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의 레드, 다양성의 블루, 숭고한 퍼플…
수원고등법원의 대표 감성파 3인이 추천하는 3가지 컬러의 色다른 영화 속으로 우리 함께 짧은 여행을 떠나보자.
글. 임 숙 영 / 영화포스터. 네이버영화
Q 주요 줄거리를 알려주세요.
영국 남자 팀 레이크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가족을 이루고, 아버지를 떠나보내는 삶의 여정을 담아낸 영화입니다. 팀은 아버지로부터 과거로 시간여행이 가능한 능력을 물려받았는데 삶의 중요한 순간마다 해당 능력을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좋을지 결정해야 하는 기로에 서게 되고, 고민하는 과정 속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되돌아보며 그 의미에 관하여 생각하게 됩니다. 결국 아버지의 조언과 자신의 경험을 통해 얻은 지혜를 바탕으로 나름의 결론을 내립니다.
Q 어떻게 처음 접하게 되었는지요.
대학교 1학년 크리스마스 이브날 처음으로 <어바웃 타임>을 봤습니다. 이전에 <러브 액츄얼리>를 재미있게 봤는데, <러브 액츄얼리> 감독인 리처드 커티스(Richard Curtis)가 연출한 로맨틱 코미디라고 해서 기대와 함께 설레는 마음으로 영화를 예매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Q 특별하게 느껴진 이유는 무엇인가요.
인상 깊게 본 영화는 다시 보는 취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연애를 할 때는 캄캄한 어둠 속에서 식사하는 런던 당르누아(Dans Le Noir) 식당에서 나와 팀이 처음 메리를 마주한 장면, 첫사랑인 샬럿의 제안을 거절한 후 메리에게 프러포즈하는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제 결혼생활을 시작하여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 요즘에는 팀이 마지막으로 아버지와 함께 탁구하고 산책하는 장면에 심금이 울렸습니다. 나중에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저도 아버지가 되었을 때 다시 영화를 본다면, 그때는 어떤 느낌일까 궁금합니다.
Q 가장 감동적인 장면이나 대사는 무엇인가요.
영화가 끝날 때쯤 나왔던 주인공의 대사입니다. “We are all traveling through time together, everyday of our lives. All we can do is do our best to relish this remarkable ride.” ‘인생’이라는 ‘소중한 순간’을 어떻게 보낼지는 우리에게 달려있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 순간순간을 ‘최선’을 다해서 ‘relish’하는 것이다.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가 담겨있다고 생각됩니다. ‘relish’라는 단어를 간단하게 번역하면 ‘즐기다’라는 뜻인데,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enjoy’와는 약간 다르게 무언가를 천천히 음미하며 즐기거나 특별한 경험이나 순간을 진정으로 만끽한다는 뉘앙스를 강조할 때 사용되기도 합니다.
‘인생’이라는 ‘소중한 순간’을 어떻게 보낼지는 우리에게
달려있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 순간순간을 ‘최선’을
다해서 ‘relish’하는 것이다.
Q 일상에 영향을 준 부분이 있다면?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순간의 선택에 따라 인생이 크게 바뀌기도 합니다. 분주한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선택의 결과에만 초점을 두게 되고 자연스럽게 과거의 선택을 후회하기도 마련이죠. 물론 선택의 결과도 중요하고, 좋은 선택을 내리는 것은 삶을 더욱 풍성하고 윤택하게 만드는 중요한 부분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선택을 내리며 살아가는 과정 그 자체도 매우 소중하고, 그 과정을 ‘relish’함으로써 느끼는 행복도 결과에서 오는 행복만큼 가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바웃 타임>은 그러한 교훈을 다시금 일깨워 준 소중한 영화였습니다. <어바웃 타임>은 영국영화임에도 국내에서 가장 큰 수익을 올렸다고 들었는데 특히나 바쁜 삶을 살아가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영화의 메시지에 크게 공감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Q 더 재미있게, 더 깊게 감상할 수 있는 팁이 있다면?
영화를 처음 보고 난 후, 시간이 지나 영화가 잊힐 때쯤 다시 보면 더 깊이 있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영화를 보면서, 시간을 되돌려 바꿀 수 있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 바꿀 수 있음에도 바꾸지 않는 것 가운데 더 나은 부분이 무엇인지 생각하며 그 의미를 곱씹어 보면 감독의 의도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 보고 싶은 작품이 있으시다면?
마음을 따뜻하게 해줄 수 있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정신 없이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따뜻한 공감과 위로를 줄 수 있는 영화로 <오베라는 남자>를 아내가 추천해 주어 함께 보려고 합니다. 스웨덴의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Fredrik Backman)의 장편 소설을 영화로 만든 것이라고 하는데, 무척 기대됩니다.
Q 주요 줄거리를 알려주세요.
2019년 개봉한 영화 <그린 북(Green Book)>은 1960년대 미국의 실존 인물이었던 토니 발레롱가와 돈 셜리가 등장합니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이지만 흑인인 돈 셜리와, 그의 보디가드 겸 운전기사로 채용된 뉴욕 출신 백인 토니 발레롱가는 인종차별이 매우 심한 것으로 알려진 남부 지역 투어를 함께 다니게 됩니다. 정반대의 삶을 살아온 두 사람이 차츰 서로를 이해하며 보여주는 우정을 담고 있습니다. 영화의 제목인 <그린 북>은 ‘The Negro Motorist Green Book’이라는 흑인 자동차 여행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안내 책자에서 발췌한 것으로, 백인과 함께 생활할 수 없었던 미국사회의 인종차별 문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Q 어떻게 처음 접하게 되었는지요.
대학교 3학년 시절, 진로에 대한 고민으로 지쳐있을 때 우연히 영화관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돈 셜리가 자신의 정체성과 삶의 목적을 찾아가는 과정이 인상적이었습니다.
Q 특별하게 느껴진 이유는 무엇인가요.
토니 발레롱가와 돈 셜리의 대비되는 모습이 영화를 보는 내내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돈 셜리는 천재적인 피아니스트이고 예의 바르며, 토니 발레롱가는 거칠지만, 백인이라는 이유로 홀대받지 않는 인물입니다. 이러한 대비가 몰입의 요소가 되는 것 같습니다.
Q 가장 감동적인 장면이나 대사는 무엇인가요.
크리스마스 이브에 뉴욕의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열심히 운전하던 중 경찰의 불심검문으로 차를 세워야 했던 장면입니다. 백인 경찰의 차별을 예상했지만, 오히려 타이어를 교체해 주었던 반전이 참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Q 일상에 영향을 준 부분이 있다면?
우리 법원은 직무 특성상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항상 인사이동을 할 때마다 ‘나와 안 맞는 사람이 있으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마음 한켠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고나서 진정한 친구가 되어서 함께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Q 더 재미있게, 더 깊게 감상할 수 있는 팁이 있다면?
미국의 인종차별 문제에 대해 가족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드뷔시, 에릭 사티, 쇼팽의 음악과 영화 OST “Happy Talk”를 주의깊게 들어보시기를 바랍니다.
Q 주요 줄거리를 알려주세요.
영화 <소방관>은 2001년 발생했던 ‘홍제동 방화 사건’을 재구성한 작품으로, 한 신입 소방관의 성장과 동료들의 헌신을 통해 소방관의 삶과 도전 과제를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형 참사를 막기 위한 소방관들과 구급대원들의 긴박한 액션과 감동적인 순간, 놀라운 영상을 제공합니다.
Q 어떻게 처음 접하게 되었는지요.
관람객 1인당 119원이 국립소방병원 건립에 기부가 된다는 정보를 접하면서 영화를 알게 되었습니다. 한 편의 영화를 보면서 이런 좋은 취지에 동참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고, 주변에도 적극적으로 알리게 되었습니다.
Q 특별하게 느껴진 이유는 무엇인가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사람을 구하기 위해, 가족들에게 돌아가기 위해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가는 소방관들의 모습이 감동적이었습니다. 주변에 소방관인 남동생과 지인들이 있어 현장의 어려움이 더욱 와닿았습니다.
Q 가장 감동적인 장면이나 대사는 무엇인가요.
홍제동 건물 화재 현장에서 가스에 노출된 어린이를 구하려다 희생된 소방관의 이야기가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동료를 잃은 슬픔 속에서도 다른 구조대상자들을 살리기 위해 현장으로 달려가는 소방관들의 모습과 그들의 정신적 고통이 가슴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Q 일상에 영향을 준 부분이 있다면?
화재가 발생할 때마다 불법 주차된 차량 때문에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장면이 나오는데, 간혹 주차공간이 부족할 때 약속시간에 늦게 될 때, 잠시 흔들리기도 하지만 내가 구조대상자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라도 먼저’라는 마음으로 생활 속에서 실천하고 있습니다.
Q 더 재미있게, 더 깊게 감상할 수 있는 팁이 있다면?
소방관 개개인의 이야기와 그들이 어떤 마음으로 현장에 뛰어드는지에 집중하면 소방관들의 헌신에 더욱 공감하며 영화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Q 앞으로 보고 싶은 작품이 있으시다면?
뮤지컬로 유명한 <위키드>가 1,2편으로 나누어 영화로 제작되어 개봉되었는데 뮤지컬 <위키드>와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2편은 2025년 11월에 개봉 예정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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