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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사건 개요
원고는, 이 사건 등록상표는 선등록상표들과의 관계에서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7호, 선사용상표들과의 관계에서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9호, 제11호, 제12호, 제13호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하였고, 특허심판원은 원고의 심판청구를 받아들이지 아니하는 이 사건 심결을 하였다.
l 판시 요지
(1) 이 사건 등록상표와 선등록상표들의 분리관찰, 요부관찰 여부를 살핀다. 의약품은 하나의 화학물질에 대하여도 그 사용 목적에 따라 화학명, 일반명, 상품명 또는 상표 등 다양한 형태의 명칭이 사용되고 있는데, 이로 인해 관련 업계의 종사자들에게 혼동을 유발할 여지가 많으므로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는 상품명·상표와 구분하여 편리하고 통일되게 사용할 수 있는 의약품의 국제일반명칭(International Nonproprietary Name, INN)을 제정하여 관리하고 있는데, 이는 약리학적으로 관련 있는 물질들의 명칭들에는 공통 어간(common stems)을 이용함으로써 의료분야 종사자에게 그 물질이 유사한 약리학적 효과를 가지는 물질 그룹에 속한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하는 특징을 지닌다. 이러한 국제일반명칭은 이른바 공공영역(public domain)에 속하는 것이어서 누구나 의약 물질의 구별 목적으로 보편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가돌리늄 이온(Gd³⁺)은 중금속으로 독성이 있기에 조영제로 사용되는 가돌리늄 화합물은 안정도가 높은 배위 착화합물 형태를 띠는데, 그 구체적인 종류로는 가도부트롤(gadobutrol), 가도테리돌(gadoteriol), 메글루민가도테레이트(meglumin gadoterate) 등이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일반명(INN) 규칙에 의하면, ‘gado-’는 진단제, 가돌리늄 유도체(diagnostic agents, gadolinium derivatives)에 관하여 결합하는 접두사이다.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 전에 이 사건 등록상표 및 선등록상표들의 지정상품과 동일·유사한 상품류 제5류의 ’의료용 진단시약, 의료용 진단제 및 조영제, 의료용 방사선 조영물질‘ 등의 상품에 관하여 그 표장이나 호칭에 ‘GADO’, ‘Gado‘, ‘가도’를 포함하는 상표들이 상표권자를 달리하여 등록되어 있다.
등록상표의 상단 영문부분, 하단 한글부분은 분리되어 그 부분만으로 인식될 수 있다. 이 사건 등록상표와 선등록상표 중 앞부분의 ‘GADO-(Gado-)‘ 부분은 조영제의 주성분인 가돌리늄에서 유래한 부분으로서, 국제적으로 MRI 촬영과정에서 사용되는 가돌리늄을 함유한 조영제의 약칭으로도 사용되는 점, 국내에서도 조영제 중 상당수가 그 제품명의 접두사로 ‘GADO-’를 사용하고 있는 점, ‘가도-’는 ‘GADO-’의 한국어 발음으로 쉽게 인식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등록상표와 선등록상표들의 ‘GADO’, ‘가도’ 부분은 식별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공익상으로 보아 특정인에게 독점시키는 것이 적당하지 않은 부분이어서 요부가 될 수 없다. 선등록상표들의 ’VIST‘, ’비스트‘는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들에게 사전에 등재되지 아니한 조어표장으로 인식될 것이어서 본질적인 식별력이 있다. 이 사건 등록상표 뒷부분의 ‘vision’, ‘비전’은 국내의 영어보급수준에 비추어 ‘시력, 눈, 시야, 내다보이는 장래의 상황’등과 같은 의미로 이해될 수 있다고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등록상표 뒷부분의 ‘vision’, ‘비전’은 지정상품과의 관계에서 그 성질, 효능 등을 암시한다고 볼 여지는 있더라도 이를 직감케 한다고는 볼 수 없어서 마찬가지로 본질적인 식별력이 부정되지 아니한다. 이상을 종합하면, 등록상표의 ’vision‘, ’비전‘과 선등록상표들의 ’VIST‘, ’비스트‘ 각 문자부분은 독자적인 식별력을 가진 것으로서, 이 사건 등록상표의 요부가 된다.
선등록상표들의 지정상품인 ’핵회전단층촬영용 조영제‘ 및 그와 유사 여부가 문제되는 이 사건 등록상표의 지정상품 중 ’X-선장치용 조영제, 생체진단 또는 치료용 방사선 약제, 의료용 방사선 조영(造影)물질, 의료용 진단제 및 조영제, 인체용 약제, 진단용 약제, 의료장비용 조영제, 의료영상용 조영제, 의료용 X-선 조영제, 감각기관용 약제, 진통제, 의료용 미생물‘은 모두 전문의약품으로서 MRI 기기를 구비하고 있는 병원에서 근무하는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그 수요자이므로 사실상 일반 소비자가 의약품의 선택에 개입할 여지가 없고, 그 주된 수요자인 전문의들은 의약품의 성분․품질 등을 더욱 세밀하게 비교하여 의약품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등록상표의 ’vision'은 영문 6자, 선등록상표 1의 ‘VIST'는 영문 4자로 각 구성되어 대소문자 기재, 글자수 및 뒷부분 구성문자가 달라 외관이 상이하다. 그리고 이 사건 등록상표의 ‘비전’은 한글 2자, 선등록상표 2의 ’비스트‘는 한글 3자로 각 구성되어 글자 수 및 뒷부분 구성문자가 달라 외관이 상이하다. 이 사건 등록상표의 ’vision'은 영어의 발음방법에 의해, 그리고 ’비전‘은 그 기재와 같이 모두 ’비전‘으로 호칭될 것인 반면, 선등록상표 1의 ’VIST‘는 영어의 발음방법에 의해, 그리고 선등록상표 2의 ’비스트‘는 그 기재와 같이 모두 ’비스트‘로 호칭될 것이다. 이 사건 등록상표와 선등록상표들 각 요부의 호칭은 앞의 1음절이 ’비‘로 일치하기는 하지만, 전체 음절의 수가 다르고 뒷부분이 ’전‘, ’스트‘로 상이하여 전체적으로 상이하게 청감된다. 국내의 영어보급수준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등록상표의 'vision', '비전'은 ‘시력, 눈, 시야’ 혹은 ‘내다보이는 장래의 상황’과 같은 의미를 가진 쉬운 영어 단어이고, 선등록상표들의 ‘VIST’, ’vist‘, ‘비스트’는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에게 사전에 등재되지 아니한 조어로 인식될 것으로 보이므로, 그 관념을 대비할 수 없다. 위와 같은 대비결과를 앞서 본 지정상품의 거래실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등록상표와 선등록상표들의 각 요부는 그 외관, 호칭, 관념이 모두 상이한 이상 그 주된 수요자인 전문의료인들을 기준으로 서로 동일하거나 유사하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 이 사건 등록상표와 선등록상표들은 표장 전체를 대비하더라도 서로 동일하거나 유사하다고 볼 수 없다.
원고가 제시하는 설문조사 결과는, 원고 측이 임의로 실시한 것으로 법원에서 설문조사의 질문표 등에 대한 사전검토를 거치지 않았으며 조사대상자 절대 다수가 조영제 제품의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라 할 수 없는 비의료인인 점, 설문구성이 응답자를 오도할 염려가 있다고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 설문조사 결과는 원고가 주장하는 오인․혼동 염려를 추단할 만한 증거로 삼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 등록상표, 선등록상표들의 지정상품은 전문의약품으로 관련 분야에서 영상의학과 전문의 등이 그 수요자여서 사실상 의료소비자가 의약품의 선택에 개입할 여지가 없고, 그 주된 수요자인 전문의들은 의약품의 성분․품질 등을 더욱 세밀하게 비교하여 의약품을 선택할 것이어서 오인, 혼동이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 등록상표는 선등록상표, 선사용상표들과 표장이 비유사하고 오인혼동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7호, 제9호, 제11호, 제12호, 제13호의 등록무효사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
키워드: 상표, 표장의 유사 부정, 거래실정 고려, 오인혼동염려 부정, 가돌리늄, 조영제, 전문의약품, 의약품 상표, 국제일반명칭, INN, 요부관찰, Gadovision, Gadovist, 가도비전, 가도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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