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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사건 개요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특허심판원에 이 사건 표장은 원고가 사용 중인데도 공동사업자인 피고가 원고의 동의 없이 무단으로 출원하여 상표등록을 받았으므로, 등록상표는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20호에 의하여 등록이 무효로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하였다. 특허심판원은 이 사건 표장은 피고가 개발하여 출원․등록받은 것이고, 등록상표가 거래관계에서 준수하여야 할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하여 등록되거나 출원과정에 사회적 타당성이 현저히 결여된 상표도 아니어서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20호의 등록무효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심판청구를 기각하는 심결을 하였다.
원고는 심결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환송 전 특허법원은 이 사건 표장의 사용에 관한 실질적인 권한은 피고에게 있는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등록상표가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20호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며, 달리 등록상표가 출원과정에서 사회적 타당성이 현저히 결여되거나 신의칙에 위반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원고는 상고를 제기하였고, 대법원은 피고는 이 사건 표장에 관하여 상표등록을 받을 수 있는 권리자가 아님에도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하여 원고가 사용하는 이 사건 표장과 동일한 상표를 동일․유사한 상품에 출원하여 등록상표로 등록받았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의 등록상표는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20호에 해당하여 등록이 무효로 되어야 하는바, 이와 결론을 달리한 원심의 판단에는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20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는 이유로 환송 전 판결을 파기하여 특허법원에 환송하였다.
l 판시 요지
원고와 김영선이 최초로 체결한 제1계약에 따르면, 김영선은 원고로부터 인도받은 폐사어를 공장을 이용하여 유기질 비료로 가공ㆍ생산하되, 유기질 비료의 매출관리와 그에 따른 입출금 거래는 원고가 원고의 계좌로 하고, 원고가 김영선에 대하여 제품 생산ㆍ포장 디자인ㆍ판매ㆍ출하 등의 업무지도를 할 수 있으며, 김영선은 원고의 요구가 있을 경우 품질검사를 받아 그 결과를 원고에게 통보하고, 유기질 비료의 품질기준은 별도 약정으로 정하도록 되어 있다. 제1계약의 내용, 계약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계약으로 달성하려는 목적 등을 살펴보면, 김영선은 원고의 지시와 관리 하에 원고로부터 공장의 운영 사무인 폐사어 유기질 비료로 가공ㆍ생산하는 업무를 위탁받아 처리하는 사람으로서, 제1계약의 법적 성격은 위임계약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제1계약 이후 원고가 2008. 11. 2.경 주최한 먹거리 장터에서 ‘장보고’가 비료의 명칭으로 선정되었다. 비록 당시 김영선이 위 행사에서 ‘장보고’ 명칭의 개발 내지 선정 업무를 담당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제1계약에 따라 원고를 위한 위임사무의 일환으로 원고의 관여 하에 이루어진 것이어서, 그에 관한 사용 권원은 원고에게 귀속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2008. 12. 9. 완도군수에게 비료의 명칭을 ‘장보고’로 신고하였는데, 이는 원고가 비료의 명칭을 ‘장보고’로 사용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 후 ‘장보고’를 상품명으로 사용한 비료는 모두 원고의 명의로 제조ㆍ판매되었다.
원고가 2010. 10.경 피고와 사이에 체결한 제2계약의 경우에도 일부 사항을 제외하고는 제1계약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제2계약에서 정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제품 생산ㆍ포장디자인ㆍ판매ㆍ출하 등의 업무지도권, 피고의 원고에 대한 품질검사 통보의무 등에 따르면, 원고가 표장의 사용을 통제하거나 비료의 품질을 관리할 권한도 가진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아가 비료 제품의 포장에 표장을 표시하거나 표장을 표시한 비료 제품의 판매ㆍ광고는 피고가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가 제2계약에 따라 원고의 위임사무 처리로 한 행위로서 모두 원고 명의로 이루어졌으므로, 표장을 상표로서 사용한 주체는 원고라고 봄이 타당하다.
더욱이 표장이 표시된 비료의 포장에는 생산업자로 원고만이 기재되어 있을 뿐 피고는 나타나 있지 않으므로, 수요자들로서도 비료의 출처를 원고로 인식할 수밖에 없다. 또한 비료는 원고의 공장시설을 이용하여 생산되었고, 표장을 사용한 비료의 제조ㆍ판매ㆍ광고 등의 영업이 모두 원고의 명의로 이루어지는 등표장은 ‘수협’이라는 기관의 공신력과 결부되어 대외적으로 알려졌으므로, 표장에 화체된 신용이나 고객흡인력은 모두 원고에게 귀속된다고 볼 수 있다.
결국 피고의 등록상표는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20호에 해당하므로 등록이 무효로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이와 결론을 달리한 이 사건 심결은 위법하고,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받아들이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키워드: 상표, 등록무효, 상표법 제34조 제1항 20호, 장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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