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일상 X 마음대담] 절대로 멈추지 않도록 함께하는 우리가 있어 사법부의 심장이 뛴다. 사법정보화실 기획관리팀

人사이드인터뷰

2024.08.08

디지털 시대, 사법부의 데이터센터는 절대로 멈춰서는 안 되는 심장과 같은 곳이다. 그곳에 책임감과 사명감을 지니고 핏줄처럼 흩어져 각자의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있다. 법원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전략을 세우고, 기술 발전에 맞춰 시스템을 개선하며 데이터의 정확성과 안전성을 유지하는 데 최선을 다하는 사법정보화실 기획관리팀 6인이 이야기를 나눴다. 꺼지지 않는 서버의 불빛처럼 반짝이는, 기술로 법의 미래를 밝히는 그들을 만나본다.

글 이재영 사진 조인기

채청애 사무관

정인성 안녕하세요. 다들 5층에 계시는데, 저만 3층에서 왔네요. 7월 1일 자로 승진해서 기획관리팀에서 기술운영팀으로 간 정인성 사무관입니다. 오늘 제가 끼어도 되는 자리인지 모르겠어요.

채청애 무슨 말씀이세요. 사실 저희 모두 3층에 함께 있었잖아요. 얼마 전까지 장비를 구매해서 차세대전자소송 시스템을 위한 신규 사업 등을 지원하는 기획관리팀 일을 함께 하셨으니 충분히 자격이 있으시죠. 직접 구입하신 장비를 운영하시게 됐는데 기분이 남다르시겠어요. 아참, 저는 기획관리팀 채청애 사무관입니다. 매일 보는 사이지만 대담 자리이니 편하게 인사하고 시작해요. 기획관리팀 안에서 저희가 맡은 일들이 또 각자 다르잖아요.

김해성 안녕하세요. 차세대 인프라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김해성 행정관입니다.저는 옆에 계신 이재환 실무관님과 함께 차세대 전자소송을 위한 인프라 장비 구매와 운영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재환 네, 이어서 인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차세대 전자소송 쪽의 인프라를 구매, 설치, 운영까지 하고 있는 이재환 실무관입니다. 늘 보던 분들과 인사를 나누려니 좀 쑥스럽네요. 하하.

김해성 저희 업무가 법원 가족들에게 좀 생소할 것 같아서 간단히 설명을 하자면, 사법정보화실은 재판사무시스템이나 등기 시스템 등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관리하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그 중 저희 기획관리팀은 시스템을 운영하는 서버나 스토리지 등 인프라 장비를 구매하고 유지관리하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저와 이재환 실무관님은 최신 기술을 반영해 오래된 프로그램을 바꾸는 차세대 프로젝트의 인프라 영역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장비 구매 사업을 진행했고, 현재는 내년 차세대 전자소송 시스템 오픈을 위한 준비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재환 덧붙이자면 자원을 공유해서 쓰는 IT기술을 적용하는 클라우드 시스템 구축도 하고 있고요. 기존에 없던 것이라 새롭게 절차도 만들고 공부도 하고 김해성 행정관님과 손발 맞춰서 노력중입니다.

김용환 안녕하세요, 김용환 실무관이고요. 저는 두 분과 또 다른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인프라 장비 구매 사업과 유지 보수 쪽을 담당 중이에요. 이곳 분당 센터나 세종만 하는 게 아니라 각급 법원 전산 장비 교체 관리까지 다 하고 있어요. 그래서 출장을 자주 갑니다. 저희는 직원분들 업무에 지장 없는 야간이나 주말에 작업을 해서 뵙진 못했는데 이렇게 인사를 드리게 되네요.

정인성 저희가 불가피하게 야근을 할 수밖에 없죠. 언젠가 법원의 직원분이 초과 근무를 많이 하느냐고 물어보셨는데 저희는 초과 근무라고 할 것도 없이 주말도, 야간도 따로 없죠. 추석 명절 작업도 많이 하고요. 그래도 묵묵히 맡은 일 잘 수행하시면서 애 많이 쓰고 계시는 여러분 정말 멋집니다.

김해원 업무에 지장이 없도록 챙기는 것이 저희 일인데요. 안녕하세요, 저는 전산 장비 유지보수 업무를 맡고 있는 김해원 실무관입니다. 각급 법원이나 대법원 전산정보센터를 포함해서 1만 6천 개 이상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유지 보수하고 있어요. 1만 6천 개 이상을 제가 다 할 수는 없고요. 협력업체 직원들과 함께하고 있죠. 업체만 수십 업체 되는데 그 사이에서 소통하면서 기술 지원을 하는 것도 제 업무 중 하나입니다. 또 등기소를 포함한 각급 법원에 상하반기 예방 점검도 하고 있고요.

가슴 졸이던 스토리지 교체 작업

채청애 김해원 실무관님, 준비해 오셨나 봐요. 일목요연하게 정리를 잘하시네요. 하하.

김해원 아닙니다. 아무 준비도 못 해서 어쩌나 긴장했는데 설명이 잘 되었나요?

김해성 너무 잘 하셨어요. 준비했는데?

김해원 그건 아니지만 남은 대담도 열심히 잘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채청애 정인성 사무관님은 7월 1일 승진 발령으로 기술운영팀으로 가셨으니까, 최근까지 저희와 계셨잖아요. 기획관리팀에 계실 때 김해원, 김용환 실무관님과 함께 일하셨는데 어떠셨나요?

정인성 늘 바빴죠. 센터에 있는 노후된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스위치 등을 바꾸고 전자소송 장비나 기존 사법 장비 증설 작업에 차세대 전자소송 추가 장비 구매 사업까지 진행하느라 눈코뜰 새 없었어요. 틈틈이 각급 법원 노후된 네트워크 스위치나 파일 서버 등의 장비도 교체했고요. 김해원, 김용환 실무관님들이 워낙 일을 잘하셔서 해낼 수 있었어요. 지금은 기술운영팀에서 그동안 기획관리팀이 열심히 구매해 준 최신 모니터링 도구와 시스템으로 한결 편하게 업무하고 있어요.

채청애 기획관리팀에 있으면서 특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세요?

정인성 다 공감하실 텐데 작년 연말에 판결문 등 재판사무 자료가 저장돼 있는 스토리지를 교체했던 일이 기억에 남아요. 정말 긴장의 연속이었잖아요.

김해원 맞아요. 저희뿐 아니라 기술운영팀, 업무시스템 운영팀 전부 매달렸죠. 다행히 무사히 마쳤지만 전체적인 협업이 없었다면 쉽지 않았을 거예요.

채청애 판결문이나 명령결정문 등 재판 사무 관련 자료가 담긴 중요한 스토리지인데 너무 노후화해 용량이 차서 바꾸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죠.

정인성 사무관

정인성 교체 난이도가 상당히 높은 작업이었어요. 기존 장비에서 신규 장비로 데이터를 옮기는 작업을 전환, 그러니까 마이그레이션이라고 하는데 기존 장비의 오브젝트 파일 사이즈와 신규 장비의 오브젝트 파일 사이즈가 달라서 난감했어요. 정확히 제대로 옮겼는지 검증하는 과정이 너무 어려웠죠.

채청애 거의 10여 개월을 번갈아 스무번 넘게 야간작업을 했죠. 스토리지 안의 데이터가 워낙 중요한 자료들이라 옮기다가 소실되면 큰일이잖아요. 잘 검증해 가면서 옮겨야 했죠.

정인성 1억 건 이상의 파일을 전수 검사했잖아요. 모두가 합심해서 성공적으로 옮긴 것이 일을 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 중 하나였어요.

김용환 모두 도와주셔서 가능했죠. 우리뿐 아니라 정보화 운영담당관실에 있는 직원들, 협력업체 직원들, 심지어 재판부에 있는 직원까지 직접 나와서 테스트까지 다 해줬고요. 저희만 준비가 됐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두루 살펴야 하는 일이었어요. 예를 들면 재판하시는 분들이 현장에서 쓰실 때 문제가 되면 안 되니까 그런 부분들도 염두에 두어야 하고요. 협의하고 협조 요청해서 12월 말로 날짜를 받아서 12월 말에 교체 작업을 했죠. 그때 각급 법원 몇몇 분들도 직접 출근해서 확인해 주셨다고 들었어요. 진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덕분에 잘 넘어갔다고 생각해요.

김해원 작업하는 당시에 시나리오를 만들잖아요. 과업마다 분 단위로 촘촘하게 계획을 짜는데, 그걸 빠짐없이 완수하기 위해서 굉장히 노력했어요.

정인성 실제 시나리오를 보면 어마어마했죠. 기한이 3개월 정도 남았을 때라 엄청나게 긴장을 한 상태였고, 만약 3개월 후에 안 되어 있으면 큰일이니까요.

김용환 말 그대로 극적으로 마무리가 됐죠.

채청애 극적이었죠. 준비를 많이 하고 검증하느라 시간이 걸렸는데 스토리지가 99%까지 차서 용량이 부족하기 직전까지 갔잖아요. 그때 작업에 실패했으면 한 달 후에나 날짜를 다시 잡아야 하는데 이미 기존 스토리지 용량이 차서 굉장히 위험했죠.

정인성 정말 바로 수술하지 않으면 목숨이 위험한데, 수술 자체도 아주 어렵고 위험한 그런 상황이었어요. 어찌나 아슬아슬하던지 매일이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마지막 증분 데이터를 넘기고 기존 시스템 내렸다가 올려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까 봐 조마조마했죠.

채청애 이렇게 큰 작업을 한 번만 해서 다행이에요.

정인성 향후 10년간은 재판서 저장 스토리지 교체할 일이 없지 않을까 싶어요.

안 돼도 되게 해야 했던 순간들

김해성 사무관님 초반에 기획관리팀 오셨을 무렵 코로나19가 터져서 반도체 수급 때문에 어려웠던 일도 있었잖아요.

정인성 제가 2021년 10월에 왔는데 코로나19가 이슈였던 때였죠. 네트워크 스위치로 유명한 벤더업체인 시스코도 공장이 중단됐고, 스토리지 쪽 넘버원인 EMC도 생산하지 않고 있었어요.

김해성 모든 공장이 거의 셧다운 상태였죠.

정인성 그때 남양주지원을 신축하면서 소형 네트워크를 하나로 묶는 기간망인 백본 스위치를 구입해야 하는데 구할 수가 없는 지경이었죠. 2개 정도가 부족했는데 지원 오픈 날짜는 다가오는데 어찌나 발을 동동 굴렀는지 모르겠어요.

채청애 임시방편으로 일단 해결했잖아요.

정인성 작은 스위치들은 국내 재고를 끌어 모아 샀는데 백본은 못 샀죠. 전국 곳곳에 전화를 돌려서 일단 쓰던 것이라도 좋으니 빌려달라고 해서 빌려서 해결했어요. 1년쯤 뒤인 2022년 말에 공장이 정상 가동되면서 새 제품으로 다시 설치했고요. 지나고보니 추억이지만 그 때는 정말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이재환 저희 일이 그런 에피소드들이 너무 많아서 가슴 졸인 이야기들 하다 보면 하루가 다 갈 거 같아요. 그런데 전문용어가 많아서 이 대담을 읽는 다른 분들이 저희 이야기를 공감하실까요? 살짝 걱정이 되네요. 하하. 저도 사기업을 다니다 입사했는데 처음에 개발회의에 참석했을 때 생소한 법률용어 때문에 좀 애를 먹었거든요. 막내라 회의록을 썼는데 회의 1시간을 하면 회의록 쓰는 데만 2, 3시간이 걸렸어요. 네이버에서 단어 찾아보고 이해하면서 쓰느라고요. 그때 생각이 나네요.

김해원 다들 충분히 이해하실 겁니다. 제가 조금 더 이야기 해볼까요? 얼마 전에 법원 내에서 무정전 전원 장치 UPS 관리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잖아요. 판교에 있는 타기관 데이터센터 배터리 화재 뉴스가 나온 뒤였는데, 우리 장비들은 괜찮나 걱정인 거죠.

채청애 리튬이온 전지가 화재에 취약해서 불이 난 건데 다행히 법원에 설치된 배터리는 납축전지를 쓰잖아요. 훨씬 저가이기도 하고 화재위험도 없죠. 불안해하는 직원분들께 걱정하지 말고 근무하시라고 전했어요.

정인성 기억하실 텐데 제가 처음 왔을 때 수원 법원 UPS 배터리가 부풀어 오르는 일이 있었어요. 그때 이렇게까지 크게 생각하지 않고 전국 법원 전산실 UPS를 바꿔야겠다는 계획을 세웠어요.

채청애 기억하죠.

정인성 그때 예방 점검하면서 교체해야 할 것들 체크해서 교체 작업을 진행해야 하는데 좀 지지부진했어요. 그런데 그 뉴스가 나온 뒤 탄력을 받아서 진행이 바로 됐죠. UPS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교체해야 할 필요성도 못 느꼈는데 우리에게도 화재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이 바뀐 거죠. 교체할 때 김해원, 김용환 실무관님 두 분 주말마다 나오셨죠. 전국 법원과 일정 조율해서 시스템 내리고 교체하고 해야 하니까요. 지금은 즐겁게 얘기하지만 진짜 애 많이 쓰셨어요.

사법부의 미래시스템, 차세대 전자소송 인프라

채청애 다들 주말도 없이 일하고 있죠. 저희가 남들이 일할 때도 일하고, 쉴 때도 일해야 하는 업무라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차세대 전자소송 인프라팀도 엄청 고생들 하시잖아요. 오픈 협의체 진행도 하고 있고요.

김해성 차세대 전자소송이 큰 프로젝트니까 아무래도 신경 쓸 일이 많습니다. 사업비와 인력도 많이 투입되고요. 사법 정보화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개발사업과 장비 사업이 동시에 진행되어서 협업할 일도 많아서 협의체가 필요하겠더라고요. 저희가 필요해서 시작했는데 의사소통에도 도움이 되고 개발 방향이나 표준을 잡아나갈 수 있는 시간이 되고 있어요. 1, 2주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모이고 있어요.

김해성 행정관

채청애 김해성 행정관님과 이재환 실무관 두 분 차세대 인프라팀이 주도적으로 시작했는데 지금 너무 좋아서 인프라팀, 개발팀 외에도 사이버 안전과에서도 참여하신다고 들었어요.

정인성 우리 기술운영팀도 열심히 참가해서 의견 교환하고 업무 공유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모두 차세대 전자소송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들인데 많이 배우고 공부하고 정보도 얻는다고 다들 좋아해요.

김해성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다행입니다. 사실 저희 보직이 2년에 한 번씩 바뀌는데 저는 계속 같은 일을 하고 있어요. 나름대로 차세대 인프라 구축에 대한 사명이 있다고 해야 하나요. 제가 기존 시스템도 운영을 해봤기 때문에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기존의 경험을 녹여서 잘 해보고 싶은 욕심이 좀 있어요. 처음 구매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 크죠. 마무리를 짓고 싶어요.

이재환 저는 차세대 인프라팀에 오기 전에 차세대 개발팀에 있었어요. 개발팀에 있을 때부터 오픈 협의체에 참여했는데, 그때는 요청하는 입장이었어요. 지금과 반대의 입장이었죠. 개발만 하다 보니까 부족한 것도 많았고 과정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았는데 인프라팀에 와서 생각하니 필요한 시간이었다는 생각을 해요. 양쪽에 다 있어 보니 서로의 입장도 이해가 되고요. 지금 개발팀 분들이 이야기도 귀 기울여 듣게 되었어요.

김해성 오픈 협의체 회의가 단순한 협의 외에도 실무관과 선배 사이에 지식 교류 같은 장도 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채청애 김해성 행정관님 말씀대로 업무 이상의 것을 나누는 시간이 되어가고 있다고 보여요. 차세대 인프라 쪽에 하나 더 궁금한 게 있는데, 요즘 보안 관련해서도 이슈가 되고 있잖아요? 오픈 준비하면서 요소별로 보안에 엄청 신경 쓰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해요.

김해성 IT는 정말 보안이 생명이죠. 내부적으로 전산 장비에 대한 지침이 있긴 있어요. 취약점 조치 가이드라는 게 있어서 그걸 기본으로 해서 저희가 새롭게 차세대 기준을 만들고 있습니다. 현재는 저희랑 운영자랑 항목에 맞춰서 정리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히면 보안 관련 담당 부서와 추가 협의를 거쳐서 보완할 생각이에요.

정인성 정비 사업을 하다 보면 없는 길을 가야 할 경우가 있죠. 차세대 전자소송 장비도 마찬가지고 노후 장비, 전자소송 장비, 가끔 교체하는 장비들도 다 같아요. 저희 팀 특징이 ‘기획’이라 없는 절차를 만들면서 나아가고 있죠. 기존의 규정을 새롭게 분석해서 새로운 방식의 구매도 하고요. 생각보다 다양하고 창의적인 일도 많이 하고 있어요.

항상 공부하고 매일 소통하고

채청애 있는 걸 보완하고, 새로운 것도 만들고 저희는 최신 기술에 대한 것을 다루는 곳이다 보니 항상 공부해야 하는 팀이긴 해요. 또 소통도 엄청나게 해야 하는 팀이죠. 1년에 20개 정도의 사업을 진행하는데 대기업 참여 제한 정책 때문에 개별적으로 중소사업자들과 일을 하잖아요. 김용환 실무관님과 김해원 실무관님 두 분이 그 사업자들을 다 챙기고 계시죠. 다양한 분들을 상대하는데도 애로 사항이 많은 걸로 알아요.

이재환 두 분 회의에 다녀오면 축 처져서 오는 걸 볼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안타까워요.

정인성 동시에 몇 개 사업을 진행해야 하고, PM이 다 다르고 엔지니어가 다 다른데 IT업계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분들이어서 호락호락하지 않죠. 그분들과 소통하려면 많은 내공이 필요해요. 두 분 실무관님들 정말 대단하시죠.

이재환 실무관

채청애 맞아요. 역량이 안 되는 사업자들이 워낙 많아서 실무관님들이 직접 하나에서 열까지 다 검토해 주고 피드백해 주잖아요.

김해원 김용환 실무관이 정말 꼼꼼해요. 장비 구매 사업자들이 산출물 만들어오면 500페이지가 넘을 때도 있는데, 오탈자나 잘못된 정보를 세세히 살펴서 잡아내요. 그걸 다시 정리해서 안내하고요. 옆에서 보면서 늘 감탄합니다.

김용환 그게 뭐 대단한 일인가요. 맞춤법 검사기 돌리면 금방 됩니다.

채청애 너무 겸손하게 말씀하시네요. 낮에 사업자들이 항상 실무관님들 뒤에 줄을 서 있잖아요. 휴가도 잘 안 가시죠?

김용환 아닙니다. 저는 온·오프가 확실한 사람이라 일을 마치면 잘 쉬고 있어요.

채청애 잘 쉬셔야 해요. 워라밸이 중요한 시대인데, 사실 데이터센터 업무는 서비스를 돌리면서 서비스하지 않는 타이밍에 유지, 보수, 관리의 일을 해야 하는 조직이라. 그 중 특히 저희가 기피 부서잖아요.

정인성 격무 부서죠. 그런데 김해성 행정관님은 여기서 지금 5년째 계신 거죠?

김해성 하하,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네요. 말씀드렸듯 저는 나름 목표한 것이 있어서요. 그런데 이런 경험을 하긴 했어요. 한 달에 한 번 일요일 자정부터 오전 9시까지 꼬박 밤을 새워 하는 인프라 작업을 하잖아요.

이재환 한 달에 한 번 하는 밤샘 작업이 있고 매주 목요일 밤에 하는 작업도 있죠.

채청애 우리 참, 대체 휴무도 없이 밤샘 작업 많이 해요. 다들 정말 고생이 많아요. 김해성 행정관님 하시던 말씀 계속하세요. 하하.

김해성 네, 언젠가 장애 때문에 인프라 작업하면서 정말 밤을 꼬박 새고 11시에 퇴근을 했어요. 차를 운전하고 가는데 햇살이 창으로 싸악 들어오면서 너무 따뜻한 거예요. 아, 따뜻하고 좋다 생각하는데 갑자기 뒤에서 크락션이 빵 하고 울렸어요. 제가 깜빡 졸면서 차선을 넘어가고 있었던 거죠.

정인성 큰일 날 뻔했네요. 잠을 못 자면 정말 괴로워요.

김해성 2021년 추석 때도 3, 4일인가 거의 못 자고 일을 했었죠. 그래도 전 직원이 다 도와주셔서 무사히 마칠 수 있었어요.

정인성 올 추석에도 또 큰 작업이 기다리고 있지 않나요? UPS 교체 일정이 잡혀 있는 것 같은데요. 사실 우리 일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업무에 지장을 주면 안 되니까 명절 때가 일하기 가장 좋은 적기예요.

채청애 맞아요. 장시간 작업인데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고 최악의 경우는 원상 복구를 해야 하니까 시간이 여유로울 때 할 수밖에 없어요.

김용환 밤샘도 많고 어려움도 많지만 서로 많이 도와주시니까 힘이 돼요. 지원 요청하면 몰랐던 부분을 잘 알려주시고, 그러면서 좋은 결과가 나오게 되거든요. 혼자 하려면 정말 어려울 텐데 여기 계신 두 분 실무관님, 김해성 행정관님이 많이 알려주고 도와주셔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김해원 실무관

서로가 있어 나아갈 수 있는 시간

김해성 감사타임인가요? 저도 잊기 전에 한마디 할게요. 저희가 업무가 많이 중복되다 보니 협력해야 할 일이 많아요. 그래서 팀워크가 중요하고요. 채청애 사무관님이 정말 엄마처럼 모두를 잘 챙겨주시고, 정인성 사무관님께서 형님처럼 든든하게 계셔주셔서 저희가 탈 없이 좋은 성과를 낸다고 봐요. 실무관님들도 책임감이 남다른 분들이시고, 좋은 분들이 모여서 팀워크가 남다른 것 같습니다. 만약 한 사람이라도 못 하겠다고 손을 놓으면 서로 힘들어질 텐데 그런 일이 한 번도 없었잖아요. 오히려 나 때문에 다른 사람의 업무에 지장을 줄까 봐 더 열심히 하는 분위기이죠.

채청애 어려울수록 동지애가 생기는 것 같아요. 서로 너무 잘 아는 거죠. 각자가 에너지 100%를 써서 일하고 있다는걸요. 서로를 이해하고 아끼니까 내 일 아닌 것도 돕고 항상 챙기고 그렇게 되는게 아닌가 싶어요.

김해원 주말도 일하고 야간 근무도 많지만, 구성원들이 좋아서 즐겁게 하게 되죠. 그것만큼 좋은 게 없는 것 같아요.

정인성 군대도 편하면 문제가 생겨요. 힘든 부대는 서로 돈독하고요. 우리도 일이 힘드니까 오히려 단결하고 화합이 잘 되는 것 같아요. 이런 팀이 없어요. 일이 많고 힘든 건 숙명이라고 생각해요. 요즘 전산으로 돌아가지 않는 게 없잖아요. 저희가 괜히 심장부라는 소리를 듣겠습니까? 우리가 멈추면 다 멈춰야 하잖아요.

채청애 다들 건강 챙기셔야 해요. 누구 한 사람이라도 아프면 정말 큰일 나요. 하하.

이재환 사실 저 팀은 뭐가 저렇게 바쁜가, 그러실 수도 있어요. 그런데 인터넷에서 떠도는 얘기가 있잖아요. 일본 IT 업계 일화인데, 예산을 줄이려고 서버 관리팀을 정리해고 했대요. 눈에 띄는 일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한 거죠. 그런데 다음부터 장애가 엄청 많이 나서 일이 마비됐다고 해요. 저희도 같아요. 눈에 띄는 장애만 손보는 게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매일 크고 작은 장애들을 해결하고 있잖아요.

채청애 서비스를 다중화해서 재판 사무 서버 16대 중 한두 대 장애가 나도 충분히 정상적인 서비스가 가능하죠. 쓰는 분들은 장애가 났는지 모를 수밖에요. 저희는 그걸 열심히 고치고 있는 것이고요.

김해성 어느 동네에 불이 안 나는 건 이슈가 없어서가 아니라 소방관이 예방을 잘해서라는 얘기가 있더라고요. 전산 장애 이슈가 없이 조용하다는 건 저희가 일을 열심히 하고 있어서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어요.

김해원 3층 현황판 보고 서비스가 몰려서 부하가 오르면 얼른 조치를 취하죠. 그래서 늘 현황판을 관찰하고, 서비스에 문제가 생기기 전에 담당자들이 재빠르게 해결을 하고요.

정인성 그걸 기술운영팀에서 합니다.

채청애 이제 3층 분이 다 되셨어요. 하하.

정인성 우리 기술운영팀도 고생 많이 하고 있어요. 꼭 얘기해주고 싶어요. 기획관리팀도 기술운영팀도 인원이 보강되면 참 좋을 텐데요.

김해성 맞아요. 인원이 좀 더 늘었으면 해요. 모두가 일당백을 하자니 힘에 부치는 게 사실이잖아요.

채청애 사실 차세대 사업 등과 같이 대형 SI사업이 동시에 진행되다 보니 더 어려운 상황이에요. 우리의 능력자들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면서 버티고 있습니다. 미래등기, 차세대 전자소송, 형사전자소송이 안정적으로 오픈하면 추진단 인력들이 다시 돌아오겠죠. 그때 조금 여유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요?

김용환 언제 돌아오시죠? 가신 지 3년 되셨나요? 50분 가까이 가셨다고 들었어요.

채청애 성공적으로 오픈하고 내년 4월 복귀가 목표인데, 저희의 바람이고 무엇보다 안정적으로 검증된 시스템이 우선이니까요. 정확히 얘기할 순 없을 것 같아요.

정인성 어쨌든 빨리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해서 무사 귀환 해주십사 바라고 있습니다.

채청애 기술이 발전하듯 조직에도 여러 변화가 있어요. 파견을 나가기도 하고 또 돌아오기도 하고, 얼마 전엔 저희 조직이 개편됐죠. 전산정보국에서 행정처 산하 사법정보화실이 됐는데 의사결정 측면이나 협업 측면에서 원팀으로 움직이니까 훨씬 좋은 것 같아요.

김해원 예전엔 공문을 보내야 했던 것을 지금은 CSR로 처리하니까 시간도 단축되고 의사결정도 빨라졌어요.

정인성 예전에 우리는 인프라 운영하고 재판 사무 메가시스템 운영하는 전산정보관리국 소속이고, 차세대 전자소송 추진단하고 형사 전자소송 추진단이 사법지원실 소속이었는데 이렇게 나뉘어 있을 땐 같은 전산직이라도 소통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었죠. 이제 같은 실이 되고 나니 원팀으로 하나 되어 갈 수 있는 원동력이 생겼어요. 새로운 프로젝트들이 탄력을 받아 진행되고 있다는 걸 느껴요.

김용환 실무관

김용환 그렇지 않아도 모든 법원 가족이 하나라고 생각하고 일하고 있어요. 각자 자신의 업무를 열심히 하시니까 저도 제 역할을 다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고요. 제 기준으로 최고의 성과를 내고 최고의 해답을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법원사람들 대담을 통해 저희 이야기 많이 들려드렸으니, 앞으로 각급 법원에 출장 가면 친근하게 인사 나누었으면 해요.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채청애 딱 맞춰서 마무리 인사를 해주셨네요. 잠깐 다른 얘기를 좀 하자면 올해부터 전산직 채용 프로세스를 바꿨어요. 예전에는 경력직을 선발하는 수시 선발방식이었는데 일선 기업에서 일하던 분들이 처우에 비해 업무 강도가 높다 보니 금방 이직을 하셨어요. 개선안을 찾던 중에, 전산직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다 입사하신 김용환실무관님이 책임감도 강하시고, 일을 훌륭히 해내시는 것을 보면서, 올해부터는 공채 시험을 통해 전산직 공무원을 뽑는 방식으로 바꾸게 되는 데 일조한 분이라는 걸 꼭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김해원 옆에서 보면 정말 잘하세요. 최고의 동료입니다. 하하. 마무리 인사를 이어 나가자면 부모님께서 가끔 물으세요. 일이나 동료는 어떠냐고요. 그럴 때마다 제가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운이 참 좋다고요. 배울 점 많은 분들과 함께 일한다는 건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여러분들과 함께해서 저도 잘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저도 감사드려요. 아 그리고, 우리 부서 그렇게 많이 힘들지 않아요. 편안합니다. 하하.

이재환 저는 여기가 법원에 들어오고 세 번째 부서거든요. 일을 잘한다고 늘 칭찬해 주시는데 너무 과대평가해주시는데 싶다가도 김해원 실무관님처럼 운이 좋다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 팀원들 그동안 잘 지낸 것처럼 앞으로도 쭉 잘 지냈으면 하고요. 다른 곳에 가더라도 꼭 다시 만나고 싶어요.

김해성 그래요, 자꾸 다시 만납시다. 하하. 저는 모두의 건강을 당부하고 싶어요. 저희가 밤도 많이 새우고, 기계실이라는 곳이 공기도 좀 좋지 않잖아요. 일도 중요하지만 건강을 최우선으로 챙기는 걸로 해요. 그렇게 서로 아프지 않고 오래오래 봤으면 합니다.

정인성 건강 정말 중요해요. 저는 기획관리팀에 두 번째 온 건데 분위기가 정말 좋았던 팀이었어요. 7월 1일 자로, 기술운영팀으로 떠났지만, 동고동락했던 것들이 계속 생각납니다. 그 시간들이 너무 좋았고 행복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법원 가족분들에게 우리들이 안정적으로 시스템 운영하고 장비 교체도 하고 있으니 안심하고 근무하시라고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채청애 그렇죠. 저희가 잘 드러나지 않지만, 장애가 티 나지 않도록 조용히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안심하세요. 그리고 서로 배려하는 우리 팀원들 앞으로도 잘해 나가요. 늘 애 많이 쓰고 계신다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조금만 더 힘을 내시고, 건강하게 남은 프로젝트들 잘 마무리합시다. 오늘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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