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나누는 만남] 휴식과 문화, 역사와 교육 복지의 섬을 지키는 안면도 5인방

단체사진 

 

(왼쪽부터) 최재경 행정관, 경민성 관장, 이동엽 실무관, 박용철 실무관, 엄희준 실무관

 

 

내일을 나누는 만남

글과 진행  이재영          사진  조인기


휴식과 문화, 역사와 교육

복지의 섬을 지키는 안면도 5인방

사법역사문화교육관
경민성 관장, 최재경 행정관,
박용철 실무관, 이동엽 실무관, 엄희준 실무관


얇은 겹파도가 밀려오고 밀려가길 반복하더니 섬으로 난 길이 사라졌다. 안면도를 감싼 서해바다는 그렇게 종일 다채로웠다.
뭍이었다가 바다였다가 수면 아래로 조금씩 태양을 숨기며 황홀한 일몰의 배경이 됐다. 충남 태안군 안면도에 자리한 사법역사문화교육관은 그 바다를 닮았다. 국민에게 우리나라 사법의 역사를 알리는 문화의 현장이면서 법원 직원의 다양한 교육의 장소이고, 법원 가족이 잠시 들러 쉴 수 있는 휴식의 공간이기도 하다.
현재 법원의 많은 직원들이 일상을 벗어나 휴식과 문화가 공존하는 안면도 사법역사문화교육관을 찾고 있다. 사법의 역사가 궁금한 지역의 학생들도 단골 손님이다. 오직 5명, 적은 인원으로 수많은 이용자들의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는 사법역사문화교육관의 다재다능한 능력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단체사진 

 

새로운 기틀을 잡는 일
경민성 : 매일 같이 먹고 자고 하는 사이라 새삼스럽지만 인사하고 시작하죠. 사법역사문화교육관 관장 경민성입니다. 그런데 박용철 실무관은 좀 잤어요?
박용철 : 어제 야간 당직이어서 아침에 잠깐 쪽잠 잤습니다. 괜찮습니다.
최재경 : 말 나온 길에 먼저 소개하세요.
박용철 : 전기 파트 담당하는 박용철입니다.
최재경 : 저는 관장님을 도와서 행정 사무 업무 맡고 있는 최재경 계장입니다.
경민성 : 사실 우리가 무슨 일을 하는지 나누는 게 의미가 없긴 해요. 그래도 각자 파트가 있으니까 일단 소개합시다.
이동엽 : 건축파트 이동엽 실무관입니다.
엄희준 : 기계파트 엄희준 실무관입니다.
경민성 : 엄 실무관이 마지막으로 왔죠. 다들 고향을 떠나서 고생하고 있어요. 저는 그래도 집이 서산이고 태안등기소에서 3년 반 정도 일한 경험이 있어서 익숙하지만 남해, 울산, 부산, 안양 멀리서 어떻게 올 생각을 했어요?
이동엽 : 사실 이렇게 먼 줄 몰랐습니다. 태안 지역인것을 알고 지원했는데, 합격하고 보니 안면도라고 하더라고요.
일동 : 하하하
엄희준 : 관장님도 크게 다르지 않으시지 않나요? 댁이 서산이라고 해도 가까운 거리는 아니잖아요. 야간 당직 때문에 출퇴근도 어렵고요.
경민성 : 말했던 것처럼 태안이 좀 익숙했고, 이 자리가 법원에서 흔한 보직이 아니라서 도전했어요. 조금 거창하게 말하면 초대 관장으로 일하면서 기틀을 잡고 사법부 발전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어요. 뭔가를 이뤄보고 싶었다고 할까요.
최재경 : 이루고 있는 것 같으세요?
경민성 : 다 이루려면 끝이 없을 것 같고 점점 발전해 나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계속 노력해서 더 좋은 모습으로 법원 가족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최재경 : 관장님에 비하면 저는 좀 단순하게 지원했습니다. 대법원에서 6년 정도 대법관님을 모셨어요. 대법관님이 퇴임하시고 마침 이곳 관리직에 TO가 났는데, 대법원이라는 묵직한 분위기와 또 다른 분위기에서 일해보고 싶었어요. 다른 지역에서 한번 생활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도 있었고, 법원 가족들 복지와 관련된 업무가 보람 있을 것 같았죠. 봉사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지원했습니다.
경민성 : 안양이 댁이시죠? 격주로 댁에 가시니까 주말부부도 아니고 격주말부부네요. 아이들 케어가 부담스러우실 텐데 아내 분이 반대 안 하셨어요?
최재경 : 아이들이 청소년이라, 그 시기는 아빠하고 조금 거리 두기를 하는 게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오랜만에 만나면 더 반갑고 저도 잔소리보다는 좋은 말만 하게 되니까 더 돈독해진 느낌이에요.
경민성 : 저와는 반대네요. 저희가 주말에 쉴 수 없는 일이고 집에도 자주 못 가니까 경조사며 명절, 행사 등 아내 혼자 참석해야 해서 미안한 점이 많아요. 그게 제일 아쉬워요. 이제 실무관들 얘기 좀 들어봅시다. 어떻게 이 먼 곳까지 지원하게 됐나요?
엄희준 : 저는 부산검찰청 기계공무직으로 일하면서 공무원 준비를 하는 중에 공고를 봤어요. 검찰청 옆에 법원이 있어서 친근하기도 했고, 꼭 일해보고 싶었거든요. 연고도 없는 타지 생활을 해야 해서 조금 걱정됐지만 법원 공무원이 되려면 그 정도 희생쯤이야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다행히 운 좋게 합격했죠.
최재경 : 와서 지내보니까 어때요? 할만해요?
엄희준 : 일은 재미있습니다. 제가 막내로 왔는데 다들 잘 해주셔서 적응도 빨리했고요. 다만 여자 친구랑 헤어지게 된 게 좀….
이동엽 : 7년이나 사귀었다면서요. 여기 있으면 새로 사귈 수도 없는데….
박용철 : 만나기 힘들죠. 어딜 가도 어르신들뿐이라. 하하. 저도 헤어졌잖아요. 주말에 쉴 수 없으니까, 시간을 맞추기도 어렵고 아무래도 멀어지더라고요. 이동엽 실무관은 울산이 고향이죠?
이동엽 : 네, 저는 지원할 때 지역이 태안 및 각급 법원으로 되어 있어서 태안 법원과 각급 법원들 유지보수 업무를 하는 줄 알았어요. 국민이 이용하는 법원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일이라는 데 매력을 느꼈죠. 울산에서 나고 자라서 고향을 떠나는 게 좀 두렵기도 했지만 그래도 많은 걸 배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지원했어요.
경민성 : 그럼 사법역사문화교육관에서 일하는 줄 모르고 지원했던 거예요?
이동엽 : 하하, 네 처음에는 모르고 지원했다가 합격해서 안면도로 들어오는데, 다리를 건너면서 돌아가야 하나 잠깐 고민했습니다. 전보 제한 4년까지 생각하니 조금 막막하더라고요. 막상 와보니 함께 일하는 분들이 다 너무 좋아서 잘 견디고 있습니다.
박용철 : 이동엽 실무관님 얼마나 됐죠?
이동엽 : 1년 6개월 됐어요. 박 실무관님이 가장 오래 있었죠?
박용철 : 네, 저는 개관 시작과 함께 근무했으니까 햇수로 5년 됐네요. 남해가 고향인데 일하느라 부산에 있었어요. 법원 공무원이 되려고 일하면서 이런저런 자격증을 따고 기회 있을 때마다 원서를 넣었는데 운 좋게 사법역사문화교육관 공고를 봤고, 합격했죠. 처음에 구글에서 위치를 찾아보고 조금 놀라긴 했는데 한번 해보자 싶었어요.
최재경 : 박용철 실무관은 왜 법원 공무원이 되고 싶었어요?
박용철 : 정의를 실현하는 곳이고,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법원이 있어서 어떤 질서가 유지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조직의 일원이 되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엄희준 : 꿈을 이루신 거네요.
박용철 : 그렇죠. 앞으로 내가 가진 능력을 더 발휘하는 게 숙제예요.
이동엽 : 그래도 초창기에는 무척 힘들었다고 들었어요.
박용철 : 저희 건물이 12월 18일 준공이 떨어졌는데 8월에 와서 인수인계를 받고 일을 시작했어요. 그땐 건물이 다 지어지기 전이니까 컨테이너에서 생활하면서 더 고생을 했죠. 산에서 내려오는 고라니와도 많이 친해졌고요. 하하. 그때 정말 외로웠는데, 지금 그래도 이렇게 함께 하는 동료들이 있어서 덜 외로워요.
경민성 : 사실 저희가 가장 어려운 점이 외로움인 것 같아요. 만약 실무관 셋 중 한 명이라도 전출가면 엄청 슬퍼할 것 같아요.
이동엽 : 정말 그럴까요?
엄희준 : 몰래 박수치는 건 아닌지. 하하.

서로의 업무를 넘나드는 안면도 어벤져스
경민성 : 지금 한 명이라도 빠지면 우리 일이 감당이 안되잖아요. 사무나 관리를 계장님이 많이 도와주는데 만약 계장님이 안 계시면 혼자 다 못 해내는 양이고요. 전기, 기계 설비 등 실무관들이 맡은 기술 쪽은 말할 것도 없죠.
최재경 : 자잘하게 챙겨야 할 것들이 많아요. 단순해 보여도 하지 않으면 안 될 일들이니까요. 공무직 근태 관리, 차량 관리, 방문객 관리, 시설 유지보수 등 저희들 손이 안 닿는 곳이 없죠. 다들 수고가 많아요. 저는 그저 옆에서 열심히 도와드릴 뿐입니다.
경민성 : 교육관이라 교육생들이 한꺼번에 들어올 때가 있잖아요. 행사가 시작되면 관련해서 해야 할 일이 또 생기고요. 음향부터 객실 조율까지 행사가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하는 것도 저희 몫이죠.
박용철 : 관장님은 견학 프로그램도 운영하시잖아요.
경민성 : 마을 주민, 인근 학생들에게 사법 역사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죠. 좀 더 재미있게 설명해 주려고 직접 시나리오도 만들고 자료도 찾고 하는데, 무척 보람 있어요. 등기관련 교육도 저희가 직접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네요.
최재경 : 관리부터 교육업무까지 생각보다 할 게 많아서 저희 다섯 모두 하루가 정신없이 돌아가죠.
이동엽 : 맞아요. 각각 맡은 전문 분야가 있지만 업무를 구분하는 게 무의미해요. 주말에 승강기가 고장 났는데 담당자가 없다고 세워둘 순 없잖아요. 당직자들이 어떻게든 고쳐야죠. 다들 서로의 업무를 보완할 수 있는 어느 정도 능력을 갖추고 있어요.
엄희준 :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운영이 되지 않을 거예요.
경민성 : 안면도까지 와서 전기나 기계 오작동으로 퇴실한다는 건 말이 안 되니까요. 인원이 더 많다면 괜찮지만, 저희 다섯이 운영하는 규모로 업무 공유는 당연한 일이죠. 다행히 지금까지 집에 돌아가시라고 한 적은 없잖아요.
박용철 : 다들 서로 배우려고 하니까 큰 사고 없이 잘 꾸려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동엽 : 웬만하면 담당자에게 연락하지 않고 정말 어떻게든 해결하죠. 물론 지난 겨울 보일러에 문제가 생겼을 때 엄희준 실무관에게 연락을 했지만요.
엄희준 : 아, 그때요. 제가 휴무라 방에서 쉬고 있는데 갑자기 연락이 와서 놀라긴 했어요. 쉴 틈이 없으니까 각자 휴무는 잘 지켜주는 편인데 얼마나 급하면 연락을 했을까 싶었죠.
이동엽 : 진짜 추운 겨울날이었는데, 보일러가 갑자기 안 되니까 당황스럽더라고요. 히터만으로 난방이 충분하지 않아서 객실에 계신 분들이 추위에 힘들 것이라 생각하니까 빨리 조치를 취해야 했어요.
엄희준 : 이해합니다. 사실 일주일 내내 출근하는 날도 많잖아요. 주말 당직이면 평일 휴무인데 외부 업체들이 주로 평일에 들어오니까 휴무를 반납해야 할 경우도 자주 생기고요.
경민성 : 그게 제일 단점이에요. 휴무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거죠. 새벽에 당직 근무하면서 한 두 시간 잘까 말까 비몽사몽인데 일선 법원 업무는 평일 오전에 시작되니까 거기에 맞춰야 하죠. 쉬는 날 하루 종일 전화를 받기도 하고요.
엄희준 : 그래도 저희 사정을 아는 분들은 오늘 근무하느냐고 꼭 물어봐 주세요.
박용철 : 배려해 주시는 분들이 계시죠.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립니다.
이동엽 : 밤새 별 일 없을 것 같지만 의외로 소소한 문의 사항들이 많아요. 예를 들어 집에서 쓰는 TV랑 다르다 보니까 작동법에 대해 묻기도 하시고, 냉장고나 전자레인지 등 전자제품 사용 문의를 많이 하세요.
경민성 : 이 정도 규모의 시설이면 인원이 좀 더 많긴 해야 하죠. 자잘한 사건·사고들이 계속 벌어지거든요.
박용철 : 얼마 전에 공용세탁기가 고장 나서 고생했잖아요.
경민성 : 그랬네요. 진짜 여기는 세탁기가 고장 나면 큰일이잖아요. 침구류 세탁이 안 되면 객실에 손님을 못 받죠. 정말 멀리서 오신 분들이 입실하지 못하는 큰 사고예요.
최재경 : 얼른 업체 불러서 바로 조치했지만, 식은땀이 나는 일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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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웃으며 말할 수 있는 별별 에피소드
박용철 : 교육관 안으로 매가 들어왔던 일도 있었잖아요.
경민성 : 기억나요. 난리가 났었죠.
박용철 : 전기 관련 고장은 뭐든 고치는데 매가 실내에 들어온 건 어떻게 조치를 해야 할지 엄청 당황했었어요. 동물보호센터에 연락하니 그쪽에서 해주는 게 아니라고 해서 보호장비 착용하고 긴 사다리 위에 올라가 겨우 쫓아냈죠.
경민성 : 헬멧에 스키 장갑을 끼고 올라갔죠? 참 별일이 다 있었네요. 한번 경험하고 나니 다음번엔 잘 처리할 것 같지만 다시는 안 들어왔으면 좋겠어요.
이동엽 : 그래야죠.
경민성 : 2019년도 여름이었는데 폭우가 쏟아졌던 날에 실종신고가 들어왔잖아요. 어르신이 사라지셨다고. 그 사건도 기억에 남아요. 저는 그때 휴무라 집에 있었는데 당직자에게 연락이 왔어요. 혼비백산해서 차를 몰고 도착했는데 119대원부터 경찰차까지 20여 명이 검은색 우비 입고 랜턴 들고 교육관 앞에서 대기하고 있더라고요. 영화의 한 장면처럼 말이죠.
엄희준 : 미드의 한 장면이네요. 폭우가 내리는 날, 사라진 방문객.
경민성 : 당직자가 CCTV를 확인하니까 논둑으로 이동하신 게 보였어요. 비를 맞는 줄도 모르고 진흙에 발이 푹푹 빠지는 논둑이며 야산을 한 시간 정도 헤맸죠. 다행히 야산 중턱에서 어르신을 발견했어요. 온몸이 진흙투성이가 됐는데 그래도 어르신을 찾았다는 안도감에 몸이 젖은 줄도 모르겠더라고요.
박용철 : 정말 다행이었죠. 저는 그날 고향에 다녀오는 길이었는데 관장님께서 비를 쫄딱 맞고 계셔서 깜짝 놀랐어요. 그것도 기억하시죠? 분실 물품을 쓰레기봉투에 넣어 버린 것 같다고 하셔서 몇백 개의 쓰레기봉투를 열어 찾아봤던 일….
경민성 : 혹시 내 자동차 키 찾았던 거 얘기하는 거예요?
박용철 : 하하하, 아닙니다. 저희 다 같이 쓰레기통을 뒤졌던 적이 있잖아요.
이동엽 : 잊을 수 없죠. 결국 찾아서 다행이었어요. 분실물 발견하면 저희가 절대 버리지는 않잖아요. 사진 찍어서 보관해 두었다가 찾을 수 있도록 하죠.
박용철 : 그날 쓰레기장에서 찾고 있을 때, 마침 전에 교육관에 근무하다 그만둔 직원이 여자 친구와 같이 방문했는데 딱 마주쳤어요. 하필 이런 순간에, 했죠.
엄희준 : 나가면 다들 결혼하시나 봐요.
경민성 : 엄희준 실무관님 아무리 부러워도 나가면 안 돼요. 코로나19 때 어렵게 왔잖아요.
엄희준 : 오자마자 코로나19에 걸려서 폐를 끼쳤죠. 그래도 다들 챙겨주셔서 감사했어요.
박용철 : 혹시나 나갈까 봐 우리가 얼마나 노심초사했는데요. 사실 엄 실무관님 바로 전임자가 사흘 만에 그만뒀거든요. 그래서 6개월 정도 공백이 있었던 터라 우리에게 엄 실무관님이 아주 귀인이었어요.
엄희준 : 짐도 다 옮겨주시고, 먹을 것도 문 앞에 걸어놓고 가주시고 연락도 해주시고 그때 여기에 뼈를 묻어야겠다, 다짐했죠.
이동엽 : 정말? 하하. 아마 첫 확진자였을 거예요. 많은 분들이 찾는 곳이라 코로나19가 시작되고 더 조심했고, 또 워낙 고립된 곳이라 초반에는 걸린 사람이 없었으니까요.
경민성 : 코로나19 때 생각나네요. 재개관한다는 마음으로 그동안 미처 손대지 못했던 곳도 다시 살피고 정비하면서 지냈잖아요. 문을 닫고 있었지만 내부에서는 엄청 바쁘게 돌아갔죠.
최재경 : 휴관이라 쉰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문만 열지 않았을 뿐 내부는 쉬지 않고 돌아갔죠. 관장님은 견학프로그램 시나리오 대상 별로 다시 만드느라 야근까지 했잖아요.
경민성 : 막상 완성은 했는데 섭외할 기관이 없더라고요. 다들 움직이지 않고 조심할 때라서요. 시간이 지나고 방역이 조금 풀렸을 때 방역 지침을 준수하면서 인근 학생들을 초청해 견학프로그램을 진행했었죠.
이동엽 : 당시에는 이게 끝이 있을까 했는데, 이렇게 마스크를 벗는 날이 오네요.
박용철 : 천천히 회복되면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죠. 언제 어느 때 방문객을 맞을지 모르니 항상 준비하고 있었는데 지금 덕을 보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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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가족의 편안한 쉼에 도움이 된다는 보람 
경민성 : 그렇죠. 이제 대규모 행사도 치르게 됐으니까요. 대규모 행사를 하게 되면 몇 달 전부터 긴장하잖아요. 준비부터 종료까지 계속 신경을 쓰는데 잘 마무리하고 나면 뿌듯합니다. 직원분들이 덕분에 잘 치르고 잘 쉬고 간다고 하면 상당히 보람을 느껴요.
최재경 : 항상 고맙다고 해주시는 분이 계시죠. 얼마 전에는 방 두 개를 신청해서 어머니 팔순 잔치를 하신 직원이 계셨는데, 집안 행사를 하다 보니 생각보다 사람이 좀 많이 모였어요. 그때 마침 큰 방이 비어있어서 옮겨드리고 침구도 더 내어드리고 하면서 가족 행사를 편안히 마무리할 수 있게 해드렸어요. 대단한 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작은 융통성을 발휘해서 우리 직원 가족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걸 보니까 좋더라고요. 사법역사문화교육관이 법원 가족을 위한 복지시설이라는 걸 새삼 깨닫기도 했고요.
경민성 : 모른 척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이용자의 서비스를 목적으로 세워진 면도 있으니까 이용객들에 대한 배려 또한 매우 중요하죠. 물론 매번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요.
최재경 : 물론이죠. 그분들도 운이 좋았던 거죠. 거의 없는 일인데 마침 공실이 있었던 거니까요. 
경민성 : 예약하시고 연락도 없이 방문하지 않는 분들도 상당수 계시죠? 저는 벌써 수차례 경험했습니다.
박용철 : 맞습니다. 입실 당일 날 저녁 무렵 입실 여부 확인 차 전화를 드려도 받지 않는 경우가 많아 난처할 때가 많습니다. 오시는지 안오시는 지 확인이 되지 않으니 새벽까지 기다리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동엽 : 노쇼를 하신 직원분께 사유를 여쭤보니 당첨메일을 받지 못했다고 하시더라구요. 예약하실 때 홈페이지에서 회원정보를 확인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박용철 : 입실하지 않는다고 해서 늦은 시간에 전화를 받으실 때 까지 계속 전화드리는 것도 많이 불편합니다.
엄희준 : 맞습니다.
경민성 : 그럼 여러분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예약하실 때 메일주소와 소속 법원, 핸드폰 번호의 정보를 최신으로 변경해 달라고 홈페이지에 공지를 올리겠습니다. 그런데 공지를 올린다고 해도 공지를 보실지가 걱정이예요.
이동엽 : 프런트 업무할 때 애로사항이 하나 있는데요. 제가 원래 하던 일이 건축, 설비 쪽이라 현장에 익숙해져서 인지 말투가 좀 무뚝뚝해서 불친절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마음은 그게 아닌데 말이죠. 요즘 고쳐가고 있는 중이니 너그럽게 양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최재경 : 아무래도 주말에 주로 방문하시고, 여행지에서는 마음이 조금 들뜨니까 기분이 좋아져 있는 상태에서 이런저런 일들이 일어나기도 하는 것 같아요. 친절과 서비스라는 덕목이 저희에게 제일 중요하다는 걸 잘 알고 있으니까 앞으로 더 좋아질 겁니다.
엄희준 : 불만 사항을 이야기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이것저것 저녁 식사 거리를 챙겨주시는 분들도 계시잖아요. 매일 같은 것만 먹는 저희들에게 아주 감사한 일이죠.
이동엽 : 맞아요. 잘해주시는 분들이 훨씬 많기는 해요.
최재경 : 식사 얘기가 나왔으니까 이 기회에 제가 한마디만 좀 할까 싶은데요. 저희가 지금 가장 힘든 것 중 하나가 식사잖아요. 구내식당도 없고 인근에 밥 먹을 만한 곳도 없고요. 한참 먹어야 하는 청년들인데, 실무관님들 아침은 그냥 거르면서 일하고 있죠?
경민성 : 점심도 9,900원짜리 밀키트를  대량으로 주문해서 매일 같은 메뉴로 해결하고요.
엄희준 : 관광지니까 먹을 곳이 딱히 없고 인근 식당이라고 해도 차로 움직여야만 하니까요. 나가서 먹으려면 가는 데만 30분 정도죠. 편의점도 차를 타고 나가야 하니까 먹는 게 제일 큰 문제이긴 해요.
박용철 : 저녁에는 식당들이 7시도 안 돼서 문을 닫잖아요. 배달 음식도 치킨만 두 종류고요.
최재경 : 잘 먹어야지 근무도 잘할 텐데 걱정이에요.
경민성 : 사실 해결할 방법이 없기는 해요. 인원이 적어서 케이터링 업체가 들어올 수도 없고 조리사나 영양사를 뽑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요.
최재경 : 다른 건 몰라도 아침 식사는 챙겨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일주일에 2, 3일이라도 가까운 곳을 정해서 쿠폰을 발급하는 등 개선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박용철 : 네, 저희는 어디 갈 수 없어서 주말에도 여기서 세 끼를 해결해야 하는데 그런 것들이 개선되면 정말 좋죠.
경민성 : 다들 휴무 때마다 집에 다녀 오기도 애매하잖아요. 본가가 멀어서요.
엄희준 : 저는 집에 다녀 온 지 두 달 됐어요.
박용철 : 저도 지난 설에 다녀오고 안 갔어요. 명절 때만 가게 되네요.
최재경 : 다들 군인처럼 생활하네요.
이동엽 : 집에 가는 게 기본 5시간 정도 걸리니까요. 기름값이나 교통비도 그렇고 오고 가고 체력적으로도 힘들어서 자주 못 가죠. 집안 행사나 명절이 아니면 잘 안 가게 되더라고요.

 사법역사문화교육관

외롭지만 외롭지만은 않은 함께여서 든든한 동료들
경민성 : 우리 다섯 명은 한 명이라도 빠지면 정말 고통스러워지니까 똘똘 뭉칩시다. 이용자 배려하듯이 어려운 일 있을 때 서로서로 배려하면서요.
최재경 : 그래야죠. 실무관님들 모두 여자 친구가 생겨야 하는데, 여자 친구 생기길 기원합니다. 혹시 교육관 찾아주시는 분들 중에 마음 있으시면 연락주세요. 그래도 괜찮죠?
이동엽 : 환영입니다.
엄희준 : 연락주시기만 한다면야 뭐, 마다할 일이 없죠.
박용철 : 여자 친구와 데이트라, 생각만 해도 좋습니다.
최재경 : 저는 여기 계신 분들 다 우리 법원 직원들이랑 인연 맺었으면 좋겠어요. 이곳에서 못 만나더라도 4년 마치고 다른 법원 가서 꼭 좋은 인연 만나길 바랍니다.
박용철 : 이렇게 덕담을 해주시네요, 계장님.
엄희준 : 그리고 하나만 더 말씀드리자면, 다 같이 회식 한번 하고 싶어요.
경민성 : 그게 우리가 안 되는 것 중 하나죠. 365일 내내 반드시 한 명은 꼭 자리를 지켜야 하니까요.
엄희준 : 지난번 처장님 오셨을 때 직원들과 저녁 식사를 함께하셨는데 당직이라 함께 못 한 게 정말 아쉬웠습니다. 법원 공무원 되고 대법원장님이나 처장님 뵐 때마다 내가 언제 이렇게 높은 분들을 뵙나 했는데, 하필 당직이었어요.
이동엽 : 하루 정도 평일에 다 같이 퇴근하고 회식 한번 하면 좋겠어요.
경민성 : 이용률이 제일 적은 요일을 택해서 한 달 또는 분기에 단 하루 정도 휴관을 하면 좋겠지만 쉽지는 않겠죠.
박용철 : 불가능하다는 걸 알지만 기대는 걸어봅니다.
최재경 : 바로 앞이 바다인데 우리끼리 바닷가도 한번을 안 가봤네요.
경민성 : 일하다 보면 바다가 곁에 있는 것도 잊게 되고  또 시즌에는 이용자가 너무 많아서 못 움직이고요. 정말 느긋하게 바다에도 한번 못 갔어요.
엄희준 : 저는 가끔 뛰러 갑니다.
경민성 : 정말? 헬스만 열심히 하는 줄 알았더니 뛰기까지….
박용철 : 참 바닷가 이야기가 나와서 한마디 하면요. 인근에 산이 있어서 뱀이 자주 나옵니다. 아이들 혼자 바다로 보내지 말아 주세요.
이동엽 : 맞아요. 아이들끼리만 나가면 저희가 불안해서 조마조마합니다.
엄희준 : 결국 다시 일 얘기로 돌아왔네요.
최재경 : 어쩔 수 없죠.
경민성 : 다들 잘 버텨줘서 정말 고맙게 생각합니다. 일 년에 3분의 1을 야간 당직을 서느라 수면 패턴도 엉망이 되고 했는데 나름 운동도 열심히 하면서 건강관리도 잘하고 있어서 더 고맙고요. 우리 앞으로도 잘해봅시다.
최재경 : 법원 가족분들 오며 가며 우리 실무관님들 아는 척 좀 해주시고요.
엄희준 : 저희 모두 솔로라는 거 다시 한번 강조하고요.
이동엽 : 열려있는 마음으로 다가갈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도.
경민성 : 오늘 사진이 잘 나와야 할 텐데.
박용철 : 사진 작가님께서 예쁘게 포토샵으로 잘 만져주시겠죠. 믿습니다.
경민성 : 앞으로도 조금 외롭지만 서로 도우면서 건강하고 즐겁게 일해 봅시다. 또 법원 가족분들 아름다운 안면도에 있는 사법역사문화교육관 많이 찾아주세요.
언제나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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