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태한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 실무관
2021. 2. 22.은 나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의미 있는 날짜 중 하나로 생각한다. 3년의 수험생활을 끝으로 최종합격 후 2020. 5. 29. 법원공무원 교육원의 교육과정을 수료 후 8개월 정도의 시간을 기다린 끝에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으로 발령을 받았기 때문이다. 사실 수험생활 중의 1년, 군복무 1년 9개월을 제외하면 고향인 울산에서 벗어나 생활을 한 적이 없었기에 타 지역으로 발령을 받은 것에 대해서 걱정이 많았으나 먼저 발령받은 동기가 안동에 3명이 있었고 대구지방법원에 처음 발령받아도 1년 근무후 지원근무를 나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래, 지금 아니면 언제 내가 다른 지역 에서 근무를 하며, 집에서 독립해서 살 수 있는 기회가 있을까?’, ‘1년 혹은 1년 6개월 정도만 있으면 대구 또는 울산으로 갈 수 있는 기회가 있겠지’라는 마음을 가지고 안동지원을 선택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어느새 안동지원에 근무한 지 5년을 채워 가고 있는 이 시점에 안동에서 지내면서 즐겼던 일상들을 조금이나마 이 글을 통해 소개해 보고자 한다.
여행을 통한 스트레스 해소 
나는 평소에 운전을 하는 것을 좋아하기에 차로 드라이브 가는 것을 선호하고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여행을 자주 가려고 노력을 하는 편이다. 주말에 고향을 가지 않는 경우에는 특별한 일정이 없는 직원들끼리 여행을 가거나 혼자 여행을 다녀오는 경우가 여러 번 있었기에 안동에서 근무하면서 직원들과 함께 간 여행지 및 혼자 다녀온 여행지를 몇 가지만 소개하고자 한다.
청송 주왕산
안동에서 차로 1시간 정도 가면 가을 단풍 명소로 유명한 청송의 주왕산이 있어서 동기 실무관들과 단풍 구경을 간 적이 있었다. 입구에서 청송의 특산물 사과를 이용한 사과 스콘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스콘을 한 입 베어 먹었을 때 사과 특유의 향과 맛이 그대로 담겨져 있어서 굉장히 인상이 깊었다. 여러 곳에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 많았는데 그중에서 대전사에서 보이는 기암과 옆에 펼쳐진 단풍나무 절경이 가장 인상 깊어서 사진에 담아보았다. 기암은 깃대를 꽂아 놓은 모양을 하고 있어 ‘기바위’ 또는 ‘기방우’라고도 하는데 대전사의 북쪽에 위치 하고 있으며 원래는 하나의 암체였으나 6개의 수직 주상절리를 따라 진행된 오랜 풍화작용으로 전체 폭 150m에 이르는 7개의 암봉으로 현재 분리되어 있다.
안동 도산서원
안동에 발령받게 되면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도산서원을 생각했었고 야간 개장도 진행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방문을 했었다. 야간 개장은 매년 9. 7.~9. 29. 주말 및 공휴일에만 진행을 하며 18:00부터 22:00까지 운영을 하고 있다. 방문했을 때 야간 개장의 마지막 날이어서 사진 촬영 및 관람을 하는 데는 여유로운 편이었고 밤이어서 길이 많이 어두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입구에 한지등을 이용하여 길을 밝혀 주고 있어서 출입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야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서 지인들이 온다면 꼭 방문하길 권하고 싶을 정도로 굉장히 아름다웠고 도시에서 보는 야경과는 색다른 느낌이어서 혹시 안동에 여행을 오실 분이 있다면 꼭 방문하시는 것을 추천드린다.
문화동호회 활동 
법원에 근무하면서 느낀 점은 다른 직장에 비해서 내부적으로 동호회 활동이 굉장히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도 해소하며 직원분 들과 친목 도모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에 기회가 된다면 동호회 활동을 적극 적으로 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그러던 중 2024. 3월경 가사단독 재판부 실무관으로 있었을 때, 담당 판사님이셨던 박영수 부장판사님께서 서울남부지방법원에 근무하셨을 당시 직원들과 함께 뮤지컬을 관람하는 등 문화생활을 즐기는 동호회 활동을 하신 적이 있다고 하셔서 안동지원에 문화동호회를 만들려고 하는데 동호회 총무를 맡아주길 권하셔서 지금 까지 문화동호회 총무를 맡아 활동하고 있다.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평소에는 즐길 기회가 없었던 영화 관람, 커피에 대한 강의및 시음을 할 수 있는 등 특별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어서 동호회 활동에 만족을 하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안동특산품 중 하나인 안동 맥주를 제조하여 판매 하는 안동브루잉 컴퍼니를 방문한 것이었다. 맥주를 평소에 마실 때 그 제조과정에 대해서는 특별히 궁금해 하지 않았는데 안동브루잉 컴퍼니 대표님께서 직접 나오셔서 맥주의 기원, 맥주의 제조과정, 수제맥주의 장점, 회사에 대한 이야기 등을 설명및 제조된 맥주를 시음할 수 있는 기회도 주셔서 굉장히 기억에 남는 경험이었다.
고향을 떠나서 타지에 근무하게 되었을 때 그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막연히 ‘언제쯤 고향에 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보다 ‘고향에 돌아가기 전에 여기서 얻어갈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 라는 생각을 가지고 근무하는 것이 직장생활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나는 위에 언급한 활동 외에도 평생 할 수 있는 취미로 테니스도 배우고 있고, 이외에도 다른 취미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혹시 타지에 근무하게 되신 지 얼마 안 되신 분이 계시다면, 이 글이 그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지막으로 4년 동안 큰 문제없이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에서 생활할 수 있게 도와주신 안동지원 판사님들과 법원공무원 직원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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