 캐니언 오버룩 트레일 코스를 다녀왔습니다. 30분 정도의 짧은 코스지만 자이언 캐니언 풍경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습니다.

#3 브라이스 캐니언(Bryce Canyon)
자이언 캐니언에서 출발해서 9번 국도를 따라 목가적인 미국 농촌의 모습을 감상하다 보면 붉은 돌이 인상적인 브라이스 캐니언에 도착합니다. 풍경에 빠져서 속도를 위반해 미국 경찰에게 과태료를 부과받은 구간도 이 구간입니다. 그 정도로 이색적이었습니다.
수백만 개의 첨탑이 모여 있는 듯한 브라이스 캐니언은 모두 물로 인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바다 속에 가라앉아 있을 때 흙이 쌓여 있다가, 브라이스 캐니언이 지표 위로 드러났을 때 단단해진 돌이 된 부부만 남겨두고 흙들은 쏟아져 내려 만들어진 풍경이었습니다.

#4 엔텔로프 캐니언(Antelope Canyon)
그랜드 서클에서 가장 유명한 여행지라고 하면 엔텔로프 캐니언을 말할 수 있습니다. 윈도우 배경화경으로 유명하고 세계에서 가장 비싼 사진의 촬영 장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엔텔로프 캐니언은 특이하게 별도의 투어 업체를 이용한 예약을 해야 방문이 가능합니다. 예전에는 예약 없이 방문 가능했는데, 엔델로프 캐니언 특성상 급격하게 물이 불어나 사망사고도 있고 하니 예약제로 바뀌었습니다. 비가 오는 날의 모습을 투어 가이드 영상으로 보여주는데 무섭긴 했습니다.
그랜드 서클 투어를 하고 가장 기억이 남는 장소인데, 정확하게 표현하면 이곳이 가장 좋아서가 아니라 사진이 잘 나오는 곳이기 때문이었습니다.
함께 투어를 이끌어주는 인디언은 유쾌하고 친절했습니다. 심지어 한국말도 할 줄 알았습니다. 바위의 줄무늬 하나당 100년의 시간을 걸린다고 하니 더 경이로운 장소였습니다. 방문 전에 후기에서 휴대전화로 막 찍어도 화보라는 글을 봤는데 정말로 이곳은 대충 찍어도 화보처럼 촬영되는 명소였습니다.

#5 호스슈 벤드(Horseshoe Bend)
저희 부부가 가장 기대한 호스슈 벤드로 이동했습니다. 이곳은 수백만 년 동안 콜로라도강이 흐르며 자연스레 깍아내린 협곡이 만들어낸 말발굽 모양의 대자연이었습니다.
주자장에 차를 세우고 20분 정도 걸으면 어느새 호스슈 벤드 앞에 도착하게 됩니다. 처음 도착했을 때의 호스슈 벤드의 압도적인 분위기가 있는데, 그게 사진으로 다 표현되지 않는 점이 아쉽습니다. 절벽에 안전장치가 없어서 아찔한 느낌도 듭니다. 그래서 무리해서 사진 촬영을 하면 큰 사고가 납니다.

#6 그랜드 캐니언 국립공원
시간 관계상 돌아오는 길에 그랜드 캐니언 국립공원은 드라이브하면서 뷰포인트에 잠시 들러서 구경을 했습니다. 데저트 뷰 워치 타워와 그랜드 뷰 포인트, 매더 포인트까지 한 폭의 그림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7 그랜드 서클 투어를 마치며
많은 그랜드 캐니언 투어 업체가 있지만 렌트카를 이용한 자유 여행을 즐긴 건 드라이브하면서 자연을 즐기고 싶어서였습니다. 달리는 내내 아내와 했던 이야기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다’와 ‘언제 다시 이곳에 와볼 수 있을까?’였습니다. 그랜드 서클 투어는 짧은 일정으로 충분하게 맛보기 힘든 대자연이라 생각하였지만 평생토록 잊지 못할 추억의 한자리를 만들게 해 주었습니다. 첫 방문이지만, 다음에 아주 긴 시간 동안 캠핑카를 빌려 다시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나중에 제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제 아이에게 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소망을 가지게 했습니다.

미서부 여행을 마치며
미국의 대도시가 주는 감동과 그를 넘어서는 캐니언들이 주는 감동은 저에게 가장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만약 미서부를 방문 예정이시라면 라스베이거스와 충분한 시간을 내어 그랜드 서클 투어를 기획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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