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나누는 만남] 기록과 기억 사이 추억이 가득 화성등기소

단체사진 

 

(앞줄 왼쪽부터 시계반대방향) 박성환 사무관, 이재용 소장, 하민성 실무관, 원유미 실무관, 신청솔 실무관, 유성인 실무관

 

내일을 나누는 만남

글과 진행  이재영          사진  조인기


기록과 기억 사이
추억이 가득

화성등기소
이재용 소장, 박성환 사무관, 하민성·신청솔·유성인·원유미 실무관


기록을 해두면 안심이 된다. 어떤 사실을 증명해야만 할 때 기록이 존재한다는 건 든든한 일이다. 국민들의 소중한 재산권을 기록하고 보관하는 법원의 등기국과 등기소는 그래서 그 어느 곳보다 친밀한 장소다. 그중 화성등기소는 전국 등기소 중 업무량이나 인원 면에서 가장 큰 규모다. 매일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자신에게 필요한 기록을 등록하고 열람하고 출력한다. 바쁘고 고되지만 다행히 그 사이사이 서로를 격려하며 웃는 날이 많다. 햇살 따스한 봄, 빗소리 시원한 여름, 물든 나뭇잎 화려한 가을, 코끝 쨍한 겨울 사계절 어느 때나 그렇다. 수많은 사람들의 기록과 기억을 오가며 분주한 화성등기소의 시간은 그래서 아름답다.

내일을 나누는 만남_11월호_이재용 소장재용 I 그새 쌀쌀해졌네요. 오늘 아침 바람에 저희 등기소 작은 주차장 나뭇잎들이 우수수 떨어지던데, 곧 겨울이 오겠어요. 쉴 틈 없이 바쁜데 이렇게 시간 내어 참여해 줬네요. 오늘 잘해봅시다.
박성환 I 매일 보는 사이지만 <법원사람들>을 보는 법원 가족들을 위해서 각자 자기소개를 해야겠죠? 소장님 먼저 소개하시죠?
이재용 I 그럴까요? 제가 먼저 하겠습니다. 저는 지난해 2022년 7월 화성등기소에 전입했습니다. 전에는 수원지방법원 민사단독 과장이었고요. 화성등기소에 발령을 받아 왔을 때 아는 직원들도 있었지만, 처음 만나는 신규임용 직원들도 많았어요. 그런데 워낙 업무량이 많아 같이 있는 시간이 길다 보니 금방 가까워졌지요. 우리 등기소 식구들은 화합도 잘 되고 소통도 잘 되어서 정말 좋습니다. 민원 응대가 쉽지 않은데 창구에서 큰 소리 한 번 나지 않고요. 함께 일하는 직원들 모두 아주 자랑스럽습니다. 특히 민원인들과 가장 가깝게 일하는 유성인 실무관이 수고가 많아요.
유성인 I 제 일인 걸요. 그리고 저뿐 아니라 다들 애쓰고 계시죠. 말을 걸어주셨으니, 이제 제가 소개를 할까요?
저는 2023년 2월에 실무관 첫 발령을 받았고, 화성등기소가 첫 발령지입니다. 전에는 사기업에서 일하다가 법원 공무원이 되고 싶어서 공부해서 들어왔습니다. 공직과 사기업 생활이 많이 달라서 처음엔 좀 헤매기도 하고 만족스럽게 일 처리를 하지 못했는데 훌륭한 선배님들, 등기관님, 소장님 만나서 잘 배우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신세진다는 마음으로 더 많이 배우면서 노력하려고 합니다.
신청솔 I 저는 올해 1월에 발령받아 화성등기소로 왔습니다. 수원 본원 민사신청과에서 근무했고요. 평소 일할 때 등기관련 업무를 하게 될 때마다 등기에 대해 더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등기업무라는 게 따로 공부를 해야겠더라고요. 법원공무원으로 등기를 아는 건 필수 덕목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대로 공부해 일을 익혀보자는 생각으로 지원했고요, 또 하나 이유가 더 있는데 이곳 화성등기소에 친한 동료가 먼저 와 있었습니다. 팀워크 좋고 배울 것 많다고 강력 추천하더라고요. 친구의 말도 좀 작용을 해서 지원했습니다. 10개월 정도 하고 있는데 저도 유성인 실무관과 마찬가지로 주위 분들의 도움으로 사람 구실하는 느낌이에요. 남은 시간 동안은 저도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박성환 사무관님은 등기소 경험이 많으시죠?
내일을 나누는 만남_11월호_박성환 사무관박성환 I 네 그렇습니다. 전에 송파, 강동등기소, 서울동부지방법원 등기국에 근무한 경험이 있습니다.저는 화성등기소 발령 직전에 서울동부지방법원 종합민원실에서 약 열흘 근무하다가 7월에 사무관 승진으로 비정규 발령을 받아서 오게 됐죠. 화성등기소가 오산시에 있잖아요. 처음에 발령받고는 오산까지 어떻게 다니나, 좀 걱정을 했습니다. 근처에 집을 얻어야 하나 고민도 했죠. 굉장히 멀게 느껴졌는데, 석 달 동안 출·퇴근해 보니 익숙해지더라고요. 등기소의 특성이 작은 공간에서 적은 인원이 함께 일하는 곳이라 더 친밀하게 일할 수 있는 곳이잖습니까. 오기 전에 기대 많이 했는데, 역시나 모두 서로 도우며 화기애애합니다. 아직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깊은 유대관계를 쌓진 않았지만 11월 워크숍 이후에는 진하고 깊은 사이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기대하고 있어요. 하하.
이재용 I 11월 17일인가요? 저희 30여 명 인원 대부분 참석하시죠?
신청솔 I 특별한 사정이 아니면 아마 전부 참석하실 겁니다.
원유미 I 저희 등기소 사람들은 함께 무엇을 하는 게 익숙한 사람들이라 빠지는 분은 안 계실 것 같아요. 저도 11월 안면도 사법역사문화교육관에서의 시간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제 소개를 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저는 고등법원에서 민사합의부에서 2년간 근무했고, 화성등기소에 온 지는 1년 반 정도 되었습니다. 고등법원도 좋았는데 사무관님 말씀처럼 등기소만의 끈끈함이 있어요. 선배,  후배님들 모두 격의 없이 편하게 해주셔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등기업무를 익히고 배우는 것도 신선했지만 동료들과 추억이 많이 쌓였어요. 내년에 새로운 곳으로 발령을 받을 텐데 떠나서도 생각이 많이 날 것 같아요. 추억 쌓을 거리 많이 기획해 주신 하민성 선배님 감사합니다. 하하.
신청솔 I 그렇죠. 하민성 실무관님이 아니었다면 등산이나 마라톤은 생각도 못 했을 거예요. 저희 등기소가 일이 많은 곳인데 덕분에 스트레스를 풀면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고마워요. 
하민성 I 아닙니다. 저도 좋은 일인데요. 저 역시 내년에 떠날 텐데 정말 많이 생각나고 그리울 것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2022년 7월 춘천 원주지원에서 타관 전출을 써서 화성등기소로 오게 됐습니다. 타 지역에서 와서 아는 사람도 없는데 동료들이 친근하게 다가와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저는 서무 실무관으로서 여러 분들과 소통이 중요한데 모두 잘 따라주셔서 일 처리가 잘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19가 풀리기 시작하면서 실무관 회식을 한 달에 두 번 정도 하는데 그걸 계기로 더 가까워진 것 같아요. 지나고 나면 정말 그리울 것 같습니다.
원유미 I 혹시 우세요?
신청솔 I 휴지를 준비해야 하는 걸까요? 하하
이재용 I 원주시는 너무 살기 좋은 곳이죠. 첫 전출지에서 좋은 동료들을 만나 다행입니다.

소통하고 화합하는 사람들 

박성환 I 동료들끼리 잘 지내서인지 모두 일을 정말 잘하십니다. 특히 유성인 실무관이 법인접수를 담당하고 있는데 친절하고 차분하게 안내를 잘해주시는 것 같아요. 민원인들에게 친절하게 안내하는 건 기본이고 많이 알려주는 것도 좋지만 제일 중요한 건 다시 내방하지 않게 하는 것이거든요. 저희 화성등기소는 아무래도 거리가 있으니까 두세 번 오시려면 민원인들도 힘드실 겁니다. 그런데 유성인 실무관이 그럴 일 없이 빠짐없이 꼼꼼하게 챙겨서 응대해 주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내일을 나누는 만남_11월호_유성인 실무관유성인 I 법인접수 창구에 있는데요. 창구는 사람을 대하는 게 필수잖아요. 사실 제가 내향적인 성격이라 잘할 수 있을 지 정말 걱정이었습니다. 처음 등기소에 와서 배치받았던 자리가 부동산등기 신청 안내 자리였는데요. 그것 역시 민원인과 마주하는 것이 일이잖아요. 제가 좀 심하게 내향적이고 그걸 스스로 잘 알고 있어서 처음에 앞이 좀 캄캄했습니다. 과연 내가 민원인을 잘 상대할 수 있을까 싶었어요. 그런데 신기하게 막상 사람들이 오니까 말이 잘 나오더라고요. 이론과 실전은 확실히 다르다는 걸 느꼈어요.
박성환 I 이제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제가 경험한 유성인 실무관은 일을 너무 잘합니다. 접수도 잘하고, 안내도 잘하고, 제일 잘하는 건 본인이 검토를 다 해서 두 번 내방할 일을 없게 한다는 거죠. 제 입장에서 굉장히 편합니다.
유성인 I 쑥스럽네요. 일이라서 안 할 수 없으니 일단 부딪혀서 했는데 안 되는 건 없더라고요. 원래 말수가 적고 말도 못 하는 성격인데 일을 하면서 성격도 고치게 된 것 같습니다. 부족한 게 많은데 선배님들, 사무관님들께 여쭤보면 잘 도와주셔서 도움을 많이 받았죠. 다음에 어느 자리로 갈지 모르지만 그때도 역시 잘 도와주실 거라는 믿음으로 크게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 다들 훌륭하셔서 저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이재용 I 유성인 실무관이 하는 업무는 어떻게 보면 선호, 비선호로 분류했을 때 비선호 파트잖아요. 그런데 묵묵히 일하고 있죠. 대화할 때 우리 공무원보다 민원인이 말의 비율이 높아야 하는 게 기본인데, 유성인 실무관을 보면 민원인의 얘기를 차분히 다 듣고 정확하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잖아요.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민원인에게 제대로 설명해 드리려고 가림막 밖으로 나가서 직접 설명해 주는 걸 봤는데요. 그게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코로나19 기간이라 조심스러웠을 텐데도 적극적으로 민원인의 불편을 해결해 주려는 모습이 살짝 감동적이기까지 하더라고요.
유성인 I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하하. 감사하고요, 제 얘기는 여기까지요. 하하.
박성환 I 소장님이 사무실에만 계시는 것 같지만 왔다 갔다 하면서 다 보고 계셔요. 하하하.
하민성 I 저도 유성인 실무관 칭찬에 더 보탤 게 있는데요. 유성인 실무관, 힘들어도 조금만 더 들어줘요. 서무 실무관으로 각종 공문을 수발하고 통계 등 등기소의 다양한 행정업무를 하는 게 제 주요 업무인데요. 그 외에 창구에서 접수를 받기도 합니다. 유성인 실무관이 응대한 후에 작성된 신청서류를 접수하는 일이니까, 유성인 실무관이 잘 마무리해 줘야 제가 편하죠. 덕분에 일이 훨씬 수월합니다.
유성인 I 아, 이제 그만….
하민성 I 사실 제가 나가기 전에 후임자를 정해야 하는데 유성인 실무관을 생각하고 있어요. 정말 잘하잖아요. 부동산, 법인, 민원 응대를 해봐서 그쪽 업무도 잘 알고 대화도 매끄럽고요. 고참이 와야 하는 자리이긴 하지만 유성인 실무관이면 충분히 해낼 것 같아요.
신청솔 I 칭찬은 후임자 지정을 위한 큰 그림이었나요? 하하. 그런데 하민성 실무관님 자리는 말씀하신 일보다 더 중요한 게 있잖아요.
하민성 I 그렇죠. 실무관의 화합 도모를 위해 아주 중요한 자리죠. 이 또한 유성인 실무관이 잘해줄 것 같아요.

서로 돕고 함께 하는 문화  

이재용 I 웃으면서 이야기하지만 진짜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조직의 크고 작은 불상사는 화합하지 못해서 생기는 것들이잖아요. 본원에 비해 크지 않은 인력이지만 그래도 등기소 중에서는 가장 많은 30여 명이 함께 근무하는데, 부대끼지 않고 서로 도우면서 잘 지내주는 게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내일을 나누는 만남_11월호_신청솔 실무관신청솔 I 화성등기소 전체 분위기가 좋은 데는 하민성 실무관님의 공이 크죠. 회식도 잘 주도하시고, 다양한 이벤트도 함께 하고요. 5월에는 마라톤도 함께 나갔었고, 단체 티를 맞춰 입고 등산도 갔죠.
원유미 I 맞아요. 근처 아울렛에 가서 함께 쇼핑도 하고요. 마라톤이나 등산도 혼자라면 하지 않았을 텐데 함께 하니까 즐겁더라고요. 몰랐던 재미를 알게 됐어요.
신청솔 I 저도 그렇습니다. 함께 무언가를 하는 것도 좋지만, 동료들과 일 이외의 것으로 즐겁게 지낼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항상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제가 수원지방법원 구청사에서 근무를 시작했는데요. 2019년 초에 신청사로 이전하면서 조금 변화가 생겼다고 느꼈거든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구청사 때는 서로 으쌰으쌰하는 분위기였다면 신청사로 이전하면서 개인주의적인 성향으로 움직이는 것 같았어요. 공간이 커지면서 여러 가지로 조금씩 달라지더라고요. 그렇게 3년 정도 또 거기에 익숙했다가 올해 이곳에 와서 다시 예전 구청사 때 분위기를 느꼈어요. 솔직히 처음엔 적응이 안 됐는데 다시 마음이 따뜻해진 것 같습니다.
박성환 I 다시 이런 분위기에 익숙해졌나요?
신청솔 I 뭐 주말에 약속도 없고요. 하하. 그보다 무언가를 함께 하는 게 재미있으니까요. 자꾸 말하지만 본원에 가도 생각이 많이 날 것 같아요. 일은 정말 힘들거든요. 그런데 혼자 힘든 게 아니라 함께 나누니까 생동감도 있고 즐겁습니다.
원유미 I 하민성 실무관님 덕분입니다. 내년에 본원에 가시게 되면 거기서도 이렇게 하실 생각이세요?
하민성 I 해야죠. 자주는 아니더라도 분기에 한 번씩은 화합하는 자리를 만들고 있지 않을까 싶긴 해요.
이재용 I 사회 자체가 개인주의로 변화하고 있는데 소그룹에 있다 보니까 아직 우리는 서로 함께하는 문화를 지키고 있는 것 같아요. 보기 좋습니다.
하민성 I 마지막 이벤트가 남았습니다. 12월에 실무관들끼리 스키장을 가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원유미 I 기대됩니다. 그 전에 바쁜 일을 다 마무리했으면 좋겠네요.
신청솔 I 일이 적어질 날이 올까요? 하하.
원유미 I 그렇죠. 신청솔 실무관님과 제가 하는 부동산 등기업무가  줄진 않겠죠. 오기 전부터 화성등기소가 업무 건수가 많고 힘들다는 소문을 들었어요. 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왔는데 막상 겪어보니까 상상 이상이더라고요. 상반기 때 정말 너무 힘들었어요. 이런 표현을 해도 될지 모르겠는데, 영혼이 나간 채로 일을 했다고 해야 하나요. 의식 없이 손이 알아서 움직이는 느낌. 그나마 상반기에 많이 달려서 하반기는 좀 괜찮은 것 같아요. 그렇지 않나요?
신청솔 I 부동산 기입 업무는 끝이 없죠. 체감 차이인 것 같은데, 일이 줄어든 게 아니라 상반기에 너무 힘들어서 적응된 것이 아닌가 싶어요.
이재용 I 신청솔 실무관 말이 맞아요. 힘듦에 익숙해진 거죠. 상반기 업무 강도가 10이었는데 지금 5가 된 게 아니고, 같은 10인데 숙련되어서 10이라고 못 느끼는 거죠.
원유미 I 어쩐지 슬픈 얘기네요.
박성환 I 손도 좀 빨라졌을 거고요.
원유미 I 맞아요. 손이 기억해요.
신청솔 I 상반기에 극한을 맛봤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여유로워진 것이죠. 일이 정말 엄청나요. 다들 힘든 와중에 실무관들끼리 서로 도와주니까 지치지 않고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원유미 I 신청솔 실무관님께서 이번 주에 제게 말도 안 하고 제 일을 짠, 해주셨잖아요. 감사합니다. 하하.
신청솔 I 별말씀을요. 원유미 실무관도 제가 바쁠 때 제 거 해주셨잖아요. 저희만 그런 게 아니라 우리 화성등기소는 서로서로 휴가 다녀오거나 했을 때 과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품앗이하는 느낌으로 돕고 있죠. 그런 것들이 큰 힘이 되는 것 같아요.
원유미 I 우렁각시가 다녀가는 거죠. 좀 전에 소장님 말씀하신 것처럼 서로 화합하며 일한다는 게 참 좋은 일이라는 걸 화성등기소에 와서 느낍니다. 대신 일을 해준다는 게 배려하고 위하는 마음이 없으면 안 되는 일이거든요.
이재용 I 맞습니다. 그래서 다들 민원인 응대도 잘하시고, 민원인들에게 칭찬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등기우편은 우체국으로, 등기(登記)는 등기소로   

유성인 I 일이 힘든 것도 있지만 또 재미있는 일들도 많아요. 지난여름에는 어떤 분이 땀을 뻘뻘 흘리며 허겁지겁 뛰어오셨어요. 소장 제출하러 왔다면서 다급하게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분뿐 아니라 잘못 찾아오는 분들도 꽤 되십니다. 잘못 찾아왔다고는 생각도 못 하시고
‘세금 납부 어디서 하냐’ , ‘사망신고는 어디서 하냐’면서 등기소 업무와 관련 없는 것을 물으시죠. 그럴 때마다 엷게 미소가 지어집니다. 관공서라고 생각해서 다 된다고 생각하고 들어오시는 것 같아요.
박성환 I 어제는 우편물 등기를 부치러 오신 분도 계셨어요.
이재용 I 제가 전에 중부등기소에서 일했어요. 중부등기소에 있던 시절에 어느 민원인이 뛰어 들어오셔서
‘속달 되냐’고 묻는 분이 계셨어요. 등기는 당연히 된다고 생각하신 거고, 그 등기를 속달로 보낼 수 있는지 물으신 거죠. 우리는 우체국이 아닌데 이런 일이 종종 있어요.
박성환 I 서울 등기국에서도 그런 분들이 많으세요. 등기하면 우편물만 생각하시는 거죠. 화성등기소에 와보니 서울과 비슷하지만, 다른 점은 민원의 강도가 조금 덜한 것 같아요. 민원인분들이 큰소리를 덜 내시는 분위기랄까요?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우리 등기소 직원분들이 응대를 잘하는 것도 있지만요.
유성인 I 저뿐만 아니라 대부분 잘 듣고 잘 대응하시죠. 화내시더라도 이해하려고 하면 일이 커지지는 않는 것 같아요. 체감상 하루에 법무사 등을 제외한 순수 일반 민원만 30분 정도 뵙는데 서로서로 배려하면서 잘 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재용 I 일반인은 등기신청 작성 시작부터 끝까지 서비스를 해야 하잖아요. 그렇게 따지면 30명은 무척 많은 숫자예요.
박성환 I 말이 민원이지 대필을 해드리는 거죠. 개인 법무사가 해야 할 일을 서비스해 드리니까 시간도 오래 걸리고 일도 많죠. 그런데도 큰소리 없이 잘 넘어가고 있는 게 대단한 일 같습니다.
내일을 나누는 만남_11월호_하민성 실무관하민성 I 전국 등기소 공통 애로사항이 악성 민원인일 텐데요. 제 성격이 좀 관대한 편이라 상대방이 이유 없이 짜증을 내도 그럴 수 있지 하고 넘기는 편이에요. 일이라고 생각하면 큰 스트레스도 없고요. 저의 가장 큰 목표는 우리 화성등기소가 조용하게 하루를 보내는 거예요. 그래서 언성이 높아진다 싶으면 얼른 가서 낮추게 만들려고 노력하죠.
이재용 I 감정이 격해질 때 한번 쉬는 타임을 만들어서 누그러뜨리는 게 아주 중요해요. 하민성 실무관이 차분하게 응대를 잘하고 있더라고요.
하민성 I 우리도 마찬가지잖아요. 화를 내다보면 본질은 잊은 채 자신도 모르게 화가 점점 오르게 되죠. 그럴 때 잡아주는 게 필요해요. 창구에서 민원인을 상대하는 것도 힘들지만 전화응대를 하는 것도 실무관들에게 쉽지 않아요. 그럴 때도 서로의 마음을 잘 아는 동료들끼리 위로하고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잘 이겨내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역사 속으로  

박성환 I 일이 많은데, 동료 때문에 힘든 일은 없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신청솔 I 다만 업무량이 많은 게 화성등기소의 단점이죠.
박성환 I 하나 더 있어요. 오래된 건물이라 시설이 조금 불편하죠. 오산시 법원 분들과 민원인이 다 같이 화장실을 사용하는데 너무 좁잖아요.
신청솔 I 말씀을 듣고 보니 주차 문제도 있네요. 민원인들도 주차하면서 이미 화가 나서 들어오는 경우가 있어요. 가끔은 그런 것 때문에 일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요. 직원들도 아침에 업무 차 다른 곳에 들렀다 오면 주차를 못 할 때가 있어요.
박성환 I 개인적으로 무척 공감합니다. 제가 짧게 석 달 정도 있었는데 주차 공간이 협소해서 문콕 테러를 많이 당했어요.
하민성 I 생각보다 뺑소니도 많죠. 공간 문제들이 조금 개선되면 좋을 것 같아요.
원유미 I 공간에 대한 문제는 모두 공감할 것 같아요. 저는 고등법원에 있을 때 사무실이 정말 넓고 쾌적했거든요. 족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넓다고들 했어요. 민사합의 업무를 하니까 기록도 없어서 컴퓨터와 마우스가 끝이었는데 여기는 사무실에 꽉 차게 기록도 많고 또 그만큼 먼지도 많죠.
이재용 I 등기신청 서류들이 쌓여 있으면 먼지가 상당하죠.
신청솔 I 종이 먼지가 생각보다 많이 쌓여요.
원유미 I 수시로 닦는데요. 닦아도 닦아도 계속해서 나와요.
신청솔 I 접수가 워낙 많으니까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기록을 5년간 보관하는데 시설이 오래돼서 그걸 보관할 공간이 점점 부족해져서 큰일입니다.
하민성 I 50권씩 묶어서 책으로 만들어 창고에 보관하는데 화성시가 개발이 많은 곳이다 보니 부동산과 법인이 압도적으로 건수가 많잖아요. 지금 창고가 모자랍니다. 2주 정도면 놓을 곳이 없어요. 내일을 나누는 만남_11월호_원유미 실무관
원유미 I 그 정도인가요?
하민성 I 구 등기를 수거해가겠다고 하고 있어요. 행정처랑 본원이랑 얘기해서 장안등기소로 일부를 옮기기로 했습니다. 결재만 떨어지면 바로 옮길 것 같아요. 지금 2, 3층 다 찼거든요.
이재용 I 등기소장 워크숍에서 사법등기국장님께 들었는데, 2025년 상반기부터 모바일에 의한 등기신청 행위를 시작한다고 해요. 그렇게 되면 점차 나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이제 2025년이면 화성등기소라는 이름이 없는 거잖아요. 내년에 화성등기소가 수원지방법원 등기국으로 가고, 이곳에는 오산시법원 관할 오산등기소가 들어오니까요. 화성등기소라는 이름으로 마지막 근무를 하는 사람들이네요, 저희가.
박성환 I 전에도 서울동부지방법원 등기국이 생기면서 송파강동 등기소가 없어지는 경험을 했어요. 이번에 화성등기소에 오면서 또 한 번 경험하게 되니까 기분이 묘합니다. 겪어보니 등기소라는 곳은 항상 추억을 많이 쌓아서 기억에 남는 곳 같아요. 소수정예의 인원이 서로 똘똘 뭉쳐서 일하면서 정도 많이 들고요.
신청솔 I 오산등기소로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화성등기소라는 이름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잖아요. 제가 2016년에 신규 첫 발령을 받은 곳이 같은 건물 2층에 있는 오산시법원이예요. 오산 출신인데 운이 좋았죠. 그때도 화성등기소는 엄청 바빠 보였어요. 신규라 아무것도 모를 땐데도 그건 보이더라고요. 클래스가 다르구나 싶은 거죠. 등기국으로 편입되면서 화성등기소라는 이름이 사라진다니 조금 서운하기도 해요. 오산시법원과 화성등기소를 둘 다 경험한 사람으로  애정이 더 깊은 것도 있고요. 법원 직원으로서 근무하면서 화성등기소에 온 올해가 가장 활기차고 스펙터클 했거든요. 직원들과의 친밀함과 업무량 등 평소 겪지 못했던 것들을 경험했죠. 즐거웠습니다.
박성환 I 등기국은 이런 분위기는 아닐 겁니다. 둘 다 경험해 봤는데 등기소만의 따뜻함이 있어요.
이재용 I 화성등기소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만 그래도 이 자리는 오산등기소라는 이름으로 등기소의 역할을 할 것이고, 남는 공간은 2층 오산시법원에서 필요한 공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으니까 또 그 부분은 좋은 일인 것 같아요. 문서보관 서고도 더 나아질 거고요. 아쉽지만 여러모로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시다.
유성인 I 저는 크게 아쉽다는 마음은 없는데요. 화성등기소라는 이름이지만 현재 위치는 오산에 있잖아요. 오산등기소가 된다면 이제야 비로소 제자리를 찾은 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하민성 I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겠네요. 저는 타 지역에서 와서 1년 6개월밖에 안 됐지만 처음 온 곳이라 아쉽긴 합니다. 하지만 같이 일하는 분들이 다 비슷하게 수원지방법원으로 갈 테고, 다시 만날 거니까 가서도 최선을 다해 일하고 즐겁게 생활하면 될 것 같아요.
원유미 I 저도 아쉬운데 한편으로 화성등기소라는 이름으로 마지막 멤버이니 남은 두세 달 내가 하는 업무에서 실수 없이 나가는 게 목표입니다. 등기라는 게 실수하면 소송에 휘말릴 수도 있어서 끝까지 긴장을 놓치면 안 되거든요. 부디 실수 없이 마무리해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어요. 기회가 되면 오산등기소에서 신청솔 선배와 같이 다시 한번 근무하고 싶고요.
신청솔 I 아니 왜 자꾸 저랑 같이 일을 하고 싶다고 하십니까?
박성환 I 우렁각시라서?
원유미 I 하하 그렇다기보다는 일을 엄청 꼼꼼하게 잘하셔서 함께 일할 때 덕을 크게 봐요. 사실 등기업무는 제가 6개월 먼저 했는데 저보다 더 잘하시거든요. 한번 배울 때 제대로 배우시니까 확실히 베이스가 탄탄해요. 다음에도 꼭 함께 일합시다.

내일을 나누는 만남_11월호_2 

등기업무, 법원직원들의 필수 덕목   

신청솔 I 생각을 좀 해봐야겠어요. 하하. 그런데 아직 등기 업무 경험을 안 해본 분들이 계시면 강력하게 적극 추천합니다. 법원 일을 하면서 등기 관련 부분이 나오면 어렵고 막막해서 등기직 실무관이나, 계장님께 여쭤봐서 해결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한계가 있었어요. 법원 업무를 하다 보면 결국 등기업무를 알아야겠더라고요. 등기부를 볼 줄 아는 게 정말 큰 도움이 되죠. 전혀 모르는 분야라 오면서 걱정 많이 했는데 막상 해보고 나니까 하길 잘했다는 생각뿐입니다. 법원 업무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한 번은 해보셨으면 하고 적극 추천해요. 올 한해를 돌아보면 상당히 만족스럽거든요.
이재용 I 신청솔 실무관 말에 공감합니다. 등기업무가 등기신청뿐 아니라 법원이 관여되는 행위도 상당해서 등기업무를 꼭 한 번 해보는 게 좋아요.
유성인 I 이론과 실제는 다르니까요. 저는 등기직렬로 형사등기법과 사법을 공부하고 왔는데 이론과 실무가 정말 다르더라고요. 분명히 열심히 공부했는데 막상 자리에 앉으니 간단한 질문에도 답이 바로바로 나오지 않더라고요. 막연하게 책으로 공부할 때랑 실제는 느낌이 달랐어요. 그래도 실무를 하다 보니 나름의 그림이 그려져서 말이 술술 나오더라고요. 그리고 업무를 떠나서 등기에 대해서는 알아두면 좋잖아요. 요새 전세 사기 같은 사회적 문제도 있고, 꼭 법원 직원이라서만이 아니라 세상 살면서 알아두면 유용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민성 I 맞습니다. 부동산 거래할 때 등기부 보는 건 필수잖아요. 등기부가 만들어지는 곳에서 일을 해본 경험은 실생활에서도 많은 도움이 되죠. 등기는 생활 속에 많이 들어와 있으니까, 지인들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고요. 어쨌든 더 많은 분들이 등기업무 경험을 해보셨으면 합니다.
박성환 I 소송은 등기로 시작해서 등기로 끝난다는 말이 있습니다. 실무관 때 등기기입 업무를 안 해보다가 관련 집행 파트로 가면 일이 너무 힘들어지죠. 그런데 한번 해보면 등기부만 보면 그림이 딱 그려지거든요. 등기소에 발령받는 게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갈 기회가 되면 꼭 해보시는 게 좋아요. 지식의 폭이 넓어진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이재용 I 쉽지 않은 곳인데 다들 보람을 가지고 계신 것 같아요. 화성등기소라는 이름은 사라져도 화성등기소에서 쌓은 실력과 추억은 오래 남을 테니까 아쉬워 말고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습니다.
원유미 I 모두 그렇게 하실 거로 생각해요. 저도 올 한 해 역대급으로 바쁜 업무였지만 이 업무를 해내면서 실생활에도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올해가 가기 전에 최선을 다해서 더 열심히 노력하도록 해요, 우리. 11월 워크숍도 잘 다녀오고 12월 스키장 단합대회도 건강히 마치고요. 모두 마지막까지 추억 많이 쌓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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