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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사건 개요
피고는 원고를 상대로 이 사건 등록상표는 얼굴주름성형치료제 등의 상표로 주지·저명한 피고의 선사용상표(“BOTOX“)와 표장이 동일·유사하여 상품의 출처에 대하여 오인·혼동을 일으키고 피고의 명성을 손상시킬 우려가 높다. 또한 이 사건 등록상표는 선사용상표와 동일․유사성을 이용하여 부당한 이익을 얻으려는 목적으로 출원된 것이어서 등록상표는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1호 내지 제13호에 해당하여 그 등록이 무효로 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이 사건 등록상표에 대한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하였다. 특허심판원은 이 사건 등록상표는 수요자들에게 현저하게 인식되어 있는 피고의 선사용상표나 그 상품을 쉽게 연상시켜 출처에 혼동을 일으키게 할 염려가 있으므로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1호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피고의 심판청구를 인용하는 심결을 하였다.
l 판시 요지
피고는 1991년경부터 보툴리눔 독소 A형에 선사용상표를 사용해왔으며 국내에서도 1990년대에 선사용상표와 동일한 표장에 관하여 지정상품을 신경이상치료제, 근이소증치료제 등으로 하여 상표등록을 받았고, 선사용상표를 표시한 제품은 2002년경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얼굴주름 성형치료제로도 승인되었는데, 피고는 국내에서 대웅제약을 통해 선사용상표 상품을 판매해왔다. 그 외에도 선사용상표 상품의 시장점유율이나 매출액, 사전 기재 내용(“미국 제약 회사의 근육 수축 주사제 상표명으로 근육 이완 물질이고, 주름을 없애고 젊어 보이도록 눈 주위의 피부에 종종 주사한다” 등) 등을 종합하면 선사용상표는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일인 2015. 12. 24.경 일반 수요자와 거래자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 대중에까지 널려 알려지고 양질감을 획득한 저명한 상표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선사용상표는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일 당시 관용표장 내지 보통명칭이 되어 식별력을 상실하였으므로 저명상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선사용상표가 사전에 보통명칭이 아닌 상표명으로 기재된 점, 다수 신문기사에서 선사용상표 상품은 ‘보툴리눔톡신’ 등으로 사용한 점, 피고는 선사용상표가 널리 알려지자 선사용상표가 보통명칭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일간지에 선사용상표가 상표명인 사실을 여러 차례 광고하였고, 선사용상표를 사용하는 병원들에게 경고장을 보냈으며, 선사용상표와 유사한 상표들에 대해 이의신청, 등록무효심판, 심결취소소송 등을 여러 차례 제기하여 왔고, 선사용상표가 상표명인 사실을 알리는 안내자료, 홍보물 등을 제작·배포하는 등의 노력을 계속하여 온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는 선사용상표의 보호를 위해 적절한 관리와 조치를 취하여 왔던 것으로 보이고, 선사용상표는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일 당시 거래계에서 관련 업자나 일반 수요자 사이에 보통명칭이나 관용하는 표장으로 되었다고 볼 수 없다.
그런데 선사용상표와 이 사건 등록상표는 각 표장을 구성하는 글자 및 글자수의 차이로 인해 그 외관이 서로 다르고, 선사용상표와 조어표장으로서 특별한 관념을 형성하지 않는 이 사건 등록상표의 관념은 서로 대비되지 않으나, 호칭에 있어서 우리나라의 영어 보급수준과 영어 발음 관행에 따르면 영문자로 이루어진 선사용상표를 포함한 선사용상표는 모두 “보톡스”로 호칭되고, 이 사건 등록상표는 “보노톡스”로 호칭될 것인데, ① 양 상표는 이 사건 등록상표에서 둘째 음절 ‘노’가 추가되었을 뿐 나머지 음절이 동일한 점, ② 더욱이 호칭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첫음절과 숨이 거세게 나오는 파열음이자 거센소리인 ‘ㅌ’로 시작하여 강한 청각적 효과를 발생시키는 셋째 음절 사이에 ‘노’가 추가됨에 따라, 추가된 ‘노’는 상대적으로 약하게 발음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등록상표와 선사용상표는 전체적으로 느껴지는 청음이 상당히 유사하여 선사용상표와 이 사건 등록상표는 전체적으로 볼 때 서로 유사한 상표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선사용상표가 이 사건 등록상표의 출원 당시 주름치료용 주사제로서 일반 거래계에서 저명한 상표로 인식되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저명한 선사용상표인 “BOTOX”를 모티브로 하면서 중간에 “NO”만을 추가한 이 사건 등록상표를 접한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는 그 모티브에서의 공통점 때문에 선사용상표를 쉽게 연상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선사용상표의 사용상품인 주름치료용 주사제는 피부과나 성형외과 등에서 미용 목적을 위한 시술에 주로 사용되는 것인데, 이 사건 등록상표의 지정상품인 화장품, 기능성 화장품 등에는 주름개선이나 미백과 같은 피부 기능 개선 목적의 화장품이 포함되어 있어 양 상품의 용도가 유사한 점, 실제 피부과나 성형외과 등에서는 치료 목적 외에 피부 기능 개선 또는 미용 목적의 피부관리 및 시술이 흔히 이루어지고 있고, 그 과정에 사용되는 피부 기능 개선 목적의 의약품과 화장품은 그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양 상품들 사이에는 경제적 견련관계도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등록상표를 접한 수요자나 거래자는 저명한 상표인 선사용상표를 쉽게 연상하고 양 상품간의 밀접한 관련성으로 말미암아 피고의 상품이나 영업과 혼동을 일으킬 염려가 있으므로, 이 사건 등록상표는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1호에 해당하여 그 등록이 무효로 되어야 하고,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심결은 적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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