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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사건 개요
원고는 '하남돼지집' 상표를 이용하여 돼지고기 즉석구이 등을 판매하는 음식점업에 관한 가맹사업을 운영하는 가맹본부이며, 원고의 이전 가맹사업자 K로부터 가맹점포 영업을 양도양수받고 원고와 사업양도양수에 관한 가맹계약을 체결한 후 이 사건 점포를 운영한 가맹사업자이다. 이 사건 가맹계약서 '특약'에는 “이 사건 점포는 양도양수 가맹점으로 가맹비 2,000원 만원만 입금하는 것으로 한다”라는 문구가 워드프로세서로 인쇄되어 있다. 피고는 원고에게 2,200만 원을 입금했는데, 원고는 이를 피고 점포의 거래처원장 '선수금' 항목에 산입하였다가 그 후 이를 '외상매출금' 계정에 산입하고 '가맹비'에 충당하였다. 원고는 피고에게 가맹사업운영에 관한 원고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 점, 거래대금 지급을 지체한 점 등에 관한 시정을 구하는 내용증명을 수차례 발송한 후 돼지고기 등 사업에 필요한 물품의 공급을 중단하였는데 피고는 그 후 물품을 자체조달하여 영업을 계속하였다.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물품대금 및 로열티 미납분의 지급과 원고 상표, 디자인의 실시 중단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는데, 제1심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고, 원고는 제1심 판결 전부에 항소하였다가 이 법원에 이르러 피고가 점포의 영업을 중단하였다는 이유로 가맹비 및 물품대금 지급청구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계약해지를 원인으로 한 상표 및 디자인 사용금지청구, 위약금청구)의 항소를 취하하였다.
l 판시 요지
(1) 피고는 원고와 이 사건 가맹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점포의 영업을 하였으며, 원고로부터 돼지고기 등의 물품을 납품받았으므로, 금전채무 이행을 촉구하는 원고의 내용증명이 마지막으로 발송된 시점 무렵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물품대금 및 로열티 16,687,738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었다(피고는 원고가 제시한 물품대금 및 로열티지급채무의 계산내역은 다투지 아니한다). 한편 피고가 2015. 10. 원고 계좌에 이 사건 납입금을 입금한 사실에 대해서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다만 원고는 이 사건 납입금을 수령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이는 이 사건 물품대금 및 로열티 채무가 아닌 다른 채무, 즉 가맹비 채무의 변제에 충당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이하에서는 이 사건 납입금이 피고의 가맹비 채무에 변제충당되었는지 여부를 검토하기로 한다(이 부분이 이 사건의 주된 쟁점이다).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특약사항은 ‘피고는 원고에게 계약이행보증금을 제외한 가맹비 2,000만 원만 입금하는 것으로 한다’라고 해석되어야 한다. 이 사건 가맹계약 체결에 관여했던 증인 I, S의 각 증언 취지는 적어도 이 사건 가맹계약상의 계약이행보증금을 별도로 받지 않기로 하였다는 점에서는 일치하고, 실제로 원고는 이 사건 변론종결 당시까지도 피고로부터 계약이행보증금 1,000만 원을 지급받지 않았다.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와 가맹계약 체결 당시 가맹금 중 계약이행보증금을 제외한 가맹비만 납입하기로 약정한 것으로 추단할 수 있다. 피고를 대리한 S는 이 사건 가맹계약 체결 5일 뒤 원고에게 이 사건 가맹계약 제12조 제1항, 제32조 제7항이 정하는 가맹비 2,000만 원에 부가가치세 10%가 포함된 금액과 정확히 일치하는 ‘2,200만 원’을 지급하였고, 원고로부터 품목 ‘가맹비’, 공급가액 ‘20,000,000원’, 세액 ‘2,000,000원’으로 기재된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았다. 그런데 위 금액이 선수금(선급금)이었다면 피고가 굳이 부가가치세액이 포함된 금액을 지급하였을 리 없고, 피고는 위 세금계산서 발급으로부터 약 1년이 지난 시점에 발송한 9건의 내용증명 우편에서 미수채권 금액 변동에만 이의하였을 뿐 원고가 부가가치세가 부가된 2,200만 원의 납입을 요구한 이유나 위와 같은 세금계산서의 기재에 대하여 아무런 이의도 제기하지 아니하였다.
위와 같은 이 사건 특약사항의 해석에다가 아래의 사정을 덧붙여 고려하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가맹비를 면제 내지 감액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 주장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이 사건 가맹계약을 체결할 당시 피고를 대리한 S에게 가맹비 면제·감액에 관한 명시적 의사표시를 한 사실이 없고, 달리 그와 같은 취지의 암묵적 합의가 있었음을 뒷받침할 사정도 전혀 보이지 아니한다. 금전채무의 면제나 감액이 이루어졌는지 여부 혹은 감액의 범위는 채무의 면제·감액에 관한 합의의 중요한 내용이라 할 것임에도, 피고나 피고를 대리한 S는 채무가 면제되었는지 감액되었는지, 감액이 이루어졌다면 액수가 어떠한지에 관하여 정확히 주장·증명하지 못하고 있다. 이 점만 놓고 보더라도 이 사건 가맹계약 체결 당시 원고와 피고 사이에 가맹비의 면제·감액에 관한 의사의 합치가 있었을 여지는 전혀 없다. 이 사건 가맹계약은 제12조 제1항에서 가맹사업자인 피고가 가맹본부인 원고에게 지급할 금원으로서 “가맹비 일금이천만원(\20,000,000)<부가세별도>”, 같은 조 제2항에서 “계약이행보증금 일금일천만원(\10,000,000)”을 정하고 있을 뿐, 특약사항(가맹계약서 제41조)을 포함해 어디에서도 위 금원과 별도의 ‘선급금(선수금)’을 언급하고 있지 않다. 가맹사업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등의 관련 법령에도 가맹점사업자가 가맹본부에 이에 준하는 성격의 금원을 지급하도록 정하는 규정은 존재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피고 외의 다른 가맹점이 ‘선급금(선수금)’을 납입하였다거나 가맹사업의 거래실정상 그와 같은 거래관행이 존재한다는 등의 사정도 보이지 아니한다. 그렇다면 피고가 원고에게 피고가 주장하는 ‘선급금’을 지급할 법령상·계약상·관행상의 의무가 있었다고 볼 아무런 근거도 없다. S가 가맹계약 체결 전후로 가맹비 감액을 요구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가맹계약 체결 당시 원고 직원에게 가맹금액수를 조정, 면제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거나 원고측이 고액의 가맹비를 감액할 유인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원고 직원은 피고에게 가맹계약 체결시 가맹금 2,000만 원(부가세별도)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취지로 설명하였다.
증인 S의 증언 및 진술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객관적 증거가 전혀 없고 일관성이 없어 모두 믿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가맹계약면제 의사표시에 관한 아무런 취지도 포함되지 않았다.
(2)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납입금을 거래처원장(을 제5호증) 선수금 계정에 기입한 사실에 비추어 보더라도 이 사건 납입금의 성격은 ‘가맹금’이 아니라 ‘선수금’이라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나, 이는 내부적인 회계처리절차에 불과할 뿐이고, 원고 스스로가 위 지급금의 성격이 진정한 의미의 ‘선급금’이라 인식하였음에 기인하였다고는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고는, 이 사건 가맹계약서는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약관규제법)이 정하는 약관에 해당하여 그 뜻이 명확하지 아니한 이 사건 특약사항은 약관규제법 제5조 제1항에 따라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특약사항을 정할 당시 대등한 지위에서 당해 조항에 대하여 충분한 검토와 고려를 한 뒤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미리 마련된 이 사건 가맹계약 제12조(가맹금), 제32조(영업의 양도)의 내용에 구속되지 아니하고 이를 변경하였음을 알 수 있으므로, 위와 같은 ‘특약사항’은 작성상의 일방성이 없어서 약관규제법의 규제 대상인 약관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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