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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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법원 전원합의체 2023.09.21.자 판결선고 동영상
날짜	2023-09-22
○ 재판장 대법원장 다음으로 2018도13877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사건입니다. 상고인은 피고인과 군검사입니다. 이 사건 주위적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사촌 친족인 피해자를 침대에 쓰러뜨려 반항하지 못하게 한 후 피해자의 가슴을 만지는 등 강제로 추행하였다는 것입니다. 원심은 피고인의 행위가 피해자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주위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을 파기하고 무죄로 판단하면서 예비적 공소사실인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위력에 의한 추행죄를 유죄로 인정하였습니다. 이에 피고인 및 군검사가 상고하였습니다. 이 사건의 쟁점은 ‘폭행 또는 협박’이 추행보다 시간적으로 앞서 그 수단으로 행해진 이른바 ‘폭행ㆍ협박 선행형 강제추행죄’에서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하는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이 요구된다고 본 종래의 판례 법리를 유지할 것인지입니다. 이에 관한 대법원의 다수의견은 다음과 같습니다.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은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일 필요가 없고, 상대방의 신체에 대하여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하거나 일반적으로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강제추행죄를 규정한 형법 제298조는 폭행 또는 협박의 정도를 명시적으로 한정하고 있지 않고, 강제추행에서 ‘강제’라는 의미 역시 상대방의 항거가 곤란할 것을 전제로 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피해자의 ‘항거곤란’을 요구하는 것은 강제추행죄의 보호법익이 정조가 아닌 헌법 제10조에 근거한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인 점과 부합하지 않습니다. 폭행ㆍ협박을 수단으로 원하지 않는 성적 행위를 하게 된다면 그로써 강제추행죄의 보호법익인 성적 자기결정권은 침해된다고 할 것입니다. 근래의 재판 실무는 종래의 판례 법리에도 불구하고 가해자의 행위가 폭행죄에서 정한 폭행이나 협박죄에서 정한 협박의 정도에 이르렀다면 강제추행죄의 성립을 긍정하는 방향으로 운영되어 왔습니다. 이는 종래의 판례 법리에 따른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이른바 ‘피해자다움’을 요구하거나 2차 피해를 야기한다는 문제 인식을 토대로 형평과 정의에 합당한 형사재판을 실현하기 위한 것으로서 피해자의 항거곤란을 요구하는 종래의 판례 법리는 그 의미가 상당 부분 퇴색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실상 변화된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현재의 재판 실무와 종래의 판례 법리 사이의 불일치를 해소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이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일 것을 요구한다고 본 대법원 2012. 7. 26. 선고, 2011도8805 판결을 비롯한 같은 취지의 대법원 판결들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모두 변경합니다. 이상의 법리에 따라 이 사건에 관하여 봅니다. 피고인은 당시 자리를 이탈하려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피해자를 끌어안은 다음 피해자의 가슴을 만지는 등의 행위를 하였습니다. 이러한 피고인의 행위는 피해자의 신체에 대하여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하여 피해자를 강제추행한 것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충분합니다. 따라서 종래의 판례 법리를 근거로 주위적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습니다. 이를 지적하는 군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정당합니다. 이상의 다수의견에 대하여는 대법관 이동원의 별개의견과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안철상, 대법관 노태악, 대법관 천대엽, 대법관 오석준, 대법관 서경환의 보충의견,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민유숙, 대법관 김선수, 대법관 오경미의 보충의견,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노정희의 보충의견이 있습니다. 그중 별개의견의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강제추행죄에서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하는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이 요구된다고 판시한 ‘종래의 판례 법리’는 여전히 타당하므로 그대로 유지되어야 합니다. 종래의 판례 법리는 강제추행 중 ‘강제’ 부분에 관한 법문언과 ‘항거곤란’을 기초로 마련된 성범죄 관련 특별법과의 체계에 부합하고, 준강제추행죄에서 항거불능을 요구하는 것과 해석상 균형이 맞습니다. 종래의 판례 법리는 피해자의 현실적 저항을 요구하거나 2차 피해를 야기하는 법리가 아닙니다. 그러한 위험성이 있다는 이유로 범죄구성요건의 내용을 달리 정할 수는 없습니다. 종래의 판례 법리는 대법원이 수십 년 동안 반복적으로 선언한 법리로 학계의 지지를 받고 있고, 이른바 종합판단기준설을 통해 구체적 타당성도 도모할 수 있는 법리입니다. 이러한 종래의 확고한 판례 법리를 명확한 근거가 부족합니다. 강제추행죄에 관한 종전의 판례 법리를 바꾸어 처벌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후 국회의 입법절차를 통하여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다만 이 사건에서 종래의 판례 법리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의 행위는 강제추행에 해당한다고 충분히 볼 수 있으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여야 한다는 다수의견과 결론은 같이한다는 취지입니다. 다수의견에 따라 다음과 같이 판결합니다.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이송한다. 이상으로 오늘의 전원합의체 판결선고를 모두 마치겠습니다.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23.09.21.(목) 아래 사건의 판결선고를 실시하였습니다. 본 동영상은 이 사건의 판결선고 과정을 녹화한 동영상입니다. ▶ 대법원 2018도13877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 (재판장 대법원장 김명수, 주심 대법관 노정희) [재생시간 : 6분 53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