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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사건 개요
원고는 부산 해운대 지역에서 아래 제1, 2표장을 부동산분양업 등에 등록받아 사용하면서 관광리조트 개발사업(이하 ‘이 사건 엘시티 사업’이라 한다)을 영위한 자로, 호텔업자인 피고는 이 사건 제1, 2사용표장과 동일한 표장을 호텔업 등에 등록받고, 2017년 2월 무렵부터 리모델링 중인 피고 호텔 건물에 설치한 선전광고물 등에 이 사건 제1, 2 사용표장을 사용하였으며, 리모델링 후에도 같은 표장을 사용하여 호텔업 등을 영위하다가, 2018년 2월 무렵부터는 피고 호텔의 이 사건 제3, 4사용표장을 각 표시 또는 부착하여 호텔업 등을 영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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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번 |
원고 등록서비스표 & 사용표장 |
피고 등록서비스표(1, 2표장 한정) 및 사용표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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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는 이 사건 소송에 앞서 상표권 침해를 이유로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제1, 2사용표장의 사용금지 등을 구하는 상표권침해금지 등 가처분을 신청하였고, 부산지방법원은 원고의 위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이는 결정을 하였고, 피고는 이 사건 가처분 결정에 불복하여 부산지방법원에 가처분이의를 신청하였으나, 부산지방법원은 이 사건 가처분결정을 인가하는 결정을 하였고, 피고가 이에 불복하여 부산고등법원에 항고하였으나, 부산고등법원은 항고를 기각하였으며, 피고가 다시 이에 불복하여 대법원에 재항고하였으나, 재항고를 취하하였다. 한편 피고는 최종적으로 이 사건 제1, 2사용표장과 동일한 표장의 등록을 포기한 사안이다.
l 판시 요지
원고 제2표장의 사용기간·방법·태양 및 원고의 광고비 지출 규모(*4년 간 총 25,377,577,063원), 광고 방법, 수상 경력 등에다가 이 사건 엘시티 사업의 입지, 완공될 건물들의 높이, 규모나 그 내부 시설 등으로 인하여 원고 제2표장은 시장에서의 인지도가 높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 제2표장은 2017년 5월 무렵 국내 또는 적어도 부산 및 부산과 인접한 경남 지역의 거래자 또는 수요자들 사이에 부동산분양업 등에 관하여 널리 인식되었다고 할 것이다.
피고의 이 사건 제2 내지 4사용표장은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에게 원고의 영업상 활동과 피고의 영업에 대한 오인·혼동을 가져올 우려가 있는 것으로서 원고 제2표장과 동일·유사하다.
원고 제2표장의 주지성 및 식별력의 정도, 표장의 유사 정도, 영업실태, 고객층의 중복 등으로 인한 경업·경합관계의 존부, 피고의 악의 등을 고려할 때 영업주체의 혼동가능성이 존재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 제2표장은 주지성을 획득하였고, 이 사건 제2 내지 4사용표장과 서로 동일·유사하다. 한편 원고 제2표장이 부동산분양업 등과 관련하여 흔히 사용되는 표장이 아니어서 식별력이 없거나 미약하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국내에 널리 인식되어 강한 식별력을 가진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의 이 사건 엘시티 사업은 부산 지역에서 운영되었고, 피고 호텔은 부산 지역과 인접한 경남 지역(창원시 마산합포구)에서 운영되고 있다. 비록 원고의 이 사건 엘시티 사업은 관광리조트를 개발하여 분양 등을 하는 것이고, 피고의 영업은 관광호텔을 운영하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최근에는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에 따라 기존의 숙박 중심의 호텔 서비스 수요에서 장기투숙 형태의 호텔 서비스 수요도 점차 늘어가고 있고, 부동산 분양에 있어서도 1인 가구의 증가 등으로 가구와 가전을 미리 모두 구비해놓고 분양하는 경우도 많을 뿐더러, 뉴욕 등 세계 주요도시에서는 특급 호텔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직접 관리·운영하면서 그 입주민에게 호텔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위 ‘호텔 브랜드 레지던스’라는 주거문화가 보편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국내에서도 호텔사업자가 호텔 건물의 객실을 분양하고, 그 수분양자에게 부대시설과 관련한 호텔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례도 존재한다. ‘엘시티 더 레지던스’는 내부 인테리어와 가전기기가 일률적으로 적용된 구분소유 호실로서 생활형 숙박시설에 해당하고, 호텔서비스와 동일한 서비스가 제공되므로, 원고의 ‘엘시티 더 레지던스’와 피고 호텔은 해당 방실을 점유하는 근거에 차이가 있을 뿐이고, 그 제공되는 서비스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보기는 어려워 원고와 피고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고객층이 어느 정도 중복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원고는 호텔 공사를 완료한 후 이를 임대하기로 하는 내용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여 호텔을 유치하였는바, 비록 위 호텔이 영업표지로 원고 제2표장을 사용하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해당 호텔이 원고 제2표장이 사용된 원고의 복합리조트단지 내에 위치하여 일반 수요자들이 ‘엘시티 소재 호텔’ 등으로 인식할 것으로 보이고, 이에 따라 원고가 호텔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인지하는 수요자들도 다수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피고가 피고 호텔의 리모델링을 마친 후 이 사건 제2사용표장을 사용하여 영업을 재개한 이후인 2017. 10. 25. 피고에게 피고가 사용한 이 사건 제2사용표장과 관련하여 일부 고객이 원고의 영업표지로 오인하여 이에 관한 문의를 받은 적이 있다고 항의하면서 이 사건 제2사용표장 등의 사용 중지를 요청하였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이 사건 제2사용표장 등이 공사가림막에 표시된 피고 호텔의 리모델링 현장을 보고 피고 호텔을 원고와 관련된 것으로 오인한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타인의 표장 사용이 상표권자의 상표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하려면 그 사용이 ‘상표적 사용’에 해당하여야 한다. 타인의 표장이 상표의 본질적인 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자타상품의 출처표시를 위하여 사용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상표로서의 사용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6후2295 판결 등 참조), 등록상표와 대비되는 표장이 상표로서 사용되고 있는지의 여부는 상품과의 관계, 당해 표장의 사용 태양(표시된 위치, 크기 등), 등록상표의 주지저명성, 사용자의 의도와 사용경위 등을 종합하여 실제 거래계에서 그 표시된 표장이 상품의 식별표지로서 사용되고 있는지 여부를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1. 13. 선고 2010도5994 판결 참조). 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나)목의 영업표지에 관하여도 그대로 적용된다.
피고가 2019년 11월 이후에도 이 사건 제4사용표장을 영업표지로서 사용하였다거나, 이 사건 제4사용표장이 영업주체의 식별을 위한 표지로서 인식되고 그와 같은 기능을 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가 호텔 간판 등 호텔 전면에 피고의 변경된 상호와 동일한 ‘스카이뷰’ 등의 별도의 표장을 사용하고 있고, 호텔의 내부 시설물, 홍보자료, 비품 등도에 이와 동일한 표장이 사용되고 있으므로, 일반 수요자 등은 이와 같이 변경된 표장을 피고의 서비스의 출처표시로 인식할 것으로 보인다.
피고의 등록서비스표의 서비스표권에 기한 권리행사는 권리를 남용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위와 같은 피고 제1, 2서비스표의 각 서비스표권 취득 및 포기 경위와 아울러, 앞서 본 원고 제2표장의 주지성과 그에 따른 식별력의 정도, 원고 제2표장과 피고 제1, 2서비스표의 동일·유사 정도 등을 종합하면, 피고는 원고가 주지성을 취득한 원고 제2표장 등을 대상으로 한 이 사건 각 등록서비스표가 등록되어 있음을 알면서도 다만 그 지정서비스업에 호텔 관련 서비스업이 등록되어 있지 않음을 기화로 하여 ‘레스토랑 및 호텔서비스업’ 등을 지정서비스업으로 하여 원고 제2표장 등을 모방한 피고 제1, 2서비스표에 대한 서비스표등록출원을 함으로써 일반 수요자로 하여금 원고의 영업과 혼동을 일으키게 하여 이익을 얻을 부정경쟁의 목적으로 서비스표권을 취득한 것으로 추인할 수 있다.
직권으로 살피건대, 이 사건 소 중 이 법원 변론종결일(2020. 12. 23.) 다음날인 2020. 12. 24.부터 피고의 이 사건 제4사용표장 사용 종료일까지 월 12,163,25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의 지급을 구하는 부분(이하 ‘이 사건 장래이행청구의 소’라 한다)은 장래에 이행기가 도래할 손해배상청구권을 주장하여 미리 그 이행을 구하는 장래이행의 소인바, 장래의 이행을 청구하는 소는 미리 청구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제기할 수 있고(민사소송법 제251조), 미리 청구할 필요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장래의 이행을 명하는 판결을 하기 위하여는 채무의 이행기가 장래에 도래하는 것뿐만 아니라 의무불이행사유가 그 때까지 존속한다는 것을 변론종결 당시에 확정적으로 예정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하며 이러한 책임기간이 불확실하여 변론종결 당시에 확정적으로 예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장래의 이행을 명하는 판결을 할 수 없다(대법원 2002. 6. 14. 선고 2000다37517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2019년 11월 이후부터 이 사건 제4사용표장을 영업표지로서 사용하고 있지 않다. 더 나아가, 영업표지의 사용은 언제든지 종료될 수 있는 것이어서 피고의 이 사건 제4사용표장 사용으로 인한 부정경쟁행위의 성립 여부가 피고의 이 사건 제4사용표장의 사용 종료일까지 계속될 것이 확정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이 사건 제4사용표장의 사용에 따라 원고에게 손해가 계속하여 발생할 것이라고 확정적으로 예정할 수 있는 경우라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의 이 사건 제4사용표장 사용으로 인한 부정경쟁행위로 인하여 발생할 손해로서 통상 받을 수 있는 금액에 상당하는 액이 어느 정도에 이를지 여부는 미리 확정하기가 불가능해 보이고, 구체적으로 손해배상청구권이 성립하는 시점에서야 비로소 확정될 수 있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장래이행청구의 소는 미리 청구할 필요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부적법하다.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손해가 발생된 사실은 인정되나 손해액 산정을 위한 자료가 피고에게 편중되어 있고, 이 사건 제2 내지 4사용표장의 사용이 피고의 매출액 또는 이익증가에 기여한 비율 등 손해액을 입증하기 위하여 필요한 나머지 사실을 증명하는 것도 극히 곤란하므로, 부정경쟁방지법 제14조의2 제5항에 따라 법원이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에 기초하여 상당한 손해액을 인정하기로 한다.
피고의 객실 관련 매출액과 행사 관련 매출액을 기준으로 제1심 감정인이 산정한 것과 다른 로열티율을 적용하여 산정할 경우, ㉠ 로열티율을 2%로 가정하여 산정하면, ⓐ 2017년 9월부터 2019년 6월까지의 피고의 객실 및 행사 관련 사용료는 168,553,000원{(2017년 9월부터 2019년 6월까지의 객실 매출 2,859,579,000원 + 행사 매출 5,568,077,000원) × 로열티율 2%}으로, ⓑ 2019년 7월부터 같은 해 10월까지의 피고의 객실 및 행사 관련 사용료는 33,003,000원{(2019년 7월부터 2019년 10월까지의 객실 매출 637,779,000원 + 행사 매출 1,012,377,000원) × 로열티율 2%}으로 각 산정할 수 있고, ㉡ 로열티율을 1%로 가정하여 산정하면, ⓐ 2017년 9월부터 2019년 6월까지의 피고의 객실 및 행사 관련 사용료는 84,276,000원{(2017년 9월부터 2019년 6월까지의 객실 매출 2,859,579,000원 + 행사 매출 5,568,077,000원) × 로열티율 1%}으로, ⓑ2019년 7월부터 같은 해 10월까지의 피고의 객실 및 행사 관련 사용료는 16,501,000원{(2019년 7월부터 2019년 10월까지의 객실 매출 637,739,000원 + 행사 매출 1,012,377,000원) × 로열티율 1%}으로 각 산정할 수 있다.
한편 원고는 원고 제2표장을 사용하여 직접 호텔업을 영위하지 않고 이 사건 엘시티 사업으로 부산 해운대 일대에 건설된 초고층 빌딩에 대한 부동산분양업 등을 영위하고 있을 뿐이고, 2016년 7월 무렵부터 이 사건 엘시티 사업과 관련하여 건축 인·허가 과정에서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어 수사가 개시되었고 그와 같은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하였는바, 위와 같은 사정은 원고가 실제 원고 제2표장에 관한 사용허락계약 등을 체결할 경우 사용료 등을 정함에 있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 피고는 2004년부터 같은 지역에서 호텔숙박업을 영위해온 자로서 피고의 매출액에는 종래부터 구축한 영업망이나 피고의 영업활동 등의 기여요인에 의한 이익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 피고 호텔은 3성급의 관광호텔로서 피고 호텔이 소재하는 창원시 마산합포구가 속한 경상남도에는 피고 호텔과 같은 등급의 3성급 호텔이 총 10개가 운영되고 있고, 특히 창원시 마산합포구에는 4개의 관광호텔이 있을 뿐이어서 호텔들 사이의 경쟁이 그다지 심한 것으로 보이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과 비교할 때 창원시 마산합포구의 관광객의 수요가 특별히 많은 것으로 보이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 제2표장과 동일·유사한 이 사건 제2 내지 4사용표장의 사용이 피고의 매출 내지 영업이익에 기여한 비율은 다른 유명 호텔의 경우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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